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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칙 - 권력, 유혹, 마스터리, 전쟁, 인간 본성에 대한 366가지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노승영 옮김 / 까치 / 2021년 12월
평점 :
품절
오늘의 법칙
내 소명, 재능이 뭔가를, 찾아나서는 길 삼만리
이 책의 지은이 로버트 그린, 그는 인생의 쓴맛, 단맛을 다 봤다. 대학 졸업 후, 기자가 되려고, 글을 쓰려고 했으나, 그의 재능과는 맞지 않았던 듯싶다. 이후 이른바 자신을 찾는 고행길, 초년고생을 사서했다. 외국을 돌면서 여러 일 60가지의 직업 경험을 하던 중, 운명처럼 주스트 엘퍼스(출판기획자)를 베네치아 부둣가를 거닐다 만났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엘퍼스가 지은이에게 책 아이디어가 좀 있냐는 물음이, 지금의 지은이가 있게 된 하나의 열쇠였던 셈이다. 그는 지금까지의 경험, 세상 돌아가는 것은 어떤 하나의 이치가 있는 듯하다는 실마리를, 이른바 도를 깨치듯, 번득이는 그의 영감이 첫 저서인 "권력의 법칙" 집필로 이어졌다.

역사의 반복 보편적 패턴이 있다. 다만, 느끼지 못할 뿐이다.
지은이는 역사책을 꾸준히 읽다 보니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보르자, 루이 14세의 이야기가 자신이 이제껏 해오던 일 경험에서 눈으로 보고 듣던 이야기와 또 같더라고, 차이가 있다면 피만 흐르지 않았을 뿐이라고…. 뭔가 깨침을 얻었다는 말이다.
그로부터 25년 세월이 흐른 지금, 지은이는 이 책<오늘의 법칙>을 그간 펴낸 책과 앞으로 나올 책<숭고함의 법칙>과 이미 여러 곳에 기고했던 글, 에세이를 한데 묶어 12월 체재로, 그리고 분기별로 나 자신을 반추하면서, 내 약점과 강점과 직면하면서 철저하게 나를 알라 "정직하게", 인간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인 "허영심"을 억누르고 냉정하게 자신을 따져 보기 작업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사람은 자신과 직면하는 것이 끔찍해질 때가 있어, 애써 피하려 한다. 왜 그럴까?, 나약한 자신이 싫어서 마치 패배자인 게 싫기 때문인 걸까, 세상 사람들이 모두 성공했다고 부러워할지 몰라도 나 자신이 뭔가 부족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거기까지다. 지금까지 뭔가 성공했다면 다행스럽게도 운이 좋았던 탓일수도 있다. 아니 그가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재능때문일 수도 있겠다.
나의 약점까지도 철저하게 무기로...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지은이의 말을 들어보자. 나약함, 치명적, 인정하기 싫은 나, 마주하기 싫다고 느낄 때일수록 나에게 다가가 더 직면하라는 것이다. 나를 대상화시켜 하나씩 톺아보는 게 중요하다. 나를 알다. 내 약한 고리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 아야 한다. 누구는 고치려 노력하라 하지만, 이렇게 피곤한 작업을 할 필요는 없다. 취약점과 약한 고리도 때로는 훌륭한 무기가 된다. 이 대목은 손자병법의 한 대목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물론 그 당시에는 전쟁이 일상이었기에 당연히 표현도 그러했을 것이다. 이를 바꿔 말하면 나를 알고 상대를 알아야 일을 사업을 도모할 수 있다. 성공하려면 반드시 내 경쟁상대가 누구인지를 장단점과 약한 고리를 파악하라고들 말하지만, 그에 앞서 내가 나를 알아야 만이 그런 조건과 환경이 나에게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고, 그래야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이런 논리라면 너무 쉽지 않은가?
그런데 말처럼 쉬운 게 어디 있나, 실행이지, 이미 관성화돼버린 우리의 사고, 행동, 귀찮은 일은 피하고 싶은데, 이를 극복할만한 계기나 사건도 때로는 필요하다. 그런데 이마저 없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인위적으로 해야 한다. 그때 필요한 게 이 책이지 않을까 싶다.

