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데이터 리터러시 -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모든 사람을 위한 교양서
송석리 외 지음 / 길벗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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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리터러시, 데이터를 읽는 능력은 세상을 읽는 능력


정보와 데이터. 데이터는 의미 있는 정보를 가진 모든 값, 사람이나 자동 기기가 생성 또는 처리하는 형태로 표시된 것을 뜻한다. 어떠한 사실, 개념, 명령 또는 과학적인 실험이나 관측 결과로 얻은 수치나 정상적인 값 등 실체의 속성을 숫자, 문자, 기호 등으로 표현한 것이며 데이터에 특정한 의미가 부여될 때 정보가 된다.


데이터는 내가 궁금하고 알고 싶었던 대상에 대한 흔적과 힌트를 모은 것으로 데이터를 탐구는 이런 힌트를 통해 숨어 있는 사실을 알아낸다. 데이터의 우연성, 오류 가능성 때문에 발생하는 다양한 착각의 함정을 수학과 확률을 통해 논리적으로 피해야 하는데, 이 책은 이런 착각을 다루고 있다. 


책의 구성 또한 3단계로, 데이터 리터러시 감각을 익히고, 리터러시(읽기 능력) 기르기, 활용하기 순으로 1부에서는 데이터 리터러시 시작하는 시간, 여기서는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은 어느 역의 이용객이 가장 많을까? 꽤 흥미로운 접근인데, 데이터를 가지고 이를 알아보는 것이다. 데이터 분야의 트렌드 분석하기, 시간, 이용객 수 등의 데이터를 보면 대략 어느 역에서 승객이 많이 타는지가 보인다. 2부 데이터 리터러시 기르는 시간, 여론조사 결과에 휘둘리지 않기와 그 너머의 무언가를 보기, 그리고 영화가 어떻게 추천되는지 추천시스템 현명하게 사용하기, 확증편향 줄이기, 아울러 평균함정 조심하기와 데이터 속에 숨어 있는 관계 찾기, 데이터를 깊게 보고 오해에서 벗어나기 등, 즉, 통계의 오류나 여론조사에서의 함정 등을 살펴본다. 그리고 3부 활용하는 시간에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표시하기, 실천하기에서는 질문부터 통찰까지 꿰뚫는 설문 조사 만들기, 코탑활용 설문 응답 데이터 분석, 그리고 마지막으로 데이터 윤리에 관한 책임 등,


어떻게 배우고 활용할 것인가? 


통계학이라하면 겁부터 먹는 사람들, 통계학은 너무 어려워, 그래프도 그렇고 데이터를 분류하고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 등이 앞선다. 마치 수학포기자들이 수학이라면 지레 겁먹듯 말이다. 이 책은 이런 두려움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리고 있다. 그저 최근 넘쳐나는 정보와 실제로 그런가, 어떻게 그런 것을 계산해서 알려주는지, 평소 궁금해하는 사안이나 문제에서 출발하여, 데이터를 읽는 능력을 기르자는 취지의 접근이라면... 통계학이란 이름은 언급하지 않아도 되니까, 


이 책은 인공지능을 사용하든, 엑셀, 오렌지 3, 파이썬 등을 사용하여, 설문 조사에서부터 데이터 생성, 결과보기 등을 해보는 것이다. 키가 180센티라도 평균 수심 1미터 인 계곡이 위험한 이유는, 채상병사건처럼 물살은 세더라도 평균수심이 그리 깊지 않아 사람 키를 넘는 곳이 없을텐데 어떻게 익사 사고가 났을까?, 이런 현상들을 이해하려면 평균함정에서 벗어나야...


맛집 별점 4.5와 4.7중 어느 쪽을 가는게 좋을까? 당연히 평점이 높은 쪽을 선택하겠지 그런데 왜 이런 질문을 하지, 뭘 물어보는 것일까? 바로 여기서 필요한 것은 단순히 데이터 분석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한다. 


