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공부를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함께 하는 사람들 중 나와 다른 길을 가는 사람들을 대하기 쉽다.

하지만 나와 같이 소설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며 비슷한 길을 가는 사람들을 볼 때는 마음이 다소 힘들다.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 반갑지만 금새 나만의 경쟁 심리로 비교하게 되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저렇게 책도 쓰고 잘 나가는데...

저 사람은 북클럽 모집해도 모객도 잘 되고 흥하는데..

왜 나는 그럴까..

왜 나는 이리 부족할까..

그 마음에 지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치밀어 오른다.


정지우 작가의 책 《사람을 남기는 사람》이라는 책에서 정지우 작가의 첫 제목이 나를 뜨끔하게 했다.















나에게는 경쟁자가 없다.


정지우 작가는 타인을 경쟁자로 보는 것들이 오히려 자신의 삶을 복잡하게 한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집중해야 하는데 타인과 비교하느라 오히려 자기만의 것을 쌓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 말을 들으며 내가 포기하고 싶을 때가 남과 비교할 때 였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분명 작년보다 더 성장했는데..

나는 분명 헛발질을 하지 않았는데..

남의 떡만 보느라 정작 내 것은 보지 못하고 있었다.

남의 떡만 커 보이니 내 것은 한심해 보이고 내 것은 너무 작아보였다.

그리고 더 부끄러웠던 건 내가 경쟁자로 생각했던 사람들은 정작 나를 경쟁자가 아닌 동지로 생각하며 응원해준다는 것이었다.

나 혼자 경쟁자로 인식하고 비교하니 나 혼자 그 벗에게 일종의 벽을 세우고 있었다.

내가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기 위해선 함께 가며 응원하는 것이라는 걸 정지우 작가는 말해주고 있었다.

결국 나의 경쟁자는 어제의 '나'여야만 한다.

내가 나의 경쟁자가 될 때 나는 어제보다 더 나아지고 내일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경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나 혼자 하는 경쟁'이 아닌 김민섭 작가가 말한 '다정한 경쟁'을 할 것이다.

김민섭 작가는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에서 '다정한 경쟁'에 대해 말한다.












자신의 능력이 나 혼자 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

자신의 현실에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는 것을 아는 사람.

그걸 아는 사람은 겸손할 수 밖에 없고 패자에게도 잘난 체하지 않는다.

그런 다정한 태도를 가진 사람은 '다정한 경쟁'을 하게 된다.

나 역시 내가 뒤쳐지나에 관심있었고 내가 앞서나가는 것 같을 때만 만족해했다.

하지만 그런 사고방식은 나 홀로 포기하게 만든다는 것을 안다.

2025년도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다정한 경쟁자가 되고 싶다.

다른 무엇도 아닌 끝까지 응원꾼으로서 함께 하는 사람들의 페이스 메이커로 뛰고 싶다.

내가 누군가의 페이스 메이커가 되면 또 다른 누군가도 나에게 페이스 메이커가 되어 줄테니.

나 자신에게는 냉정한 경쟁자가 되고

타인에게는 다정한 경쟁자가 되어 길고 오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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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텅구리 - 한국 최초 신문 연재 네컷만화로 100년 전 날것의 식민지 조선을 보다
전봉관.장우리 편저, 이서준.김병준 딥러닝 기술 개발 / 더숲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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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재미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한국 최초의 네컷만화.

10년 넘도록 연재될 수 있었던 인기에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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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텅구리 - 한국 최초 신문 연재 네컷만화로 100년 전 날것의 식민지 조선을 보다
전봉관.장우리 편저, 이서준.김병준 딥러닝 기술 개발 / 더숲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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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나 잡지에서 볼 수 있는 네 컷 만화는 흔히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만화들이 시작된 시초는 어떤 작품일까?

바로 《멍텅구리》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1924년 10월 13일부터 <조선일보>에 연재된 한국 최초의 신문 연재 만화이다.

1924년 10월부터 1927년 8월 20일까지 3년 가까운 세월을 거의 매일 연재 & 6년 후인 1933년 2월 26일 재개해 8월 2일까지 연재된 한국 만화사의 시초와 같은 작품이다.


이러한 중요한 '최초'의 타이틀을 단 《멍텅구리》는 과연 누구의 작품일까?

