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하우스 안전가옥 오리지널 14
김효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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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긴장감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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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하우스 안전가옥 오리지널 14
김효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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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시리즈는 독특하다. 추리 소설은 추리 소설인데 생활밀착형 추리 소설이다.

소설 속 주인공의 아우라는 없다. 우리가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이 주인공이다. 그들이 사건을 헤쳐나간다. 그래서 긴장감과 함께 공감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소설이다.

김효인 작가의 《메리 크리스하우스》 또한 생활밀착형 추리 소설이다. 주인공은 제주도 게스트하우스를 주인 지선과 준연 부부 대신하여 게스트하우스를 관리해 줄 구이준이다. 여사장 지선이 직장에 복직하게 되어 제주 시내로 가면서 게스트하우스 관리자를 모집한 지원자 중 구이준은 과분한 경력의 소유자였다.

2개국어의 소유자,

서울 유명한 호텔에서의 경력,

반듯한 외모와 깔끔한 옷차림...

번잡한 제주 시내가 아닌 제주지만 사람이 별로 없는 시골의 게스트하우스 지배인을 하기엔 아까운 인재인 구이준에게 어떤 사연이 있어 이 작은 '크리스 하우스'에 지원하게 된 것일까?

한국소설 《메리 크리스하우스》는 구이준이 중심이 되지만 결코 구이준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지는 않는다.

어딜 가나 사람이 있는 법. 구이준이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누나 친구 제인이 구이준이 있는 마을에서 크리스마스 때마다 산타 복장을 한 사람이 말을 죽이는 '살마마'를 잡기 위해 장기 투숙을 하게 되어 구이준과 콤비를 이루게 되지만 이 소설의 가장 활력소가 되는 사람들은 바로 동네 주민들이다.

오지랖 넓고 사람들 일에 관여하기 좋아하는 부 이장님.

해충방역 시스템 직원이자 동네 소식통이기도 한 지용,

마을의 유일한 카페 송당당근의 주인인 영덕,

이준의 회색 스타렉스를 택시처럼 타고 다니는 경하난 할머니,

약국에 모이는 타지파와 아래닭 거리에서 식당을 하는 토박이파 아주머니들...

남의 일에 관여하기 싫어하는 구이준이 반강제적으로 누나 친구 제인과 함께 크리스마스마다 말을 죽이는 '살마마'를 잡기 위한 과정에서 사람들과 얽히게 되며 비로소 마을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에게 잘못된 추리를 할 수 있게 하는 저자의 트릭도 있고 재개발과 관련된 동네 사람들의 입장 차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소재들이 모두 추리 단서로 독자들을 유인한다.

하지만 절대 속지 마시길! 범인은 가장 가까운 곳에 가장 의외의 인물이니까!

재미있게 읽으면서 범인을 추리해가며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소설 《메리 크리스하우스》.

간만에 웃으면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만나 반가웠다. 재미와 긴장감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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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의 세계사 - 왜 우리는 작은 천 조각에 목숨을 바치는가
팀 마샬 지음, 김승욱 옮김 / 푸른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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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나 타국에 이민 온 사람들은 대통령이 순방을 올 때 또는 경기를 관람할 때 태극기를 흔든다. 태극기를 흔들며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국내에서도 태극기 부대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집회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사람이 있다. 태극기를 흔들다 못해 성조기를 흔들고 심지어 이스라엘 국기를 흔든다. 왜 우리는 그렇게 깃발을 흔들까?

바로 상징 때문이다. 물론 태극기 부대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태극기가 갖는 상징이 다르겠지만 태극기 부대에게는 태극기,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 등이 자신의 믿음에 대한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상징들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저자 팀 마셜은 그 기원을 추적해간다.

