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석 - 김옥균을 깨우치고 대원군에 맞선 사내
김상규 지음 / 목선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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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각, 먼저 깨우친 예지력, 역매 오경석


오경석은 개항기 강화도조약 문정관으로 <삼한방비록>,<천죽재차록>, <양요기록> 등을 저술한 역관. 서화가, 금석학자. 그는 김옥균등의 청년들에게 개화사상을 전파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김옥균과 그들 중심으로 일으킨 개화파의 정변은 삼일천하, 그는 당대 외척세력의 중심이었던 장동 김 씨(안동김씨 중 세력의 중심에 섰던 일가를 부르는 말인 듯)였다. 결국, 고종이 보낸 암살단에 죽는데. “이와타”라는 일본 이름으로 조선의 칼끝을 피해 이리저리 떠돌다, 상하이에서 죽는다. 김옥균에게 새로운 세계의 희망을 일깨워준 이는 오경석이었으며, 그의 스승이었고 3.1만세 운동의 33인 중 한 명이었던 오세창의 아버지였다. 오세창은 독립운동가로서 국립묘지에 안장됐지만, 그의 나이 40 무렵에는 친일파로 몰려 일본으로 망명을 했던 적도 있었다.


오경석, 그의 평가를 두고 작가는 강화도조약을 인식하는 관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고, 일본의 조선 침략의 교두보라는 시각만이 유일한 건 아니었을 것이라고, 우리가 저질렀던 오판 또한 냉정하게 되돌아 봐야 한다고, 이른바 이데올로기보다는 당대의 정세를 열린 시각에서 봐야 한다고 흑백논리의 오류에 빠지기 쉬운 맹목적 애국과는 또 다른 무엇을 봐야 한다고, 오경석이 가졌던 유일한 소망 “조선이 화륜선을 보유하는 것”, 화륜선이란 침략의 상징을 우리가 가져야 한다는 오경석, 역관이라는 직업을 통해서 중국의 현실을 봤다. 개방과 문명, 진취와 발전의 상징으로 “화륜선”을 바라봤다.


강화도조약의 뒷이야기


일본과의 협의를 위해 조선 조정에서는 문정관(問情官=조사관), 별정역관으로 사역원 당상 오경석을, 통역관으로 왜학운도 현석운을 보내는데, 강화도조약 체결 23일 전, 제물진에 들어온 닛신함에서 일본 외무성의 모리야마 시게루에게 한 말,

오경석은 “신미년 미국 함선이 내도했을 때 대원군이 마침 전권을 잡고 있었소. 당시 나는 대원군께 도저히 외교를 열지 않을 수 없음을 설득하려 했소. 그런데 미국 선박은 겨우 몇 차례 발포하더니 물러가 버렸소.” “그러니 형세로 볼 진데, 귀국 대신이 그곳에 도착하는 대로 곧장 상륙해서 힘을 과시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되오. .... 이번 일로 차질이 생기면 실로 만민이 도탄에 빠지는 고통을 초래할 것이니, 내 이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렇게 내부사정을 폭로하는 것이오.”라고 외교상식을 넘어선 발언을 한다.


오경석의 마음속에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중국의 통상수교 거부정책은 어리석은 것이었다고 생각한 것일까, 서구열강과 교류한 일본, 우리는 일본을 통해서 개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걸까, 소설 첫 대목에 나오는 오경석의 상상 초월의 폭탄 발언, 김옥균이 그를 스승이라 불렀고, 승려 출신의 일본 유학생 이동인도 함께했던 개화파….


소설은 오경석의 연대기다. 49살에 괴질로 죽을 때까지…. 작가는 중국에서 오랫동안 생활을 했고, 개항과 열린 외교만이 조선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오경석은 쇄국정책을 밀고 나가는 대원군과 대척하면서, 개화파에 합류했는데….


오경석은 개화사상가?


이상적의 문하에서 한어(漢語)와 서화를 공부하였다. 집안의 분위기로 박제가의 실학을 공부했다. 1853년 북경행 사신의 역관으로 청나라의 수도 북경에 가서 이듬해 3월까지 머무르며 서양 열강의 침입으로 위기에 처한 중국을 관찰, 그 뒤 13차례나 역관으로 중국을 내왕하면서<해국도지> <영환지략> <박물신편> 등을 비롯한 다수의 책을 사들여 연구, 1853∼1859년경에 최초로 개화사상을 형성하였다.