또 다른 측면을 보자. 정치, 선거여론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이해함으로써, 그리고 우리 사회의 이슈, 기후위기, 쓰레기양의 증가 등의 현상을 조사하는 실태조사와 여론조사의 차이 등 실생활 속에서 접하는 여러 현상에 과학적인 접근을 해봄으로써, 수학, 확률, 등 기초 통계학은 물론 논리학까지, 종합적인 이해가 가능한 경로를 만드는 것이다. 꽤 효과적인 학습방법이라는 여겨진다. 책은 최소한의 데이터 리터러시라는 제목이 붙어있지만, 실제로는 기초 통계학의 내용을 담고 있다. 맛집 평점을 어떻게 주는지를 알아야.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일상에서 일상의 데이터를 가지고 재미있게.


이 책의 지은이들은 일선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다. 중, 고생은 물론 일반인의 실용통계학습서로서도 충분하다. 다만, 피어슨 상관계수, 확증편향, 회귀분석, 표본오차, 표준편차, 중앙값, 가중값, 분산, 빈도, 산포도 등, 통계학에서 알아야 할 개념 정리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아무튼 내용 설명은 그림과 도표 등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쓰고 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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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낱이 파헤치는 여론조사의 모든 것
마크 팩 지음, 김문주 옮김 / 이사빛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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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여론조사를 믿습니까?


이런 물음을 부제로 달고 나온 책<낱낱이 파헤치는 여론조사의 모든 것>, 지은이 마크 팩은 여론조사를 많이 해본 만큼, 장단점(?), 아무튼 여론조사의 치명적 결함과 빠지기 쉬운 함정 등을 잘 알고 있다. 


이 책은 여론조사가 어떻게 작용하며, 어떻게 해야 올바르게 시행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언제 여론조사가 잘못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론조사 “리얼미터”와 “갤럽” 이 하는 여론조사, 이 조사의 신뢰성을 높여주는 코멘트는 신뢰수준 95% 표준오차 ±3%p라면, 92%~98% 수준이라는 것인데, 이를 신경 쓸, 혹은 신경 쓰는 사람은 아마도 없다. 다만, 상세확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라는 멘트에 낚인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게재만 할 뿐, 여론조사가 제대로 된 것인지 알 턱이 없다. 마치 등기부 등본처럼, 결과를 100% 신뢰하지 말라는 말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여론조사는 영국을 거쳐, 이제 세계 각국에서 여론조사가 자연스럽다. 하지만, 예전에는 그 신뢰도는 선무당 사람 잡듯, 아니면 말고 식으로. 소 뒷걸음치다가 쥐를 밟는 형국처럼, 여론조사의 잘못되기도. 세계 2차 대전 중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의 재선, 여론조사에서는 밀릴 것으로 나왔지만, 재선에 성공했다. 분명, 민심은 공화당 후보 지지인데 왜 결과가 달리 나왔을까? 


여론조사 “갤럽”


의견이 모이는 정도나 수준 혹은 위계에 따라, 단순히 사회구성원의 의사를 모아놓은 중론(衆論)과 이의 평균치인 여론(與論), 공론(公論)이다. 한 사회의 구성원의 나이, 학력, 인종, 지방, 성별 따위를 고려하여 표집단을 만들어야 하는데…. 뭐 이건 각론이니 접어둔다. 아무튼, 여론 조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갤럽”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갤럽보다 더 뛰어난 조사원도 있었는데, 결국 역사에 길이 남을 이름은 갤럽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때때로 갤럽의 여론조사결과를 의심하기도 하는데, 누군가에게 호의적이지 않을 때 특히 그렇다. 즉, 여론조사는 양날의 검이란 말과도 같다. 


여론조사가 잘못될 수 있는 여섯 가지 경우


여론조사를 신뢰하든 의심하든 여론조사는 늘 잘못될 수 있으므로 염두에 둬야 한다. 최소한 여섯 가지 경우를 기억해두자. 표본추출과 질문의 표현법, 설문 조사 설계와 분석을 제대로 하기 위한 준비를 다 했다 하더라도 


첫째, “시기”를 여론조사는 어느 특정 시점에서의 사람들의 관점이다. 관점이란 외부환경과 흐름, 이른바 바람이 불면 언제든 바뀔 수 있어, 조사가 끝난 후에 바뀐 민심을 놓칠 수 있다. 

