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말 처방 - 더 나은 관계를 만드는 대화 지침서
전종목 지음 / 파지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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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화를 해야 한다

왜 대화인가, 대화를 통해서 얻는 것들, 올바른 대화란, 성숙한 대화, 자기다운 대화, 이 책은 “대화”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소통이 대화일까, 우리는 저마다 나름대로 “대화”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거기에 따라 언사 하는 것을 대화라 하는데, 이게 올바른 걸까,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대화”에 천착하는 지은이, 이 책은 대화란 무엇인가를 비롯하여 대화의 바탕이 되는 감정을 이해하고 이를 조절하는 것과 표현하기, 대화를 위한 마음가짐과 요령 등 4장으로 이루어졌다.

왜 “대화” 인가

단순히 묻고 답하기의 좁은 의미의 대화도 대화일 수 있다. 소통도 마찬가지다. 2002년 더 자두의 노래 “대화가 필요해”의 노랫말 “또 왜 그러는데 뭐가 못마땅한데, 할 말 있으면 터놓고 말해봐”로 시작하는 데 이를 들여다보면 감정이해와 조절, 표현하기, 대화를 위한 마음가짐 등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예술인 “대화”에 우리는 전혀 익숙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대화했더라면 불필요한 오해와 감정 낭비가 생기지 않았을 것인데, 그래서 대화가 필요하고, 여기서 대화란 정보 전달 수단이 아니라 한 인간의 상태를 나타내는 종합적인 지표이며, 총괄적 경험이다.

지은이는 “대화”를 인생의 수단이자 척도, 종합 지표라고 말한다. 그는 대화의 필요성과 효능으로 여섯 가지를 들고 있는데, 첫째 인간관계를 이루는 기초이자 가장 탁월한 수단, 둘째 자신의 능력을 세상에 알리고 인정받기 위한 가장 직관적인 방법, 셋째, 목표를 위해 협업과 협조를 얻는 데 필요한 능력, 넷째, 조직, 집단과 개인의 상태를 확인하는 지표, 다섯째, 계약, 투자 등 비즈니스를 원활히 하기 위한 기본, 여섯째,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 필요한 본질이다.

대화에서 얻어지는 것들

사랑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 삶을 이해하고 나누는 동료들, 사회적 인정과 기회다. 결국, 본질은 나를 상대에게 알리고, 상대를 충분히 정중하게 존중하고 있음을 알리는 수단이다. 이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은 관계 형성, 이른바 인간관계이든 상거래이든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어서 무형의 자산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인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대화를 자리매김하면, 나와 다른 사람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적어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의 전염이랄까,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내가 모르는 것을 알 기회, 내 안에 잠들어 있는 능력을 깨우는 역할 등 역시 효과일 수 있겠다.

올바른 대화는 어떻게

대화가 만들어 준 것들, 이른바 너와 나 우리 모두의 성장수단이라는 점은 확인했다. 그렇다면 정보 전달과 대화는 어떻게 다른 것이며, 올바른 대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가, “대화” 안에 포괄 혹은 수렴됨을 보면 대화란 쉽게 이뤄지지 않음을 끊임없는 노력과 준비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거꾸로 대화란 본디 몹시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여태껏 우리는 대화가 서툴렀다. 위의 노랫말처럼, 우리는 대화가 필요하다.

이 책은 올바른 대화를 위해서는 우리가 의식하고 학습하고 늘 염두에 둬야 할 여섯 가지에 관한 내용이다. 거기에 성숙한 대화, 이른바 품격이랄까, 대화는 상대가 있는 법이니, 상대를 대하는 태도 또한 중요하다. 올바른 대화를 위한 자기 점검을 해야 한다. 첫째, 상대방의 도발과 격한 자극을 감당할 수 있는 여유, 이른바 내공 기르기, 둘째, 솔직한 대화, 셋째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단지 적절히 조절하다. 넷째 조절한 감정을 통해 적절하게 반응하기, 다섯째 여러 상황의 팁을 자신에게 적용 활용하기, 여섯째, 용기가 필요하다. 대화의 필요성을 인식한다면 용기의 필요성 또한 인식할 수 있다.