100여개가 넘는 국가의 국기를 저자가 모두 수록할 수 없다. 저자는 이 책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국가들 위주로 소개해나간다. 그 첫번째 타자는 바로 미국의 성조기다 저자 팀 마셜은 단지 성조기만이 아닌 남북 전쟁이 한참일 때 쓰였던 역사와 극단적인 백인우월주의 KK단의 상징까지 그 기원을 설명해서 현재 성조기로 쓰이기까지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특히 성조기가 미국의 국기임에도 국내산보다 저가용 중국산 성조기가 더 많이 팔리는 현실은 9.11이후 성조기의 매출량이 급등하고 애국심이 폭발한다 하여도 경제적인 현실은 넘어서지 못하는 웃픈 현상을 설명해준다. 미국산 성조기만을 판매할 것을 법령으로 제정하고자 하는 정치인들이 있다는 현실을 보며 그들의 성조기에 대한 우월감 또한 느끼게 해 준다.

영국의 국기 유니언잭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의 디자인을 합한 상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영국의 복잡한 구조를 설명한다.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하여 촉발된 스코틀랜드의 분노, 국기 '그레이트 브레이튼'이라고 불리기까지 겪게 된 그들의 복잡다단한 역사 속에 어떻게 국기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는지 또한 일반 역사서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부분이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의 '유니언잭' 국기를 공식으로 인정화한다는 성문법이 없음에도 관습과 정통에 의해 받아들여졌다는 점이다.

이 밖에도 책에는 유럽연합, 유럽, 나치, 팔레스타인 내에서 하마스와 PLO, 아프리카 등의 국기 등을 설명해 주어 전체적인 세계사를 이야기한다. 다만 이 책의 최대 단점은 저자가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세계사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해서인지 기초 지식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조금만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었다면 역사 초보자들이 접근하기 쉬웠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단지 천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국기의 상징은 강력하다. 그 국기의 상징은 단시간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지난한 시간과 오랜 갈등 끝에 만들어졌다. 이 책은 세계의 국기를 더욱 친근하게 만들어지고 국기를 통해 그들 나라를 더 잘 이해하게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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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지구를 망치는가 - 1%가 기획한 환상에 대하여, 2022 우수환경도서
반다나 시바.카르티케이 시바 지음, 추선영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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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페미니즘"은 '생태학'과 '여성주의' 의 합성어로 자연이 인간에 의해 지배되는 것과 여성이 남성에게 지배되는 것에 상관성이 있음을 이야기하며 모든 생명체가 공생할 것을 주장하는 운동이다.

그리고 이 "에코 페미니즘"의 중심에 는 인도의 세계적인 환경 사상가인 반다나 사바가 있다.

『누가 지구를 망치는가』는 기후 위기를 그린 환경책이다. 하지만 다른 저서들이 주로 기후변화의 현실을 많은 사람들로부터 원인에서 집중한다면 반다나 시바와 카르티케이 시바는 기후변화의 주범을 다른 곳에서 찾는다.

바로 이 세상의 부와 기술을 독차지하는 세게의 1%를 겨냥한다.


1퍼센트는

생명의 잠재력, 민중의 권리 , 자신들이 구성한

'구성한 범주와 담론' 이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저자가 말하는 1퍼센트가 누구를 말하는지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세계 부자 순위 1위인 일론 머스크,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그리고 최고 자선가인 빌 게이츠 등이 저자들이 말하는 기후변화의 주범이다.

왜 이들은 다른 전문가들과 달리 1%를 겨눌까? 환경 운동은 개개인의 변화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기후 변화를 자초하는 실질적인 배후1%의 속셈을 알지 못하면 우리의 지구를 구하는 수많은 시도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첵에서는 먼저 환경 파괴되기 전, 신자유주의로 환경파괴가 가속화되기 전, 지구 공동체는 다양성을 이루었던 세계였음을 강조한다. 인간 또한 다양했으며 하늘, 바다, 땅 등 온갖 다양한 생물과 곡식 등이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왜 그런가. 바로 1%에 의해 이루어지는 인수합병과 제휴, 그리고 기술 독점 때문이다.

기업간의 인수합병이 지구 환경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누군가는 의아해할 수 있다. 저자가 너무 확대해석한다고 경계할 수 있다. 그런 반응을 예고한 듯, 저자들은 하나씩 설명해나간다.

