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나는 내가 따라인게 좋았다. 그 사람 입에서 소리가 한음절 한음절 나오며 나를 <따라>라고 불러주는게 미치도록 좋았다. 그래서 나는 "응?"이라고 그의 부름에 대답하곤 했다. 묻듯이 대답하는 나에게 그는 낮게 웃으면서 다시 한번 이름을 불러주었다.
그와 나의 감정이 앞으론 사랑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던 그 순간에도 그는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응?" 이라는 대답대신 "내 이름 부르지마" 라고 말했다. 그건 그가 내 이름을 부르는게 싫어서가 아니였다. 그 순간까지 그가 불러주는 내 이름이 너무 이쁘게 들리는 자신이 싫어서였다. 그 순간에도 그의 목소리로 음절이 나뉘어 불려지는 그 이름이 미치도록 좋은 내가 너무 싫어져서였다. "그런 식으로 더 이상 내 이름 부르지마" 다시 한번 냉정하게 말하는 말투는 나에게 하는 말이였다. <이 사람이 불러주는 이름을 더 이상 좋아하지마>라고 나에게 매정하게 하는 말이였다. 나의 냉정한 말투에 팔꿈치를 잡고 있던 그의 손이 슬로우가 걸려 밑으로 떨어졌다. 나는 그의 손을 다시 잡을 수 없었다.
아침에 눈을 감은 채로 이 음악을 들으며 어느 대학으로 향했다. 들리는 노래에 흘러간 이야기가 뒤덤벅되어 도로를 함께 달렸다.
그가 음절로 내뱉는 것이 내 이름이 아니여도 좋다. 그저 오지게 그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