둘째, “대표성과 먼 표본을 대상으로 한 설계”이니 그렇다는 것이다. 이른바 불량여론조사다. 

셋째, 표본이 체계적인 측면에서 결함이 있을 때, 물론 이를 보충, 보완하기 위해 가중법을 쓰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을 때, 

넷째, 무응답편향, 다양한 정당이나 후보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 참여하려는 의지,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의 지지율 등락을 과장해서 보여주는 유령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지지율이 증가하는 쪽에서는 가속도가 붙고, 지지율이 진짜 감소하면 사람들은 상심하여 여론조사에 참여할 의지가 줄어들면서 지지율 감소, 2012년 미국 대선에서 이 과장된 변동이 발생했다는 증가가 존재한다. 

다섯째, “질문의 표현법”에는 많은 쟁점이 존재한다. 이는 실태 파악을 위한 조사를 할 때도 논란이 많은 부분이기도 한데, 질문의 의도와 방향과 표현, 긍정이나 부정이냐 미묘하게 뉘앙스가 달라지면 응답 또한 달라지니. 

여섯째 “승자예측을 잘못한 때”다. 


뉴스에서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는 아주 중요한 대목이다. 물론 최근 여론조사, 특히 선거여론조사는 완전히 빗나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이 여론조사가 훌륭하고 잘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기에는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데, 우선 여론조사에 관한 일반적인 유의점을 짚어보자. 


첫째는 여론조사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자. 둘째로 미디어 매체가 어떻게 여론조사를 보도하는지 살필 때, 매체보다는 여론조사, 주제 관련 전문가(학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찾아보자. 셋째, 표본의 질이 크기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넷째 타이밍, 언제 여론조사를 위한 현장조사를 했는지 등, 다섯째, 추이는 개별적인 여론조사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여섯째, 정책여론 조사에서는 올바른 질문표현법을 찾아야 하는 등의 신경을 써야 하지만, 실제 대조해서 확인할 선거 결과가 없다는 점이다. 일곱째, 개별적인 여론조사가 많은 시선을 끌수록 잘못될 가능성도 더 커진다는 점, 여덟째, 여론조사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일희일비하지 말자, 그냥 결과와 경향일 뿐이다. 아홉째 여론조사기관을 우상화하지 말자. 마지막으로 왜곡된 표본이나 복잡한 주제를 설명하는 질문표현법의 한계 등 여론조사로 인한 문제는 이를 무시하는 것이 답이 아니라 더 많은 여론조사를 찾아보는 것이 답이다.


이 책이 말하는 것은 여론조사가 모든 것을 결론지을 수 없다. 특히 특정의 목적을 가지고 진행된 여론조사는 질문표현법 등에서 이미, 왜곡됐기에, 이는 여론조사라는 이름으로 지지자들을 혼란에 빠뜨릴 위험이 다분히 존재한다. 여론조사는 특정 시기와 시점에 이루어지기에 이후 변화하는 민심을 반영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여론조사 그 자체로도 지지의 흐름을 뒤바꿔놓을 수 있다. 이른바 지지율 하락, 혹은 오차범위 밖으로 밀려났다는 것만으로 전의를 상실해버릴 수도 있기에. 여론조사를 여러모로 검토해야 한다. 어떤 여론조사이든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함을 말하고 있다. 결론은 여론조사결과에서 일정한 경향성을 읽어낼 수 있다면 다행이다. 


이 책에는 인터넷(즉, 온라인)조사, 패널조사 등의 장단점과 유의점이 정리되어있으니, 일독해볼 것을 권한다. 책 제목처럼 낱낱이 파헤치고 있으니.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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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내 말을 안 들을까? - 20년 경력 상담심리사가 실전에서 써먹는 듣는 기술, 말하는 기술
도하타 가이토 지음, 김소연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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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내 말을 안 들을까?, 미래 전망의 불투명, 불안이 엄습한 "대화 단절"사회에서 각자도생을


여유가 없어서, 흥미가 없어서, 시시껄렁한 이야기라서, 늘 푸념이어서 듣는 사람도 우울해지니까, 그럴듯한 답변들이다. 정작, 넘치고 또 넘쳐나는 이야기들, 지하철을 타봐라, 사무실, 학교 어딜 가든 떠드는 소리는 여전한데, 정작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네”.


