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앱솔루트 달링
가브리엘 탤런트 지음, 김효정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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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앱솔루트 달링] My absolute darling. 나의 전부, 나의 전부인 내 사랑. 매우 사랑스러운 사람을 지칭할 때 부르는 호칭이다. 애정과 사랑이 듬뿍 담긴.. [마이 앱솔루트 달링]의 주인공인 터틀, 본명 줄리아 또한 아버지에게 마이 앱솔루트 달링, 나의 전부, 내 사랑이라는 말을 매번 듣는다. 넌 내 것이야, 난 너 밖에 없어, 아빤 널 사랑해..

주인공 터틀은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없이 아버지와 단 둘이 산 속 깊은 곳에 은둔하다시피 살고 있다. 매번 사격연습을 시키는 아버지의 밑에서 학대와 성폭력 속에서 길들여진 터틀은 마치 코끼리를 연상케 한다.

서커스단에서는 아기 코끼리의 발을 묶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사육한다. 그 구속에서 코끼리는 처음에는 저항하지만 끝내는 그 구속에 굴복하여 몸집도 커지고 힘도 세지지만 자신의 힘을 눈치채지 못한다. 아기 코끼리의 나약한 모습으로 자신을 인식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한 나약한 모습에 길들여진 코끼리. 바로 주인공 터틀이자 줄리아이다.

개밥, 형편 없는 것, 못난이 등으로 불리며 줄리아를 폭행하는 아버지의 만행에 길들여진 줄리아는 수시로 되새김질한다. 아빠는 나를 사랑해. 아빠는 엄마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해서 그러는 거야. 아빠가 아니면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없어... 선생님과 주변의 도움을 내미는 손길도 줄리아는 잡지 못한다. 그렇게 줄리아는 아빠의 폭력과 성폭행에 아빠를 거부할 용기조차 내지 못한다.

자신 안의 울타리에서 지내던 줄리아가 우연히 길을 잃은 브레트와 제이콥을 만나게 되며 줄리아는 전혀 다른 관계를 인지하게 된다. 친구라는 것을 알아가고 자신을 걱정해 주며 돌보아 주는 관계를 통해 줄리아는 아빠의 사랑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그리고 아빠가 몰래 데려온 9살 소녀 카이엔을 보며 자신에게 지킬 대상을 찾게 되며 아빠와 맞서게 된다.

마이 앱솔루트 달링, 사랑스러운 호칭이지만 줄리아에겐 줄리아를 구속하고 떠나지 못하게 하는 밧줄과 같다.

사랑한다고 하면서 폭행하며 자신의 울타리에만 가두는 아빠의 방식은 줄리아가 주위에서 전혀 다른 사랑의 방식을 마주쳤을 때 줄리아는 서서히 깨어나게 되는 과정을 저자는 섬뜩하게 그려낸다.

한 소녀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맞서는 과정은 매우 담대하면서도 긴박감있게 그려낸다.

폭행에 무기력한 한 소녀가 지켜야 할 대상을 만나면서 달라져가는 모습은 총기가 용납되지 않는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현실이다. 아버지와 딸이 총을 들고 한 집에서 서로를 향해 겨누는 모습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줄리아가 당하는 폭행들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져 때론 읽고 있기가 힘들 때도 있지만 줄리아가 서서히 변화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어느새 줄리아의 모습을 응원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긴박감 넘치는 과정 속에 그려지는 이 장편소설은 결코 끝까지 손을 놓치 못하게 할 만큼 가독성이 뛰어난다.

이 책을 읽으며 사람이 진정 강해질 때는 지킬 대상이 있을 때 강해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줄리아가 그러하였듯이.