1860년 영불연합군의 북경점령 사건 때, 서양 열강의 근대적 무력과 경제력 앞에 붕괴하는 중국의 참상을 보았다. 조선에도 곧 서양 열강의 침입에 의한 위기가 도래하고 있음을 절감한 오경석은 중국에서 사 온 책을 친구 대치 유홍기에게 주어 읽게 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새로운 개화사상을 개진하여 유홍기의 개화사상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규수가 영불연합군의 북경점령 사건에 대한 조선 조정의 위문사절의 부사로 중국에 갔다가 큰 충격과 위기의식을 안고 돌아왔다. 이때 박규수의 개화사상 형성에도 오경석은 큰 도움을 주었는데, 소설은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한 때 석파 이하응(대원군)이 친 "난"을 중국의 문화계 인사에게 가져다 의견을 묻는 등, 이하응과도 가까이 지냈던 사이였지만 조선의 미래를 보는 눈은 전혀 달랐다. 직접 눈 앞에 펼쳐진 중국의 현실이 미래의 조선의 모습일 것이라는 오경석의 혜안은...


우리 역사 속에서 일본의 역할을 두고, 조선을 합병한 식민지로 만든 일본 제국주의자의 침략행위와 지속해서 일본의 이익을 얻기 위해 조선의 근대화를 추진했던 것이지, 조선, 대한민국의 국민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시각에서 보자면, 국운이 다해가는 조선의 위태로운 순간에 오경석의 생각은 옳았던 틀렸던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반일종족주의라는 폄훼, 친일파청산을 방해한 이승만을 독립운동가라고 말하는 것과 조선의 근대화와 오늘날의 경제발전에 일본이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나 시각은 (이영훈을 비롯한 이른바 낙성대 무리), 단순히 친일파 논쟁으로 그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구한말, 조선말, 개화사상을 가졌던 이들은 어떤 논리로 조선의 개화와 문명, 진취를 고민했던 것일까, 아마도 이 소설은 이런 궁금함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남겨주는 게 아닐까 싶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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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말 처방 - 더 나은 관계를 만드는 대화 지침서
전종목 지음 / 파지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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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화를 해야 한다

왜 대화인가, 대화를 통해서 얻는 것들, 올바른 대화란, 성숙한 대화, 자기다운 대화, 이 책은 “대화”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소통이 대화일까, 우리는 저마다 나름대로 “대화”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거기에 따라 언사 하는 것을 대화라 하는데, 이게 올바른 걸까,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대화”에 천착하는 지은이, 이 책은 대화란 무엇인가를 비롯하여 대화의 바탕이 되는 감정을 이해하고 이를 조절하는 것과 표현하기, 대화를 위한 마음가짐과 요령 등 4장으로 이루어졌다.

왜 “대화” 인가

단순히 묻고 답하기의 좁은 의미의 대화도 대화일 수 있다. 소통도 마찬가지다. 2002년 더 자두의 노래 “대화가 필요해”의 노랫말 “또 왜 그러는데 뭐가 못마땅한데, 할 말 있으면 터놓고 말해봐”로 시작하는 데 이를 들여다보면 감정이해와 조절, 표현하기, 대화를 위한 마음가짐 등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예술인 “대화”에 우리는 전혀 익숙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대화했더라면 불필요한 오해와 감정 낭비가 생기지 않았을 것인데, 그래서 대화가 필요하고, 여기서 대화란 정보 전달 수단이 아니라 한 인간의 상태를 나타내는 종합적인 지표이며, 총괄적 경험이다.

지은이는 “대화”를 인생의 수단이자 척도, 종합 지표라고 말한다. 그는 대화의 필요성과 효능으로 여섯 가지를 들고 있는데, 첫째 인간관계를 이루는 기초이자 가장 탁월한 수단, 둘째 자신의 능력을 세상에 알리고 인정받기 위한 가장 직관적인 방법, 셋째, 목표를 위해 협업과 협조를 얻는 데 필요한 능력, 넷째, 조직, 집단과 개인의 상태를 확인하는 지표, 다섯째, 계약, 투자 등 비즈니스를 원활히 하기 위한 기본, 여섯째,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 필요한 본질이다.

대화에서 얻어지는 것들

사랑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 삶을 이해하고 나누는 동료들, 사회적 인정과 기회다. 결국, 본질은 나를 상대에게 알리고, 상대를 충분히 정중하게 존중하고 있음을 알리는 수단이다. 이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은 관계 형성, 이른바 인간관계이든 상거래이든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어서 무형의 자산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인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대화를 자리매김하면, 나와 다른 사람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적어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의 전염이랄까,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내가 모르는 것을 알 기회, 내 안에 잠들어 있는 능력을 깨우는 역할 등 역시 효과일 수 있겠다.

