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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MBC 뉴스 이용마입니다
이용마 지음 / 창비 / 2017년 10월
평점 :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의 저자 이용마 기자는 는 지난 2012년 공영방송 MBC를 지키기 위한170일 간의 투쟁을 하였다가 해고된 해직기자이다. 작년 복막암 말기 판정을 받았지만 끝까지 공영방송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는 이용마 기자가 두 아들에게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이용마 기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전두환 정권시절의 역동의 시절과 현장을 취재하며 바라본 한국 사회의 현대사의 이면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용마 기자의 고향은 전북 남원이다. 이용마 기자의 집안 형편은 넉넉치 못했다. 말단 행정 공무원인 아버 지의 월급, 아버지의 알레르기성 천식과 어머니의 허리 디스크로 쌓여만 가는 의료비는 집안의 경제에 큰 부담이 되었다. 저자의 어린 시절에, 부모들은 자신들의 가난을 물러주지 않으려고 자신의 아이들에게 명예와 출세가 인정되는 판,검사가 되는 것이라고 주입시켰고 이용마 기자 역시 당연히 판,검사 또는 관리가 되는 것이었다.
행정 관료의 삶을 꿈꾸었던 이용마 기자에게 대학생활은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를 고민하던 그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던 터닝 포인트였다. 고등학교 때까지 자신들의 정권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권에 비판적인 세력을 무조건 빨갱이로 몰아버리는 "좌경용공" 으로만 알고 있던 저자는 비로소 어두운 현대사를 바로보게 되고 민주화 투쟁을 위한 가두투쟁 및 사회에 대한 연구를 해 나갔다.
그 꿈이 무엇이냐고? 그건 우리 사회를 더욱 자유롭고 평등하게 만드는 것, 그러면서도 인간미가 넘치는 사회,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후 나의 모든 삶은 주어진 조건에서 이 꿈을 실현하는 데 맞춰졌다.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고, 한 번도 잊지 않았다. 하루빨리 이 꿈이 실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학 졸업 후 저자가 선택한 직업은 기자였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이론과 실천을 함께 접목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고 MBC 기자가 되었다.
기자가 되어 바라본 내부 현실은 너무 냉혹했다. 박정희, 전두환 독재 세력으로 똘똘 뭉친 보수세력의 견고한 카르텔,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에 집중된 경제 정책과 부의 양극화, 오랜 시간동안 보수세력의 패러다임에 세뇌된 국민들, 권력의 사냥개 역할에 충실한 자칭 법의 수호자 법조계...
그 많은 현실 속에서 기자로서 많은 고민과 분노를 가지게 만들었던 사건은 단연 "삼성공화국"이었다. 이재용의 불법 상속 건에 대하여 제대로 수사하는 검찰도 없었고 이에 대해 비판하는 기자는 저자 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삼성 비판 기사는 윗선에 의하여 황금시간대인 9시 뉴스가 아닌 다음 날 아침 6시 뉴스에 잠깐 나올 뿐이었다.
이미 국회, 검찰, 정부 부처, 언론사 등 주요 기관들에 "삼성 장학생"들이 독점하고 있는 이 때 (물론 지금도 삼성 장학생들은 견고하지만) 이용마 기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또 하나의 삼성 장학생이 되기를 거부하고 그의 소신을 지키는 것이 그의 최선이었다.
쉬운 길보다 자신의 소신에 따라 행동하는 것. 드라마에서는 참 멋지게 보여진다. 하지만 현실은 드라마보다 훨씬 잔인하고 냉혹하다. 특히 조직 사회에서는 튀어 보이는 행동을 좋게 보일리가 없고 그는 모난 돌이 되어 있었다.
MBC에 들어온 나는 모난 돌이 되어 있었다. 지금 후회하느냐고? 글쎄, 과연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옳았을까? 솔직히 아직도 그 방법을 모르겠다.
이용마 기자가 바라보는 언론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바로 강자에겐 강하고 약자에겐 관대한 언론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언론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적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라고 말한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소수의 권력자에겐 엄정한 잣대를 요구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할 수 있는 언론이 라고 말한다. 언론이 바로 서야 국민들이 사회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고 기득권 세력들의 폭주를 막을 수 있다.
저자는 현재 투병 중이지만 결코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꿈을 함께 꾸자고 두 아들에게 아니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정의가 물같이 흐르는 사회는 결코 개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우리 함께 이루어 가는 꿈이기 때문이다. 비록 가야 할 길이 아직 먼 꿈이지만 우리는 촛불집회를 통해 이것이 결코 허망한 꿈이 아님을 깨달았다. 우리 사회의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서 이 사회의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 우리는 더 많은 촛불을 들어야 한다.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이기 때문에 "세상은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