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밀당의 요정 1~2 - 전2권
천지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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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의 요정(1,2권)

 

제목이 재밌다는 인상의 소설이다. 작가 천지혜의 재치가 번뜩인다. 1권의 지혁과 새아의 만남이, 그리고 전 남친의 신부를 대신한 새아, 이런 판국에서 만난 두 사람.

 

 

결혼만이 답이라고 생각한 여성 새아, 결혼만은 피하리라 다짐한 비혼주의의 돌싱남 지혁,

지혁의 등장은 마치 최근 매끈하고, 깎아놓은 듯한 상아...이목구비에 옷차림까지, 작가는 지혁을 요즘 인기드라마의 주인공, 아닌 작가들의 설정하고픈 완벽남 하지만 성격은 독특한 그런 류의 이미지로 등장시키면서, 앞으로 전개될 내용, 지혁의 비서 입을 빌어...

 

“이런. 미친 밀당의 요정을 봤나.,” 이게 이 소설의 기본 얼개다.

아웅다웅, 마치 드라마 시나리오는 보는 듯, 눈 앞에 장면들이 스쳐지나간다.

 

이 소설이 왜 요즘 청년세대들(MZ세대론에 관한 찬반 여론이 있어 여기서는 이런 표현은 쓰지 않겠다)에게 인기가 있는지...대충은 짐작이 간다. 비혼주의자 지혁이 새아에게 빠져버렸다. 헤어나질 못한다. 비혼주의니 뭐니 하는 따위는 다 호강에 초진이야기처럼.

 

새아가 누군가를 만나면 질투하는 지혁, 그는 진짜 사랑이란 걸 몰랐던 탓일까, 마구 헤맨다.

 

 

2권의 종반부에 이들의 아웅다웅의 절정이랄까, 3권에서는 어떤 내용의 밀당이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클라이막스...두 사람의 사랑, 소꿉장난같은 아기자기한 모습이 펼쳐진다.

 

전략회의에서 새아를 들이까는 지혁, 잠시 마련된 휴게시간...

 

어어, 나라고 자기 사진 안 갖고 있는 줄 알아?

뭐, 내 사진 뭐(중략)

어머나 ? 내가 잘 때 이렇게 귀여워?

어, 장난 아니야.

이런거 찍어 놨음 공유해야지...이렇게 귀여운 걸 혼자 보고 있었다니, 욕심쟁이“(361쪽)

 

 

이렇게 오가는 대화 속에 지혁은 카톡으로 공유했고, 이어서 보고를 해야 하는 새아팀장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화면에 띄운 것이 바로 그 사진들....

 

 

이렇게 두 사람의 알콩달콩 연애사가 만천하에 공개되고…. 이제 3권을 기다려야 하는데….

결혼관, 청년 세대들은 결혼, 여성은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지 못하고 이리저리 계약직으로 떠돌다 지쳐버린 끝에 심신의 안식처로 결혼이라는 걸 생각하는 걸까?. 뭐 한 세대 훨씬 전에는 얼굴도 보지 않고 좋은 집안이니 결혼하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던 세대, 베이비붐 세대 1세대쯤 되려나, 2세대로 넘어오면 중매 결혼….‘직장 좋겠다, 신랑 인물 훤하겠다. 뭐 빠질 게 없지, 근데 집안 형제들이 많다는 게 흠이면 흠이지…. 라는 매파 중매쟁이의 단골 대사들….

 

 

한 세대 앞선 이들은 연애 결혼…. 이때까지도 여전히 두세 살 많은 안정되고 의지할 수 있는 신랑감을 찾아서…. 10여 년 이쪽저쪽으로는 초식남. 연하남, 동생 같은 남편, 누나 같은 아내, 맞벌이, 아이는 형편이 피면 낳기로라는 주제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만혼남, 만혼녀, 일과 결혼했다는 남녀들. 아이 대신 반려견을 키우겠다는 부부들.

 

 

세대 사이 결혼관의 변화, 이게 사회문화의 변화일까, 아니면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 향상에 따른 변화일까 하는 질문, 그런데 이 질문은 애초부터 잘못된 거다.

 

가부장 질서 속에 형성된 젠데 의식이다. 사회적 역할 분담론, 현모양처, 경제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남성 중심사회이기에 여성의 지위는 제2성에 머무는 것이다(시몬 드 보부아르의 책), 하찮은 남자가 여자 앞에서 주름잡는다는 말이다.

