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와 장미의 나날
모리 마리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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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이가 먹으면 점잖고 어른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노래부르며 인생을 즐기며 자기만의 매력을 풍기는 캐릭터들을 드라마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나이가 어때서.. 
여기 <홍차와 장미의 나날>의 저자 모리 마리라는 귀여운 할머니가 있다. 

유명한 작가 아버지를 둔 명망 있는 집에서 태어났지만 두 번의 이혼을 겪고 아디들과도 떨어져 지내야 했던 마리, 사망한 지 이틀 뒤에 발견될 말큼 고독한 인생이었던 마리의 생은 우리들의 눈으로 보기엔 불쌍한 인생처럼 보인다. 하지만 <홍차와 장미의 나날>의 저자에게는 쓸쓸함보다는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 자기동정과 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맛있는 것 하나에도 행복해하며 여러 요리에 대한 추억과 저자의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뭔가 철이 안 든 할머니 같다고나 할까? 
특히 아무도 저자가 요리의 달인이라는 사실을 믿어 주지 않고 화려한 요리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들을 만들어가며 행복을 느끼는 것. 그것이 쓸쓸한 저자의 인생, 표지처럼 곤란한 인생이지만 잘 먹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버틸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리를 잘 하지 못하는 나이지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한 번 시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에 대하여 과연 나는 어떤 추억을 갖고 있었나라고 돌아보게 만든다. 
인생이란게 뭐 별 거 있을까? 음식 하나에도 행복할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성공한 인생 아닐까? 
저자 모리 마리는 우리가 이제서야 깨달았던 작은 행복, 소확행의 행복을 저자의 삶에서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코카콜라를 즐겨 마시고 커피 대신 홍차를 좋아하였던 모리 마리의 글은  매우 따뜻했다. 

이웃집 할머니같이 친근한 모리 마리. 지금쯤 천국에서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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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귤
김혜나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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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나 작가의 <청귤>은 6편의 단편소설이 담긴 저자의 첫 소설집이다. 
이 6편의 단편에 담긴 주인공들은 모두 소외된 자들, 상처입은 자들이다. 첫 번째 단편 [로레나]는  필리핀에서 건너 와 삼촌의 구타와 주변의 멸시를 견디며 살아가는 로레나의 이야기다. 
표제작이기도 한 [청귤]은 풍요로운 상황에서도 외로운 미영과 작가라는 이름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지영의 이야기이며 각각의 단편 소설들의 주인공들은 외로움을 품고 있다. 

그래서일까? 소설을 읽는 동안 그 외로움들이 나에게 전이된다. 
상대방의 상황은 전혀 아랑곳없이 페디큐어를 받기 위해 긴 줄을 늘어선 친척들, 페디큐어를 해야 하는 당사자의 피곤함과 통증은 그들에겐 알 바 아니였다. 해가 저물어가는 저녁 작은 방에서 쓸쓸히 눈물 짓는 로레나의 모습에 담긴 외로움. 그게 과연 로레나만의 외로움일까? 
갑과 을의 관계가 횡행해지고 우리가 무차별적으로 행하는 횡포가 당연시되어 가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모두 혼자 쓸쓸히 눈물 짓고 있는 우리들의 외로움은 아닐까 생각한다. 

두 번째 단편 [이야기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작품에서는 보이지 않는 상대방이 주인공에게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하는 요청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상대방의 요청에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뇌수막염에 걸리고 사시 진단을 받은 이야기,첫 번째 소설 [로레나]의 주인공 로레나의 이야기 등 남들에게 하지 못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줌으로 인해 변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천천히 드러낸다. 

자신의 삶이 청귤같다고 말하며 화려함 속에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는 미영과 성폭력의 상처 속에서도 짝궁의 잦은 구타와 성폭력에 대한 고통으로 인한 울부짖음 속에서도 어느 누구도 들어주지 않아 아픔이 된 주인공들의 이야기들은 내가 과연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나 자문해보게 된다. 

