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사라진다는 설정이 흥미로웠고 주제의식도 깊었다. 단순히 남녀 대립 구도로 나가는가 싶었는데 다른 구도도 보여주기에 진부하지만은 않다고 느꼈다. 뒤에 가서는 비슷한 반목이 자꾸 일어나서 좀 지겨웠고, 문제와 상황만 나열하지 문제 해결 방안이 전혀 나오지 않는 점, 남자들이 사라지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점, 그와는 별도로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가 너무 많아서 세련되게 잘 쓴 작품이라 보기가 힘들다.
1. 시점이 너무 이리저리 변해서 피로감을 유발한다.
2. 문장이 너무 짧고 건조하다. 긴 문장이 유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는 것까진 좋은데 모든 문장을 저렇게 짧게 끊어쓰면 딱딱하고 건조하고 촌스러워 보인다. 긴 문장과 짧은 문장을 적당히 배치해서 써야 글이 훨씬 유려하고 읽기 편하다는 사실을 작가가 좀 알았으면 좋겠다.
3. 시점의 전환뿐 아니라 시간대의 변환도 너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해서 피로감을 유발한다.
4. 주인공 이외의 다양한 군상극을 그리려고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하고 파편적이다.
5. 쓸데 없는 문학적인 묘사가 많다. 주변 풍경 묘사라든지 찻잔 바닥에 찻잎 붙어 있다는 그런 문장들...도대체 왜 쓰는지...이야기와 무슨 상관이 있는 묘사인지...? 그런 묘사 들이부으면 문학적으로 보일 거라 생각한 건지...?
6. 5와 관련해 우울한 묘사밖에 없어서 읽는 내내 우울하다.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은 어느 길을 걷든 어디에 가든 지저분한 풍경밖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다들 우울증 환자 같다. 아니면 구주라는 동네 자체가 지저분하다는 걸 표현한 건지...?
7. 캐릭터가 다 똑같다. 이름과 과거만 다르지 말투며 행동이며 다 비슷비슷.
이건 작가는 물론이고 편집부 잘못도 크다고 본다. 교정볼 때 왜 이런 걸 내버려 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