이 소설에서 밀고 당기기는 여성과 남성의 주도권에 관한 말이 아니라, 결혼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 즉 연애와 결혼은 어떤 의미일까, 종의 번식과 멸종을 회피하는 태곳적 인류라는 종의 뇌에 잠재된 종족본능일까? 라는 생각들에까지 미친다.

 

오랜만에 리얼타임 드라마를 본 듯하다. 눈으로 보는 드라마보다 읽는 드라마가 재밌기도 하다. 이 소설은 이런 가능성을….

 

 

다음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해보면서, 오래간만에 웃고 상상을 해대면서 본 이 책은…. 다양한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는 덫, 함정이 군데군데…. 그렇다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읽으면, 소설의 흥이 떨어지니, 다만, 읽는 가운데서 자연스레 전해져 오는 느낌을 음미하면 좋겠다.

 

 

 

<출판사에서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따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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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세계 신화 여행 - 오늘날 세상을 만든 신화 속 상상력
이인식 지음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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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이 책의 제목 <처음 읽는 세계 신화 여행>, 오늘날 세상을 만든 신화 속 상상력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지은이는 과학을 통해 세상 이야기를 한다.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의 월간지에 ‘PEN’에 나노기술을 연재하기도 했던 과학 칼럼니스트로 30여 년 집필 활동을 한 것으로 책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세계의 신화를 과학적 접근으로 해석하는 글쓰기는 신화를 과학이란 측면에서 접근하는 신선한 발상이다.

 

이 책은 PART 8, 34장으로 구성됐다.

 

 

세상의 시작 “카오스”에서 우주의 질서가 나오다

 

 

중국의 창조신화 산해경을 소개하면서 혼돈을 말하는데 이는 카오스를 의미한다. 카오스(혼돈)는 코스모스(질서)가 있다. 혼돈 속에도 일정한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카오스가 한순간에 질서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발견한 푸앵카레, 그는 이를 나비효과라 한다. 오늘 베이징에서 공기를 살랑거리는 나비가 다음 달에 뉴욕에서 폭풍우를 몰아치게 할 수 있다. 초기 조건에서 작은 차이가 최종 현상에서 큰 차이를 일으킨다는 말이다. 이후 에드워드 로렌츠는 컴퓨터로 기상 모의실험을 하던 중에 이를 입증했다. 이렇게 중국의 혼돈을 자연 현상의 카오스로 풀어내고 있는데, 재밌는 대목이다.

 

 

하지만, 옥에 띠도 없지 않다. 2장 델포이 신탁의 수수께끼 중 일본의 우주 창조신화를 소개하는 대목은, 유럽의 창조신화, 중국, 인도에서 구체적인 인물명이 거론되는 데 반해, 일본의 그것은 일본명이 없다. 적어도 아마테라스와 스사노오는 소개해야 하는 대목이다.

 

 

소개된 내용을 보자. 신화에는 “머리가 여덟 개 달린 뱀인 하치키 오헤비가 나온다. ‘8’이란 숫자가 성스러운 숫자인 동시에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략> 하치키 오헤비는 일본 왕의 딸 여덟 명 중 7년에 걸쳐 잡아먹었다. 마지막으로 이 딸을 잡아먹으려 할 때 영웅이 나타났다. <중략> 영웅은 술에 취해 떨어진 하치키 오헤비의 목 여덟 개를 잘랐다……. 막내 공주와 결혼했다(41쪽).

 

 

 

일본 신화의 뱀은 강, 농경문화, 하천의 범람을 막는 수전신(논농사신)과의 대립

 

 

이 내용으로는 일본의 천황의 3대 신기(神器)중 하나인 구사나기(草??)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이야기의 출전은 고문서 고지기(古事記), 니혼쇼키(日本書紀)에 나오는 내용으로,

 

 

하치키 오헤비[八岐大蛇=야마타노오로치라 읽는다].이 이야기는 건국신화와 관련된다. 신기(神器=草??,八咫鏡,八尺瓊勾玉)는 이른바, 권력을 상징하는 검과, 거울, 그리고 자다. 여기서 나오는 영웅이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스사노오이며, 막내 공주가(공주는 아니다. 귀한 집 여식을 일컫는 히매(?=아가씨) 이며 이름은 구시나다히메(수전, 즉 논을 관장하는 신)이다. 여기에 나오는 큰 뱀은 강을 의미한다. 강과 수전은 일정한 관계가 있으며, 강이 범람하여 논으로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모두 농사, 관개와 관련된 것이다.

