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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칸나
윤서형 지음 / 마루&마야 / 2015년 9월
평점 :
소설의 초반 ◀줄거리▶는 비서로 일하다가 회사를 그만둔 여주가 지인의 소개로 부잣집의 입주비서(겸 가정부-.-) 일을 소개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큰 대저택에 혼자 사는 남주는 다른 곳은 다 들어가도 되지만 서재만은 들어가지 말라는 명령을 내린다. 남주의 직업을 모르는 여주는 '푸른 수염'을 떠올리게 하는 그의 정체가 궁금해만지고...
평점 7점.
아무 생각 없이 대여점에서 빼들었다가 뒷표지 책소개의 '푸른 수염'이라는 소재가 마음에 들어서 빌려와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현대물에서 위험한 남자, 나쁜 남자, 집착남을 좋아하기 때문에 비밀의 방 안에 시체를 숨겨놓는 '푸른 수염' 소재에 흥미가 갔다.
음악이나 미술을 소재로 하는 로맨스소설을 좋아한다. 소설을 읽으며 감미로운 음악이나 아름다운 그림을 떠올리면 낭만적인 감성에 빠져들게 되기 때문이다. '붉은 칸나'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매혹적인 그림이 머릿속에 생생히 그려지며 자연스레 소설에 매료되었다.
미술계를 잘 몰라서 '붉은 칸나'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몰랐는데 소설을 읽어보니 조지아 오키프라는 여작가의 그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을 찾아 그림을 봤더니 굉장히 화려하고 열정적인 그림이었다. 사실 초중반부에 밝혀지는데 남주의 직업은 미술계와 연관이 있다. 작가님이 붉은 칸나 그림과 로맨스를 적절히 엮어 소설에 담아내셨다.
개인적으로 살짝 아쉬웠던 부분은, 초반에는 남주에게 비밀이 숨겨져 있어서 그 위험함의 정체가 궁금해졌었는데, 중반에 비밀이 밝혀지고 두 남녀주인공이 연결되고 남주가 나쁜 남자가 아니라 사실은 외롭고 부드러운 남자라는 게 밝혀지니 약간은 김이 빠졌다. 또한 후반부에는 남주 전여친과의 트러블이 그려지는데 중반부에 이미 모든 이야기가 종결된 느낌이라 후반부는 곁가지 내용 느낌이 강하고 소설 초반부의 음침한 분위기가 다 없어져서 살짝 읽는 재미가 떨어졌다.
그리고 소설을 읽으면서 오류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151쪽에서 여주가 남주에게 받은 '붉은 칸나' 모작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남주가 여주에게 그림을 선물하는 장면은 좀더 뒤쪽에 나오는데 말이다.
19금 소설답게 뒷부분에는 씬이 많이 나와서 안 읽고 그냥 건너뛰었다.
전반적으로 꽤나 재밌게 읽었고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소장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 소설이 윤서형 작가님의 첫작품이라 아직은 작가님에 대한 신뢰가 없어서 소장은 후속작의 퀄리티를 보고 결정하려 한다. 차기작으로 역사로맨스소설을 준비중이시라는데 그 소설도 재밌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