이 책의 지은이 도하타 가이토는 한때 대학교수로 일할 때의 처지를 토로하는데, 사람들이 많은 곳이나 회의 등에 영 익숙지 않아, 회의 중에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는데, 옆에 앉아 있던 교수가 하는 말, 회의 중에는 휴대전화 사용하면 안 된다고…. 이른바 군중 속의 고독감을. 아니 지은이 표현대로라면 고립감을(?), 아무튼 대학의 역할과 기능의 변화 속에서 투명, 가시화 등이 영 맞지 않았는지, 대학에 사표를 내고, 상담실로 돌아왔다고 말한다. 


듣기 기능 부전 상태에 빠진 사회 "대화가 가능한 상태가 되는 것"이 최선


이 책은 “듣기(聞) 기능 부전 상태에 빠진 사회”를 주제로 지은이가 일본 아사히(朝日) 신문의 사회 계명(季評)에 석 달에 한 번씩 실은 글(평론)을 앞에 달고, 이를 상담사의 시선으로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쓴 글과 실용적인 매뉴얼 노하우를 묶어서 엮은 것이다. 지은이는 “듣기(聞)와 듣기(聽)”의 관계를 지금껏 오해했다고 말한다. 듣기(聞)는 쉬운 레벨이고 또 다른 듣기인 청(聽), 즉 경청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청보다는 문, 그냥 들어주기가 더 어렵다고, 끼리끼리,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반론은 귓등으로 오로지 앞으로 내 생각이 옳다 진격을 외치는 무리, 정치판에서 목소리를 높은데 서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이런 상태, 서로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기 바쁜 가정 안 세상에 이르기까지, 온통 “소통” 부재라는 말이다. 왜 소통 부재가 생긴 걸까에 천착한 지은이는 이 책의 배경을 ‘자원이 한정된 사회에서 그래도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쩌면 좋을까?’라는 물음이라고 했다. 글쎄다. 듣기 기능 부전과 한정된 자원의 분배가 무슨 상관이람.


지은이의 ‘사회철학’이란 표현은 "대화"다. 신자유주의로 각자도생을 하는 현대인, 집단주의든 개인주의든 모두 나름의 한계가 있고,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귀를 닫게 하고 듣고 싶은 말만 듣게 한다. 여기에는 저 출생 초고령사회의 문제들 인구 절벽을 비롯하여 수도권 집중화, 지방의 공동화와 인구감소, 노인 문제, 아이(출생, 양육) 문제, 도시는 도시대로 지방은 지방대로 각각의 문제가 있지만, 한정된 자원을 서로 끌어가려는 경쟁으로 서로 소통하지 않고 균열은 더 깊어지고, 이때 필요한 것이 “대화”라는 것이다. 건강한 사회로의 복귀는 “대화가 가능한 상태가 되는 것” 요즘 한국의 실정도 그러하지 않은가, 정치 현장을 보라. 국회의원 공천을 하는데 일방통행, 힘의 논리, 바로 소통, 대화의 부재다. 


묻지 마 식 살인, 청소년 비행. 이 이면에는 “그때 내가 필요할 때, 내 말을 들어줄 어른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누구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아”,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듣지 않고 내뱉은 말은 상대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지은이는 1년 만에 총리 자리에서 물러났던 일본 스가 총리와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코로나 대유행 시절에 어떻게 국민에게 다가섰는지를 비교하는데, 떠나는 일본 총리가 말하기를 “왜 사람들은 이야기를 듣지 않을까?”에 대한 답을 메르켈의 국민을 대하는 태도로 설명했다. 국민의 자유를 제하는 긴급 사태가 초래된 것에 대해 국민께 용서를 구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이른바 소통한 것이다. 일본 총리는 국민이 알 필요 없음. 정부가 다 알아서 함. 국민을 사지로 모는 국가가 있겠냐고, 일본 국민의 드센 항의는 “내 말 좀 들어줘, 우리는 절박함을 알아야 달라"라는 말이었다. 