 

 

그런데 八岐大蛇를 ‘야마타노오로치’로 읽지 않고, ‘하치키오헤비(하치키(마을이름)의 큰뱀’ 라는 음+훈으로 표기한다면 정확한 것이라 할 수없다. 고유명사인데, 일본에서 부르는데로 불러야 한다(이 대목은 중-일, 한-일-중의 사람 읽기에서도 상호주의가 적용됐다 안됐다 하지만, 시진핑으로 읽어야 할 것을 습근평으로 읽는다든다, 고이즈미라고 읽어야 할 것을 소천으로 읽는다면 이는 상호주의라는 기본 원칙을 무시하는 게 된다)

 

 

물론 이 책의 저술의 의도는 신화 속 상상의 나래를 펴보자는 것이지만, 이는 정확한 소개라 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해둔다.

 

이 책이 전문서도 아니고, 신화를 과학의 맥락에서 풀어내는 것이라 가볍다면 가볍겠지만, 신화에 나오는 많은 뱀을 해석하는데, 지역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를 것이다. 문화란 본디 그러한 게 아닌가. 문명과 문화의 경계와 구분을 두고 설왕설래하듯이 말이다.

 

 

28장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근친혼은 금지된 것인가, 회피된 것인가?,문화적 선택의 결과

 

 

고려시대의 근친혼은?, 일본천황가의 근친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지은이는 세 사람의 이론을 소개한다. 먼저 19세기말 핀란드의 에드워드 웨스터마크가 근친상간 회피이론을 제시했다. 어릴때부터 같이 자란 사이에 이성을 느낄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반박한 이가 지그문트 프로이트다, 이른바 오이디피스 콤플렉스로 근친상간의 금기를 설명했는데, 초기 인류는 동물의 세계와 같이 집단 안에서 수컷 하나(수장, 아버지)가 암컷을 독차지, 이에 성욕발산기회를 잃게 된 젊은 수컷들이 음모를 꾸며, 수컷을 잡아먹어버리고 암컷들과 교미한다고...이른바 사회적 제약으로 근친상간을 회피하게 된 것이라고 적고 있다. 그런데 지은이는 이를 공상적이라고 평하면서 또 다른 프랑스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사회결연 이론을 소개했다. 농경사회에서 결연, 즉 결혼으로 통한 노동력의 충원하기 위해 딸과 누이를 성교대상으로 삼지 못하게 했단다. 지은이는 결론적으로 근친상간의 터부는 문화적 선택의 결과라 말한다(456-458쪽).

 

진짜그런가? 그러면 근친혼은 뭔가, 근친상간이 비공식적인 성관계라면 근친혼은, 남녀칠세부동석, 일본에서 사촌간의 결혼, 근친상간현상을 간단히 문화적 선택이라 간단히 결론 짓기에는 너무 아쉽다.

 

이 책의 저작 의도에서 보자면, 가볍게 스케치한 정도에 그칠테니 내용에 관심과 흥미가 있는 사람은 관련 서적을 좀 더 탐독해보라는 의도가 깔려있다면 꽤 성공한 듯 보인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진짜 그랬을까, 그런가 라는 의문이 계속 떠나지 않았으니 말이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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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칙 - 권력, 유혹, 마스터리, 전쟁, 인간 본성에 대한 366가지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노승영 옮김 / 까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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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 자신을 알고 깨닫는 일기, 내 약점까지 철저히 알아야 상대방과 경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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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칙 - 권력, 유혹, 마스터리, 전쟁, 인간 본성에 대한 366가지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노승영 옮김 / 까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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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칙

 

내 소명, 재능이 뭔가를, 찾아나서는 길 삼만리

 

이 책의 지은이 로버트 그린, 그는 인생의 쓴맛, 단맛을 다 봤다. 대학 졸업 후, 기자가 되려고, 글을 쓰려고 했으나, 그의 재능과는 맞지 않았던 듯싶다. 이후 이른바 자신을 찾는 고행길, 초년고생을 사서했다. 외국을 돌면서 여러 일 60가지의 직업 경험을 하던 중, 운명처럼 주스트 엘퍼스(출판기획자)를 베네치아 부둣가를 거닐다 만났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엘퍼스가 지은이에게 책 아이디어가 좀 있냐는 물음이, 지금의 지은이가 있게 된 하나의 열쇠였던 셈이다. 그는 지금까지의 경험, 세상 돌아가는 것은 어떤 하나의 이치가 있는 듯하다는 실마리를, 이른바 도를 깨치듯, 번득이는 그의 영감이 첫 저서인 "권력의 법칙" 집필로 이어졌다.