올바른 대화는 어떻게

대화가 만들어 준 것들, 이른바 너와 나 우리 모두의 성장수단이라는 점은 확인했다. 그렇다면 정보 전달과 대화는 어떻게 다른 것이며, 올바른 대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가, “대화” 안에 포괄 혹은 수렴됨을 보면 대화란 쉽게 이뤄지지 않음을 끊임없는 노력과 준비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거꾸로 대화란 본디 몹시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여태껏 우리는 대화가 서툴렀다. 위의 노랫말처럼, 우리는 대화가 필요하다.

이 책은 올바른 대화를 위해서는 우리가 의식하고 학습하고 늘 염두에 둬야 할 여섯 가지에 관한 내용이다. 거기에 성숙한 대화, 이른바 품격이랄까, 대화는 상대가 있는 법이니, 상대를 대하는 태도 또한 중요하다. 올바른 대화를 위한 자기 점검을 해야 한다. 첫째, 상대방의 도발과 격한 자극을 감당할 수 있는 여유, 이른바 내공 기르기, 둘째, 솔직한 대화, 셋째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단지 적절히 조절하다. 넷째 조절한 감정을 통해 적절하게 반응하기, 다섯째 여러 상황의 팁을 자신에게 적용 활용하기, 여섯째, 용기가 필요하다. 대화의 필요성을 인식한다면 용기의 필요성 또한 인식할 수 있다.

성숙한 대화를 위해서는

늘 어렵고 힘든 대화, 그 배경에는 미성숙한 자신이 있음을, 자기중심적 대화, 서툰 감정 조절, 부정적이고 방어적인 태도, 경청하지 않음, 편협한 시각, 자기성찰의 부재, 충동적 경향, 타인 비난, 자아도취, 서툰 감정수용 등 10가지는 많이 들어봤음 직한 것들이다. 상담자의 태도는 이와 반대다. 우리가 상담자가 되자는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대화 상대방을 대할 때, 꼭 주의해야 할 점이다. 상대 중심적 대화, 적절한 감정 조절, 아니요, 그게 아니고라는 충동적이고 거부적인 부정표현을 먼저 하기보다는 아, 그렇군요. 이른바 똘레랑스 “당신의 생각은 충분히 알겠습니다.”라고, 견해와 중심가치의 다름은 강요해서 될 일이 아니다. 적어도 그 자리에서는 이를 알아차리는 것이 자기성찰이며, 상대에게 무언의 느낌을 전달한다. 그가 인식하든 못하든 그건 시간의 문제이기에.

이 책은 “대화”라는 열쇳말로 대화의 필요성에서 효과, 그리고 성숙한 태도와 올바른 대화법을 담아놓은 사전이다. 심리학, 상담학적 접근과 인문학적 성찰에 바탕을 둔 꽤 유용한 서책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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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김태영 지음 / 담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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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이주민, 조선족, 여성, 엄마, 아내, 며느리 그리고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외부에서 온 사람에 대한 편견, 선입견과 배척을 뚫고 나를 사랑하게 됐고, "나"를 찾아가는 여전을 담담하게 그려낸 에세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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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김태영 지음 / 담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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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여성의 성장 스토리

이 책<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의 지은이 김태영은 40대의 조선족 출신 여성이다. 중국의 개방정책, 한중수교 이후, 조정래의 소설<정글만리>의 배경처럼 한국기업의 중국 제조현장, 우리말을 할 줄 아는 이들이 필요한 그때, 한국인 남편을 만나 2003년부터 경북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이주민 여성의 고군분투기다. 당시, 가난을 벗어나고자 무조건 한국 남자와 결혼하는 이른바 탈빈곤혼 러시, 농촌 총각은 혼인하기 힘들어지고 국제결혼 중매회사가 판을 치기 시작할 무렵이기도 했다.

외국인 며느리, 아내, 엄마, 학생, 직장인

중국 땅에 사는 우리 동포의 국적은 “중국”이다. 한반도의 슬픈 역사 그림자 일제강점기에 강제든 자의든 먹고 살기 위해 간도로 떠났던 이들은 조선사람이라 하여 조선족이고 블라디보스토크 등 옛 소련 땅으로 갔던 사람들은 고려인. 어찌 됐든 중국인 김태영은 20년을 중국인으로 중국 사회에서는 소수민족으로 한국에 와서는 외국인으로, 한국과 중국의 축구시합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데, 왜 중국을 응원해 한국 사람이…. 전체주의다.