지은이는 듣기 기능의 부전 상태 담론을 일본 사회체제를 다루는 거시적 접근에서 가정에 개인에 이르는 미시적 접근까지, 마치, 카페에 앉아 차 한잔하면서 편하게 옆 사람에게 말하듯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것도 심리학자, 의료인류학자 들의 이야기를 곁들어가면서, 술술.


공동체의 유대관계가 살아나야!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며, 격려해 주고 등을 토닥여 주는 사람들 속에서 얼어붙은 마음은 풀린다. 정신건강의학이나 공인된 상담심리사, 심리상담가가 아니더라도 우리 누구라도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 옆에서 그저 이야기만 들어줘도 된다. 격려만 해줘도 된다. 지은이는 전문가 필요한 대목은 마음이 아픈 사람이 왜 대인관계에서 화를 내고, 무례하게 구는지 그 원인을 진단명이라는 규정을 통해서 성격이 못된 사람이 아니라 지금 마음의 병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말해준다면, 주변의 태도는 바뀐다고, 아주 중요한 점을 지적한다.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영역 이외의 것은 민간영역(주변 사람들, 혹은 일반 사람)에서 민속 영역(전통적으로 요가, 명상, 혹은 무당의 굿이라도)에 맡겨도 좋다고 이른바 전통적인 “돌봄” 문화의 회복을 말한다. 모든 것을 전문가 영역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전문가는 평범한 사람이 서로 돌보는 것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라고 경청할 만한 대목이다. 그저 내 말을 좀 들어달라는 것이 핵심이다. 일상의 이야기를 하거나 들어주거나 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라포(신뢰)가 형성되면 그것으로 도움이 된다. 동네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온 동네 사람이 함께 키운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익숙해진 아파트 생활은 고립무원이다. 문을 닫으면 누가 사는지, 그 집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다.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이 이렇다. 


대문에 커다랗게 “맹견 주의”라고 써 붙여 놓은 집 안의 강아지는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요란하게 짓는다. 이 개는 주인 외에 다른 사람이 두려워서 그런다. 오지 말라는 의사표시일 뿐, 사람도 마찬가지다. 


듣기 기능 회복은 "내 이야기 들어줄래요"로 시작


이게 아마도 정답인 듯싶다. 내 말을 왜 안 들어줄까가 아니라, 먼저 내 이야기부터 하는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가, TV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 내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고, 비틀거나, 왜곡하거나, 상상하거나, 예측하고 단정 짓기 전에, 대체로 우리 이야기는 “답정너다”. 다만, 그런 결정에 대한 지지를 받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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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지키는 바운더리 - 모든 문제는 선을 넘으면서 시작된다, 인간관계가 인생을 망치기 전에 선을 그어라
쑤쉬안후이 지음, 김진환 옮김 / 시옷책방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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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는 “선(線)”을 넘으면서 시작된다


심리상담사로 일하는 지은이 쑤쉬안후이는 이 책<내 삶을 지키는 바운더리>- 인간관계가 인생을 망치기 전에 선을 그으라고 말한다. 내 삶의 경계를 세우라는 샤론 마틴의<그게, 선 넘은 거야>(에디토리,2023)에서 마틴은 경계는 내 자존감을 지키는 울타리라고 하며, 상담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계설정 공식 4가지와 함정을 설명한다. 경계설정 A~Z까지를.