 

 

 

 

역사의 반복 보편적 패턴이 있다. 다만, 느끼지 못할 뿐이다.

 

지은이는 역사책을 꾸준히 읽다 보니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보르자, 루이 14세의 이야기가 자신이 이제껏 해오던 일 경험에서 눈으로 보고 듣던 이야기와 또 같더라고, 차이가 있다면 피만 흐르지 않았을 뿐이라고…. 뭔가 깨침을 얻었다는 말이다.

 

그로부터 25년 세월이 흐른 지금, 지은이는 이 책<오늘의 법칙>을 그간 펴낸 책과 앞으로 나올 책<숭고함의 법칙>과 이미 여러 곳에 기고했던 글, 에세이를 한데 묶어 12월 체재로, 그리고 분기별로 나 자신을 반추하면서, 내 약점과 강점과 직면하면서 철저하게 나를 알라 "정직하게", 인간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인 "허영심"을 억누르고 냉정하게 자신을 따져 보기 작업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사람은 자신과 직면하는 것이 끔찍해질 때가 있어, 애써 피하려 한다. 왜 그럴까?, 나약한 자신이 싫어서 마치 패배자인 게 싫기 때문인 걸까, 세상 사람들이 모두 성공했다고 부러워할지 몰라도 나 자신이 뭔가 부족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거기까지다. 지금까지 뭔가 성공했다면 다행스럽게도 운이 좋았던 탓일수도 있다. 아니 그가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재능때문일 수도 있겠다. 

 

 

나의 약점까지도 철저하게 무기로...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지은이의 말을 들어보자. 나약함, 치명적, 인정하기 싫은 나, 마주하기 싫다고 느낄 때일수록 나에게 다가가 더 직면하라는 것이다. 나를 대상화시켜 하나씩 톺아보는 게 중요하다. 나를 알다. 내 약한 고리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 아야 한다. 누구는 고치려 노력하라 하지만, 이렇게 피곤한 작업을 할 필요는 없다. 취약점과 약한 고리도 때로는 훌륭한 무기가 된다. 이 대목은 손자병법의 한 대목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물론 그 당시에는 전쟁이 일상이었기에 당연히 표현도 그러했을 것이다. 이를 바꿔 말하면 나를 알고 상대를 알아야 일을 사업을 도모할 수 있다. 성공하려면 반드시 내 경쟁상대가 누구인지를 장단점과 약한 고리를 파악하라고들 말하지만, 그에 앞서 내가 나를 알아야 만이 그런 조건과 환경이 나에게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고, 그래야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이런 논리라면 너무 쉽지 않은가?

 

그런데 말처럼 쉬운 게 어디 있나, 실행이지, 이미 관성화돼버린 우리의 사고, 행동, 귀찮은 일은 피하고 싶은데, 이를 극복할만한 계기나 사건도 때로는 필요하다. 그런데 이마저 없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인위적으로 해야 한다. 그때 필요한 게 이 책이지 않을까 싶다. 

 

 

 

 

1년 365일 하루에 한 주제씩... 함께 성장하기

 

1년을 4계절로 나누듯, 네 분기로 나누어 우선 1월부터 3월까지는 나 외에 모든 것들로부터 나를 차단하고, 오로지 내 안에 있는 나와의 대화를 시도할 것, 그래서 나 자신의 목소리를 확인하라. 즉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목적과 소명에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다음 삼 개월 동안은 직업 세계의 정치적 성격 꿰뚫어 보기, 겉모습과 다른 또 다른 모습, 보이는 게 다가 아님을 아는 것이다. 겉모습이 현실이라 착각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깨닫는다. 이제 반년이 넘어서는 "역지사지" 내가 중심이 아닌 다른 이를 중심에 놓고 그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그들의 이기심에 호소하는 법을…. 마지막 삼 개월은 당신의 행동을 비롯한 모든 인간 행동의 이면에 놓은 동기를 꿰뚫어 볼 것이다. 

그렇다. 나를 알고, 나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고,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처지가 되어 생각하는 훈련을 하게 되면, 마지막에는 상대는 물론 인간의 보편적 이해가 다다른다는 것이다. 

 

이 책은 하루 한 장 읽기를 해도 좋고, 목차를 보고 맘에 드는 곳을 골라 읽어도 좋을 듯하다. 한 장에 주제어가 실려있다. "1월 9일 자신의 영웅에게서 영감을 찾아라"라는 제목으로, 15줄 내외로 이야기의 핵심이 실려있다. 이에 덧붙여 오늘의 법칙, 누군가의 업적이 당신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가? 그것을 분석하여 본보기로 삼아라. 이른바 마스터리 법칙을 설명하고 있다.