-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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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동물원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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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켄 리우우리에겐 낯선 이름이다더구나 영미 작가들이 대부분인 SF 환상문학에서 중국계 미국인이라니... 휴고상네뷸러상 세계환상문학상 3관왕은 사상 처음이라는 타이틀 또한 화려하다
켄 리우의 14편의 단편집을 모아 엮은 『종이 동물원』은 처음부터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표제작 『종이 동물원』의 주인공 잭은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다영어를 전혀 알지 못하고 외로웠던 어머니는 종이로 동물을 만들어주고 그 종이 동물들이 잭의 유일한 친구가 되어 주었다새로 산 스타워즈 장난감을 자랑하려고 방문한 이웃 친구 마크가 엄마의 종이 호랑이를 쓰레기라고 비웃는 순간 잭의 화는 폭발하며 엄마를 온 몸으로 거부하기 시작한다
중국어로 말을 하는 엄마에게 영어로 말 하라는 아빠의 말에 엄마는 대답한다


내가 사랑(love)이라고 말할 때난 그 말을 여기서 느껴요
하지만 '아이 [
]
라고 말하면여기서 느껴요.


하지만 잭은 엄마를 계속 거부한다시간이 흘러 엄마의 임종을 지켜 볼 때 엄마가 남긴 마지막 말... 

하이즈마마아이니 .... (아들엄마는 널 사랑해....)


엄마의 임종 후 여자친구와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던 잭은 종이 동물에 숨겨진 엄마의 편지를 발견한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슬픈 과거잭을 출산하며 느꼈던 행복과 잭이 자신을 거부함으로 느낀 안타까움과 극한 외로움.. 잭은 그토록 외면하려고 했던 엄마의 과거와 자신의 존재를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이후에 깨닫는다그리고 쓰레기라고만 여겼던 종이 호랑이 라오후와 함께 돌아온다

어느 기사에서 이 책의 저자 켄 리후가 SF문학을 쓸 때 자신의 출신을 배제한 체 정통 스타일만의 SF소설만을 쓰려고 했지만 번번히 퇴짜를 맞았다는 기사를 읽었다그 후 켄 리후는 자신의 근원인 중국과 동아시아의 이야기를 접목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고 그 성과는 보다시피 문학상3관왕이라는 영예를 차지했다『종이동물원』을 읽으면서 그 기사를 다시 한 번 떠올렸다외면하려고만 했던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는 듯한 참회와 결심을 위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의미가 아니였을까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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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단편 중 『천생연분』은 현세대에서 급성장하는 인공지능이 어떻게 인간을 조정할 수 있는지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사용자 맞춤 모드'로 설정하면 사용자에게 적합한 데이트 상대 추천 및 데이트 코스 및 대화 화제까지 정해 주며 그저 인공지능 '틸리'가 정해 준 대로만 하는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준다이런 사회에 저항하는 극소수의 인물 이웃집 제니는 사이에게 묻는다


틸리는 단순히 알고 싶은 것만 가르쳐 주지 않아요
뭘 생각해야 할지까지 가르쳐 준단 말이에요
당신이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지금도 알아요
?


모든 것을 인공지능 틸리가 정해주는 대로 살아가는 수동적인 삶더 이상 흥분도 없고 설렘도 없으며 꼭두각시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현재 우리가 만드는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진지하게 질문한다
저자는 우리가 배워 온 생각하는 유일한 동물인 인간이 생각하는 능력을 빼앗겼다면 과연 우리는 인간이라 말할 수 있을까라는 진지한 물음을 우리에게 던진다

14
편의 단편 소설은 대충 읽게 되는 이야기가 없을 정도로 읽는 이에게 많은 질문과 생각을 하게 한다
『파자점술사』에서는 한자의 획을 이용하여 운세를 치는 파자점술사로 이용하여 대만의 아픈 과거사와 공산당으로 누명을 씌우며 무고한 할아버지와 손자를 죽이는 미군의 행태는 6.25 이후 공산당으로 몰아넣어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만든 한국의 슬픈 현대사를 떠올린다 
『즐거운 사냥을 하길』은 산업화로 인하여 서양 열강의 침탈과 함께 전통 속에서 살아가던 1세대의 종말과 새로운 문명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2세대의 아픔과 다시 자신의 본질을 찾아가는 염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온갖 장르를 아우르는 켄 리우의 단편집 『종이 동물원』은 동아시아의 슬픈 역사를 SF까지 접목시킴으로서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과 그 접목력에 매번 감탄하면서 읽게 되는 소설이다
단순히 흥미를 위한 방편으로 동아시아의 역사를 곁들인 게  아닌 슬픈 과거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잘못된 과거에 대해 침묵이나 방관이 아닌 역사를 돌아보고 바로잡을 수 있도록 끌어들인다『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에서는 나 조차도 알지 못했던 731부대 이야기와 한국의 아픈 역사인 위안부 이야기까지 저자는 이 책으로 하여금 슬픈 역사를 모두에게 알리고 있다