지은이는 상담현장의 전문가답게 이 책의 구성을 관계의 경계선이 무너진 10가지 유형을 첫 단계로 보고 선을 넘은 관계의 함정 10가지를 제대로 파악하기라는 두 번째 단계를 거쳐, 관계의 점선을 실선으로 바꾸는 것은 치유의 과정이며 여기에 10가지를 이해하는 것을 세 번째 단계로 설정했다. 그리고 인생의 바운더리 세우기 연습 10가지를 네 번째 단계로, 이렇게 자신의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서서히 자신의 경계를 세우기 위해서는 피해야 할 함정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관계를 점에서 선으로 확실히 보이게, 정리하고, 경계설정하기 연습을 해보는 순서로 했다. 


경계 개념이 없는 유형들


관계의 경계선상에 있는 내 욕구, 누구나 욕구가 있다고 해서 부족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자기 욕구를 충족시키는 건 건강과 행복을 위해 필요한 일이지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내가 원하지 않는 다른 사람의 관심은 사랑이 아닌 학대다.


우선 책임감이 지나친 자기 희생형, 과로사한 사람들은 대체로 직장에서 성실하고 근면한 사람이다. 너무 성실해서 자신을 지키는 경계를 잃어버리기 일쑤지만, 또 다른 유형이 있다. 보상심리로 강제하는 불균형형 이 역시 자기 스스로 위안으로 삼는 형이다. 이타적인 것처럼, 위선적인 도덕형과 이성과 감정을 구분 못 하는 혼란형, 노력으로 존재가치를 증명하려는 자책형, 타인을 도구화하는 나르시시즘형, 이도 저도 아닌 포기형, 나와 다른 사람의 거리를 가늠하지 못하는 무례형까지, 거꾸로 누군가의 심리경계를 허물어뜨리는데 특화된 나르시시즘형의 인간은 다른 사람을 조정, 가스라이팅을 하다는 데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동시에 힘들게 한다. 10개의 유형으로 분류됐지만, 각 유형이 전혀 다른 것은 아니며, 각 유형의 특성이 조금씩은 섞여 있다. 실제 어느 특성이 강하냐의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선을 넘는 관계의 함정


왜 친밀한 관계일수록 함부로 대할까? 이는 자주 듣는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이성적으로 친절하게 대하지만, 내 곁, 내 주위의 사람에게는 감성, 감성이 이성보다 앞선다. 또한, 이는 통제이며 우롱일 수도 있다. 상호 존중하는 관계가 아닌 일방적 위계관계가 생기고 그 지배 아래 놓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왜 눈치채지 못할까? 거절을 못 하는 이유와도 같은 것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이고 이타심이라고 생각한 때문이다. 사랑과 통제의 회색지대에서 이 사람은 나를 사랑하기때문에 이런 걸꺼야라는 자기중심 해석일뿐실제는 본질을 인정하기가 두려운 것일 수도, 휘둘림을 당하지 말라는 말인데. 거절한다고 해서 관계가 변하는 건 아니다. 변하는 관계는 상호존중의 관계가 아닌 자기의 욕망 실현을 위한 도구일 뿐, "다 너를 위한 거야"라는 뻔한 말에 속아 넘어간 게 아니라, 그저 받아들일뿐... 


내가 경계를 지키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로 괜히 일을 서두르거나, 나중에 후회할 약속을 하며, 부탁이나 요청을 거절하고 나면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낀다. 사적인 질문에도 대답을 해줘야 할 것 같다. 남에게 돈이나 물건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할 때가 많다. 다른 사람의 잘못임을 알면서도 내가 대신 책임지려 한다. 나는 몇 개에 해당할까, 아마도 거의 다일 듯하다. 누군가의 경계를 긋는다는 것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도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 싶기도 하다고 느끼는 순간, 경계는 없어진다. 


