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이 아닌 날들 - 가족사진으로 보는 재일조선인, 피차별부락, 아이누, 오키나와, 필리핀, 베트남 여성의 삶
미리내 지음, 양지연 옮김, 조경희 감수 / 사계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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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이 보편화되며 셀카가 유행하고 온갖 인증샷이 난무하는 시대이다. 

지금의 사진이 남들에게 보여지기식이 대부분이라면 오랜 과거에서 사진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 사진들이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피차별부락에서, 심지어 아이누, 오키나와를 넘어 필리핀과 베트남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사진들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보통이 아닌 날들』은 그 오랜 사진들이 바로 "여기, 우리가 살고 있어요!"라고 외치는 목소리라고 말한다. 일제 치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재일조선인으로, 피차별부락민으로, 아이누, 오키나와, 필리핀 등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는 여성들. 한 때는 부인하고 부끄러워했던 자신들의 역사를 오랜 가족 사진을 통해 자신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 『보통이 아닌 날들』은 우리 시대의 마이너리티 지대에 살고 있는 여성들의 삶을 그려낸 책이다. 


재일조선인으로 일본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진 속에 예쁜 저고리를 입고 환하게 미소짓고 있는 어린 아이의 모습 뒤에 감춰진 저고리를 입은 재일조선인들을 향한 차별. 외국인으로서 살아가는 그들의 고통이 숨겨져 있음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일제 치하에 강제 징용되어 일본으로 오거나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일본행을 택하여 차별 속에 살아가는 재일조선인들에게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였다. 



대한민국 출신으로 일본으로 건너와 지금의 남편을 만나 일본에 정착했지만 일본어를 못하는 고독함과 외로움, 친인척의 냉대로 병들어가는 엄마의 몸과 마음. 그 외로움 속에 쓸쓸히 살아가야 하는 여성들의 삶이 어디 한 둘 뿐이였을까.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일조차도 여성에게는 남자들보다 더욱 무거운 짐이였다.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가족을 부양하고 외로움의 무게를 홀로 감당해야 했던 재일조선인 여성의 삶. 

그들에게는 삶이 전투였고 고난이였지만 이 사진을 볼 고국의 가족들에게 "여기, 우리 잘 살고 있어요."라며 애써 웃으려고 하는 사진의 표정은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조선시대 하층민인 백정과 같이 전근대 사회의 최하층민이었던 사람들이 사는 피차별부락민으로 사는 삶. 사는 곳 자체가 자신의 신분을 말해주며 그들이 받는 차별이 당연시되던 곳. 피차별부락민. 

그들에게 차별은 일상이였다. 피차별부락민이라는 이유 만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부모님으로부터 냉대를 받는 곳. 결혼을 통해 벗어나고자 하는 곳이지만 피차별부락민에게는 결혼조차도 쉽지 않은 관문이였다. 

차별은 생활 속 도처에 있었다.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죽을 고생을 했어. 

그렇지만 일절 불평하지 않았어.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나. 


재일조선인과 피차별부락민이라는 복합 차별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들. 그들은 차별 속에서 살아나온 할머니와 어머니의 역사에 함께 이제 더 이상 차별을 당연시하지 않기로 다짐하며 자신들의 부락 여성의 삶을 기록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찾기로 다짐한다. 그것이 이 복합 차별 속에서 자신들을 지켜낸 가족들의 힘이기에 그 원동력으로 자신의 존엄성을 찾기 위한 전투가 진행 중이다. 


어디에서도 난민이며 외국인의 삶을 살아가는 아이누, 오키나와 및 필리핀 베트남 여성들.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는 삶이 그들에게 전혀 녹록치 않은 삶이였음을 짐작한다. 마이너리티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사진은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해본다. 

"여기, 우리가 살아가고 있어요."라며 사진을 보는 이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동시에 

"우리는 앞으로도 살아가고 이겨낼 겁니다." 라고 말하는 그들의 다짐이 있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슬픈 사연을 마음에 고이 품고 잘 해낼 거라고, 지금까지 살아 왔으니 앞으로도 살아낼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 많은 사진 한 장 한 장이 바로 그들의 소중한 역사이자 발자취임을 이 책은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들을 모야 <자이니치 가족사진전>은 사각지대에 살고 있는 여성들의 연대와 자신의 정체성을 더 이상 훼손당하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로 느껴진다. 