역사와 일상이 만나고 역사와 우주가 만나는 켄 리우의 『종이 동물원 』
내가 애정하는 작가 목록에 켄 리우라는 이름 한 명이 추가되었다근간 출간 예정인 <민들레 왕조기 1> 또한 매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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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고독
크리스틴 해나 지음, 원은주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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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고독』은  2차 세계대전에서 프랑스에서 전쟁 속 여성들의 강인함과 용기를 보여주었던 소설 ,<나이팅게일>로 유명한 크리스틴 해나의 신작이다

『나의 아름다운 고독』은 베트남 전쟁 참전 후 돌아온 아버지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이 삶을 살아가던 리나의 가족이 아버지와 같은 포로병이었던 보가 유산으로 알래스카에 있는 자신의 조그마한 오두막과 토지를 리나의 아버지에게 넘겼다는 편지를 받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알래스카. 알류트 어로 '거대한 땅'을 일컫는 인디언 말 답게 광활하고 거대한 대지이다. 여름과 겨울이 길고 미국인들도 살기 꺼려졌던 땅, 문명으로부터 벗어나 산과 얼음, 추위로 알려진 이 알래스카에 리나의 가족은 이 곳에서라면 아빠가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으리라 믿으면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이사한 알래스카 주에서는 비록 사람은 많지 않지만 살아남기 위한 지역 공동체를 만나게 되고 정착하기 위한 도움을 받는다. 부유한 이웃 톰 워커, 전 검사출신이자 이젠 잡화점 주인인 큰 마지, 오두막을 리나의 아버지에게 넘긴 보의 아버지 얼 할렌 등.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그들은 결속하여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

그 곳에서 만난 리나의 유일한 친구 매슈 워커는 아직 알래스카의 겨울을 겪지 못한 리나에게 알래스카의 겨울에 대해 설명해 준다

끔찍하고 아름다워
내가 정말 알래스카인이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지
대부분은 겨울이 끝나기 전에 남쪽으로 도망 가.


거대한 고독의 땅


레니가 정의한 알래스카의 겨울. "거대한 고독의 땅." 진정한 알래스카인이 되기 위해서는 이 고독을 통과해야만 한다. 그리고 레니의 가족들 또한 이 고독을 피할 수 없다
점점 심해져가는 아빠의 광기어린 삐뚤어진 사랑과 폭력, 극한 추위, 경제적 궁핍, 야생동물의 공격, 이웃의 죽음, 살아남기 위한 끝없는 생존을 위한 노동 등 레니는 알래스카의 겨울을 통과하며 서서히 알래스카인으로 성장해 나간다.  

『나의 아름다운 고독』의 절정은 바로 저자가 그린 알래스카의 아름다움이다
거칠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미지의 땅. 알래스카의 아름다움을 저자는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곳에서는 자연의 목소리가 가장 컸다
바위에 와서 부딪히는 파도의 숨소리, 수상 비행기와 부교에 찰싹거리는 물소리
바위 위에 모여 있는 바다사자들의 먼 울음소리
머리 위를 도는 갈매기의 수다 소리 
(p210-211)


자연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만끽하며 자연과 더불어 때론 맞서며 살아가는 알래스카인들을 저자는 아름답게 보여진다. 그리고 왜 이러한 환경에서 공동체들의 사람들이 이 잔혹한 알래스카의 고독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지를 보여준다

 
시간은 흘러 새로운 문명이 알래스카에 들어오며 이 공동체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전기가 들어오고 관광객으로 붐비며 오래 된 술집을 개조하며 이 곳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톰 워커와 변화를 원치 않는 사람들 간의 대립, 그리고 생계를 위해 변화를 수용하는 젊은 세대와 변화 거부파인 레니의 아버지와 얼 할렌 등의 세대차를 통해 저자는 시대에 따른 공동체의 대립과 변화를 보여준다