관계의 점선을 실선으로 바꾸기


인정욕구, 자긍심,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자 할 때,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게 된다. 그 평가가 좋고 나쁨, 등급의 상하에 따라 자존감 또한 낮아진다. 우선 이상적인 관계를 꿈꾸지 말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노력이 삶의 목적이 돼서는 안 되며, 신경 쓰이는 사람과는 관계를 끊어라, 모든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다는 것은 현실이기에 어디까지나 선택권은 나에게 있음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인생의 바운더리, 나만의 경계


10개의 연습을 통해서 홀로서기, 즉 경계 설정하기를 시도한다. 너는 너고 나는 나라는 거리의 인식, 다른 사람이 나를 부정할 때 기회로 삼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그냥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좋든 나쁘든 강하든 약하든 외면하고 싶은 바꾸고 싶은 그 무엇에 집착하는 순간 나머지 것을 놓치게 되니, 자신을 스스로 내맡기고, 거기서 어떻게 새롭게 구축할 것인가를 생각하자는 말이다. 미리 겁먹을 필요도 없고, 예단할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다. 인생은 누구의 것인가?, 내가 피할 수 있다고 피해지지 않는다. 다만, 뒤로 물러서 있을 뿐, 완전히 없어진 것이 아니니, 어차피 딛고 넘어서야 할 것이라면 그저 자연스럽게.


인간이 직면하는 모든 문제는 관계에서 비롯되며, 이런 관계는 현실을 만들어 내고, 이 현실을 풀어가야 한다. 이 책은 실전연습용이라 할 수 있다. 누군가에 휘둘림을 당하는 자신에게서 벗어나길 원하든, 뭐든 내가 하지 않으면 생기는 불안감, 이것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다만, 이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못하는 것은 못 한다고, 받아들일 수 없는 요청은 거절하는 것이 자신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건강한 자신을.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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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역사 - 우리가 몰랐던 제도 밖의 이야기
세라 놋 지음, 이진옥 옮김 / 나무옆의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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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되기, 엄마 노릇하기


어머니라는 정체성, 모성, 모성다움이라는 낱말, 문구 혹은 말의 맥락과 함의는 사회와 시대에 따라 다르고 계속 변화한다. 지금 우리는 엄마를, 어머니를 어떻게 정의할까?, 역사학자인 세라 놋은 여성과 젠더, 감정의 역사를 연구한다. 우리가 모성의 위대함으로 포장하며 평생 희생을 감내하면서 자식들을 위해 무엇이든 다 내주는 객체로 박제된 초상화로 어머니를 그려왔다면 이 책<엄마의 역사>은 ‘일반화된’ 어머니가 아닌 파편화 된 여성의 임신, 출산, 아이 키우기를 엄마의 의무로 여겼던 역할이 미국과 영국에서 역사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변해왔는지를 17세기부터 20세기 말 페미니스트에 이르기까지를 추적하여 쓴 책이다 놋은 동사 지향적이고 일화에 기반하면서 일인칭 시점의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된 모성의 역사, 어머니가 되어 가는 과정(matrescene)이다. 확실히 우리가 몰랐던 제도 밖의 이야기다. 


남성에 대한 여성의 특수성 주장은 성별 차와 불평등 노선의 강조다


여성을 남성으로부터 분리하여 특수성을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여성이 분리된 영역에 속하게 되는 것을 승인하는 게 되며, 기존의 성별 차와 불평등의 노선을 강조하게 된다는 점에서, 동사로 복수화하고 개별화하면서 과거의 관행들이 놀랄 만큼 다양했고 다시 파악할 가치가 있다는 점을 초점을 맞춘다. 모성은 그 자체로 일화에 적합하다는 21세기의 모성 이론에 따른다. 실제로는 17세기에서 1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영국의 상류층과 전문가 계층에서는 어머니의 관행에 대한 기록이 드물다. 


아니 아예 관심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기에, 큰 기록 속에 자잘한 행간을 들여다보며, 농장 사업에 대한 설명, 노예의 서술, 그리고 현대로 들어와 인류학자들이 남겨 놓은 짧은 보고서, 구술사, 사회학적 조사에 나타난 간략한 증언들, 일화는 이런 증거의 파편과 덩어리를 조망하고 부재를 존재로 바꾸는 방식이다. 지은이 놋은 파편화된 기록들을 모으고 이를 일인칭 관점에서 에세이형식으로 풀어나가는 연구방법을 쓰게 된 것인데. 놀라울 정도로 기발하다. 자료가 없어서 뭔가를 쓸 수 없다는 말 대신에 흩어진 조각을 모아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이 아마도 이 책의 특징이랄 수 있을 것이다. 