그 중 땅을 파기하는 화석연료에 기반한 비료들을 판매하는 유독성 카르텔 회사들의 역사부터 시작한다. 세계적인 화학업체인 바이엘, 다우 케미컬 등이 히틀러가 유대인을 죽이기 위해 사용했던 유독 가스를 만들었던 회사였음을 밝힌다. 인간 살상용 소재로 부를 모은 기업들이 전쟁이 끝난 후 종자, 살충제, 화학비료를 만들어 농업에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자신만의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부풀고 그들만의 기술을 이용하여 농민들의 기술마저 착취한다. 자신들이 만든 화학 비료가 땅에 주는 영향을 무시한 채 자신만의 이윤만 챙기는 현실은 신자유주의에 정당화된다. 99%의 사람들과 지구는 1%를 위해 희생양이 되어 주어야 한다.그들이 만들어내는 농업 형태가 기휘 위기의 가장 큰 퍼센트를 차지한다.


『누가 지구를 망치는가』는 1%가 99%를 어떻게 기만하며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지 설명하는데 그 중 선한 부자로 알려진 빌 게이츠를 주목한다. 전부인 멜린다와 함께 재단을 만들어 전세계적으로 통 큰 자선을 베풀고 있는 빌 게이츠의 자선활동이 어떻게 기후 위기의 주범이 될 수 있을까?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 글로벌 저스티스 나우 보고서를 인용한다.

게이츠 재단이 하는 일이

결국 전 세계의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기업의 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게이츠 재단은

경제적 부정의와 사회적 부정의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여러 회사에 투자하여 이익을 얻고 있다.


저자는 빌 게이츠의 자선을 '자선 자본주의'라고 명명한다.

자선은 더욱 많은 의존도를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그 자선을 구하는 수요가 많을 수록 자선을 베푸는 자의 힘은 더욱 강화된다. 자선을 하는 자와 받는 자간의 악순환이 이어진다. 특히 그 자선의 방향이 부정의한 세력가 결탁할 때 그 악순환은 더욱 심화된다. 특히 빌 게이츠의 자선재단은 앞서 언급한 화학 비료 업체들과 투자하여 더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1%는 자신들이 만들어온 기술로 99%를 길들이고자 한다. 그들의 방식의 우월성을 강조하면서 각 국가의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버리고 자신의 시스템으로 바꿔 나갈 것을 강요하고 지도자들을 배후에 조종한다. 그들의 조종 속에 부의 착취가 더 강화되고 사람들은 1%의 담론에 길들여져 환경 파괴적인 행동을 멈출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기존의 '중앙 집권적인' 운동이 아닌 '스와라지'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것을 강조한다. 위에서 아래가 아닌 아래에서 위로의 자치적이고 분권적인 풀뿌리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을 인식의 중심에 두고 사고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면

인간의 자만을 영구화하고 말 것이다.

1퍼센트의 규칙은 인간이 아닌 모든 존재의 권리를

배제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인간마저 배제하는 초인간중심주의다.


그동안 우리는 인간을 중심에 두는 생활을 유지해왔다. 있는 자들이 만들어낸 더 잘 살기 위하고 풍요에 중독된 소비 지상주의의 삶을 살아왔다. 1퍼센트의 담론은 자신들의 우월성을 앞세워 다양성을 파괴시키고 인간 중심으로만 생활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근본적인 원인을 우리의 사고 방식에서먼저 시작해야 한다. 인간 중심주의가 아닌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인정하며 함께 살아가는 습관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1퍼센트에 길들어져있던 담론에서 독립하여야 한다.

『누가 지구를 망치는가』는 이제까지 읽었던 환경 관련 중 가장 놀랍고 충격적인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사실을 자세하게 볼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이 책 뒷표지에 쓰인 글처럼 "지구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과 함께 기후 변화를 강력하게 경고한 마크 라이너스의 저서 <최종 경고: 6도의 멸종>도 꼭 함께 읽어보기 권한다. 기후 변화는 먼 미래가 아니다. 바로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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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질량
설재인 지음 / 시공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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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의 세계다.