성숙한 대화를 위해서는

늘 어렵고 힘든 대화, 그 배경에는 미성숙한 자신이 있음을, 자기중심적 대화, 서툰 감정 조절, 부정적이고 방어적인 태도, 경청하지 않음, 편협한 시각, 자기성찰의 부재, 충동적 경향, 타인 비난, 자아도취, 서툰 감정수용 등 10가지는 많이 들어봤음 직한 것들이다. 상담자의 태도는 이와 반대다. 우리가 상담자가 되자는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대화 상대방을 대할 때, 꼭 주의해야 할 점이다. 상대 중심적 대화, 적절한 감정 조절, 아니요, 그게 아니고라는 충동적이고 거부적인 부정표현을 먼저 하기보다는 아, 그렇군요. 이른바 똘레랑스 “당신의 생각은 충분히 알겠습니다.”라고, 견해와 중심가치의 다름은 강요해서 될 일이 아니다. 적어도 그 자리에서는 이를 알아차리는 것이 자기성찰이며, 상대에게 무언의 느낌을 전달한다. 그가 인식하든 못하든 그건 시간의 문제이기에.

이 책은 “대화”라는 열쇳말로 대화의 필요성에서 효과, 그리고 성숙한 태도와 올바른 대화법을 담아놓은 사전이다. 심리학, 상담학적 접근과 인문학적 성찰에 바탕을 둔 꽤 유용한 서책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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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김태영 지음 / 담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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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이주민, 조선족, 여성, 엄마, 아내, 며느리 그리고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외부에서 온 사람에 대한 편견, 선입견과 배척을 뚫고 나를 사랑하게 됐고, "나"를 찾아가는 여전을 담담하게 그려낸 에세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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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김태영 지음 / 담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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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여성의 성장 스토리

이 책<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의 지은이 김태영은 40대의 조선족 출신 여성이다. 중국의 개방정책, 한중수교 이후, 조정래의 소설<정글만리>의 배경처럼 한국기업의 중국 제조현장, 우리말을 할 줄 아는 이들이 필요한 그때, 한국인 남편을 만나 2003년부터 경북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이주민 여성의 고군분투기다. 당시, 가난을 벗어나고자 무조건 한국 남자와 결혼하는 이른바 탈빈곤혼 러시, 농촌 총각은 혼인하기 힘들어지고 국제결혼 중매회사가 판을 치기 시작할 무렵이기도 했다.

외국인 며느리, 아내, 엄마, 학생, 직장인

중국 땅에 사는 우리 동포의 국적은 “중국”이다. 한반도의 슬픈 역사 그림자 일제강점기에 강제든 자의든 먹고 살기 위해 간도로 떠났던 이들은 조선사람이라 하여 조선족이고 블라디보스토크 등 옛 소련 땅으로 갔던 사람들은 고려인. 어찌 됐든 중국인 김태영은 20년을 중국인으로 중국 사회에서는 소수민족으로 한국에 와서는 외국인으로, 한국과 중국의 축구시합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데, 왜 중국을 응원해 한국 사람이…. 전체주의다.

“태영아, 밖에서는 중국말 하지 마”, “왜?” “우리가 중국 사람인 거 알면 사람들이 무시해”라는 친정 오빠들의 자조 섞인 말(프롤로그 나는 중국에서 온 조선족이다에서)



아마도 지금도 우리 사회에 분위기는 그렇다. 백선흑혐(백인선호 흑인혐오),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뒤떨어졌다고 생각하는 동남아 출신 사람을 낮춰보는 경향성과 의심병 “외국인 포비아” 출신국에 따른 편견, 선입견의 장치에서 여전히 벗어나기 어렵다.

“나”를 찾기 위한 여정

지은이는 이 책을 나를 사랑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이라 말한다. 무너져도 다시, 쓰러져도 다시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내 앞길이 생겼고, 그 길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보이지 않던 내가 보였고 나를 사랑하게 됐다고, 나를 찾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주는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을 공유하고 싶다고….

에세이는 20대를 거쳐, 30대, 40대, 20대에 낳은 딸은 성인이 됐고, 밀고 당기던 남편도 어느덧 순둥이가 됐고, 나는 날마다 운동도 일도, 1500여 세대 이상인 아파트의 경리로 한국의 보통사람처럼 산다. 중, 고 학력인정(검정고시)을 거쳐 방송통신대학 중문과를 나오기도, 공부에 대한 열정, 또래 여성이 대학에서 공부할 때, 아이 엄마로 생활해야 했던 지은이. 어쩜 “중국말을 그렇게 잘하세요”라는 말도 이제는 귓등으로 흘려보낼 수 있게 됐다. 이주민들이 겪는 불안, 낮춰보는 태도, 딸이 갓난쟁이였을 때, 병원 진료대기실에서 같은 또래의 아이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육아의 힘듦을 공유했을 때까지, 딱 거기까지가 인간적이고 이웃이며 동병상련을 함께 느꼈다. 지은이가 실은 나 중국에서 온 조선족이라 밝히는 순간, 아이 엄마는 두 번 다시 눈길도 맞추려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는 대목이 뇌리에 꽂혔다.



