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조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전자를 나와 다른 종이 아닌 수직과 수평의 관계로 보면 진화의 고리가 보입니다. “불멸의 유전자”/도서제공 을유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이 책의 주제는 동물 자체, 동물의 몸과 행동, 표현형phenotype’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다. 과거를 기술한 메시지가 DNA를 통해 전달된다는 것은 변함없는 진리다. 그러나 당분간 우리는 표현형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그 메시지를 읽을 것이다. 인간의 유전체를 활동하는 몸으로 번역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여성이라는 아주 특별한 해석장치에 입력하는 것이다.”

 

외부적이고 가시적인 발현 형태인 몸을 깍고 다듬는 유전자. 돌연변이는 새로운 유전적 변이체를 추가하고, 성적 재조합은 유전자 풀을 흔들어 평균 유전체의 모습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바꿉니다. 과거에는 30대 이후 기형아 출산율이 높았지만, 지금은 기형아 출산율이 당시와는 다른 것도 이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존환경이 변화하면 대를 이어 생명체는 변화합니다. 그 변화가 진화입니다.

 

사람 유전체의 약 44퍼센트는 이런 도약 유전자, 트렌스포존transposon’으로 이루어진다. 매클린톡의 도약 유전자 발견은 유전체를 개미 군집처럼 하나의 사회라고 상상하게 만든다. 공통의 탈출 경로를 통해서, 따라서 공통의 미래와 그것을 담보하기 위해 계획한 행동을 통해서만 하나로 뭉쳐있는 바이러스들의 사회다.”

 

개체의 유전자라는 단순한 유전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이 책에서는 종의 유전자 풀이라는 확장된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내가 낳는 자식의 몸에 내 유전자가 아니라 공생성 수직전달바이러스의 군집인, 인간이라는 유전자 풀이 조각되어 종족의 변화를 낳는다는 뜻이죠. 나의 몸에 엄마와 아빠에게서 물려받은, 몇 세대 정도의 유전자가 아닌 인간의 역사 전체에 남아있는 불멸의 유전자가 남아있게 되는 과정은 동일한 탈출 경로를 공유하는 자신의 유전자말고도 춤추는 바이러스의 그물망 속에서 살며 식물과 동물, 포유류를 오가며 유전체의 조각들이 DNA의 조각들을 이식하는 과정속에 있습니다.

 

 

당신은 득실거리고 뒤섞이면서 시간여행을 하는 바이러스들이 빚어낸 위대한 협력의 화신이다.”

 

바이러스의 군집은 미래를 향해 여행하기 위해 협력하여 몸을 만들어 다음 세대로 향합니다. 유전자가 하는 일을 보면서 인간 사회는 과연 미래를 향해 움직이고 있는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 책이었다고 적어둡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더의 덕목 - 존경받는 리더는 무엇이 다른가, 2018 노틸러스도서상 은메달 리더 시리즈
에드거 샤인.피터 샤인 지음, 노승영 옮김 / 심심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명이라도 직원을 고용하는 모든 기업주에게 권합니다. “리더의 덕목”/도서제공 푸른숲에서 보내주셨습니다.

 

VUCA 뷰카, 현대 조직이 겪게 되는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 Volatility (변동성), Uncertainty (불확실성), Complexity (복잡성), Ambiguity (모호성)

 

이 책을 요약하면 겸손한 질문을 하는 리더가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조직을 만든다. 가장 이상적인 2단계 인간적 관계를 만드는 방법은 단순하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사소한 관심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조직은 달라진다.”라고 생각합니다.

 

벤처 투자하시는 분을 만난 적이 있는데 기업가를 세 가지로 분류해주셨습니다. 첫 번째는 창업을 잘하는 스타터, 두 번째는 성장시키는 그로우업, 세 번째는 조직화하고 유지하는 스테이입니다. 이 세 가지를 잘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두 번째까지는 해내도 오래가는 기업을 만드는 조직화에 실패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하셨죠. 스테이, 유지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리더십과 창업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리더십이 다른 거죠. 이 책에 나오는 리더십은 스테이, 오래 남는 기업의 전문경영인에게 필요한 능력입니다.

 

직원들은 자신이 관리자들에게 착취당하고, 외면당하고, 무시당하고, 지배당한다고 느낀다. 당신과 공동 설립자는 그 사실을 알고서 실망하고 심지어 충격을 받는다.(중략) 조직은 짧은 시간 안에 혁신과 팽창을 이뤄냈지만, 결국 관료화를 낳았으며 지표 추종과 착취적 관계라는 유독한 조합으로 이어졌다.”

 

경영자들의 성공스토리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나는 거인에게 억만장자가 되는 법을 배웠다.”에도 나옵니다. 가족같이 열정을 불태우고 성장했지만 성장한 회사의 직원들은 더 이상 가족이 아니고 직원이죠. 그리고 이 책에서는 문제를 깨달은 겸손한 리더십을 가진 경영자가 이를 해결합니다.