사는 게 버거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만이

이 세계에 떨어져 또 꾸역꾸역 살아가야 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평생동안 짊어져야 했던 지독한 가난, 결혼 후 남편 정준성에게 갖은 학대를 견디다 못해 한강에 투신한 서진. 서진은 죽은 후 자살한 사람들만이 머무를 수 있는 사후세계로 안내받았다.

이 곳에서 영원한 안식처로 가기 위해서는 목 뒤에 있는 매듭을 풀어야만 한다. 타인과의 긍정적인 스킨십을 통해서만 매듭이 풀리기까지 그들은 또 살아가야만 한다.

죽으면 모든 게 끝인 줄 알았는데 또 다시 살아야 하는 사후세계에서 서진은 낯익은 얼굴을 발견한다.

" 네가 왜 여기 있어, 왜."

서진이 사후세계에서 만난 사람은 서진의 첫사랑 이건웅. 자신을 보며 해맑게 웃는 건웅이 왜 여기 있는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건웅은 왜 자살이라는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

그런데 신도 참 무심하다. 첫사랑 건웅을 만난 건 그렇다치고 또 다른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내가 누구때문에 죽었는데. 왜 이 얼굴을 죽어서까지 봐야 하는 거지?

"장준성 그 개새끼가, 왜 여기 있냐고.

왜 여기서 실실 웃으며 아무나 껴안고 다니는 중이냐고.

내 전남편이 왜 여기 있냐고."

서진을 죽음에 내몰게 한 전남편 장준성에 이어 만난 열네 살 소년 선형. 죽기엔 너무 어린 소년의 죽음에 전남편 장준성이 엮여 있음을 알게 된 서진은 이 아이를 위해 장준성과의 결단을 내기로 결심한다.

『우리의 질량』은 서진과 건웅, 그리고 장준성, 세 사람의 이생에서의 삶과 사후 세계가 교차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가난의 짐을 지고 다녀야 했던 서진과 부유한 집안의 건웅. 그들 사이에서 서진의 가난을 이용하며 서진을 불행에 이르게 한 준성. 이생에서는 자신의 삶에 허덕이느라 주위를 제대로 보지 못한 서진과 사랑하지만 자라온 환경이 너무 달라 결코 서진을 깊게 이해하지 못했던 건웅이 그려진다면 사후 세계에서는 모든 것을 떠나 온 아무 것도 없는 세계이므로 이생에서는 잘 알지 못했던 것들이 비로소 보인다. 특히 어린 선형을 위해 그리고 서로를 위해 움직이면서 이생에서 상대방이 했던 행동들을 그제서야 이해하게 된다.


우리는 평생 타인이 살아야 했던 그 삶의 질량을 몰라.

저 행성에 갈 수 있을 리가 없으니.

그래서 자꾸만 내 것이 가장 무겁다고.

가혹하다고.

내 것을 떨쳐내기가 가장 힘들다고.

그렇게 자기 행성에서 혼자 고래고래 소리쳐 왔던 것은 아닐까.


장준성과의 결단을 내기 위해 위험을 무릎쓴 서진과 서진을 돕기 위해 모인 사람들.

이들은 사후세계에서 가장 큰 용기와 도전을 하며 자신을 희생한다. 이생에서는 삶을 포기했던 그들이 사후세계에서는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며 적극 동참한다. 가장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선택을 한다.

이생에서는 자신의 삶의 질량에 허덕여 타인의 질량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그들이 함께 하면서 서로의 질량을 알게 되고 서로가 서로의 질량을 나눠진다.

사후세계라지만 타인의 짐을 지기까지는 쉽지 않다. 하지만 나만의 질량일 때보다 우리의 질량으로 함께 짊어 질 때 더 이상 외롭지 않다. 함께 하는 우리가 있으니.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이 사실을 서진이 죽기 전에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강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랬다면 조금만 더 편해졌으련만. 그럼에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후 세계에서라도 함께 일 수 있으니. 외롭지 않으니까.

사후 세계를 그린 죽은자들의 세계이지만 나는 소설 속에서 강한 생명을 느낀다. 서로의 질량을 알아주자고 함께 나눠 지며 살아가자고 말하는 삶이 그려진다.

살아가자.

서로의 짐을 나눠가며 함께 견뎌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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