엄마가 자주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내가 아프다고 할 때 모두 내 이야기를 듣지 않고 웃어넘겼어.그게 정말 한이 돼."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자꾸 엄마의 하소연이 메아리친다.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더라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거라는 엄마의 말씀이 주인공의 이야기에 자꾸 오버랩된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존재가 있다면 이 궁핍한 일상에 위안이 되어 줄 수 있었을텐데 우리는 들어주는 것에 너무 인색해 왔음을 작품 속의 인물등을 통해 말해주는 것 같다. 

저자의 작품을 처음 접했지만 각 인물들의 아픔과 상처가 여운이 책을 덮고 난 이후에도 깊게 남는 작품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하고 싶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게 만든다. 

 

당신이 바로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존재라는 것을. 
내가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이 바로 당신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당신이 없으면 나도 없고, 내가 없어지면 이야기도 소멸한다는 사실을요.


말하자면 이 귤 같은 거야. 
사람들은 여름에도 귤이 난다면서 신기해하고 그것을 먹어보려고 하지.
그런데 이걸 막상 나무에서 따서 손으로 가져와 보면 예쁘지도 않고 맛있지도 않아. 
이건 그냥 쓰고 시고, 딱딱하기만 해. 

진짜로 먹을 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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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의 영역
최민우 지음 / 창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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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미래를 알 수 있다면 그건 축복일까 저주일까? 
많은 사람들이 자식의 앞날, 궁합, 운수를 알기 위하여 무속신앙인을 찾아가거나 타로 카드를 보곤 한다.
과연 미래를 안다면 자신에게 다가오는 불행을 알 수 있을까? 

상가주인이자 보석상을 운영하는 주인공의 할아버지는 앞 일을 볼 수 있는 분이였다. 
다만 점쟁이처럼 전문적이 아닌 예언의 당사자를 향해 한 두 마디씩 내뱉고 의식을 잃으시면 자신이 한 말을 잊어버리고는 하지만 할아버지의 예언은 항상 적중했고 그런 예언은 가족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곤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할아버지의 마지막 예언 대상자는 바로 주인공. 단 두마디였다. 

"만나서는 안 될 사람을 만날 거다." 
"소중한 걸 잃게 된다. 힘들 거다. 용기를 잃지 마라. 도망치면 안 돼." 

할아버지의 임종 후 주인공은 취업을 하고 일을 위해 방문한 공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던 서진을 만나 고 둘은 연인관계로 발전해 간다. 
인턴을 그만두고 직장을 알아보던 서진은 취업준비에 열심이지만 취업의 문턱은 매우 높다. 
전 직장상사의 험담으로 인해 자기 주장이 강한 아이로 낙인찍히며 이 바닥에서 취업은 힘들것이라는 것을 인지한 순간 서진의 마음 속에 강한 증오감이 발생하며 그 날 서진은 자신의 몸에 그림자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서진이 그림자를 잃어버린 순간 주인공은 할아버지의 예언이 실현되었음을 알게 된다. 

<점선의 영역>에서는 우리에게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이 우리가 잘 알지 못해도 잘 움직이기만 하면 과연 이대로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스마트폰의 원리를 알지 못해도 작동만 하면 그대로 괜찮은 것인가? 
우리 주변의 일들이 내게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준다면 그 자체로 괜찮은 것일까? 
그에 대한 답을 저자는 서진을 통해 보여준다. 
처음에 자신의 그림자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의문을 계속 추적해 나가던 서진이 자신의 그림자가 사라진 이후 자신이 반감을 가지던 사람이 겪는 사건들을 지켜보며 후련함을 느낀다. 그리고 더 이상 의문을 갖지 않고 의미 찾기를 포기한다. 
잘 됐다, 상관없다라고 생각한 이후 자꾸만 희미해져가는 서진의 모습을 통해 의미를 잃은 채 포기해 버리는 순간 우리의 삶도 희미해져감을 말해준다. 