혹독한 겨울을 통과하며 알래스카의 고독까지 사랑하게 되는 레니의 성장기
그 잔인함까지 레니는 『나의 아름다운 고독』이라 명하며 알래스카를 온 몸으로 받아들인다
읽고 난 후 과연 내가 레니의 입장이였다면 이 고독을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무엇이 레니에게 이 고독까지 사랑할 수 있게 만들었을까
그건 사랑이 아니였을까라고 생각한다. 사랑이 당사자의 장점 뿐만 아니라 단점과 아픔까지 사랑하고 감싸주는 것이듯 알래스카의 여름 뿐만 아니라 잔혹한 겨울까지 사랑하게 되면서 이들은 알래스카와 하나가 되어 갔을 것이다

『나의 아름다운 고독』을  읽은 후 알래스카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알래스카에 간다면 레니와 그 이웃들이 반겨줄 것만 같은 건 나만의 착각일까?
광활한 대지 위에 펼쳐지는 사람들의 삶이 장엄하게 펼쳐지는 이 책은 600페이지를 훌쩍 넘기게 할 만큼 매혹적이다. 깊은 감동과 안타까움, 긴 여운을 남기는 이 소설을 다른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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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도망치고 싶지만 - 일과 일터와 나 사이에서
박유미 지음 / 윌링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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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3년차마다 권태기가 온다고 한다처음 1년은 업무에 적응하느라 여념이 없고2, 3년이 되면 업무가 손에 익고 지루해진다고 한다따라서 이직이 가장 많이 있는 시기도 3년차부터라고 한다
《오늘도 도망치고 싶지만》은 간호사 9년차이지만 아직도 자신의 업무에 대해 고민하고 매 순간을 전쟁과 같은 병원에서 숨가쁘게 달려가는 한 간호사의 에세이다

우리가 의학드라마에서 보여지는 모습의 의사와 간호사들의 모습은 당당하고 중대한 병에 걸린 환자의 모습을 보면서도 태연하게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을 보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9년 차가 되었음에도 환자 한 명 한 명의 아픔과 사연에 마음 아파하며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면서 함께 슬퍼해주는 모습이다
적응할려야 적응할 수 없는 직업... 매번 대하는 각양각색의 환자들의 아픔과 사연을 들으며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는 저자의 모습은 단지 의사의 지시만을 받고 이행하는 것이 아닌 각 환자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을 찾아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많은 직장인들이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다닌다고 한다저자 역시 밥 먹을 시간도 없이 환자를 보며 자신이 이 곳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매번 고민한다그런 저자에게 선배는 위로는 커녕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

이곳은 아무도아무도 맞는 사람이 없어요
그냥 버틸 수 있으면 있는 거고버티지 못하면 그만두는 거죠.


힘내라고조금만 버티라고도 말하지 못하는 종합병원의 간호사.. 
선배의 조언을 듣다 보면 나 역시 자주 들었던 말이 떠오른다
"
버티는 사람이 승자다." 
끝까지 버텨낼 수 있는 사람이 이기는 거다라는 말을 하지만 이 병원 현장에서는 그 말이 통하지 않는다
실제 많은 간호사들이 최소 2년 이상의 경력을 쌓으면 자연스레 심사평가원과 같은 기관에 들어가기 위한 공부를 할 준비를 한다고 한다
임상 간호는 단지 기관에 들어가기 위한 디딤돌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은 씁쓸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의사와 달리 환자와 보호자와 대면하는 시간이 많아 감정적으로 감정 상할 때도 많고 새해도 연휴도 아무런 의미없이 매일매일이 전투에 나서는 듯한 저자의 모습..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터에 나가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아닐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하루 하루 버텨가고 9년차를 지나고 10년차를 향해 달려가는 저자를 지금까지 버텨내게 했던 건 무엇이었을까자신의 노고를 당연시하게 여기지 않고 감사하게 생각하며 보내오는 편지와 주위의 위로 그리고 저자가 말한 대로 '바쁘게 일을 하고 난 후집으로 걸어가는 순간자신의 일에서 느껴지는 보람이 아니였을 것이다