이 이야기는 중국 출신 조선족 여성의 서사를 뛰어넘어 우리 사회의 이주민(국제결혼 배경이든 일자리를 찾아서 왔던, 유학을 왔던) 들이 일상적 경험이 녹아 들어있다. 자신이 열심히 살았음을 자랑하는 성공담이 아니라, 부모 잘못 만나, 어릴 때부터 학교 대신 공장에 가서 일해야 하나, 내가 좀 더 뭔가 갖췄더라면 이렇게 살지는 않았을 텐데. 그 누구의 탓으로 돌리며, 외면하고 피하고 싶은 자신의 역사를 당당하게 마주 보면서 해보자, 다시 해보자, 까짓것 남들도 다하는데, 왜 나라고 못 해.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이 책 속에는 김태영의 20년이 담겨있다. 여성, 조선족, 이주민의 서사(일상, 육아와 가정, (평생) 교육과 일터에서의 자신까지)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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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10대들, 그들은 무엇이 달랐을까? - 생명을 위협받는 시대, 세상을 뒤집을 10대들이 왔다
정학경 지음 / 미디어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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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는 어떤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을까?

겁 없는 10대 청소년들, “맨땅에 헤딩”과 “삽질 정신”으로 무장한 포기를 모르고 뭐 하나에 빠지면 몰입하는 ‘덕후’(이 말은 일본말이라 안쓰고 싶은데, 지은이가 이렇게 표기했으니 우선은 존중, 본질은 아니니...), 이 책속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특별한 사람도 아니고, 군계일학도 아닌 그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0대 청소년 그대로다. 그런데 뭐가 달랐을까?, 바로 돌진이다. 이것저것 재지 않고 뭔가 부딪쳐 해결해보자, 실패 그거 누구든 하는거야. 바로 "정신"과 "실천력" 그리고 "이타심" 세상은 함께 사는거야라는 연대의식 등이 바탕에 깔려있다. 아주 자연스럽다. 그냥 이상한 거면 이상거라고 말한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너의 가능성은 누구도 몰라, 그러니 한 번 확인해봐 어떤 잠재력이 있을 어떻게 알아, 누구나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어른이 돼가는 거니까, 구성은 34명의 기억해야 할 10 대들의 이야기를 8장에 나눠 싣고 있다. 1장 기발함으로 세상을 뒤집은 잭 안드라카 8천 개의 단백질 조사로 췌장암을 정복하고 오렌지 껍질로 고질적 가뭄을 해결하고 유방암을 예방하는 스마트 브래지어를, 또, 장난감 레고로 시각장애인용 점자 프린터를, 궁하면 통하듯, 뭔가 몰입하면서 왜, 왜, 왜를 되뇌면서 천착하는 이들, 2장, 초긍정의 힘으로 입원실을 5성급 호텔을 만든 클레어 와인랜드를 비롯하여 빨랫줄 전선, 버려진 냉각판으로 바람의 기적을 만든 윌리엄 캄쾀바, 3장 지구 종말 시계를 연장한 10 대들, 웹툰 작가에서 평화 환경 운동가로, 미래 기후를 위해 등교를 거부한 그레타 툰베리, 4장 사회적 약자들과 한편이 되다. 인권운동가가 된 말랄라 유사프자이, 레모네이드를 팔아 아동노동을 없앤 비비안 하르, 5장 폭력이 사라진 세상을 위해 눈을 뜨다, 삭발 시위를 해서 미국의 법을 바꾼 엠마 곤살레스, 뇌의 전두엽을 연구해서 사이버 폭력을 이겨낸 트라샤 프라부, 홍콩 민주화의 조슈아 윙, 6장 사소한 일상으로 세상의 힘이 되다. 여기에 실린 사례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다.