“태영아, 밖에서는 중국말 하지 마”, “왜?” “우리가 중국 사람인 거 알면 사람들이 무시해”라는 친정 오빠들의 자조 섞인 말(프롤로그 나는 중국에서 온 조선족이다에서)



아마도 지금도 우리 사회에 분위기는 그렇다. 백선흑혐(백인선호 흑인혐오),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뒤떨어졌다고 생각하는 동남아 출신 사람을 낮춰보는 경향성과 의심병 “외국인 포비아” 출신국에 따른 편견, 선입견의 장치에서 여전히 벗어나기 어렵다.

“나”를 찾기 위한 여정

지은이는 이 책을 나를 사랑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이라 말한다. 무너져도 다시, 쓰러져도 다시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내 앞길이 생겼고, 그 길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보이지 않던 내가 보였고 나를 사랑하게 됐다고, 나를 찾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주는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을 공유하고 싶다고….

에세이는 20대를 거쳐, 30대, 40대, 20대에 낳은 딸은 성인이 됐고, 밀고 당기던 남편도 어느덧 순둥이가 됐고, 나는 날마다 운동도 일도, 1500여 세대 이상인 아파트의 경리로 한국의 보통사람처럼 산다. 중, 고 학력인정(검정고시)을 거쳐 방송통신대학 중문과를 나오기도, 공부에 대한 열정, 또래 여성이 대학에서 공부할 때, 아이 엄마로 생활해야 했던 지은이. 어쩜 “중국말을 그렇게 잘하세요”라는 말도 이제는 귓등으로 흘려보낼 수 있게 됐다. 이주민들이 겪는 불안, 낮춰보는 태도, 딸이 갓난쟁이였을 때, 병원 진료대기실에서 같은 또래의 아이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육아의 힘듦을 공유했을 때까지, 딱 거기까지가 인간적이고 이웃이며 동병상련을 함께 느꼈다. 지은이가 실은 나 중국에서 온 조선족이라 밝히는 순간, 아이 엄마는 두 번 다시 눈길도 맞추려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는 대목이 뇌리에 꽂혔다.



이 이야기는 중국 출신 조선족 여성의 서사를 뛰어넘어 우리 사회의 이주민(국제결혼 배경이든 일자리를 찾아서 왔던, 유학을 왔던) 들이 일상적 경험이 녹아 들어있다. 자신이 열심히 살았음을 자랑하는 성공담이 아니라, 부모 잘못 만나, 어릴 때부터 학교 대신 공장에 가서 일해야 하나, 내가 좀 더 뭔가 갖췄더라면 이렇게 살지는 않았을 텐데. 그 누구의 탓으로 돌리며, 외면하고 피하고 싶은 자신의 역사를 당당하게 마주 보면서 해보자, 다시 해보자, 까짓것 남들도 다하는데, 왜 나라고 못 해.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이 책 속에는 김태영의 20년이 담겨있다. 여성, 조선족, 이주민의 서사(일상, 육아와 가정, (평생) 교육과 일터에서의 자신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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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10대들, 그들은 무엇이 달랐을까? - 생명을 위협받는 시대, 세상을 뒤집을 10대들이 왔다
정학경 지음 / 미디어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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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는 어떤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을까?

