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스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제나 새터스웨이트 지음, 최유경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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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SF지만, 여성의 역할이 출산과 돌봄이어야 한다고 선긋는 우리의 현재를 빗대어 말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신스” /도서제공 @happybooks2u 해피북스 투유에서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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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난자를 이식받아 배란하도록 설계된 맞춤형 인간 신스는 이야기 진행 내내 “모성본능”을 보여줍니다. 그녀가 만들어진 개체라는 사실보다 아이의 목소리만 들어도 달려가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느끼는 모습이 더 무서웠습니다. 인간은 필요하면 어디까지 할 수 있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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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의 모습은 정형화된 정상 가족의 어머니의 포지션 그 자체입니다. 아름답고, 순종적이고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상향이죠. 바비큐를 하면서 빵을 모래 바닥에 떨어뜨리는 것까지. 남성 없이 생존할 수 없는 서툰 여성. 그리고 잘 만들어진 이상향은 그의 절대적인 보호막인 남편을 죽였다는 혐의를 받게 됩니다. 프로그래밍된 대로, 그녀는 아이를 보호하면서 범인을 찾는 여정을 떠나죠. 


“미래의 애널리가 지금 나처럼 앉아서 이 모든 걸 견디는 모습, 그게 내가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도대체 왜 괴물을 다루는 해결책으로 또 다른 괴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거야?”


이야기는 종장으로 가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합니다. 대체 진짜 범인이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말 나쁜 건 신스를 이용하려고 마음먹은 인간들입니다. 


인간성은 정말 중요할까요? 우리는 필요해 의해 뭐든 이용해도 될까요? 이 이야기를 읽고 셜록홈즈 시리즈의 한편을 떠올렸습니다. 역시 죄는 항상 인간에게 있죠. 유전자적으로 완벽한 인간에게 말입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람들을 위해 사용합니다. 메이킹 줄리알 통해 번 모든 것을 써버립니다. 이게 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메세지일거 같아요. 그녀는, 자신을 미워하고 이용했던 세상을 위해, 하지만 자신의 딸이 살아가야할 세상을 위한 선택을 합니다. 인간들이 그녀를 인정하지 않아도 말이죠. 


그녀가 겪은 일들은 모두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으로 일어났지만 그녀는 앞으로도 겪어야 할 차별에도 굴하지 않을겁니다. 그녀가 세상을 바꿀테니까요. 공존의 세상으로요. 


치정과 피가 혼재된 통속미스터리인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여성에 대해 사회가 강요하는 포지션을 상징하는  특정 남자의 취향에 맞추어 “결혼과 출산”을 목적으로 제작된 신스가, 선택할 수 없는 운명을 뛰어넘어 홀로 서는 이야기였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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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자은, 불꽃을 쫓다 설자은 시리즈 2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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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시대극 보면 딱 좋을 새해입니다. “설자은, 불꽃을 쫓다.” /도서제공 @munhakdongne  문학동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2월 독파 예정 도서! 

독파일정 : @dokpa_challenge  
1권, “금성으로 돌아오다” 2월16일~22일 
2권, “불꽃을 쫓다” 2월23일~28일 
정세랑작가와 편집자가 참여하는 줌토크 : 2월 24일 7시 30분

시리즈 2편인 “불꽃을 쫓다”는 신라 시대를 배경으로 남장여자 설자은이 왕의 명을 받아 나라의 요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이야기입니다. 오빠 대신 남장하고 유학도 가는 호쾌한 여 탐정이야기 라는 배경 설정만 봐도 재밌을 것 같죠? 네, 재밌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에는 통일신라라고 부르지만 하나로 묶이지 못했던 당시 정치 상황이 녹아있습니다. 신라가 아니었던 사람들은 부러 충성을 증명하려 잔혹하게 굴었고 사람이 죽고 다쳤지만 똘똘 뭉친 집단은 신라 관리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죠. 그래서 주인공은 그들에 속한 하나를 통해 정보를 얻어내고 사실을 밝혀냅니다. 