 

 

5월 23, 오늘의 이야기는 눈을 항상 믿지는 말라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이렇듯 1년 내내 되풀이해서 읽고 또 읽어볼 수 있겠다(200쪽). 또 보자. 직업 세계의 정치 행위를 꿰뚫는 데는, 그 예를 보자. 4월 12일 '적을 이용하라', 여기에 실린 오늘의 법칙은 링컨이 말했듯이, 적을 없애는 방법은 친구가 되는 것이다, 권력의 법칙-용인술(149쪽) 

 

이 책 뒤표지에 실린 찬사들…. 마키아벨리에게 경쟁자가 생겼다, 손자는 등 뒤를 조심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는 뉴욕타임스의 표현이 촌철살인이다. 

 

이 책은 출퇴근에 읽는 것도, 잠깐 일 볼 때, 차 한잔 마실 때 읽으면 제맛이겠다.

그런데 마키아벨리 읽기가 가끔은 편향돼 보이기도 하다. 인간이 본성은 성악과 성선이 동전의 양면이듯 어느 것이 우선인가, 뭐 맹자, 순자를 들먹일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새롭게 읽어보는 것도 재밌겠다. 요즘 마키아벨리즘에 관한 책들이 여럿 나와 있기에….

 

지은이의 인생 항로를 잘 살펴보는 게 좋겠다. 이 책의 의미는 권력, 유혹, 마스터리, 전쟁 등에 관한 것들을 쓰고 있지만, 밑바탕에 흐르는 것은 '너의 숨겨진 재능'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드러날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와는 결이 다르지만, 확실한 것은 당신이 싫어하는 당신의 어느 특정 모습과 성격, 습관 등이라도, 또한 약점일지라도 거꾸로 당신에게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즉, 고정관념과 관성, 일반론에 휘둘리지 말고, 나 자신, 내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하라. 이 말은 노자의 말과도 맥락이 비슷하다. 너는 너 자신으로 훌륭하다. 누구를 따라 하려 하지 말고, 내가 가진 것을 잘 살펴, 그것을 쓰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마키아벨리즘이나 손자병법론으로 단순화시킬 것은 아니다. 

 

 

 

언제나 사람들에게 호평받고 칭찬받는 나만을 볼 수는 없다. 세상에는 음양 조화라는 게 있지 않은가, 내가 싫은 내 모습도 함께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우선 나를 철저하게 알라, '너 자신을 알라'는 델포이 신전에 새겨진 글귀처럼, 거기에서 출발해야 상대를 그리고 사람의 보편적 선함과 악함도 시나브로 깨닫게 될 것이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매일 읽어보는 게 좋겠다. 실천행, 나로부터….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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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나비 - 몽양의 붉은 사랑, 진옥출
최산 지음 / 목선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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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나비

 

파란나비는 주인공 진옥출의 환생일까? 몽양과의 붉은 사랑, 여운형을 쳐다보는 눈이 어른이나 민족지도자가 아닌 한 남자로 보고있었다. 몽양도 이미 알고 있었다...

 

진옥출이란 역사 속에 나오는 당찬 열사의 모습도, 그렇다고 나약한 부르조아지도 아닌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독립된 삶을 살아가려는 현대 여성의 모습, 아이를 낳았으대 그 당대의 관습에 얽매이기 싫어 자유 의지를 택한 여성, 아마도 이는 지은이의 탄탄한 지적 배경에서 나온 것이리라...

 

지은이는 정치학자로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에 찬 미래를 염원했다. 그 염원을 담아 책도 펴냈다. 하지만, 글을 쓰다가 결국 글을 쓴다는 게 또 다른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그 열정은 정년까지 학자를 할 것인가,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하는 결단의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렇게 글에 취한 지은이가 발굴해 낸 역사가 "진옥출"이다. 그리고 필명 최산으로 등단했다.

 

 

파란 나비로 부활...하기 까지 역사

 

 

진옥출은 지주 집안 출신, 뭐 흔히 말하는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지주계급으로 노비문서를 불태우고 입산한 빨치산)지주까지는 되지 못하지만, 기독교 교회의 장로로서 이웃을 챙기고 배려하는 뭐 인문주의자로서 아버지를 둔 덕에 여고보를 거쳐 이화여전을 다니면서 세 살 위의 병세, 진향 등과 YMCA로 세상을 배우러 다녔다. 이른바 기독교사회주의다. 변절해가는 Y의 명망가들, 병세가 진향이 마르크스와 사회주의에 눈을 떠가는 사이, 진옥출은 기독교사회주의로부터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하고, 시대 상황은 기사주의를 보는 눈이 달라져 개량 민족주의로 보기 시작했다.방황의 세월을...