아무도 들려주지 않았던 마이너리티 여성의 삶. 하지만 이 『보통이 아닌 날들』의 사진의 주인공들은 비록 자신들이 남에 의해 마이너리티로 명해졌지만 그들의 삶은 결코 마이너리티가 아닌 한 인생의 소중한 주역임을 말해 준다. 그리고 더 이상 그 차별을 당연시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한다. 

아무도 관심가져주지 않던 할아버지,할머니,부모님의 이야기들을 사진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한다. "여기 우리 살고 있고 앞으로도 당당히 살아갈 겁니다." 

그들의 사진에는 또 다시 어떤 사진들과 이야기들이 있을지 기대가 된다. 그리고 이 차별을 버텨내고 꿋꿋이 자신을 지켜낸 그들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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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 제주4.3, 당신에게 건네는 일흔한 번째의 봄
허영선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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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개나리 살구꽃 등 모든 꽃들이 꽃망울을 드러내며 향기를 뿜어내는 4월이다. 
하지만 이 봄의 향기가 기쁨과 설렘보다는 아픔과 고통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공포와 비명 속에 바다 속으로 사라진 아이들을 마음에 품는 세월호 유가족들, 
그리고 국가 공권력에 의해 빨갱이로 낙인 찍히며 한 순간에 폭도로 내몰리며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였던 제주 4.3 사건의 유족들..  벌써 4.3사건을 맞은 지 71주년이 되었고 세월호는 5주기를 맞았지만 그들의 아픔과 상처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국 관광의 중심지 제주도, 아름다운 바다와 유채꽃이 만발하며 사계절 모두 관광객으로 들끊는 이 제주도에 이 아픈 역사의 현장을 찾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온갖 테마파크와 바다를 둘러보지만 수많은 관광객들 중 제주도에 도착해 처음 밟는 제주공항에서부터 4.3사건의 희생자들의 유골과 피눈물이 숨어 있다는 것을 과연 얼마나 알까? 


전혀 오지 않을 것 같던 봄을 살았습니까. 
그렇게 살았던 적 있습니까.
그럼에도, 다시 봄날입니다. 묻혔던 진실의 봄이 왔고 봄은 침몰하지 않았습니다. 


제주 출생의 시인이자 제주 4.3연구소 소장이신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겠지만>의 저자 허영선씨는 이 아름다운 봄이지만 봄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는 4.3유가족들의 슬픔을 대비하여 보여준다. 
고사리를 따러 간 자신을 마중나온 아버지가 경찰에 의해 한 순간에 목숨을 잃은 후 평생 고사리를 먹지 않은 현 할머니부터 양하밭 양하 무더기에서 경찰에 잡혀 피범벅이 된 딸을 보며 평새 양하를 입에 대지 않은 어머니 등 사는 것마저 힘겨운 그들에게는 매일 매일이 겨울이였다.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봄. 하지만 저자는 다시 봄은 온다고 말한다. 이 4.3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행방불명된 자들의 시신이 찾아지고 억울함이 해소되는 날. 그 진실의 봄을 기다리며 견디고 있다. 


슬픔을 위로할 수 잇는 건 슬픔이라고 말한다. 

슬픔을 겪어 본 자들이 슬픔을 겪고 있는 자들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다. 

우리 슬픈 현대사 중 가장 오랜 71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제주 4.3의 유가족들은 자신들과 같이 국가 공권력에 목숨을 잃은 광주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국가로부터 제대로 구조도 받지 못하고 죽어야만 했던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한다. 


이 모든 사건들이 국가의 공권력에 의한 야만으로 평생을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잊으라는 말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가. 그 아픔을 알기에 70 넘은 4.3 사건의 희생자들이 그보다 훨씬 젊은 광주를 위로하며 진실은 더딜지라도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라고 위로한다. 

그 오랜 슬픔의 역사. 제주 4.3사건의 역사는 그래서 꼭 밝혀져야 한다. 그 일흔의 4.3사건의 진실이 드러나야 더 어린 광주 5.18 민주항쟁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힘을 낼 수 있다. 

이 진실이 밝혀질 때 우리의 민주주의와 평화가 온전히 시작될 수 있다. 반성과 청산 없는 역사는 또 다시 반복된다. 그 슬픈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청산은 4.3사건이 바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일흔 살 먹은 제주 4.3 역시 진행형이다. 아직도 입을 닫은 대목이 있다.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그보다 훨씬 젊은 광주는 어찌 마를 것인가. 

분명한 것은 이렇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것이다. 


