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지금도 우리 사회에 분위기는 그렇다. 백선흑혐(백인선호 흑인혐오),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뒤떨어졌다고 생각하는 동남아 출신 사람을 낮춰보는 경향성과 의심병 “외국인 포비아” 출신국에 따른 편견, 선입견의 장치에서 여전히 벗어나기 어렵다.
“나”를 찾기 위한 여정
지은이는 이 책을 나를 사랑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이라 말한다. 무너져도 다시, 쓰러져도 다시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내 앞길이 생겼고, 그 길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보이지 않던 내가 보였고 나를 사랑하게 됐다고, 나를 찾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주는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을 공유하고 싶다고….
에세이는 20대를 거쳐, 30대, 40대, 20대에 낳은 딸은 성인이 됐고, 밀고 당기던 남편도 어느덧 순둥이가 됐고, 나는 날마다 운동도 일도, 1500여 세대 이상인 아파트의 경리로 한국의 보통사람처럼 산다. 중, 고 학력인정(검정고시)을 거쳐 방송통신대학 중문과를 나오기도, 공부에 대한 열정, 또래 여성이 대학에서 공부할 때, 아이 엄마로 생활해야 했던 지은이. 어쩜 “중국말을 그렇게 잘하세요”라는 말도 이제는 귓등으로 흘려보낼 수 있게 됐다. 이주민들이 겪는 불안, 낮춰보는 태도, 딸이 갓난쟁이였을 때, 병원 진료대기실에서 같은 또래의 아이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육아의 힘듦을 공유했을 때까지, 딱 거기까지가 인간적이고 이웃이며 동병상련을 함께 느꼈다. 지은이가 실은 나 중국에서 온 조선족이라 밝히는 순간, 아이 엄마는 두 번 다시 눈길도 맞추려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는 대목이 뇌리에 꽂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