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의 키스 스토리콜렉터 98
아나 그루에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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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덴마크 국민작가 아나 그루에, 20년간의 기자 생활을 거쳐, 40대 후반에 소설가로 변신 코지 미스터리(가볍고 편안한 범죄 추리물로 작은 마을에서 아마추어들이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하는 장르)의 여왕, <이름 없는 여자들> 등 7권까지 나온 ‘단 소메르달 시리즈’ 인구 600만의 덴마크에서 75만 부, 인구의 100명 중 13명이 그의 책을 읽었다는 이야기다.

 

유럽 정서를 잘 담은 것인지, <이름 없는 여자들> 프랑스어판은 2012년 푸앵 독자대상을 수상, 유럽 마을에서는 알아주는 이야기꾼이 된 셈이다.

 

 

 

이 책은 50꼭지가 실려있다. 이번 이야기는 <유다의 키스>다. 2007년 3월 3일 토요일부터 2007년 6월 22일 금요일까지 100여 일, 2006년 여름, 6월~10월로 거슬러 올라갔다가 다시 2007년 3월 27일로,

 

단 소메르달과 플레밍 토르프사이, 이들의 인연 또한 재밌다. 둘은 고등학교 동창이다. 플레밍은 단을 내 여자를 빼앗아간 놈이라 한다. 한때의 연적이자 절친이며 라이벌인 이들의 좌충우돌 미스터리물.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코펜하겐까지는 차로 1시간이면 닿는 평화로운 해안 도시 인구 3만 4천의 크리스티안순에서 피투성이 시신이 발견된다. 구형 컴퓨터 모니터에 밑에 머리가 깔린 미카엘 키엘센, 수사관 플레밍은 단서를 찾지 못하고, 단 소메르달, 딸 라우라가 좋아하는 선생님 우르술라 올레센이 젊은 약혼자에게 사기를 당해, 충격에 빠졌고,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야콥(헤우린)은 우르술라에게 “난 당신의 아들이 아니라 당신의 남자친구라고. 게다가 내 남은 인생을 당신과 함께 보낼 생각이라고”(31쪽), 이 한마디에 53살의 우르술라는 제정신을 잃어버렸다. 이렇게 29살의 야콥은 24살 연상의 한 마리의 봉을 낚았고, 우르술라는 재산을 탈탈 털렸다. 로맨스 사기, 공허한 마음의 틈새를 파고들어, 갉아먹는 이는, 누구인가?, 우르술라 자신 안에 있는 또 다른 우르술라, 야콥의 의도를 이미 짐작, 아니 알고도 보내는 갈등. 이후 찾아오는 좌절, 외로움이(이 대목의 암시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딸 라우라는 아빠에게 사기꾼을 잡아달라고 메일로 부탁한다...아마추어, 아니 친구 플레밍 사건 수사를 지켜보면서 어깨너머 배웠던 단은 나름의 감각으로 혼자 수사, 뭐 사립탐정이라 노릇이라고 해두자. 29살의 194센티의 장신 사기꾼 야콥의 정체도 알 수 없고, 구름 속인지 안개 속인지 헤매는 동안, 이를 지켜보던 아내 마리아네는 솔로 중년들이 찾는 데이트 파트너주선 사이트를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11, 단은 야콥을 뒤를 쫓았다. 요하킴 헤인센이라는 이름으로 뇌종양에 걸려 시한부 생을 사는 비르기테 욘스와 결혼, 그녀가 죽은 뒤(아니 죽인 뒤). 재산을 꿀꺽하고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어디로 갔을까?,

 

 

 

 

야콥과 한패인 또 다른 사기꾼 캐스(에릭 캐스펠트)가 변호사로 둔갑해 야콥이 희생자들의 재산을 가로채는데 공모한다. 야콥은 또 다른 이름 야콥은 요하네스 얀센. 제이로…. 51세, 한 달 전 EU 로또 특별추첨으로 당첨금을 받은 여성을 비롯, 50~60대 주로 로또에 당첨됐던 피해여성들…. 이들에게 접근, 공략하는 묘사가 흥미롭다.


중년 데이트 사이트에 야콥을 찾는 광고(나이 29세, 키 194센티미터, 금발에 파란 눈, 어깨에는 문신이 있음)를 올리자, 제보가 이어지고, 이를 따라가던 단과 플레밍은 야콥의 불행했던 어린 시절을 알게 된다.


미카엘의 죽음과 요하네스 얀센, 이들 관계는, 사건의 연결고리는, 종교단체 주님의 집은, 사이비종교에 나이 많은 외로운 여인들만 공략하는 야콥, 그의 감정의 밑바닥을 흐르는 것들은 “속죄( 프레야시타)”……. 야콥에게 새겨진 문신의 의미, 거룩한 고양이와 사랑하는 엄마가 범죄의 유인이 된 것인가? (요하네스 한센이자 제이의 동생이다. 그 가족은 모두 '주님의 집'이라는 사이비 종교집단의 신도들이다).

 

 

 

이미 달리는 호랑이 등에 타고, 그저 달릴 수밖에 없는 야콥, 요하네스 한센 그리고 제이는 뭘 생각하고 있는 걸까?

 

여성들 상대로 사기쳐 가로채 돈으로 인도의 한마을에서 40명의 가난한 아이들을 돌봐주며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프레야시타를 운영한다. 그는 무슨 이유로 단체의 이름을 속죄의 의미인 프레야시타로 정했을까? 제이는 왜 자신을 유다로 여겼을까? 제이의 젊은 시절 연인 카마 또한 왜 제이를 유다라 여겼을까?

 

이 소설의 재미는 그저 쉬이 읽힌다…. 명성이 어디서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주인공 단의 본업은 카피라이터여, 부업은 사립탐정?, “유다의 키스”의 진정한 의미는 주교의 군대가 신의 아들을 십자가형에 처하고 체포할 때까지…. 예수께 입을 맞춘다. 예수께…. 아마도 “키스”는 배신과 밀고, 가치를 없애버리는 강렬한 메시지일 것이다.

 

이리저리 복선을 깔고 여러 인물이 나왔다 들어갔다 하나, 그 줄기의 흐름은 외로움, 허전함을 파고드는 독인가?

이 소설은 다시 천천히 곱씹어 읽어야 할 대목들이 많다. 상상과 추리를 해나가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머리 속으로 스치고 지나가는 몇 편의 영화(세인트 등)장면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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