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읽는 시간 - 관계와 감정이 편해지는 심리학 공부
변지영 지음 / 더퀘스트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를 낳고 워킹맘으로 살아가면서 일과 육아에 바쁘게 살아가면서 가장 돌보지 못했던 것은 바로 나의 마음이었다.  하루 하루가 끝이 없는 중노동을 하는 것 같은 일상에 육신 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넝마주이가 된 나에게 <내 마음을 읽는 시간>은 매우 놀랍고도 위안이 되는 책이었다.

모든 현대인들이 바쁘게 살아가지만 그 중에서 특히 나와 같은 워킹맘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시간에 많이 쫓기고 슈퍼우먼이 되어야 하는 심적 부담감에 항상 억눌려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이들을 챙기고 준비해 등원시키고 회사에 부랴부랴 출근하고 퇴근 후에도 집으로 다시 출근하는 워킹맘들은 건강은 기본이고 자신이 뭘 원하는 건지 고민할 시간도 생각할 시간도 없다. 피곤해서 아이들을 재우면서 같이 잠들어버리는 기계적인 일상 속에 많은 회의와 좌절감등이 더욱 힘들게 한다.

 <내 마음을 읽는 시간>에서 저자는 그러한 힘든 감정, 내가 때때로 느끼고 괴로운 감정 등을 마음에서 담아두지 말고 나의 감정을 "정서분별"을 하도록 제안한다. "정서분별"은 내 안에서 일어나는 다른 감정들에 집중하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들이 겪은 부정적인 경험에 대하여 말하기를 회피하거나 떠올리기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표현되지 않은 감정들은 해결되지 않은 채 오래 지속되고 다른 일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겪은 감정을 세밀하고 자세하게 분별하고 감정에 직면한다면 나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고통 또는 스트레스가 조절될 수 있다.

"내 마음을 내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내가 원하는 만큼 적절하게 위로받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는 작업을 먼저 해보라고 권합니다. 자꾸 해봐야 익숙해져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111)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분별하는 것. 그것은 바로 나를 이해하는 첫걸음이자 마음을 다스리는 가장 기본이다.

정서를 분별할 수 있기 위해서 저자는 <마음챙김> 방법을 제안한다. 사실 내게 '마음챙김'은 생소한 단어이다. '마음챙김' 또는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은 반듯이 누워서 하는 하타요가, 정좌명상, 걷기명상이 있다. 자신의 현재 경험에 온전히 집중하여 그 경험을 알아차리도록 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을 즉시 인지하여 그 생각들을 멈추고 현재의 경험으로 마음을 온전히 가져오는 것은 그리 쉽게 이루어지지 않듯이 연습이 필요하다. 이 연습을 위해 우리에게는 온전히 집중해 줄 조용한 장소에서 명상할 것을 제안한다.

<내 마음을 읽는 시간>에서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하였고 공감을 하였던 부분은 바로 자기 자비(Self-compassion)이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자존감은 바로 "" 자신에게만 집중한다. 나에게 집중하고 남과 비교하기 때문에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자기 자비> ""에게 친절한 것을 넘어 바로 "타인"에게 까지 영향을 미친다. 먼저 나 자신에게 자비로워야 한다. 나를 비판하는 마음을 멈추고 나를 친절한 마음으로 자신을 보살피는 것이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고통받고 있을 것이라고 느끼며 나만의 고통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까지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나의 경우 우리 회사에서 워킹맘이 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피해의식이 상당히 많았다. 약속이나 회식을 자유롭게 하는 동료들을 부러워하면서 나만 힘들어한다는 느낌에 많이 외로웠고 그 외로움이 아이들에 대한 원망으로 가곤 했다. 내 마음을 다스리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같은 상황이 일어날 때면 소외감과 원망은 슬그머니 머리를 들어 나를 괴롭히곤 했다.

이러한 나에게 먼저 나를 친절하게 보살피고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자기 자비는 내가 그동안 나 자신에게만 집중함으로 나를 더욱 힘들게 하였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자신에 대한 자비를 배제하면서 타인에 대한 자비를 애기하는 것은 심각한 자기기만이 될 수 있다" (p,221)


성경에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이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남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씀이다. 나 자신에게 친절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타인에게 친절할 수 있겠는가.


내 마음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단지 짬을 내어 내 안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라. 그리고 그 감정들을 말하면 된다. 그리고 힘들어하는 나에게 괜찮다고 나만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나 자신을 위로해 주자. 세상의 모든 힘들어하는 몸과 마음을 돌볼 시간이 없는 나와 같은 워킹맘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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