엄마 노릇하기의 여정과 일화


480여 쪽에 이르는 두꺼운 책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어머니, 하인이었고, 노예였고, 첩이었고, 17세기 영미의 이야기와 같은 시기 조선의 어머니, 여성들의 엄마 되기도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21장에 걸친 이야기는 놋이 젖먹이 둘째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하는 엄마 되기와 함께 글을 썼기에 구체적으로 기술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어머니는 놋에게 그녀가 놋을 임신, 출생까지를 담은 서류를 가져다준다. 1970년대, 영국 사회의 풍경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숫자로 본 엄마 되기, 세대, 임신인지 알아내기 10주 차, 혹은 8주 경과와 태동, 솟아오른 앞치마, 출산이라는 것, 안녕, 아가, 눈물과 일화들, 산후조리 시기, 눅눅한 천, 방해받는 시간, 한밤중, 가득 찬 젖, 불확실성 또는 생각실험, 병원 처방과 의혹들, 아기 맡기고 찾기, 종이꽃, 오크 세탁통, 마당 아기, 무릎 아기, 그리고 시간을 항해하기, 그 밤의 끝에서, 


이른바 흐름으로 전개되는데, 누군가와 만나 사랑을 하고(?), 1963년 이전의 시대구분으로 성행위는 임신을 위한 것만이었는지 등에 관한 인식을 추적해본다. 내숭 떨기, 뻣뻣하게 누워있기로 표현된 것들이 진짜일까, 피임 도구(콘돔)의 출현으로 성행위와 임신은 분리되고, 아무튼 이렇게 세대를 꾸리고, 임신하면서 산과 병원에서 요즘 같으면 초음파로 아이의 성별은 물론 장애의 유무까지 알아내는 시대는 아니었으니, 태동과 출산, 산후조리, 방해받는 시간을 쭉 따라가다 보면, 엄마 되기의 대 서사가, 과부 아기라는 표현, 엄마의 출산이다. 지금껏 요람에서 자던 아기는 동생에게 그 자리를 물려줘야 하는 시기다. 


젖병 물리기와 아기 카페, 육아 지원이 줄어든다는 소식을 듣고 반대 청원서 서명운동을 하는 엄마들. 레즈비언 부부에게 정자를 기증하는 게이들, 의학계는 정상적인 임신 경로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의학 생명윤리를 들먹인다. 1980년대 레즈비언과 비혼모에 대한 기존의 편견은 이들이 어머니로서 적절하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명사를 동사로 ‘어머니’라는 정체성을 ‘엄마 노릇’하기라는 행동으로 바꿔보라고 놋은 말한다. 후기 자본주의 아래에서 모든 종류의 돌보는 이들, 입양모, 생모, 고용된 위탁모, 여성, 남성, 레즈비언, 게이, 성전환자들이 외치는 돌봄에 대한 옹호는 실제로 광범위한 연합체를 구축할 수 있다. 


이 책은 엄마 되기를 톺아보는 것인데, 파편화된 개인들의 이야기를 한데 묶어, 엄마 되기라는 커다란 역사를 구성한다. 엄마가 되기로 한 사람들, 아기를 낳을 계획이 없는 사람들,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들, 누구나 읽어야 할 엄마 되기는, 저출산 초고령사회, 인구절벽과 인구정책을, 인구소멸위기 대응방안, 묘책을 찾겠다는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임신과 출산, 육아의 과정에서 그저 일련의 행위로만 여겼던 너무 익숙한 현상과 활동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특정 시대와 사회에서 펼쳤던 출생과 돌봄에 관한 정책들을 톺아보면 여러 가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표지에 추천사를 쓴 정희진, "이 책은 인간의 역사는 엄마의 역사이고, 인간의 조건은 엄마의 조건임을 보여준다." 어떤 맥락으로 읽히든간에 특히 인구절벽의 도래라는 미래의 불안, 이 책은 인구정책은 물론 우리 사회의 돌봄 정책, 소수자의 권리까지도 함께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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