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적인 로봇적인 - SF팬의 생활에세이스러운 SF소설 리뷰
이유미 지음 / 봄날의박씨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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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내가 이렇게 읽은 책을 이 사람도 그렇게 읽었네, 혹은 아 나는 이런 건 생각 못 했는데 이 사람은 이런 점을 눈여겨봤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된다. 글이 맛깔스럽고 비유가 아주 찰지다. 그러면서도 핵심만 간결하게 잘 전달하고 있다. 2권이 나오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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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얼굴들
황모과 지음 / 허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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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인 모멘트 아케이드도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꼈는데 이 단편집의 작품들이 전부 그렇다.
연고, 늦게라도 만납시다. 가 그나마 읽을 만 했는데 주인공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김이 팍 샌다. Sf라기보다는 환상소설로 봐야될 듯.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간단한, 한편으로는 간편한 설정 아닌가? 작가가 고민을 좀 더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역사 문제를 다루려 한 점은 켄 리우를 연상시키고 좋았다.
당신의 기억은 유령. 이거는 주인공의 직업과 할아버지 머릿속에 다른 여자가 들어와 있는 거랑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두 이야기가 따로 노는 느낌. 차라리 두 개의 독립된 이야기로 좀 더 극적인 서사를 첨가해 풀어나갔더라면 좋았겠다. 제일 재미없고 지루했던 작품이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한 주제의식이 잘 표현이 안 된 듯.
탱크맨.이것도 역사 이야기를 가상현실과 접목한 게 연고, 늦게라도...이 작품과 비슷한데 이해가 안 가는 게, 수녀 일당이 주인공을 데리고 뭘 하려고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됨. 그들만의 대화로는 정보가 부족함. 그런 짤막한 대화를 주고는 갑자기 주인공은 각성??? 그래서 주인공이 과거에 저지른 악행이 뭔데??? 이것도 도대체 뭘 말하려고 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니시와세다역 B층. 이건 유령의 존재를 보여주기 위한 사설이 너무 길어서 지루함. 그 유령이 주인공을 첨 만나는 자리에서 모든 걸 설명하고 맡기는 것도 이해불가. 도대체 뭘 믿고? 같은 한국 사람이라서? 그러고 이야기가 뚝 끝나버리는 것도 황당. 에즈라의 캐릭터 묘사는 좋았다. 이 작가의 장점인 듯.
투명 러너. 주인공과 니상의 티키타카가 그나마 재미가 있었고 작가만의 매력이 드러나는 지점이라 보여 좋았는데 극적인 사건이 없이 그냥 그렇게 흘러가다 끝나는 게 또 매력을 반감시킨다. 이것도 주제가 뭔지 모르겠음. 외국인이지만 문화와 언어와 역사 문제의 장벽을 넘어 통하는 게 있다 뭐 이 정도로 이해. 근데 이건 그냥 소설이지 sf도 아니고 환상문학도 아니므 캐릭터들이 뛰어다닌다는 설정은 상상인지 망상인지 모르겠고...
결론 요약. 순소설로 보기에도 장르소설로보기에도 다 어딘가 어설픈 작품들. 어떤 작품은 주제의식이 잘 드러나지 않고 어떤 작품은 너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하나같이 큰 사건이 없이 잔잔, 혹은 지루하게 흘러간다. sf라 보기에는 sf적 상상력이 부족하다. 죄다 가상현실만 다루고 있고 다른 기술적 미래적 설정은 눈에 띄지 않는다. 장점은 심리 묘사와 캐릭처 묘사, 그리고 일본에서 살아가는 외부인으로서 느끼는 심리 같은 것들. 단편집이 또 나왔던데 읽을지 말지 고민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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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 2022년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대상
김준녕 지음 / 허블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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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흥미로웠으나 뒤로 갈수록 진부해진다. 기본적으로는 세대우주선에 대한 이야기인데 기존의 여러 작품을 짬뽕한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엔더의 게임, 설국열차, 그 외 스포일러가 될까 봐 언급할 수 없는 어떤 작품... 캐릭터도 하나같이 평면적이고, 은근한 맛이 없다. 죄다 분노조절 안 되는 인간들뿐... 플롯도 좀 이해가 안 간다. 마지막에 드러나는 항해부가 벌인 일이 특히...왜 그런 일을 한 건지??? 그냥 파국이라는 결말를 내기 위한 억지 춘향처럼 보일 뿐이다. 