미국 유학 중 만화를 공부한 만화가이자 대한민국 정부 초대 공보처장 및 국회 부의장을 지낸 김동성이 기획하고 그림은 안중식의 수제자이자 학예부 기자였던 노수현이 그렸다고 한다.

김동성의 이미지를 찾아보았지만 김동성의 사진은 찾을 수 없었고 찾은 자료에서 그는 "20세기는 그림의 시대"라고 말하며 대중 접근성이 더 좋은 그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만화가라고 한다. 1923년 최남선이 만든 잡지에서 만화 그리는 법을 연재했는데 이는 한국 최초 만화 교육 자료로서 김동성은 한국 만화계에서 '최초'의 중요한 인물이다.

《멍텅구리》 를 그린 노수현은 신문사 취직 전부터 노수현은 대형 미술 프로젝트를 소화한 뛰어난 화가로 문화재로 지정되었고 고려대박물관에 있는 '신록' 이라는 작품을 그린 화가이다. .


10년동안 연재되었던 《멍텅구리》 의 중요 인물들을 살펴보자.


철딱서니 없는 영혼 '최멍텅'과 '최멍텅'과 둘도 없는 친구 '윤바람' 그리고 멍텅이의 순애보적인 사랑을 받는 '신옥매' 가 이 두꺼운 책에 이어가는 주인공들이다.

그렇다면 이 만화가 10년동안이나 일제강점기에 사람들의 웃음을 독차지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100년도 넘게 지어진 한국 최초의 만화가 지금의 우리에게 주어지는 의미가 무엇일까?

먼저 이 《멍텅구리》 만화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인기를 얻어 온 의미 중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재미'이다.





《멍텅구리》에서는 언어의 재미가 주는 '해학'이 지금의 코미디언들의 수준 못지않게 재미있다.

특히 이러한 부분은 <멍텅구리 세계일주>부분에서 유독 두드러진다. 영어의 'I don't know' (아이 돈 노)를 영어를 모르기에 왜 '어른 돈 노' 라고 하지 않느냐며 역정을 내는 모습과 '덴마크'의 음역어가 '정말'이라는 말을 듣고 '거짓말 나라'가 있냐고 말하는 등 언어를 통한 재치가 여러 곳에 넘친다.

특히 만화 속 최멍텅이라는 인물이 자신의 이야기가 일간지 '조선일보'에 실린다는 것을 알고 있어 이 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앞날을 걱정하는 아버지 앞에 나는 언론에서 유명하다는 점을 어필하기도 하고 그러하기 떄문에 사람들 또한 만화 속에서 '조선일보'에 나오는 최멍텅을 알아본다. 철 없는 어른인 자신의 어리숙한 면으로 놀림을 주는 존재이지만 개의치 않고 그 점을 즐기는 주인공의 모습이 익살스럽게 그려진다.

이 소설의 유일한 여주인공이자 최멍텅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기생 신옥매는 처음 최멍텅의 사랑을 부담스러워하며 창피해한다. 하지만 결국 순수한 최멍텅에게 스며들어 가는 신옥매와의 에피소드, 그리고 서로를 이용하기도 하고 배신도 하지만 죽이 딱딱 맞는 윤바람과의 에피소드가 '헛물켜기' '연애생활' '자작자급' '세계일주' '꺼떡대기 '가난살이' '사회사업' 등 각 부분에 맞게 펼쳐져 다양한 재미를 준다.

그렇다면 이 《멍텅구리》가 지금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일까?

앞서 말했듯, 이 책은 '헛물켜기'부터 시작해 연애, 자작자급, 가난살이 등으로 나뉘어서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교과서에서 보지 못했던 일제시대의 한정된 모습이 아닌 서민들의 생활에 대해 교과서나 다른 역사서적보다 폭 넓게 다룬다는 점이다.

가령 일제시대때 강제했던 '좌측통행' 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1925년 사상 최대의 대홍수로 기록된 을축년 대홍수 등 현실에서 일어났던 여러 일들이 만화 속에서 최멍텅을 통해 소개된다. 최멍텅의 직업 변천사를 통해 그 당시의 배달음식 또는 양력설과 음력설에 대한 정책 등 서민들의 모습을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멍텅이의 세계일주>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을 횡단하는 멍텅이와 바람을 통해 그 당시의 역사적인 인물들이 모두 소개되어 현대사를 공부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지식창고의 역할을 하는 네컷만화이다.