할아버지의 예언은 실현되었다. 하지만 어떻게 살아갈지 결정하는 건 결국 할아버지의 예언이 아닌 주인공과 서진의 몫이었다. 그들이 새로운 점을 찍고 점선을 만들어갈 때 더 이상 예언은 그들에게 장애가 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미래가 불안할수록 점쟁이에 더욱 많은 돈을 쏟아부을 것이다. 
결혼,대학입시, 취업 등을 물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인생을 살아가는 건 예언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인생의 도화지에 어떤 점선을 그릴 수 있는 부분은 누가 대신 해 줄 수 없다. 
내가 스스로 점선을 잇고 의미를 만들어 갈 때 진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말해 준다. 

<점선의 영역>, 얇지만 책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읽는 내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며 생각하게 해 주는 이 작은 소설이 읽는 이들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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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게 (반양장) - 기시미 이치로의 다시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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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렸을 땐 빨리 커서 어른이 되고 싶어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한 기대가 두려움으로 변한다. 
체력이 약해지고 주름이 생기며 할 일 없이 쓸쓸한 일상 등이 모습이 흔히 우리가 상상하는 노년의 모습이다. 나이가 드는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마흔에게]는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인생의 중년을 넘어선 이들에게 또는 나이 드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이들에게 삶의 관점을 다시 바라봄으로 부제처럼 다시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쓴 책이다.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인생을 "생산성"위주로만 살아왔다고 진단한다. 젊었을 때는 생산성 있는 일들을 많이 할 수 있었지만 늙어가며 할 수 있는 일들이 줄어들며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에 빠져든다. 늙어 자식의 병간호를 받고 부담이 될 바에야 빨리 세상을 떠나야 한다는 한숨소리도 우리가 생산성 위주로 삶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생산성" 위주의 삶은 인간을 소모품으로만 취급하게 만들며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건 "존재 가치" 위주의 관점을 바꿀 것을 강조한다. 

결승 지점을 향해 뛰며 경쟁하는 마라톤 같은 삶이 아니라 춤을 추는 자체만으로 기쁘고 행복한 것처럼 삶은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고 기쁨이 되어야 한다. 목표보다는 그 일을 내가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기쁨이 될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 못 해. 이 나이 먹어서 뭐에 쓸려고. 라는 한탄이 아닌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늦은 나이에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고 여전히 부족하지만 결코 자신을 탓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한국어 실력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예전보다 한결 나아진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기 때문에 오히려 감사할 뿐이다. 

어느 누구도 나이 드는 것을 피할 수 없지만 삶을 바라보는 관점은 바꿀 수 있다. "지금 여기"의 삶을 충실히 보내며 미리 걱정하지 않는 것. 그리고 나부터 행복해질 것. 내가 행복해야 주변을 챙길 수 있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부모님을 간병하거나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며 자신부터 챙길 것을 말하는 저자의 조언은 부모님을 간병했던 저자의 깊은 경험담으로부터 많은 실질적인 조언을 준다. 

40대의 문턱에 선 지금.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매우 감사하다. 
그리고 투병생활을 하고 계시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뭔가를 배우고 실행하는 것에 대해 주저하게 된다. 부정적인 생각이 나이의 벽에 부딪쳐 주저앉게 될 때가 많다. 그런 내게 할 수 있다고 말해주어서 매우 감사하다.
나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용기가 필요하다. 
기억하자.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라 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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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아는 와이프 1~2 세트 - 전2권 - 양희승 대본집
양희승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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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하는 모습 하나만 보고 결혼한 후 상대방에게 100% 만족하는 부부가 얼마나 될까
연애시절엔 눈에 콩깍지가 씌여 상대방의 단점이 보이지 않거나 이 정도는 눈감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결혼 후엔 그 사소한 부분이 자꾸 옥의 티처럼 눈에 거슬리며 부부싸움의 단초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연애할 땐 보이지 않던 상대방의 행동으로 인해 당황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내가 이런 사람이랑 결혼했나 라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최근 tvN에서 종영한 드라마 <아는 와이프>는 그런 실제 부부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었다
서로 좋아 결혼했지만 아이들을 낳고 맞벌이를 하며 하루 하루 치열한 전쟁같은 삶을 보내며 살아남기 위해 괴물이 되어야하는 우진과 변해가는 와이프를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남편 주혁의 시간이동 로맨스판타지슬립 드라마이다
나 역시 주인공부부처럼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맞벌이 부부로서 매우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 애정하는 드라마 중 한 편이다