“따로 일어나는 듯 보이는 일들을 하나로 꿰는 것이 내 소임이다.”

설자은이 남정네 행세를 얼마나 잘했으면 치정에도 얽힙니다. 주인공에게 (특 여자임) 연을 빼앗겼다 이를 가는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왕이 알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녀만큼은 속일 수 없었던 주인공은 사실을 알려주기로 합니다. 그런데, 명운을 건 비밀을 털어놓자 위로를 받는 건 주인공이죠. 넘으라고 방 옆으로 지은 낮은 담을 넘어 고백하러 가던 날, 먼저 상대방을 한 품에 알고 목 놓아 운 건 주인공이었습니다. 사랑하는 남자를 잃은 그녀를 위해 더 서럽게요. 

“흡족한 채로 오랜만에 따뜻한 방에서 잠들었다. 안장에 멍든 몸이 하룻밤 만에 나을 것 같은 깊은 잠이었다.”

“성정이 원래 저런 걸 모르고 따랐나? 잠잠한 듯 제멋대로인 성정인 걸 모르고 친우가 되었나? 거푸 태어나야 고쳐질 못난 부분은 받아들여 주는 게 친우지. 그 나이를 먹고도 몰라?”

설자은은 여인들을 지켜냅니다. 왕의 판단을 읽고, 왕의 신하들의 떨쳐진 손을 알아내고, 자신이 믿고 따르고 좋았던 사람의 목을 베어내더라도요. 자은의 동료인 인곤이 다음 편에선 멋진 석탑을, 길한 탑을 쌓을 수 있을지 기대해보며 이만 총총.

스토리 구성도 재미있지만 문장이 참 좋습니다. 아무래도 시대극이어서 용어가 좀 나오는 편이고 지명도 복잡하고 해서 딱 긴장하고 읽었는데 가독성이 아주 좋습니다. 시대극 못보시는 분들께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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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아기 오리 한국어 영어 쌍둥이책 세트 - 전2권 지식 그림책
이루리 지음, 바루 그림,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기획 / 이루리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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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오늘 밤엔 일기 쓸까요? “예쁜 아기 오리” /도서제공 이루리 북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 예쁜 아기 오리는 누가 썼을까요?
- 인터넷에서 안데르센 박물관을 함께 찾아보아요
- 안데르센의 작품은 몇 개인지 함께 읽어봅시다. 
- 기록하는 즐거움에 관해 이야기해 봅시다.
- 영어판 쌍둥이 책과 함께, 바이링구얼로 영어를 배우는 친구들에게도 추천. 

잠이 들기 싫어 한밤중에 이웃을 찾아가는 오리와 곰은 정말 친한 친구입니다. 어느 정도냐면 잠이 들었는데도 오리가 찾아오면 문을 열고 대답해 줄 정도! 좋아하는 것도 같아요. 축구도, 야구도, 배드민턴도 함께하면 즐겁죠. 하지만 정말 좋아하는 건 동화랍니다. 그중에서도 안데르센 동화!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에도 쉬지 않고 달님에게 놀아달라고 하는 오리는 잠들기 싫어하는 아가님 같죠. 함께 한 모든 일을 기록해두는 건 오리와 곰이 같지만, 내용은 달랐어요. 같은 하루를 기록하는 방법이 서로 다른 거죠. 기록이란 이렇게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중한 거죠. 

옛날 사람들이, 안데르센 같은 작가님이 글로 기록을 남겨두지 않았다면 우리는 재미있는 동화들을 볼 수 없었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기록은 중요합니다. 이 그림책도 기록이죠. 