 

고향집와서 쉬는 동안 고모부인 유재경 목사, 그는 후일 사회주의자가 됐지만, 몽양 등과 교분이 있어, 몽양에게 옥출을 소개시켜주기도 했다. 유재경 목사를 통해 알게 된 이화여전의 철학자 최호정을, 그리고 몽양의 글이 실린 책들을 접하면서, 새롭게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나간다. 이화여전에 진학, 괜찮다는 일본인 학자들을 과 교류하면서 부르조아 소시민 근성을 목도하게 되고, 병세에게 들어서 알게 된 일본의 연구자들...

 

일본 유학을 떠나고, 거기서 몽양을 다시 만난다. 첫 만남은 여보고시절 탁구선수로서 대회 우승을 했을 때 만난 적이 있으니, 재회인 셈이다. 1942년무렵 일본 폐망이 점쳐지고, 몽양의 일본방문 대개는 유력정치인이나 군부에 의한 초청이었지만, 도쿄에서 유학 중인 조선학생들과의 만남과 군부와 정치인의 만남, 일본 유학을 포기하려던 옥출은 몽양의 방일일정에 합류 비서로서 함께 한다. 나중에 옥출이 평양의 병원에 폐결핵으로 입원 중일 때, 찾아보고 남겼던 편지에는 몽양을 민족지도자나 어른으로서가 아닌 한 남자로서 보고 있음을 진즉에 알았노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야기의 끝은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되고, 북으로 후퇴, 대동강교가 폭격으로 무너질 때, 한 마리의 파란 나비가 남한군 사이를 날아다니며...

 

 

자기 운명의 주인으로 독립주체로 사는 옥출

 

 

옥출은 신세대 여성이다. 자신의 사랑에 정직하며, 그를 옭아매려는 당대의 관습을 거부한다. 몽양에게 말하기를, 나는 2년간 지금 일본군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전쟁터로 가겠다고 한다. 후일 만날 것을 약속하며, 거기서 만난 같은 시절 도쿄유학생이었던 허갑, 그와 결혼하게 되고, 그가 일본군의 밀정임을 알았을 때, 제발 단순 부역자이거나 도움을 주고 푼돈을 받은 정도이기를 바랐다. 술에 취해 그녀 앞에서 남성임을...몽양에게 열등감에 사로잡힌 별 볼일없는 인간임을...그리고 그의 몸을 강제로 범하려는 허갑을 총으로 쏜다. 그리고 민족상잔의 비극의 장으로 빨려들어간다.

 

이 소설은 단순한 소설이 아닌, 역사소설이라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마치 태백산맥의 어느 장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 좌,우파의 대립과 기사주의가 그렇고 사회주의, 자유사회주의 등의 사조의 흐름을 일본의 지식인의 입을 빌어, 뭐 지식기사이겠지만, 그런양하는 부류로서 강단사회주의자들의 허영심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 흔적이 보인다. 한편으로는 조금 아슬아슬한 부분도 있지만, 소설을 쓴다는 점을 알고, 적당한 선에서 절제하는 인내력도 보인다.

 

해방전후사를 계급이 다른 등장인물, 옥출, 병세, 진향, 연희 숙진, 허갑, 박갑수, 그리고 고모부와 고모 친구인 허정숙, 무정까지 후일 어떻게 됐는가가 아니라 몇 년 세월 동안 어떻게 바뀌었는가를... 상상하게 해준다.

 

 

이야기꾼의 등장, 독립운동가 진옥출 선생의 붉은 사랑

 

 

추천사라 할까, 안재성 작가는 이 책은 우리에게 두 가지 선물을 주었다고 한 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정치학이라는 학문영역에서 그가 천착했던 연구들이 탄탄한 흐름의 배경이 돼주고, 흔하지 않는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여성의 진옥출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어 "완전히 온전히 자기 삶의 주체가 되기 위해 고뇌하는 여성"으로서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몽양과 붉은 사랑의 주도권은 진옥출이다. 그의 배경과 지위따위는 필요없다. 자신의 신념에 들어 맞는 남성상으로, 당당하게 선택한 것이다.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곰씹어서...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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