영웅들의 괴력은 “선한 영향력”

간디의 비폭력 독립운동의 끈질김은 별 볼 일 없던 변호사에서 인권운동가 독립운동가로 탈바꿈을 한 극적인 계기나 영웅적인 전설은 없었다. 그저, 꾸준히 내 주변을 살피며, 그렇게 한걸음 두 걸음 걷다 보니 동지들이 생겨나고, 나중에는 우뚝 솟아오른 지도자가. 이게 바로 선한 영향력이다. 간디가 처음부터 나 인도의 "짱" 먹을거야라며, 적당히 눈치보고 움츠리고 했더라면... 비폭력의 저항정신의 상징이 됐을까, 오로지 지금하는 그 일에 온 힘과 정성을 쏟아라. 이 모든 것이 순수하고 진실한 열정에서 나왔다는 것이 핵심이지 않을까 싶다.

힘이란 무엇일까?

정복자들이 가진 힘의 근원은 무엇일까? 부와 권력과 명예를 향한 영원한 욕망이다. 이들 중 무너지지 않은 제국은 건설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위대한 사람은 비전에 따라 만들어진다. 태어날 때부터 위대한 사람은 없다. 내가 세상을 어떻게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할 때 우리는 힘이 생겨나며, 영웅이 되는 것이다. 자 그럼 평범한 청소년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을까? 내가 어려울 때, 누군가가 내 아픔과 어려움에 공감해 나를 도와주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고 희망을 품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시간이 없어서, 용기가 부족해서 성격이 맞지 않아서. 이런 것은 옆에 놓아두고 주저했던 작은 행동이 더 큰 행동을 만들어 내고, 이 모든 것이 결국엔 사회의 희망이 된다는 것을 32명의 평범하고도 위대한 영웅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것(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

영화<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2020년 아카데미 시상 소감으로 식장에서 그가 존경했던 마틴 스코세이지의 말을 인용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이 원하는 변화 그 자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세상을 거꾸로 만들 혁신 5단계

이 책의 결론이자 청소년들에게 제안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1단계. 나의 관심 분야 찾기, 2단계 문제를 정의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공부하기, 3단계, 구체적인 활동 방식 구상하기, 4단계 표현하고 동참 권유하기, 5단계 흩어진 ‘동감’을 하나로 연대하기,

아주 작은 움직임이라도 괜찮아, 시작이 중요하다는 지은이의 말, 거창한 영웅담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게으르지 않았을 뿐이다. 세상을 바꾼 10대들, 그들은 무엇이 달랐을까 하는 질문에 즉답을 찾기 어렵다. 다만, 관심과 집중, 대안 찾기, 구체적인 활동에 나서기, 표현하기, 하나로 연대하기가 있었을 뿐이다. 이 책은 청소년용 도서이긴 하지만, 적정대상이 그렇다는 이야기고, 모든 세대에 다 통하는 보편적인 이야기다. 노인이니까 안 된다. 어린아이여서 안 된다는 법과 규칙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다만, 내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 즉 맨땅에 헤딩이라도 해봐야지, 실패를 경험해야 나중에 성공의 의미를 알지라는 마음으로 문제에 대처한다면 당신은 어느덧 이른바 “영웅”이 돼 있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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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이해한 유인원 - 인류는 어떻게 문화적 동물이 되었을까
스티브 스튜어트 윌리엄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데이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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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문화적 동물이 된 까닭


이 책<우주를 이해한 유인원>의 저자 스티브 스튜어트-월리엄스는 털 없는 유인원에서 지구를 재구성하고(인류세라는 지질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다른 세계를 여행하고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존재로 변화시킨 것은 “문화”라고 말한다. 그는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를 분석하여 인간이 단순 진화한 유전자의 산물이 아닌 유전자와 밈이 혼재된 문화적 동물임을 증명하려 했다. 이해하기 복잡한 인간을 유전자와 문화를 남기는 존재라고. 인류 역사에서 인간에 대한 관점은 모순된다. 종교에서 특히 그렇다. 창조적 진화론을 주장하는 기독교는 인간을 신의 타락한 피조물로, 불교는 전생의 업보에 대해 속죄하며 살아가는 존재로, 루소나 홉스의 성선설과 성악설, 인간은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 책의 관심과 주제는 “인류는 어떻게 문화적 동물이 되었을까”다. 다소 어려운 인지적 창조설과 인간 본성의 현실적 비전을 전망해보는데 구성은 여섯 꼭지이며, 첫 번 째장은 외계인의 도전, 인간은 이상한 동물이라고, 두 번째 장은 정신에 찾아온 다윈, 물 밖으로 나온 고기이며 우발적 부산물이기도 하다는 논의, 그리고 세 번째 장에서 SeXX/YY의 동물이라는 인간의 특징과 이를 둘러싼 논쟁을 소개한다. 네 번째 장은 데이트하고 짝짓기하고 아기를 만드는 동물로 인간을 그린다. 다섯 번째 장 이타적 동물, 여섯 번째 장에서 문화적 동물론을 다룬다. 유전자와 밈의 공진화로 신체와 정신의 조형을 소개한다. 최약체였던 인간, 우리의 미래는 알 수 없다. 순으로 실려있다. 특히 부록 A와 B는 이 책 읽기 전에 지은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실려있다. 