1년 365일 하루에 한 주제씩... 함께 성장하기
1년을 4계절로 나누듯, 네 분기로 나누어 우선 1월부터 3월까지는 나 외에 모든 것들로부터 나를 차단하고, 오로지 내 안에 있는 나와의 대화를 시도할 것, 그래서 나 자신의 목소리를 확인하라. 즉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목적과 소명에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다음 삼 개월 동안은 직업 세계의 정치적 성격 꿰뚫어 보기, 겉모습과 다른 또 다른 모습, 보이는 게 다가 아님을 아는 것이다. 겉모습이 현실이라 착각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깨닫는다. 이제 반년이 넘어서는 "역지사지" 내가 중심이 아닌 다른 이를 중심에 놓고 그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그들의 이기심에 호소하는 법을…. 마지막 삼 개월은 당신의 행동을 비롯한 모든 인간 행동의 이면에 놓은 동기를 꿰뚫어 볼 것이다.
그렇다. 나를 알고, 나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고,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처지가 되어 생각하는 훈련을 하게 되면, 마지막에는 상대는 물론 인간의 보편적 이해가 다다른다는 것이다.
이 책은 하루 한 장 읽기를 해도 좋고, 목차를 보고 맘에 드는 곳을 골라 읽어도 좋을 듯하다. 한 장에 주제어가 실려있다. "1월 9일 자신의 영웅에게서 영감을 찾아라"라는 제목으로, 15줄 내외로 이야기의 핵심이 실려있다. 이에 덧붙여 오늘의 법칙, 누군가의 업적이 당신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가? 그것을 분석하여 본보기로 삼아라. 이른바 마스터리 법칙을 설명하고 있다.
5월 23, 오늘의 이야기는 눈을 항상 믿지는 말라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이렇듯 1년 내내 되풀이해서 읽고 또 읽어볼 수 있겠다(200쪽). 또 보자. 직업 세계의 정치 행위를 꿰뚫는 데는, 그 예를 보자. 4월 12일 '적을 이용하라', 여기에 실린 오늘의 법칙은 링컨이 말했듯이, 적을 없애는 방법은 친구가 되는 것이다, 권력의 법칙-용인술(149쪽)
이 책 뒤표지에 실린 찬사들…. 마키아벨리에게 경쟁자가 생겼다, 손자는 등 뒤를 조심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는 뉴욕타임스의 표현이 촌철살인이다.
이 책은 출퇴근에 읽는 것도, 잠깐 일 볼 때, 차 한잔 마실 때 읽으면 제맛이겠다.
그런데 마키아벨리 읽기가 가끔은 편향돼 보이기도 하다. 인간이 본성은 성악과 성선이 동전의 양면이듯 어느 것이 우선인가, 뭐 맹자, 순자를 들먹일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새롭게 읽어보는 것도 재밌겠다. 요즘 마키아벨리즘에 관한 책들이 여럿 나와 있기에….
지은이의 인생 항로를 잘 살펴보는 게 좋겠다. 이 책의 의미는 권력, 유혹, 마스터리, 전쟁 등에 관한 것들을 쓰고 있지만, 밑바탕에 흐르는 것은 '너의 숨겨진 재능'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드러날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와는 결이 다르지만, 확실한 것은 당신이 싫어하는 당신의 어느 특정 모습과 성격, 습관 등이라도, 또한 약점일지라도 거꾸로 당신에게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즉, 고정관념과 관성, 일반론에 휘둘리지 말고, 나 자신, 내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하라. 이 말은 노자의 말과도 맥락이 비슷하다. 너는 너 자신으로 훌륭하다. 누구를 따라 하려 하지 말고, 내가 가진 것을 잘 살펴, 그것을 쓰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마키아벨리즘이나 손자병법론으로 단순화시킬 것은 아니다.

언제나 사람들에게 호평받고 칭찬받는 나만을 볼 수는 없다. 세상에는 음양 조화라는 게 있지 않은가, 내가 싫은 내 모습도 함께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우선 나를 철저하게 알라, '너 자신을 알라'는 델포이 신전에 새겨진 글귀처럼, 거기에서 출발해야 상대를 그리고 사람의 보편적 선함과 악함도 시나브로 깨닫게 될 것이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매일 읽어보는 게 좋겠다. 실천행, 나로부터….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