피해자들을 위한 권선징악을 꿈꾼다. <서브플롯> by 황모과드라마에서 서브플롯은 주인공 대신 주제를 드러내는 도구다. 이야기마다 존재하는 무한한 서브플롯들은 주인공이 엔딩을 향해 달려가게 하는 에너지이고 시청자나 독자가 이야기를 따라가도록 숲속의 조약돌로 작용한다. 서브플롯이라는 소설에서도 서브플롯은 주인공을 위한 완벽한 엔딩에 도달하기 위해 반복되고, 88번째 서브플롯이 되어서야 주인공의 시점을 따라가고 있는 우리가 이 소설의 의도를 이해하게 된다. 이 소설은 SF라는 장르적 요소를 이용한 약자를 위한 판타지 <권선징악>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이 주도적으로 상황을 바꾸기로 결심하는 순간, 그러니까 주인공의 서브플롯이 현실에 영향을 미쳐, 과거의 결과를 바꾸어내고,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타인을 위해 베푸는 순간부터 작가가 다수의 이익을 위해 희생된 소수를 위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작품속에서 작가는 무감각증인 사람들을 통해 타인의 고통에 둔감하고 자신의 안위에 안심하는 현대인을 꼬집고, 주식과 코인을 배우는 유치원 아이들로 현실이 이래도 좋은지 묻는다. <자극적이고 비도덕적인 이야기가 핍진성이나 리얼리티 같은 이름으로 평가받다니, 그런 허접한 이야기를 만든 이들이 잘 먹고 잘살게 된다니, 섬뜩하도록 불쾌한 결말이었다.>작가는 자신이 가진 철학을 주인공의 입을 통해 대놓고 드러낸다. <늘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고 싶었다. 조금은 난해하고 낯선 이야기. 이야기를 접한 뒤엔 어제의 나와 다른 존재가 될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가 어딘가에서 늘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테지?>그리고 작가가 된 이유를 독자들에게 고백한다.<수십 년간 무의식 속에 가라앉아 있던 숨은 진실이 위트니스 시스템을 거쳐 시각 데이터로 가시화됐다. 캡처링에 성공한 장면이 법정 증거로 채택되었다.>위트니스 시스템은 작가가 피해자들을 위해 상상하는 미래다. 언젠가는 당신의 억울함이 증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결국은 가해자들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위로하고 지금을 버텨내서 미래를 맞이하자고 안아준다. 이 정도면 이 소설을 읽을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나는 충분하다고 느꼈다. 다른 독자들도 내가 느낀 이 소설의 가치를 함께 느끼길 권한다. <은행나무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