“여러분의 소중한 기억을 일기, 편지, 그림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남겨 보세요. 그 기억들이 언젠가는 안데르센처럼 전 세계에 있는 친구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할 수도 있을 거예요.”
-이소정 선임전문관 –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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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담 내일의 고전
김갑용 지음 / 소전서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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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낱낱이 해체된 소설은 결국 우리를 끌어들여 매몰시킵니다. “냉담” 냉담 챌린저로 독파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코로나시기를 배경으로 객체와 사회와의 관계를 지극히 흐릿하고 불완전하게 표현하면서도 감정만큼은, 생존하고자 하는 마음만큼은 처절하고 생생하게 표현합니다. 

“왜 스스로가 모두와 연관 없는 혼자라고 여기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지하철에서, 이어진 세포들처럼 꼼짝없이 붙어서서 누군가의 요구에 객체가 아니라 더미로 반응하는 것처럼, 이 소설에서 모든 개념은 해체됩니다. 비밀이라는 개인적인 요소는 “솔직함”이라는 키워드로 떠밀려지고, 언제든 열려야 하는 문은 작동을 멈추고 사람을 가둬두죠. 방은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떠나야 하는 곳이 됩니다. 

주인공은 그를 채워주고 완성해줄 것 같았던 그녀로 인해 해체됩니다. 이 소설은 의도적으로 모든 존재를 지워 부속물로 만들어 전체로 만들어놓아 독자들을 부유하게 합니다. 우리는 누구에게도 이입할 수 없고 호명할 수 없는 대신 모든 인물이 될 수도 있고, 그들을 지켜보는 독자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이름을 숨기자. 나아가 아는 모든 이름을 숨기자. 하는 일을 숨기자. 해치려야 해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거야.”

무익하고 무해하고 무존재인 이 소설의 인물들은 자신의 열망과 존재를 감추고 “냉담”하게 살기 위해 몸부림칩니다.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썼다는 작가의 고백처럼, 그저 혼란스럽게 읽고 결론을 내리지 않아도 좋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고전과 비교하자면 “데미안”보다 어렵습니다. 읽고 난 후에도 명쾌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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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똑똑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16
박지희 지음 / 북극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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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화가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상상의 장이기도 합니다. 물성과 표현의 방식이 특별한 그림책 “어느 날 똑똑” /도서제공 ​북극곰에서 보내주셨습니다.

-글씨 없는 그림책
-그림으로 대사를 상상해보기
-작가의 의도가 어디에 숨었나 찾아보기

이 책은 “그린다” 라는 그림의 한계를 뛰어넘어 소재를 조합해 “조형물”이라는 예술의 세계로 진입합니다. 최근에 바느질, 실물 인형등을 이용한 다양한 소재가 그림책에 시도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사용된 소재의 물성도 중요하죠. 이 책은 환경이라는 큰 주제를 골판지와 신문지라는 딱 맞는 소재를 이용해 그림과 결합시킨 꼴라쥬 기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어느 날, 혼자서 심심하게 시간을 보내던 아이에게 북극곰이 찾아오고 함께 즐겁게 지냅니다. 그런데 북극곰은 엄마에겐 보이지 않죠. 우리가 사는 환경을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것처럼요. 북극곰은 아이와 엄마와 한 공간에 있지만, 엄마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술래잡기하듯 이곳저곳에 숨어있던 북극곰은 자신을 알아보는 아이와 외출도 하죠. 시간은 결국 유한합니다. 때가 되자, 북극곰은 사라집니다.

글씨가 없지만 읽어야 할 것은 많습니다. 북극곰을 그린 신문지는 모두 환경기사들입니다. 그래피티처럼 배경에 그려진 상징들도 비닐봉투를 비롯한 쓰레기들을 빼놓지 않습니다. 앞바다까지 떠밀려온 얼음은 너무 작고, 그래도 북극곰은 떠나야 합니다. 우리에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보여주죠.

구체적인 대사로 말하지 않아도 환경문제가 얼마나 가까이 있고 시급한지 말하는 그림책으로 어린이는 상상하며, 어른은 예술적인 감각을 즐기며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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