해마다 찾아오는 봄. 이 아름다운 봄의 향기를 우리 모두가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아직도 겨울처럼 느껴지는 4.3사건의 희생자들에게도 온전한 봄이 느껴져야 한다. 비록 사는 것이 고통스럽고 살아 있는 것 조차도 죄인처럼 느껴지겠지만 결국 포기하지 않아야 희망이다라고 한 저자의 글처럼 진실이 언젠가는 꼭 밝혀질 때까지 결국 잊지 말고 기억해야 희망을 맞을 수 있다.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봄조차도 없는 사람들. 가장 아름다워야 할 봄날에 가슴을 부여잡고 세상을 떠난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평생 트라우마에 괴로워하는 사람들. 

왜 고통과 부끄러움은 피해자만이 감당해야 하는 것인가. 이제 그들의 눈물을 씻겨줘야 한다. 

제주 4.3유가족들이 "이젠 울지마라 광주야, 살다보면 살 수 있다, 울지 말아요 광주여!"라며 위로를 한 것 처럼 우리도 "울지 마세요 제주여! 당신들이 잃어버린 봄을 꼭 찾아드릴게요. 봄은 꼭 찾아옵니다" 라며 그들을 위로할 날이 속히 오도록 해야 한다. 잊지 말자. 포기하지 말자. 우리의 긴 기다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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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기가 되는 쓸모 있는 경제학 - 넛지부터 팃포탯까지, 심리와 세상을 꿰뚫는 행동경제학
이완배 지음 / 북트리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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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경제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거리감이 느껴진다. 경제는 우리 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학문으로서의 경제학은 실생활과 거리가 먼 딱딱하고 어려운 학문이 느껴질 뿐이다. 

실생활과 학문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은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와 멀게만 느껴지는 이 학문이 내 삶의 무기가 된다고 말하는 제목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저자 이완배씨는 민중의 소리 경제 담당 기자로 팟캐스트 등에서도 자주 나오며 경제에 대한 저서를 출간해서 많은 독자들에게 친숙한 분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경제학의 여러 분야 중 "행동경제학"을 주로 이야기하며 어떻게 경제학이 우리의 삶에 무기가 될 수 있는지 하나 하나 설명해 간다. 


먼저 저자가 강조하는 "행동경제학"을 알기 전, 그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던 주류경제학에 대한 설명을 한다. 지금까지의 주류경제학은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기적이며 모든 행동에 계산을 하여 대처한다"고 주장한다. 합리적인 인간이 만들어낸 시장은 완전하며 따라서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주장이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주장해 낸 이론이였다. 인간의 감정,믿음,심리를 제외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성만을 따지는 주류 경제학은 자본주의 시대에세 전반적인 우리 생활에 적용되어 왔다. 


이런 주류 경제학에 맞서 저자는 행동경제학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행동경제학은 과학으로 위장한 경제학에 '인간'이라는 요소를 다시 첨가했다.


사람이 합리적이고 계산적으로만 움직이는 존재가 아닌 서로 믿기도 하며 돕는 존재라는 것.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때로는 존재를 감수할 수도 있다는 존재이며 이에 따라 경제활동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저자는 어떻게 "행동경제학"이 삶의 무기가 된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1. 경제학, 내 삶을 바꾸다. 


어떻게 이 학문이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저자는 다이어트 실패 요인, 한 때 유행한 '샤테크',또는 '호갱이 되지 않는 비법' 등을 예로 든다. 


프랑스 현지에서와 아시아 시장에서의 샤넬 백의 가격 차별 및 미국에서 실험되어진 38명의 배우들이 자동차 매장에서 고객으로 위장하여 가격 문의한 후 결과를 실험한 에이러스와 시즐먼의 [새 차를 살 때 벌어지는 인종과 성별에 대한 가격 차별] 논문 등을 통해 결국 꼼꼼히 따지고 비교하며 따진 현명한 소비자들만이 가격 차별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단지 뭔가를 구매하는 행위에서뿐만 아닌 지도자를 뽑는 선거 조차도 꼼꼼히 비교하며 선택해야 유권자에게 바가지를 씌우지 못한다. 자신의 권리를 위해 현명하게 대처하는 사람만이 시장에서 정당한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과거 내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나중에 크면 꼭 집안일을 도와주는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겠다고 말씀드린 어릴 절 경험이 떠올랐다. 그 때 아버지는 사람을 쓰려면 네가 먼저 잘 알아야 한다며 네가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결코 소용이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 


호갱과 고객의 차이는 그야말로 백지장 한 장 차이다. 


소비자로서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내가 한 순간에 호갱이 되어버리거나 소중한 고객이 될 수 있다. 