특히 다섯 번째 장 “이타적 동물”이라는 점은 케빈 심러, 로빈 핸슨의 저서<뇌 속 코끼리>(데이원, 2023)에서 이타적 동물이면서 이기적 동물이라는 점, 그래서 인간이 인간일 수밖에 없음을 말한다. 이타성 속에 감춰진 이기심을 톺아보고 있다. 이 점을 지은이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흥미롭다. “이타성의 난감성”(288쪽), 학습을 통해 온전히 이타적 존재가 되거나 자기 이익을 챙기는 존재가 될 능력을 동시에 갖춘 동물을 자연 선택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견해다. 


상부상조의 진화라는 측면도 보자. 비친족 사이에서 이타성이 어떻게 진화할 수 있었는지에 관한 호혜성 이타성 이론(로버트 트리버스), 협력과 이타성 구분이다, 이타적 행위는 수혜자에게 이익을 주지만 행위자에게는 비용이 드는 행위다. 반면에 협력적 행위는 양쪽에 모두 이익되는 행동이다. 진화를 보는 통상적 시각의 하나는 진화가 협력의 조그만 두둑에 대비되는 경쟁의 거대한 산이라는 것이나. 협력 또한 진화라는 견해를 취한다. 그렇다면 이타성은 정체를 감춘 자기 이익일 뿐인가, 진화생물학자들 우리가 이타적이라고 보는 행동들이 실은 유전자가 자신을 전파하려는 전략일 뿐 전혀 이타적이지 않다고(이 대목은 위에서 말한 <뇌 속 코끼리>의 내용과 비교해서 보면 더욱 잘 드러날 듯하다. 덧붙여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을유문화사, 2018)도 함께 읽어보면 논의가 쉽게 이해된다. 


진화심리학은 우리 행동의 원천을 보는 관점에 일어난 중대한 변화를 대변한다. 또 여기서 적용되는 논리를 보자. 우리는 유전자의 기계인가 밈 기계인가, 철학자 대니얼 데닛은 “인간 유전자와 밈의 혼종”이라고,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이해하고 말하는 밈은 아이디어, 믿음, 관행, 도구 등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전수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문화의 진화를 이해하려면 밈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 선택과 버림의 밈, 그저 생존력이 뛰어난 밈도 존재한다. 


문화적 진화는 가장 적합한 유전자, 개인, 집단의 생존에 관한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가장 적합한 밈의 생존에 관한 것이라는 가설, 인간의 정신과 문화에서 스스로 전파할 목적으로 지적 설계된 존재처럼 보인다. 밈이 인간의 두뇌에서 살 수 있도록 진화한다는 생각은 꽤 설득력이 있다. 따라서 문화적 진화는 가장 적합한 밈의 생존에 관한 것이고 밈은 그 보유자나 집단에 이로운지 아닌지와는 관계없이 밈 자신에게 이로울 때 선택된다. 문화적 경쟁을 통해서 밈과 밈 플렉스는 인간의 정신에 서식하고 그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진화한다. 그 결과, 오래 지속하는 밈은 자신이 서식하는 정신과 신체에 진화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꽤 흥미로운 논의다. 진화심리학적 접근과 이론을 비판하면서 진화생물학의 리처드 도킨스 등을 인용하면서,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 특히 “밈”에 관한 도킨스의 이론을 끌어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이 책을 제대로 읽어내려면, 최근의 박한선의 책<진화인류학>(해냄, 2024) 와 이 책에서 소개한 데이비드 버스<진화심리학>(웅진지식하우스, 2012) 등도 함께 읽어보면 꽤 넓은 범위의 논의를 접할 수 있을 듯하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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