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나는 내가 따라인게 좋았다. 그 사람 입에서 소리가 한음절 한음절 나오며 나를 <따라>라고 불러주는게 미치도록 좋았다. 그래서 나는 "응?"이라고 그의 부름에 대답하곤 했다. 묻듯이 대답하는 나에게 그는 낮게 웃으면서 다시 한번 이름을 불러주었다.  

그와 나의 감정이 앞으론 사랑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던 그 순간에도 그는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응?" 이라는 대답대신 "내 이름 부르지마" 라고 말했다. 그건 그가 내 이름을 부르는게 싫어서가 아니였다. 그 순간까지 그가 불러주는 내 이름이 너무 이쁘게 들리는 자신이 싫어서였다. 그 순간에도 그의 목소리로 음절이 나뉘어 불려지는 그 이름이 미치도록 좋은 내가 너무 싫어져서였다. "그런 식으로 더 이상 내 이름 부르지마" 다시 한번 냉정하게 말하는 말투는 나에게 하는 말이였다. <이 사람이 불러주는 이름을 더 이상 좋아하지마>라고 나에게 매정하게 하는 말이였다. 나의 냉정한 말투에 팔꿈치를 잡고 있던 그의 손이 슬로우가 걸려 밑으로 떨어졌다. 나는 그의 손을 다시 잡을 수 없었다. 

 

아침에 눈을 감은 채로 이 음악을 들으며 어느 대학으로 향했다. 들리는 노래에 흘러간 이야기가 뒤덤벅되어 도로를 함께 달렸다.  

그가 음절로 내뱉는 것이 내 이름이 아니여도 좋다. 그저 오지게 그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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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1-03-30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오지게 그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오지게'라는 말이 참 좋은데요.^^ 따라님^^

따라쟁이 2011-04-01 15:39   좋아요 0 | URL
그냥.. 오지게.. 듣고 싶어요. ㅠㅠ

후애(厚愛) 2011-03-31 0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이름 부르지마> 너무 좋아요.^^
남자가 너무 멋져요~!!

따라쟁이 2011-04-01 15:39   좋아요 0 | URL
그죠. 저는 저 배우를 이승기 나왔던 찬란한 유산에서 알게 됐어요. ㅎ
근데 그 배역은 정말 별로 였던걸로 기억하네요

마녀고양이 2011-03-31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나두 그런데.. ^^
머, 오지게는 아니구, 간간히. 누군가의. 아님 꿈 속의 새로운.

따라쟁이 2011-04-01 15:40   좋아요 0 | URL
오지게.. 까지 되면 우리 술한잔 해요 ㅠㅠ
아.. 저는 정말 오지게 듣고 싶어요 ㅠㅠ

마녀고양이 2011-04-01 16:08   좋아요 0 | URL
나는 간간히라도 술 한잔 해줄 수 있는뎅~
따라님, 즐거운 주말 지내염... ^^

따라쟁이 2011-04-04 14:57   좋아요 0 | URL
날풀리면 강남에서.. 아직 유효한거죠? 그때 해요 우리 술한잔

책가방 2011-03-31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나라의 (Sweet Dream)이라는 노래가 생각나는 페이퍼네요.
너무 흔해서 나조차도 싫어했었던 내 이름도 왠지 그대가 불러주면 예쁘게만 느껴지네요~♬♪

따라쟁이 2011-04-01 15:40   좋아요 0 | URL
그쵸? 신기해요. 사람에 따라서 이름이 참 이쁘게 들리거든요.
낮은 목소리로. 뒷글자에 억양을 줘서 불러주던 그 목소리가 참 듣고 싶은 봄입니다.

감은빛 2011-04-05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이 불리는 일은 좋은 일이죠.
특히 좋아하는 사람이 이름을 불러주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외국 영화를 보면 나이와 지위에 관계없이, 대개 이름을 부르는데,
우리는 서로 이름을 부를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일터에선 성 뒤에 직함을 붙여 부르거나, 아예 직함에 '님'자를 붙여 부르죠.
집에서는 '누구 아빠', '누구엄마'가 입에 붙어서,
서로 이름을 불러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저도 문득 제 이름이 듣고 싶어졌어요. ^^

따라쟁이 2011-04-11 13:08   좋아요 0 | URL
그럼의미에서 감은빛님이랑 술 한잔 할때는 이름을 부르기로 하죠 ㅎㅎㅎㅎ

누구누구씨 어때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