2. 경제학, 타인의 심리를 파헤치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주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거론한다. 

정치 경험이 일절 없는 기업가 트럼프가 어떻게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에 대해서 저자는 "수직폭력"과 "수평폭력"을 거론한다. 


위의 세력에 저항하는 "수직폭력"을 주장한 샌더스와 나와 동등하거나 약한 사람들에게 억압과 폭력을 가하는 "수평폭력"을 내건 트럼프. 트럼프는 미국인들의 불만과 경제 불황의 원인이 멕시코에서 건너온 이민자 및 한국,중국, 독일 등 타국에 책임을 전가하는 미치광이 전술을 구사하고 미국인들은 이에 미친듯이 호응한다. 

우리 눈에는 미치게만 보이는 트럼프의 전략이 사실은 미치광이 흉내를 하며 상대방이 먼저 자폭하기 바라는 치킨게임이며 이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함을 경고한다. 


상대의 미치광이 전략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또한 미치광이가 될 각오를 하고 함께 충돌을 향해 돌진해야 한다. 그리고 핸들을 꺾어야 한다면 최후의 순간에 꺾으면 된다. 


상대방의 심리를 어떻게 자극하는지를 파헤침으로 우리는 속지 않을 수 있다. 

인간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고 통제 불가능한 일들이 더욱 많다. 그러므로 행동경제학은 경제학에 인간의 심리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3. 경제학, 인간의 행동을 분석하다 


앞서 주장한 트럼프의 '수평폭력'과 함께 영국의 '브렉시트'와 연공서열제와 성과 연봉제에 대하여 과연 돈만 더 주어지면 인간은 그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묻는다. 

트럼프가 멕시코의 이민자들에게 화살을 돌린 것처럼, 아랍 난민들에게 화살을 돌려 EU 탈퇴를 주장하게 한 영국의 '브렉시트'는 결국 맥락을 같이 한다. 부의 독식의 근거지인 금융자본에는 잠잠하면서 자신보다 약자인 난민들에게 불만을 쏟아내는 이 사회에 관해 중요한 건 이 불합리한 사회 시스템을 개선하는 게 급선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인간이 결국 돈으로 인한 물질 보상만으로 활동하기에는 결국 한계가 있으며 이 성과 연봉제가 불신을 전제로 인간을 채찍질하게 만들고 병들게 하는 것임을 저자는 쉽게 풀이해낸다. 

지금까지 이 사회는 성과만 많이 내면 인센티브 및 보너스를 약속한다. 그러니 성과만 내오라고 한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은 이 인센티브는 결국 좋은 동기가 못 된다고 말한다. 진정한 생산성을 가져오는 건 책임감과 헌신 그리고 믿음이라고 말한다. 


행동경제학은 이제까지 인간을 계산에 의한 존재라는 가정 하에 인간의 감정, 믿음 등 심리 부분을 제외시켜온 주류경제학을 반대해왔다. 

경제 또한 인간에 의해 행해지는 만큼 인간의 심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까지 우리는 수없이 경쟁과 약육강식 논리에 의하여 살아왔다. 그리고 이 논리는 우리의 삶과 질을 한없이 떨어뜨렸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은 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부드러운 힘 바로 '넛지'가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무조건 하라고 강요하기보다 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부드러운 힘이 중요하다고 한다. 


경제발전 저성장과 경제 논리에 의해 행해지는 기업의 구조조정 등. 사람이 배제된 사회에서 다시 인간이 중요시되는 행동경제학이 중요시되고 있다는 건 결국 우리가 잃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깨달아 가는 게 아닐까? 인간, 믿음,신뢰가 중요시되는 행동경제학. 자본의 논리에 움직이지 않고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고 믿음을 회복해주니 정말 삶의 무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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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의 위엄 - 상 민들레 왕조 연대기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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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리우를 『종이 동물원』을 통해 처음 접했다. 

사실 SF장르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던 내게 동아시아 문화를 SF장르에 결합한 『종이 동물원』은 내게 너무 신선했고 SF장르에 문외한인 내게 부담이 되지 않는 책이였기에 나의 관심작가 중 한 명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그 신선함이 잊혀지기 전, 켄 리우의 신작 《제왕의 위엄》의 출간 소식을 들었고 주저없이 이 책을 선택할 수 있었다. 

