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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자, 그들이 몰려온다 - 분노와 불안의 세대, 누가 그들의 힘이 되어줄 것인가? ㅣ 청년 정치 혁명 시리즈 1
박민영 지음 / 아마존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20대 남자(이대남), 그들이 몰려온다.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 전은 말 그대로 20대들의 반란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런가?. 지은이는 이 책의 집필 목적을 이렇게 밝힌다. 젠더와 세대 전쟁, 전쟁의 중심에서 청년세대를 분열시키고 꿈과 희망을 앗아간 현 정부와 민주당을 고발한다고. 지은이는 90년대 생으로 20대의 남성이다. “ 지난 두 번의 대선 때 모두 진보정당을 투표했던 그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 힘 후보에게 투표했다.”,
이 책은 청년 정치혁명시리즈 1, 분노와 불안의 시대, 누가 그들의 힘이 되어 줄 것인가? 로, 두 축, 두 개의 기울어진 운동장 ‘젠더’와 ‘세대’ 담론을 청년 유권자 관점에서 다뤘다고 기획자는 말한다. 이 책에 이어 MZ세대라는 거짓말, 우리는 진짜 이런 대통령을 원한다 등을 출간할 예정이다.
코로나 재난 정국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180석의 거대 여당을 만들어준 국민의 지지는 이렇게 개판 정치하라고 힘을 실어준 게 아니라, 앞으로 한 걸음을 더 내디디라는 희망과 기대였다고….
이 책은 두 축 젠더, 세대로 나누고 6개 장을 실었다. 젠더편에서는 이대남의 불안을 대변하고 정치권의 언행과 성평등을 화두로 삼는다. 세대 편에서는 현 정부의 정책실패와 원칙 없는 통제와 민족주의를 비판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착잡한 심경이었다. 이대남의 현 정부를 향해 쏟아내는 쓴소리들, 기득권을 지키려 원칙도 저버린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들, 하나하나가 모두 맞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행간을 톺아보면, 수긍할 대목이 적지 않다. 흔히들 하는 말이 있다. 한 번쯤을 들어봄 직한 구절, ‘요즘 젊은것들은 무모, 과격, 네(싸) 가지가 없다고, 우리가 젊었을 적에는 그러지 않았는데’라는 말이다. 청년들은 미래의 공기를 마시기에 어른들(물론 기성세대가 가진 그것이 기득권리라 생각하지 않는 이들도 많겠지만) 눈에는 과격하게 보이게 마련이다.
젠더 편에서는 젠더갈등의 실체(1장)를 말한다. 여성들에게는 올라갈 수 없는 유리 천정이 존재하지만, 이대남들에게는 유리 바닥이 존재한다고, 결혼에 대한 설거지론(여성을 쟁취하기 위해 쌓은 스펙들, 아침밥도 못 얻어먹고 출근하는 불쌍한 남자들), 독박 병역과 여성 징병제를,
2장 오해와 진실에서는 성범죄와 성인지 감수성 논란, 임금 격차와 여성할당제, 성평등과 여성가족부를,
3장 정치권 놀이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짜 페미니스트, 이대남의 태동과 백래시, 안산 사태와 언론을 그 어느 것 하나 가벼운 주제가 아니다. 세계관에 따라서는 그 해석을 전혀 달리할 만한 논쟁점을 던지는데, 우선은 기득권세력인 정치인을 고발한다는 집필 방향과 목적이 있기에 접어서 생각하더라도, 논의 근거가 되는 사실에 대한 왜곡과 근거 박약의 주장은 이대남의 이야기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젠더전쟁론: 독박 병역과 여성징병제, 병역문제에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이 문제는 현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특권의식이라는 못된 버르장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그 살벌한 전두환 시대에도 근절하지 못한 문제다. 군대에 가는 건 배경 없고 힘없는 사람들의 자식들이지, 우리는 그런데 안가, 개고생시키는 데 왜…. 하와이 원정출산으로 입방아에 올랐던 육군 대장 오자복의 손자, 병역 비리에서 드러나는 기득권세력은 징병제를 사회주도층이 어떻게 보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여성할당제나, 경력단절 여성이 노동시장 진출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와 체제에 대해서는 냉철하게 보고 있다. 이렇게 한 주제 주제마다 어떤 것은 제대로 파악하고 있고 어떤 것은 두루뭉술하게 민주당이기에 그렇다는 거처럼 들린다. 일반화의 과잉이라는 오류를 범했다고나 할까,
세대전쟁론을 보자
이대남을 부모세대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라 한다. 민주당의 경제관, 소득주도성장과 일자리 전쟁, 부동산실패와 LH내로남불 등, 이는 민주당이라서가 아니라 IMF 구제 금융을 받으면서 받아들인 옵션, 즉 신자유주의 체제로의 이행과 관련성을 찾아야 할 것이다. 박정희의 압축경제 성장 정책의 후유증의 긴꼬리, 재벌에 대해 어느 정부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는가?, 아직도 진행형이다. 긴 역사적 안목에서 현재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불공정 시비, 그렇다. 586세대를 민주화운동의 경력을 팔아먹은 변절자들로 본다. 그렇다 30대로 80년대에 사회변혁을 외쳤던 60년대 태어난 학생운동세대(386세대)가 시간이 흘러 586이 됐다. 이들은 이제 타도되어야 할 그들이 청년 시절 그렇게도 개혁을 외쳤던 그 기성세대의 기득권을 무기 삼아 치부하는 세력이 된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옳다. 그러나 당대 청년세대는 시대의 정신에 충실했을 뿐이고, 그것이 지금의 특권의 누리는 패스나 자격은 절대 아니라는 점을 밝혀둔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언급해두고자 하는 것은 민주당을 비롯한 모든 정당이 어른 세대가 청년 정책을 이구동성을 말하면서도 정작 그들의 정책 안에는 청년이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청년은 허상인가, 인국공, 과연 인국공 논의대상조차 되지 못한 청년층이 존재한다. 이들이 인국공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이대남 중에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자세히는 이한솔 “허락되지 않은 내일” 돌베개. 2021, 참조할 것),
이대남의 쓴소리는 귀담아듣자
이 거친 소리, 정제됐던 그렇지 않던 20대 남자들이 목소리는 다양하고도 많은 이슈가 담겨있다. 2022년 대선에서 이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사람이나 정치세력이 누구이든, 신정부가 구성되면, 또다시 기대에 대한 배반의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역사발전법칙이다.
젠더와 세대가 중심 화두가 된 것은 우리 사회변화의 한 가운데 놓인 성평등, 혐오, 불평등을 말하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중요 담론 중의 하나다. 한 사회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은 그 사회가 그만큼 건강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유럽 사회의 불평등과 차별, 혐오에 대한 논쟁과 화두들, 우리 사회의 공정논란 시비들, 성차별 등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임을…. 이대남의 이야기를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사회의 비판은 그 큰 줄기 방향에 대한 일관된 원칙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안에 따라 옳고 그름을 따지다 보면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우를 범할 수 있기에 경계해야 할 것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