이러다 보니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이 뭔지는 알겠으나 그걸 이 감상평에서 논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위와 같은 점에서 솔직히 대상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장들도 때때로 멋진 문장들이 있지만 태반은 부사의 과다 사용으로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리뷰를 수정하는 김에 몇 가지 첨언하자면 작품 내에서 인물들이 상위계급이니 하위계급이니 칭하는 말들이 너무 직설적으로 들려 세련미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나 다른 어느 나라 역사를 봐도 계급은 항상 존재해왔는데 각 계급의 이름들이 분명 존재했다. 양반, 상민, 천민 이런 식으로... 작품에서도 각 계급에 고유의 이름을 부여했다면 작품이 더 세련돼 보이고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 더, 작품을 읽다가 몰입감이 확 떨어지는 부분이 우주선 출발하는 부분이었다. 액션 영화를 보면 자동차를 대기시켜놨다가 주인공들이 아슬아슬하게 타고 탈출하는 장면들이 더러 나오지만 이건 자동차가 아니라 우주선이다. 글에서도 언급되지만 조그만 거 하나라도 잘못되면 엄청난 파국을 몰고 오는 게 우주선 출발이다. 사전에 엄청난 리허설과 준비를 완벽에 가깝게 해 놓고 출발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니 우주선이 출발하려는 찰나에 문이 열려 가까스로 올라탄다는 게 말이 안 되고, 비상사태에 대비해서 우주인들은 우주복과 헬멧을 착용한 상태로 출발하게 돼 있다고 알고 있는데 맨몸으로 착석해 있다는 묘사가 돼 있어서 의아스러웠다.

마지막으로, 어떤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나는데 이건 마치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느낌이 나서 그것도 몰입감이 떨어졌다. 또 하나는 K가 자유를 부르짖으며 주인공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가족을 상대로 협박하는 부분에서 K의 매력이 뚝 떨어진다. 결국 상위계급과 별 다른 게 없는 존재였다는 거. 작가가 의도한 건지, 문제 해결 방법으로 그것밖에 떠오르지 않았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안 좋은 얘기만 잔뜩 써 놔서 죄송한 마음...... 마지막 반전은 좋았고,(비슷한 부류의 반전이 존재했음에도 소설 가장 첫 부분과 연결되는 수미상관 구조랄까? 그 부분이 좋았음.) 주인공들의 심리묘사가 섬세히 잘 됐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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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녕 2022-09-13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의 김준녕 작가입니다. 우선 책을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오해하고 계신 부분이 있어 이렇게 댓글을 답니다. 한국과학문학상의 참가 자격은 ‘sf로 공모전 입상 경력이 없고, sf를 온라인, 오프라인 매체에 발표 또는 단행본으로 출간한 지 2년 미만이라면, 기성 작가도 참가할 수 있다.‘라 되어 있습니다. 기존에 제가 낸 작품은 sf가 아니라 한국 일반 소설로 분류되어 참가 자격에는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 받았습니다. (응모 관련 정보는 허블 출판사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좋은 피드백에 감사드리며 더욱 좋은 작품으로 다가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09-14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작가님. 그렇군요. 제가 잘못 알고 있었네요. 그렇다면 응모 자격에 대해 논한 부분은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잘못된 정보로 리뷰를 올려 죄송합니다. 제 리뷰를 보고 얼마나 가슴이 덜컹하셨을지... 작품 읽자마자 날것 그대로의 리뷰를 올려 이렇게 됐네요. 아무튼 오해를 바로잡아 주셔서 감사하고요. SF 애독자로서 앞으로 좋은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붉은 칼
정보라 지음 / 아작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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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설정으로 인해 초중반에 재미있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지지부진하고 핍진성이 떨어진달까...그렇게 강력한 외계인 부대가 어떻게 그렇게 손쉽게 당하는지 그 부분이 제일 별로...주제의식이 서서히 드러나는 과정과 감정 묘사와 풍경 묘사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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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순양함 무적호 민음사 스타니스와프 렘 소설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정인.필리프 다네츠키 옮김 / 민음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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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리스처럼, 인류가 외계 행성에 도착해 맞닥뜨리는 공포와 경이, 그것들과의 투쟁, 실은 그 과정에서 인류 내부에서 벌어지는 고뇌와 투쟁을 그리는 소설. 천재적 발상. 매끈한 전개. 페이지 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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