 

새로운 의미의 사회적 협업에 대한 확신이 회복되자 창업자들은 고객과 시장에 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조직 내 인사들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돌려줬다. 의사결정 권한은 이제 경영진의 특권이 아니라 공유된 권리가 됐다. 예산 권한도 의사결정 권한과 마찬가지로 분배됐다.”

 

커갈 때 기업은 어떤가요? 직원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함께 성장해 나아갑니다. 겸손한 리더십은 모두가 협업할 수 있던 그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안타까운건 이 책의 저자도 전통적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서는 겸손한 리더십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조직들이 좀 위계질서가 강하죠... 갈 길이 멀겠습니다.

 

겸손한 리더십 전환을 위해서는 조직 내 모두가 1단계의 업무적 관계에서 2단계의 인간적 관계로 돌아서는 새로운 움직임에 동참해야 한다. 관료화 이전의 소규모 유기적 파트너십은 백지에서 출발해 2단계를 맺고 다질 수 있지만 그런 사치를 누릴 수 없는 기업이 2단계를 재창조하고 재구축하는 사회적 과정에 착수하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노력의 결실을 거둘 수 있다.”

 

리더는 조직의 환경을 조성하는 농부 같은 사람인 거 같아요. 세심히 살피고 작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잡초를 뽑고, 농약을 치고, 영양제를 주죠. 수확하려면 작물이 건강하게 열매를 맺을 때를 기다리고 준비해야 한다는 걸 아는 겁니다.

 

이 책은 경영자인 당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조직은 지금 몇 단계의 인간적 관계에 머물러 있나요? 당신은 직원에게 질문하는 리더인가요, 지시하는 리더인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이 흐려지는 과정에 대한 폴 오스터의 고백 바움 가트너”/도서제공 열린책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폴 오스터는 슬픔으로 사망하지 않았을까요. 약물중독으로 사망한 손녀, 잇달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아들. 그가 바움 가트너에서 언급하는 환지통은 폴 오스터의 현실입니다. 그는 이 작품에서도 남겨진 자의 고통이 사라지지 않음을 이야기합니다. “중심이던 누군가가 죽으면 당신의 일부도 죽는다. 이건 단순하지 않고, 결코 극복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그의 옛 셋방의 이불도 없는 구겨진 시트 위에서 찬연한 씹을 하고 난 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침대에 일어나 앉아서.”

 

바움가트너의 주인공은 아내의 과거에 빗대어 자신의 슬픔을 이야기합니다. 이 이야기는 한 생명이 점차 소진해가는 과정이자, 생을 함께한 자신의 유일한 벗에 대한 기억을 하나하나 내려놓는 과정입니다. 엔딩에 관해 여러 가지 논쟁이 있지만, 이야기에서 서술된 내용에 빗대어 본다면 그는 혼자서 살아낼 수 없는 세상을 떠났으리라 생각하게 됩니다. 작가의 유작이기도 하고요.

 

그때 애나가 그에게 말을 한다, 살아있을 때 그녀의 목소리, 다름 아닌 그 울림이 큰 목소리로 말을 한다. 그를 달링과 마이 달링 맨이라고 부르며, 죽음은 어느 누가 지금까지 상상했던 것과도 다르다고,”

 

주인공은 바움가트너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은 애나입니다. 그는 애나를 통해 살아있고 그녀가 없어도 그녀와 살아갑니다. 그는 피그말리온처럼 계속해서 자신의 현실로 애나를 불러내려고 시도합니다.

 

사라지지 않는, 그러나 오래전에 사라진 과거에서 떠내려온 지워지지 않는 부유물.”

 

그의 생각은 애나의 얼굴로 훌쩍 뛰어간다. 그의 어머니 집에서 거실로 들어와 그에게 어머니가 방금 죽었다고 말해 주며 울던 애나의 얼굴.”

 

그는 그 뒤로 오랫동안 그 느낌을 기억했다는 것, 그 느낌을 간직하고 다녔다는 것은 기억나지만 그걸 느꼈던 그 장소의 세세한 특징은 머릿속에서 거의 사라졌다. 그렇게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그가 지금 그 장소로 돌아온 것인지 아니면 사실 다른 곳에 와 있는 것인지 잘 알 수가 없다.“

 

모험담의 마지막 장을 끝낸 폴 오스터의 여정에 안식이 있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AI를 편리함과 기술적인 놀라움이 사회적인 관점에서 짚어봅시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도서제공 흐름출판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이 책은 정치, 사회, 노동 전문가들이 AI가 자본과 권력을 가진 기업, 특히 빅테크에 의해 설계되고 운영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과 문제를 다룹니다. AI가 자본과 권력을 가진 기업(특히 빅테크)에 의해 설계되고 운영되며, 그 과정에서 인간 노동과 사회적 가치가 착취·왜곡된다는 구조적 문제를 강조합니다. 사회적으로 팽배한 인종, 성별등의 차별까지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관점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AI가 기업의 이익과 효율성을 위해 노동자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방식으로 활용되는 현실을 인간의 도덕성과 사회적 가치의 관점에서 경고합니다.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건 크게 다르니까요.