《멍텅구리》는 역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역사를 떠나 단지 재미있는 만화를 찾는 분들이 읽어도 매우 좋다.

8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두께이지만 결코 시간이 아깝지 않는 책으로 강력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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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자주 듣는 말들이 있습니다.

"넌 열심히 쓰면서 이제까지 뭐했냐?" 

항상 열심히 한다고 컴퓨터를 붙잡고 있는 제가 뭐 하나 대단한 성과가 없는 제게 핀잔을 줄 때 하는 말들입니다. 그 말을 듣다보면 저 또한 자문하게 됩니다

"나는 여태까지 뭐했지?" 

어느 날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 해를 살펴보았습니다. 쓰다 말다 불규칙했지만 어느 새 10년이란 세월이 흘러 있었습니다. 그 기록을 살펴보면 저도 모르게 한 소리가 하게 됩니다

"난 정말 이제까지 뭘 하고 있었나? 한 게 아무것도 없네..." 

이 느낌은 2024년도 한 해가 저물어가는 연말인지라 자괴감과 부끄러움이 제 마음을 압도하곤 합니다그럴 때면 뭐든 다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어쩌면 지금 이 시기가 가장 사라지기 쉬운 시간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여행 작가 최갑수 작가는  『어제보다 나은 사람』에서 작가의 주변에서도 사라진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지만 어느 새 보이지 않는 작가들

포기한 이들도 있고 다른 곳들로 떠난 사람들도 있습니다. 주위에 남아 함께 하는 사람들은 얼마 안 됩니다.  

저 또한 자문하곤 합니다.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아이 출산 후 심한 우울증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글을 쓰다보니 책을 쓰고 싶어 계속 써나간 지 10... 저의 게으름 때문에 글쓰기를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저보다 늦게 시작한 분들의 출간 소식을 듣게 됩니다질투심 반, 부러움 반으로 쳐다보다 나는 이렇게 부러워만하다 사라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그러면 다시 나는 이제껏 뭘 했나하며 게으른 저를 탓하곤 합니다

연말연시인 지금, 아마 이런 생각은 우리를 가장 많이 괴롭히는 거겠죠
















『매일을 헤엄치는 법』은 바로 지금이야 구독자 80만명의 유명 그림 유튜버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계시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회사를 퇴사하고 경제적, 정신적으로 힘든 1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젠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을 것 같은 막막함 속에서 수영을 하며 버텨나간 기록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저는 회사 퇴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갈 곳이 있거나 계획이 있다면 좋겠지만 어느 것 하나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퇴사가 망설여집니다.

이연 작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지칠 대로 지친 마음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회사를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슬픔은 파도처럼 밀려온다고 하는 말처럼 우연히 겹친 이별, 입원 그리고 퇴사까지..

그야말로 도미노처럼 쓰러진 인생의 아픔 속에 인생의 혹한기를 통과하게 됩니다.



이젠 조직에 나를 끼워맞추기보다 나에게 소속되겠다는 마음으로 명함을 파고 그림을 그리는 인생을 다짐합니다.

그래서 회사 다닐 때는 잘 할 수 없었던 자신을 위한 행동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바로 '수영'입니다.

 

매일 할 수 있으면서 저렴하고 재미있는 운동이 바로 '수영' 이였거든요.

 

저는 수영을 중도에 포기했는데요 수영하면 바로 그 유명한 '음파' 호흡법을 배우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육지에서는 숨쉬기는 가장 만만한 운동이지만 수영에서는 숨쉬기는 가장 어렵습니다. 이 숨쉬기가 이토록 어려워서 과연 수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마저 들게 됩니다.

 

 

뭔가를 배울 때 의외로 자신에게 잘 맞아서 빨리 배울 수도 있지만 의외로 쉽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마치 인생처럼요. 『매일을 헤엄치는 법』 또한 그렇습니다.

숨쉬기부터 시작해서 자유형, 평형, 접영 등 만만치 않습니다.

배움도 그렇듯, 인생도 쉬울 때가 있고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특히 경제적인 궁핍함에서 느끼는 초라함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합니다. 에어컨도 없는 더운 여름, 매트리스도 젖고 갈 곳도 없는 막막함 속에서 작가는 소리지릅니다.

