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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반듯단단 도형 나라의 비밀 ㅣ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가졸.크뤼시포름 지음, 김현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6월
평점 :
2차원의 도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동화책은 대개 그 주제가 도형의 생김새와 관련이 있다. 각이 뾰족한 도형은 무언가를 찌르고, 둥글둥글한 도형은 데굴데굴 구르는 등등 도형의 생김새에 따라 그와 유사한 행동으로 연결되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레 도형의 특징을 익히게 된다. 이 책에서는 그 제목과 같이 뾰족반듯단단한 도형들이 사는 성을 다루고 있다. 이 성에 사는 도형들은 모두 뾰족하게 각이 져 있고, 직선과 각으로 이루어진 모양을 이상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정삼각형 모양의 공주는 그 나라에서 가장 이상적인 모양을 띄고 있다고 할 정도이다.
뾰족한 것이 이상적이라는 것은 그 사회의 가치관이다. 개인은 사회적 가치관에 어느 정도 맞춰진 삶을 살아가게 된다. 집에서 예절을 배우고, 학교에서 규칙을 배우고 사회생활을 익힌다. 우리는 그것을 사회화라고 한다. 하지만 그 가치관은 그 사회 안에서만 옳다고 여겨지는 것일 수 있고 실제로 그 가치관이 잘못된 통념일 수도 있는데, 만약 이 가치관이 불합리한 것이라면 이것을 발견하고 바로잡아줄 수 있는 것은 그 사회 내부가 아닌 외부의 관점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각이 전혀 없는’ 도형이 등장하여 기존의 가치관을 부정하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한다.
도형의 모양을 이용하여 서로 다른 가치관을 선명하게 대비시켜 주고 있고, 다채로운 색깔과 다양한 모양을 적절히 사용하여 분위기를 전환하고 흥미를 더하고 있다. 영유아가 이 책을 본다면 처음에는 예쁜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이것 저것 그려보고, 이름 붙이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상상을 할 것이다. 좀 더 큰 아이라면 다수의 불합리한 행동에 저항하는 소수의 용기 있는 행동에 관심을 가질 것이고, 초등학생이라면 이 책에서 우리 사회의 모습과 닮아있는 부분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를 위한 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느끼는 바가 있고 여러 번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다.
*이 책은 출판사를 통해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