어린 아이가 있는 부부들에게는 하루 하루가 지옥이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 아침 준비에 옷 입히고 마지막으로 간신히 출근준비를 해야 하는 아침.. 
바쁜 업무에 쏟살같이 지나가버리는 하루.. 
퇴근 후 어린이집 하원 시간에 맞추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하원전쟁... 
집에 간신히 돌아오지만 부부를 맞이하고 있는 건 안식이 아닌 또 다른 육아의 전쟁.. 
이건 주혁과 우진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였고 모든 맞벌이 부부들의 이야기였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대본집을 통해서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어쩜 이리 실감나게 부부들의 일상을 그릴 수 있을까라며 감탄하게 된다

우연히 주혁이 첫 사랑 혜원을 만나게 되며 지금의 아내 우진이 아닌 혜원과 결혼했다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상상.. 나 또한 그런 상상을 많이 하곤 한다
이 사람을 만나기 전에 헤어졌던 그 사람과 결혼했더라면 내 인생이 조금은 수월했을까
결론은 알 수 없지만 그리고 허무한 상상이라는 걸 알기에 그저 웃고 말지만 주혁에게는 지하철에서 만난 노인을 통해 그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시간이동을 하게 된다
이루지 못한 첫 사랑 혜원은 와이프로
괴물이 되어간 아는 와이프 우진은 직장 동료로.. 

부자집 혜원과 결혼함으로 직장에서의 달라진 위상명품 자동차와 호화로운 일상.. 
행복하기만 할 것 같던 주혁이 느낀 행복도 잠시.. 시간이 흐르면서 발견하는 건 시간 이동 전의 와이프 우진이 느꼈던 슬픔과 외로움이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살 땐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알고 싶지도 않았던나만 힘들다고 느꼈던 상황들 속에서 혼자 외로워했고 힘든 상황 속에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어야만 했던 상황들.. 
대본집을 읽으면서도 그 때의 드라마 장면과 오버랩되며 감정이입이 되어 먹먹함에 책을 읽기 힘들었다

"
가족이라는 게 내 편 들어주는 사람들인 거잖아요"라는 대사에서 내가 왜 남편에게 섭섭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는지 정곡을 찌르는 대사... 
하나하나가 내 심정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남편에게 해 주고 싶었지만 말하지 못했던, 입에 맴돌기만 했던 말들이 주인공 주혁의 대사를 통하여 

나의 마음을 말해준다. 


결국 부부란 서로를 이해해 주려는 노력이 없이는 결코 존속하기 어려움을 깨닫는다
잉꼬부부 최수종하희라 부부 또한 사랑은 노력이라고 했던 말이 이 <아는 와이프>를 통해 서로 노력 없는 관계는 유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는 드라마였다

드라마를 통해 보았던 감동들이 대본집을 통해 글로 읽으니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한 번 보고 훅 지나쳤던 대사들이 글로 읽을 때 다시 한 번 내 마음을 콕 찍어 두드린다.
내 마음을 두드린 대사들을 두고 두고 볼 수 있는 게 바로 대본집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싶다

어린 아이들을 키우며 전쟁같은 삶을 살아가는 부부들에게 이 드라마가 서로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것 같다그리고 드라마로서의 매력도 있지만 글로서의 매력은 역시 다름을 강조하고 싶다
물론 드라마와 글 모두 다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내 인생 첫번째 대본집. <아는 와이프남편이 미울 때마다 두고 두고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당신은  이상 내가 바라는 대로가 아니고

 당신이 바라는 대로는   없는 사람이야
나한테는...
내가  누구보다 우선인 사람이 필요해."



"일에 쫓기고 부대끼며,
 내가 제일 힘들다 생각했다.
 코가 석자라고그러니  몫은 니가 감당하라고
알아도 모르는  너를 외면했다"
.


"니가 괴물이   아니라 

                                      내가  괴물로 만든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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