저자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하루 하루를 버텨간다직장인들 또한 바쁜 업무 속에서 하루를 이겨내고 아이 육아에 바쁜 엄마에게도 쉼이 없는 육아를 힘들어서 못해먹겠다고 하면서도 순간 순간을 살아낸다
하지만 그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우리를 여기까지 버티게 한 것 같다그 순간들이 넌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고 위로해 주는 것 같다
그러니 괜찮다고힘들면 쉬어가도 된다고 위로하는 것 같다

 
《오늘도 도망치고 싶지만》을 읽노라면 한 편의 의학드라마를 보는 것보다 더 급박하고 긴박한 의료 현장이 눈에 그려진다환자 한 명 한 명의 아픔이 간호사의 눈을 통해 전달되어진다
자신을 돌볼 새도 없이 정신없이 바쁘게 뛰느라 녹초가 된 의료진의 한숨이 들린다
저자의 일상을 통해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함께 힘내고 버텨가자고 이야기한다
자신도 버텨가고 있으니 우리도 버텨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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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쓸쓸할 때 - 가네코 미스즈 시화집
가네코 미스즈 지음, 조안빈 그림, 오하나 옮김 / 미디어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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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비운의 여류 동요시인 가네코 미스즈
<
효리네 민박>에서 효리가 윤아에게 가네코 미스즈의 시를 말하며 [유리]를 낭송하며 우리에게 알려진 이름이다. 과연 무엇이 가수 효리에게 영감을 주게 되었는지 너무 궁금했다

『내가 쓸쓸할 때』는 기존 다른 삽화 없이 시들만 모아 엮은 형태에서 처음으로 삽화가 실린 가네즈 미스코의 시화집이다
가네코 미스즈의 시의 주제는 매우 소박하다. 사월, 메아리,유리, 햇살, 고치와 무덤... 우리의 자연 속의 꽃과 들을 노래한다

모두의 눈동자 
요술 단지예요 

하늘의 구름까지도
작아져서 모오두 들어오죠.  

모든 큰 사물도 작아져서 우리의 눈 동자에 모든 걸 담을 수 있다는 시인의 고백은 어린 아이들과 같은 순수한  시각을 보여준다. 마치 세속에 때묻지 않는 듯한 해맑은 아이의 마음이 비쳐지는 듯하다



『내가 쓸쓸할 때』의 <풀이름>은 아무도 관심 기울여주지 않는 풀 한 포기에도 이름을 지어 풀의 이름을 불러주는 모습은 저자의 슬픈 인생을 떠올리게 된다
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저자의 시와 달리 남편의 잦은 학대와 창작 활동 금지 및 불행한 결혼 생활. 그렇게 그늘에 가리워진 그녀 자신의 인생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풀로 비유하며 자신의 모습을 아는 건 하늘의 해님뿐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자기라도 그 이름을 불러주고 알아주어야 겠다는 건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없지만 자기 자신이라도 아껴주어야겠다는 고백이 아니였을까

표제작인 『쓸쓸할 때 』 역시 저자의 인생을 알게 될 때 더욱 깊게 다가온다

내가 쓸쓸할 때
남들은 모르거든

내가 쓸쓸할 때
친구들은 웃거든.

남들은 모르는 고독과 외로움.. 홀로 감당해야만 했던 외로움이 짙게 배어나는 시다
 
『쓸쓸할 때 』의 시를 읽노라면 외롭게 구석에서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쓸쓸한 여자 아이가 떠오른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짙은 외로움 속에 시인의 글은 눈물이 된다

사람은 무덤으로 
들어갑니다,
어둡고 쓸쓸한 
그 무덤 속으로

그리고 착한 아이는
날개 돋아,
천사 되어
날 수 있어요


 『고치와 무덤』 의 착한 아이는 바로 가네코 미즈마를 말한 게 아닐까
비록 그녀의 인생은 끝없은 억압과 학대 속에 억눌려 있었지만 죽음으로나마  비로소 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자연을 노래하는 시인의 시가 너무 해맑아서 시를 읽고 난 후 알게 된 시인의 인생은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불행 속에서도 자연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시들이기에 더욱 빛이 난다
내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노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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