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텅구리 - 한국 최초 신문 연재 네컷만화로 100년 전 날것의 식민지 조선을 보다
전봉관.장우리 편저, 이서준.김병준 딥러닝 기술 개발 / 더숲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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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나 잡지에서 볼 수 있는 네 컷 만화는 흔히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만화들이 시작된 시초는 어떤 작품일까?

바로 《멍텅구리》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1924년 10월 13일부터 <조선일보>에 연재된 한국 최초의 신문 연재 만화이다.

1924년 10월부터 1927년 8월 20일까지 3년 가까운 세월을 거의 매일 연재 & 6년 후인 1933년 2월 26일 재개해 8월 2일까지 연재된 한국 만화사의 시초와 같은 작품이다.


이러한 중요한 '최초'의 타이틀을 단 《멍텅구리》는 과연 누구의 작품일까?

미국 유학 중 만화를 공부한 만화가이자 대한민국 정부 초대 공보처장 및 국회 부의장을 지낸 김동성이 기획하고 그림은 안중식의 수제자이자 학예부 기자였던 노수현이 그렸다고 한다.

김동성의 이미지를 찾아보았지만 김동성의 사진은 찾을 수 없었고 찾은 자료에서 그는 "20세기는 그림의 시대"라고 말하며 대중 접근성이 더 좋은 그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만화가라고 한다. 1923년 최남선이 만든 잡지에서 만화 그리는 법을 연재했는데 이는 한국 최초 만화 교육 자료로서 김동성은 한국 만화계에서 '최초'의 중요한 인물이다.

《멍텅구리》 를 그린 노수현은 신문사 취직 전부터 노수현은 대형 미술 프로젝트를 소화한 뛰어난 화가로 문화재로 지정되었고 고려대박물관에 있는 '신록' 이라는 작품을 그린 화가이다. .


10년동안 연재되었던 《멍텅구리》 의 중요 인물들을 살펴보자.


철딱서니 없는 영혼 '최멍텅'과 '최멍텅'과 둘도 없는 친구 '윤바람' 그리고 멍텅이의 순애보적인 사랑을 받는 '신옥매' 가 이 두꺼운 책에 이어가는 주인공들이다.

그렇다면 이 만화가 10년동안이나 일제강점기에 사람들의 웃음을 독차지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100년도 넘게 지어진 한국 최초의 만화가 지금의 우리에게 주어지는 의미가 무엇일까?

먼저 이 《멍텅구리》 만화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인기를 얻어 온 의미 중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재미'이다.





《멍텅구리》에서는 언어의 재미가 주는 '해학'이 지금의 코미디언들의 수준 못지않게 재미있다.

특히 이러한 부분은 <멍텅구리 세계일주>부분에서 유독 두드러진다. 영어의 'I don't know' (아이 돈 노)를 영어를 모르기에 왜 '어른 돈 노' 라고 하지 않느냐며 역정을 내는 모습과 '덴마크'의 음역어가 '정말'이라는 말을 듣고 '거짓말 나라'가 있냐고 말하는 등 언어를 통한 재치가 여러 곳에 넘친다.

특히 만화 속 최멍텅이라는 인물이 자신의 이야기가 일간지 '조선일보'에 실린다는 것을 알고 있어 이 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앞날을 걱정하는 아버지 앞에 나는 언론에서 유명하다는 점을 어필하기도 하고 그러하기 떄문에 사람들 또한 만화 속에서 '조선일보'에 나오는 최멍텅을 알아본다. 철 없는 어른인 자신의 어리숙한 면으로 놀림을 주는 존재이지만 개의치 않고 그 점을 즐기는 주인공의 모습이 익살스럽게 그려진다.

이 소설의 유일한 여주인공이자 최멍텅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기생 신옥매는 처음 최멍텅의 사랑을 부담스러워하며 창피해한다. 하지만 결국 순수한 최멍텅에게 스며들어 가는 신옥매와의 에피소드, 그리고 서로를 이용하기도 하고 배신도 하지만 죽이 딱딱 맞는 윤바람과의 에피소드가 '헛물켜기' '연애생활' '자작자급' '세계일주' '꺼떡대기 '가난살이' '사회사업' 등 각 부분에 맞게 펼쳐져 다양한 재미를 준다.

그렇다면 이 《멍텅구리》가 지금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일까?

앞서 말했듯, 이 책은 '헛물켜기'부터 시작해 연애, 자작자급, 가난살이 등으로 나뉘어서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교과서에서 보지 못했던 일제시대의 한정된 모습이 아닌 서민들의 생활에 대해 교과서나 다른 역사서적보다 폭 넓게 다룬다는 점이다.

가령 일제시대때 강제했던 '좌측통행' 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1925년 사상 최대의 대홍수로 기록된 을축년 대홍수 등 현실에서 일어났던 여러 일들이 만화 속에서 최멍텅을 통해 소개된다. 최멍텅의 직업 변천사를 통해 그 당시의 배달음식 또는 양력설과 음력설에 대한 정책 등 서민들의 모습을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멍텅이의 세계일주>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을 횡단하는 멍텅이와 바람을 통해 그 당시의 역사적인 인물들이 모두 소개되어 현대사를 공부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지식창고의 역할을 하는 네컷만화이다.


《멍텅구리》는 역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역사를 떠나 단지 재미있는 만화를 찾는 분들이 읽어도 매우 좋다.

8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두께이지만 결코 시간이 아깝지 않는 책으로 강력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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