 

 

"이게 뭐예요? 제가 무슨 죄를 지었어요!"

"정상화 …… 정상화하고 싶어.

 

 

우리는 모두 뭔가를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열심히 한 것 같은데 연말이 되어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아무 것도 이룬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런 때 마음이 무너져 내립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져요. 자신이 해 온 게 모두 부질없는 것만 같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나는 멈춰 있지 않아.

그거면 된 거다.

 

나는 멈춰 있지 않았다고. 그러니 그거면 된 거라고요...

 

뭔가를 늘 시도했고 계속한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요. 그 과정을 사랑하라고요.

 

저와 같은 감정으로 의기소침해 있는 분들에게 저도 똑같은 위로를 건네고 싶어요.

 

열심히 하셨으니까 그걸로 충분하다고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 하고 계십니다.

 

『매일을 헤엄치는 법』에서는 인생의 추운 계절을 통과하는 작가의 기록이니만큼 수많은 갈등과 불안 속에서 수영을 하며 조금씩 인생을 배우며 성장해가는 기록이 나옵니다.

 

 

매일 똑같은 수영장을 돌며 반복되는 일상같지만 하루 하루가 쌓여 매일 성장해가고 있음을 알려줘요.

그러니 결코 똑같지 않다고요. 우리가 하는 매일의 몸부림이 어느 순간 돌이켜보면 성큼 성장해 있는 자기 모습을 발견할 거라고 말합니다

 

똑같아 보여도 그 안에서 우리는 매일 달라져 있어.

그래, 우리도 매일을 살면서 조금은 달라졌을 것이다.

 

『어제보다 나은 사람』에서 최갑수 작가도 언젠가 사라진 동료들처럼 자기 역시 사라진 작가가 될 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확신합니다



 

제게 중요한 건

저는 더 노력할 것이라는 것과

저에겐 아직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어제보다 나은 사람


아직 더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연말은 우리에게 늘 시간이 없다, 시간이 벌써 이만큼 흘렀다는 초조함을 줍니다. 그 초조함에 그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자포자기하곤 합니다. 

최갑수 작가처럼 더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고 말하기엔 연말은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말보다 다른 말을 하고 싶습니다. 

백수린 작가의 짧은 소설집의 제목인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에서 임종을 앞둔 장기 입원 노인이 있습니다

할머니의 곁에는 할머니를 돌보는 간병인이 있습니다. 의사는 마지막이 다가왔음을 알리고 임종을 지킬 보호자들에게 연락을 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모두 사정이 있습니다. 세차게 내리는 눈, 해외 여행 등으로 모두 발이 묶입니다. 연락이 되지 않거나 교통 사고로 자꾸 도착 시간이 지연됩니다

어떻게든 보호자들이 임종을 볼 수 있기 위해 간병인은 할머니께 이야기를 합니다. 할머니의 지난 시절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은 열심히 말을 겁니다

 

보호자가 오기 전에 상황이 안 좋아지면 어쩌나 조바심에 할머니께 묻습니다

 

"아직, 아직, 살아 있죠?" 

 

끝까지 할머니를 붙잡으며 간병인은 말합니다

 

"오늘 밤은 죽지 말아요."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어쩌면 이 말이 우리에게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과가 없어 힘이 든 우리에게 우리의 목표와 꿈은 어쩌면 우리의 꿈과 목표는 임종을 앞둔 할머니처럼 아슬아슬하게 지켜나가고 있는 삶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시작할 때는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시간이 차츰 흐르고 나보다 앞서 있는 누군가를 볼 때면 우리의 꿈은 점점 희미해지고 자가 호흡을 하지 못하고 인공 호흡으로 겨우 연명하다 사라지겠죠

 

그래서 저는 최갑수 작가의 아직 좋은 작품을 쓸 시간이 많다는 다짐보다 임종을 앞둔 할머니를 돌보는 간병인의 말을 붙잡습니다

 

"오늘은 사라지지 말아요." 

 

오늘 하루만 더 사라지지 말고 버티자

 

 

사라지지 않기 위해 오늘도 씁니다

여러분도 오늘 그리도 또 다른 오늘도 사라지지 않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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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 진짜와 허상에 관하여
에밀리 부틀 지음, 이진 옮김 / 푸른숲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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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도 하나의 특권임을 알게 해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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