 

문제의 해결책으로 초국적 연대디지털 노동자 조직화를 강조하며, 실제 사례로 케냐 데이터 검수자 조합, 영국 아마존 파업 등 AI·디지털 노동 현장의 조직화 경험을 비중 있게 다룹니다. 그 외에도 의류산업의 클린 클로즈 캠페인과 어코드 협정 등 타 산업의 초국적 연대 사례도 소개합니다. 이런 네트워크가 국가 단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어야만 AI 시대의 불평등과 착취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책은 강조합니다.

 

노동자들의 권익은 집단적인 조직과 행동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그 누구도 대신 싸워주지 않는다. 노동자들이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이책은 단순히 노동운동에 관한 책은 아닙니다. AI를 사용해야 할 노동자집단이 알아야 할 정보도 충분히 다루고 있습니다.

 

해석 기관은 스스로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가 지시하는 범위 내에서만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뿐이다.”

 

AI가 무엇을 학습해 그리느냐의 문제는 표현은 보호하지만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는다로 규정되어 있는 저작권법에 맡겨두고, AI의 사용이 가장 우려되는 분야지만 대중은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알고리즘 기반 감시 기술입니다.

 

당시만 해도 이런 시스템들은 노동자의 성과를 직접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작업을 효율적으로 배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점차 더 정교한 자동화 감시 기능이 도입되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최근에 유명인의 사건으로 알려졌죠. 대다수의 협업툴은 관리자의 모니터링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이버웍스 같은 것들이죠. 작가는 코로나를 기준으로 이러한 감시 도구의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이중 감시대상자가 감시 사실을 모르는 은폐도구 사용도 38%에 이른다고 전합니다. 문제는 이 기능이 극대화된 것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테라마인드 같은 것들은 노동자가 집에 있어도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관리자가 대화를 감청하고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AI가 채용과정에서 인종과 성별에 따른 편향을 없앨 수 있는지를 연구했는데, 최종적으로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이러한 도구들이 인종과 성별이 개인이 제거 가능한 속성이라는 잘못된 이해에서 출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종과 성별은 단순한 개인의 특성이 아니다. 조직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권력 구조의 일부다

 

노동자와 밀접한 관계인 AI를 사회적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고 적어둡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차를 타고
오카모토 유지 지음, 최종호 옮김 / 진선아이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이라는 건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이 아니라 추억과 경험이죠. “기차를 타고”/도서제공 진선아이에서 보내주셨습니다.

 

-화면에 등장하는 탈것의 개수를 세어보아요.

-사람들은 무엇을 하나요?

-기차가 지나가는 곳은 어떤 마을일까요?

 

오카모토 유지는 탈것을 소재로 풍경과 여행을 그리는 작가입니다. 목판화와 콜라주기법으로 제작된 따뜻한 그림은 구석구석 작가의 관찰력이 담겨있죠. 탈것에 관심이 많은 0-7세의 아이들이 비행기나 자동차를 타자고 조를 때 함께 읽으며 여행의 과정을 짚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기차나 비행기를 타면 빠른 속도로 볼 수 없는 것들을 그림책을 통해 살펴보며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경험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는 아빠와 아이의 여행에서 시작됩니다. 까마득한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기차역 주변은 활기찹니다. 오토바이와 자전거, 버스는 물론 카누를 싣고 여행을 떠나는 차들도 보입니다. 다시 만나 반가워 손을 흔들기도 하고 역장님은 부지런히 철로를 건너 기차를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양쪽을 모두 써서 넓게 그려낸 풍경은 아기자기한 다양한 인물과 사물들로 채워져 있는데요. 하늘에서 내려다본 화면구성이 시원스럽기도 하고 그림의 색과 물성이 주는 차분함이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구석구석 사람들의 옷, 동작, 간판, 차종 같은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글밥이 아주 적은 편이라 자유롭게 상상하며 읽을 것 같아요.

 

기차를 청소하는 사람은 어디 있을까?”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을 찾아보자.”처럼 질문하고 아이가 꼼꼼하게 화면을 보고 찾아내는 놀이도 좋고, 건물 안에 무엇이 있을지 상상해 보는 놀이에도 적합합니다. 책의 마지막 쪽에 등장하는 탈것들의 목록을 보며 이 탈것은 언제 나왔는지 떠올려보는 것도 좋겠죠? 나왔던 차가 또 나오는 곳들이 있거든요.

 

기차역 정지선 앞에 차를 세우고 아이와 함께 누군가를 기다리는 엄마라든가,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제초 작업 중인 농부같이 생활감 가득한 연출이 특징인데요. 평범해서 지나치게 되는 일상의 풍경들이 담겨있어 더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