스스로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가는 켄 리우의《제왕의 위엄》은 과학기술이 발달한 가상의 과거를 다룬 실크펑크(Silkpunk) 장르로 동아시아의 고전문명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초한치」의 이야기를 재해석과 함께 새로운 기술 그리고 신들의 등장 등 「초한치」의 굵은 이야기 뼈대를 따라가되 여러 구성요소를 덧붙여 더욱 풍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의 통치에 억눌러 있던 진나라 시절의 모습은 천하를 통일한 자나 제국의 대왕 마피데레왕의 통치로 그려진다. 

천하를 자신의 손에 넣기 위해 각 국의 문화를 없애고 언어를 통일하며 무차별한 폭력과 억압, 그리고 강제 노동에 부역되는 속국의 모습은 진시황 시절 분서갱유와 만리장성의 노역 그리고 그 억압에서 싹트고 있는 반란의 기운을 그대로 재현해낸다. 

불로장생을 원했지만 점점 늙어지고 겁 많은 늙은 노인에 불과했던 마피데제 왕의 모습은 결국 인간의 욕망이 헛됨을 보여줄 뿐이다. 

암살 위협에 덜덜 떨며 겁에 질린 왕의 모습을 본 쿠니는 왕 역시 한 명의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우리 또한 인간의 욕망이 결코 영원할 수 없음을 마피데제의 권력 뒷면에 감춰진 그늘을 통해 알 수 있다. 


 항우와 유방의 이야기를 다룬 「초한치」는 켄 리우의 책 <제왕의 위엄>에서는 쿠니와 마타로 그려낸다. 

문명가의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마피데제의 침략 속에 모든 것을 빼앗기고 가까스로 살아난 삼촌과 함께 살아가야만 했던 마타. 

자신의 정체성을 어려서부터 삼촌에 의해 주입되어지고 복수심을 불태우며 성장한 마타는 자신의 가문의 상징 국화를 기억한다. 

반면 사람을 좋아하고 귀히 여길 줄 아는 쿠니는 보잘것 없는 꽃 민들레를 자신의 상징으로 삼는다. 


"민들레가 최고로 멋진 이유는, 흙에 뿌리를 박고 살면서도 하늘을 꿈꾸는 꽃이라는 거야.

 꽃씨가 바람에 올라타면 민들레는 사람이 공들여 가꾼 장미나 울금향이나 만수국보다 훨씬 더 멀리 날아가서 훨씬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있어." 


항상 자신만이 잘 되는 게 아닌 사람들과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쿠니는 그 사람들이 결국 자신을 활짝 꽃피워 주며 더 넓은 세계로 볼 수 있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자신 혼자서는 결코 이룰 수 없음을 알고 있었기에 불리한 상황에서도 쿠니는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었다. 


<제왕의 위엄>은 과연 제왕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곰곰히 돌아보게 한다.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천하를 통일하지만 결국 더욱 많은 전쟁을 일으키는 불씨가 됨을 지적하며 과연 전쟁의 명분은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도적 떼랑 다를 게 뭐야?'라고 묻는 라소 미로에게 형은 "전쟁은 원래 그런 거야."라고 답한다. 

전쟁은 결국 아무런 명분도 없는 도적일 뿐 어떤 명분도 주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과연 누가 제왕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저자는 책 곳곳에 답을 제시한다. 

"뭐 알아서들 하라지. 간판을 다는 건 쉬운 일이니까. 어려운 건 그걸 지키는 일이지." 라며 왕이 되는 건 쉬워도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자는 극히 드문 일임을 켄 리우는 답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지킬 수 있기 위해서는 결국 주위의 사람들을 얼마나 신뢰하고 아끼는 지에 달려있음을 쿠니가 살려준 도적 예무의 말을 통해 말한다. 


"봐라, 이 몸은 후작이 되지 않았느냐! 사람을 부릴 줄 아는 주군은 검만 휘두를 줄 아는 주군보다 열 배는 더 무서운 법이다." 



<제왕의 위엄 上>에서는 속국의 반란 속에서  쿠니와 마타의 우정이 핵심이었다면 <제왕의 위험 下>에서는 그 둘의 대결이 어떻게 펼쳐질 지 기대된다. 과연 켄 리우는 어떻게 쿠니와 마타의 대결을 펼쳐나갈지 더욱 조바심나게 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기대가 되는 작가. 켄 리우. 전혀 접전이 없을 것 같은 동,서양의 문물을 이토록 절묘하게 결합해 내는 그의 상상력과 필력이 놀랍다. 

다음 이야기가 더 기대되는 <제왕의 위엄 下>는 더욱 흥미진진함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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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산티아고 - 영어도 못하는 시골 아줌마
박미희 지음 / 아우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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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도 못하는 60년생 보통 아줌마.

