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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담 ㅣ 내일의 고전
김갑용 지음 / 소전서가 / 2024년 6월
평점 :
문장으로 낱낱이 해체된 소설은 결국 우리를 끌어들여 매몰시킵니다. “냉담” 냉담 챌린저로 독파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코로나시기를 배경으로 객체와 사회와의 관계를 지극히 흐릿하고 불완전하게 표현하면서도 감정만큼은, 생존하고자 하는 마음만큼은 처절하고 생생하게 표현합니다.
“왜 스스로가 모두와 연관 없는 혼자라고 여기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지하철에서, 이어진 세포들처럼 꼼짝없이 붙어서서 누군가의 요구에 객체가 아니라 더미로 반응하는 것처럼, 이 소설에서 모든 개념은 해체됩니다. 비밀이라는 개인적인 요소는 “솔직함”이라는 키워드로 떠밀려지고, 언제든 열려야 하는 문은 작동을 멈추고 사람을 가둬두죠. 방은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떠나야 하는 곳이 됩니다.
주인공은 그를 채워주고 완성해줄 것 같았던 그녀로 인해 해체됩니다. 이 소설은 의도적으로 모든 존재를 지워 부속물로 만들어 전체로 만들어놓아 독자들을 부유하게 합니다. 우리는 누구에게도 이입할 수 없고 호명할 수 없는 대신 모든 인물이 될 수도 있고, 그들을 지켜보는 독자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이름을 숨기자. 나아가 아는 모든 이름을 숨기자. 하는 일을 숨기자. 해치려야 해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거야.”
무익하고 무해하고 무존재인 이 소설의 인물들은 자신의 열망과 존재를 감추고 “냉담”하게 살기 위해 몸부림칩니다.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썼다는 작가의 고백처럼, 그저 혼란스럽게 읽고 결론을 내리지 않아도 좋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고전과 비교하자면 “데미안”보다 어렵습니다. 읽고 난 후에도 명쾌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