겁 없는 10대 청소년들, “맨땅에 헤딩”과 “삽질 정신”으로 무장한 포기를 모르고 뭐 하나에 빠지면 몰입하는 ‘덕후’(이 말은 일본말이라 안쓰고 싶은데, 지은이가 이렇게 표기했으니 우선은 존중, 본질은 아니니...), 이 책속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특별한 사람도 아니고, 군계일학도 아닌 그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0대 청소년 그대로다. 그런데 뭐가 달랐을까?, 바로 돌진이다. 이것저것 재지 않고 뭔가 부딪쳐 해결해보자, 실패 그거 누구든 하는거야. 바로 "정신"과 "실천력" 그리고 "이타심" 세상은 함께 사는거야라는 연대의식 등이 바탕에 깔려있다. 아주 자연스럽다. 그냥 이상한 거면 이상거라고 말한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너의 가능성은 누구도 몰라, 그러니 한 번 확인해봐 어떤 잠재력이 있을 어떻게 알아, 누구나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어른이 돼가는 거니까, 구성은 34명의 기억해야 할 10 대들의 이야기를 8장에 나눠 싣고 있다. 1장 기발함으로 세상을 뒤집은 잭 안드라카 8천 개의 단백질 조사로 췌장암을 정복하고 오렌지 껍질로 고질적 가뭄을 해결하고 유방암을 예방하는 스마트 브래지어를, 또, 장난감 레고로 시각장애인용 점자 프린터를, 궁하면 통하듯, 뭔가 몰입하면서 왜, 왜, 왜를 되뇌면서 천착하는 이들, 2장, 초긍정의 힘으로 입원실을 5성급 호텔을 만든 클레어 와인랜드를 비롯하여 빨랫줄 전선, 버려진 냉각판으로 바람의 기적을 만든 윌리엄 캄쾀바, 3장 지구 종말 시계를 연장한 10 대들, 웹툰 작가에서 평화 환경 운동가로, 미래 기후를 위해 등교를 거부한 그레타 툰베리, 4장 사회적 약자들과 한편이 되다. 인권운동가가 된 말랄라 유사프자이, 레모네이드를 팔아 아동노동을 없앤 비비안 하르, 5장 폭력이 사라진 세상을 위해 눈을 뜨다, 삭발 시위를 해서 미국의 법을 바꾼 엠마 곤살레스, 뇌의 전두엽을 연구해서 사이버 폭력을 이겨낸 트라샤 프라부, 홍콩 민주화의 조슈아 윙, 6장 사소한 일상으로 세상의 힘이 되다. 여기에 실린 사례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다.




영웅들의 괴력은 “선한 영향력”

간디의 비폭력 독립운동의 끈질김은 별 볼 일 없던 변호사에서 인권운동가 독립운동가로 탈바꿈을 한 극적인 계기나 영웅적인 전설은 없었다. 그저, 꾸준히 내 주변을 살피며, 그렇게 한걸음 두 걸음 걷다 보니 동지들이 생겨나고, 나중에는 우뚝 솟아오른 지도자가. 이게 바로 선한 영향력이다. 간디가 처음부터 나 인도의 "짱" 먹을거야라며, 적당히 눈치보고 움츠리고 했더라면... 비폭력의 저항정신의 상징이 됐을까, 오로지 지금하는 그 일에 온 힘과 정성을 쏟아라. 이 모든 것이 순수하고 진실한 열정에서 나왔다는 것이 핵심이지 않을까 싶다.

힘이란 무엇일까?

정복자들이 가진 힘의 근원은 무엇일까? 부와 권력과 명예를 향한 영원한 욕망이다. 이들 중 무너지지 않은 제국은 건설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위대한 사람은 비전에 따라 만들어진다. 태어날 때부터 위대한 사람은 없다. 내가 세상을 어떻게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할 때 우리는 힘이 생겨나며, 영웅이 되는 것이다. 자 그럼 평범한 청소년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을까? 내가 어려울 때, 누군가가 내 아픔과 어려움에 공감해 나를 도와주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고 희망을 품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시간이 없어서, 용기가 부족해서 성격이 맞지 않아서. 이런 것은 옆에 놓아두고 주저했던 작은 행동이 더 큰 행동을 만들어 내고, 이 모든 것이 결국엔 사회의 희망이 된다는 것을 32명의 평범하고도 위대한 영웅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것(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

영화<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2020년 아카데미 시상 소감으로 식장에서 그가 존경했던 마틴 스코세이지의 말을 인용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이 원하는 변화 그 자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세상을 거꾸로 만들 혁신 5단계

이 책의 결론이자 청소년들에게 제안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1단계. 나의 관심 분야 찾기, 2단계 문제를 정의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공부하기, 3단계, 구체적인 활동 방식 구상하기, 4단계 표현하고 동참 권유하기, 5단계 흩어진 ‘동감’을 하나로 연대하기,

아주 작은 움직임이라도 괜찮아, 시작이 중요하다는 지은이의 말, 거창한 영웅담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게으르지 않았을 뿐이다. 세상을 바꾼 10대들, 그들은 무엇이 달랐을까 하는 질문에 즉답을 찾기 어렵다. 다만, 관심과 집중, 대안 찾기, 구체적인 활동에 나서기, 표현하기, 하나로 연대하기가 있었을 뿐이다. 이 책은 청소년용 도서이긴 하지만, 적정대상이 그렇다는 이야기고, 모든 세대에 다 통하는 보편적인 이야기다. 노인이니까 안 된다. 어린아이여서 안 된다는 법과 규칙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다만, 내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 즉 맨땅에 헤딩이라도 해봐야지, 실패를 경험해야 나중에 성공의 의미를 알지라는 마음으로 문제에 대처한다면 당신은 어느덧 이른바 “영웅”이 돼 있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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