남편분은 아파서 병 간호도 해 주어야 하고 동네 이장 및 여러 바쁜 일상 속에 지내던 저자는 평생의 소원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km의 여정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다.

내가 40일 집을 비운다고 남편의 병이 더 악화되는 것도 아니고,

무릎 아픈 것이 앞으로 더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고,

맡고 있는 이장일은 지장이 없도록 동네 분에게 부탁해 보고,

돈은 아직 젊으니 갔다 와서 어떻게 해보기로 하고,

평생 공부 한다 해도 영어가 능통해 지지는 않을 것이고,

그래!

지금이 나의 일생 중 가장 젊은 날 아닌가!


사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알고 있다. 어떤 일을 실행하는 데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들자면 수없이 많음을..

반면 하려고 하는 마음과 간절함이 있다면 결국 해야 할 이유를 찾아낼 수 있음을. 결국 중요한 건 우리가 얼마나 간절하게 원하는 지, 바로 우리의 마음이 중요함을 저자 박미희씨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해야 할 이유를 자신의 마음에서 찾아 과감히 실행에 옮긴다.

까미노 데 산티아고. '산티아고로 가는 길'로 불리우는 800km의 여정. 젊은 사람들도 힘든 이 긴 여정에 60년생 아줌마에게 첫 번째 천사가 찾아온다. 홀로 가게 된 교포아줌마가 연락이 와서 동행을 하게 된 것.

생장피에드포르 출발지의 순례자 사무소에서 발급해 주는 크렌덴시알을 발급받고 떠나는 시작길..

두려움보다도 설렘과 기대가 더 큰 여행자의 모습이 글과 사진 곳곳에 드러난다. 그리고 그 설렘은 읽는 이까지 이 줌마에게 또 어떤 일이 펼쳐질지 기대를 가지고 읽게 만든다.



최근 방송되는 <스페인하숙>에서 알베르게라고 하는 단어가 숙소임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순례자들을 위해 봉사하고 여행객들을 위한 조개로 된 이정표. 그 이정표를 따라 가기만 하면 길을 잃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 또한 신기하게 느껴졌다.

인생길에 이런 화살표가 있을까? 있는데 설마 우리가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일부로 보지 않는 게 아닐까?

바쁜 일상에 살다 보면 놓치기 쉬운 하늘과 꽃 그리고 땅, 사람들의 만남.

여행 속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일상이 된다. 끝없이 펼쳐지는 산과 들, 그리고 사람들..

다시 오기 힘든 시간들임을 알기에 이 단조로운 순간 순간이 더없이 귀하고 소중한 시간임을 알고 있다.

매일 걷고 쉬고 여행하는 단조로운 일상의 연속이자 고된 행군 속에 저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자신에게 함께 걷자고 동행을 제안하는 메일을 보낸 교포언니, 같은 말동무가 되어 주었던 프랭크와 스페인 삼인방 및 한국 여행객 등등.. 결국 저자는 함께 그리고 홀로 그 긴 여정을 계속하며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함께 같은 곳을 향하는 마음, 그리고 모두가 함께 순례길을 마무리하길 바라는 마음이 만나 전혀 알지 못하고 말도 안 통하지만 그 마음만으로 힘이 되어준다. 결국 사람을 일으켜 줄 수 있는 건 사람인 것을 저자는 순례길을 통해 느낀다. 그 사람들이 아니였어도 저자는 순례길을 마칠 수 있었으리라 믿지만 순간 순간마다 함께 해 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더욱 즐겁게 마칠 수 있었다.

아줌마가 자신의 여행을 이야기하듯 풀어 놓는 말투로 쓰여진 이 여행에세이를 읽고 있노라면 정말 나 자신도 이 여행에 함께 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해 준다. 그 때 느꼈던 설렘과 감동을 생생하게 풀어놓는 저자의 글은 아이를 낳으면서 여행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어쩌면 나도 여행은 가고 싶다고 하면서 못 가는 핑계만 만들고 있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나 홀로 산티아고」의 저자인 박미희씨는 말한다. 자신이 할 수 있으니 나도 할 수 있다고.

그리고 이제 산티아고를 넘어 세계여행을 꿈꾸는 저자의 꿈을 보며 나도 다시 한 번 꿈꾸고 싶어졌다.

꿈만 꾸다 그치는 꿈이 아닌, 저자처럼 내가 이룬 꿈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 줄 수 있기 위해 과감히 도전해봐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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