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화통 캠프 - 마음을 비우면 얻게 되는 것들
보관 지음 / 나무의철학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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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화통 캠프

 

나는 울화통을 쌓고 사는 사람은 아니다. 적절히 풀어주고 관리하기에 심각한 지경에 이른 적은 없다. 하지만 일상 생활을 하며 누군가의 단점이 보이고 내 마음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면 ‘울컥’하는 감정이 잘 생기긴 한다. 울화통을 관리하는 것 못지 않게 내 마음을 어떤 방향으로 관리하느냐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마음을 어떻게 고쳐먹어야 하는지 많은 참고가 됐다.

 

식물원에 가 보면 수많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물론 식물원 직원들이 잘 관리하기에 푸릇푸릇 싱그러운 식물들이 대부분이다. 그 중에 관리가 덜 돼 메마른 식물이 있다고 하자. 그 메마른 식물을 눈여겨 볼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집 안에 키우는 식물도 잘 자라야 눈에 들고 사랑도 주게 되는 법이다. 메마른 식물을 봤을 때 사랑을 주기 어려운 것은 인간의 자연스런 감정이다. 그렇다면 나는 싱그러운 식물일까, 메마른 식물일까. 내 스스로 나를 사랑해 싱그러워진다면 남도 싱그러운 나를 보며 행복하지 않을까. 이런 내용을 읽다보니 내가 가진 눈을 너무 타인을 보는 데만 썼구나 하는 후회가 들었다. 나부터 싱그러운 식물이 돼야 남도 나를 사랑하게 된다.

 

인간관계를 맺다 보면 정말 답이 안 나온다고 생각되는 인물들을 마주치곤 한다. 그럴 때 울화통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가게를 열면 손님들이 들어온다. 장사를 하려는데 이런 손님도 있고 저런 손님도 있다. 그렇다고 손님을 내 편의대로 가려 받는다면 되겠는가. 주인으로서는 맘에 안 들어도 그 손님을 받아야 도리다. 오히려 가탈스러운 손님이 내게 약이 되는 교훈을 줄 지도 모른다.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기에 그가 많은 손님을 물어다 줄지도 모른다. 결국 내 맘의 주인은 나일뿐 다른 사람의 행동에 따라 좌지우지 될 필요가 없다. 그 손님이 내 인생의 성공길을 이끄는 소중한 인연이 될 지도 모른다. 긍정적인 생각이 바로 울화통을 잠재우는 비법이다.

 

늘 조금 더 주는 사람은 외로울 틈이 없다는 말도 공감이 됐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대접 받을까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모두가 대접받을 생각만 하면 주변에는 사람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회사에서도 월급받는 것보다 조금 더 일하고, 봉사도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하고 그러다 보면 주변에 사람도 모이고 성공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말 조금 더 받으려는 궁리로 일에 집중 못하고 민폐만 끼치는 것보다, 늘 조금 더 주려고 부지런을 떤다면 주변에 사람이 없어 외로울 틈은 절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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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김태원의 청춘을 위하여!
최경 지음 / 미르북컴퍼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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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김태원의 청춘을 위하여


아침에 일어나서 밥 세끼 먹고 비슷한 희로애락을 겪으며 사는 것이 우리네 인생사다. 하지만 그 인생에서 느끼는 것도 다르고 느낌의 표현법도 다르다. 누군가는 행동으로, 누군가는 말로서 후세에게 교훈을 준다. 이외수, 김태원 멘토들은 어떠한가. 강력한 ‘말’이라는 무기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 말로 천냥 빚을 지는 사람도 많은데, 그들의 말은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고도 남는다. 그들의 긍정적인 언어는 많은 이들, 특히 청년들에게 큰 위안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특히 김태원 멘토의 삶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 사실 김태원 씨는 KBS 2TV ‘남자의 자격’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해진 사람이다. 국민할매가 돼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더니 MBC ‘위대한 탄생’에서는 뛰어난 표현력과 감성적인 말솜씨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사실 그간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며 참 불편했었다. 무한경쟁 시대에 꼭 어린 아이들을 가지고 경쟁시키고 그것을 적나라하게 온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맞는가 싶어서다. 매몰차게 평가하고 나오는 싹까지 자를 듯이 말하는 심사위원들을 보면 더욱 그 생각이 들었다. ‘오디션 참가자들에게 부정적인 말만 약이 되는 것은 아닐텐데’하고 말이다. 그럴 때 김태원 씨의 긍정적인 언어술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넘어 많은 청춘들에게 약이 되는 한마디였다는 생각을 한다.

 

야무진 말솜씨와는 달리 그의 인생사는 야무지지 못했다. 부활이라는 그룹을 통해 수많은 보컬들을 키워냈지만 반복해서 배신을 당했기 때문이다. 배신당한 걸로 부족해서 배신당했던 가수에게 손을 내밀어줬는데 그가 어떤 마음으로 사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는 용서한만큼 용서받을 자격이 생긴다는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한다고 말했다. 누군가 나에게 가해를 하면 보통 사람이면 마음이 괴로워서 잠이 안 온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괴로운 자신을 보는 것이 더 괴로워지곤 한다. 그런데 그는 용서를 베풀며 용서받을 자격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마치 천국에 자신의 자리를 여럿 만드는 사람처럼 말이다.

 

능력이 부족하거나 장애를 가져 자책하는 이들도 많다. 그런 이들에게 그는 이런 말을 한다. ‘당신은 퍼즐의 한 조각이다. 당신 없인 우주 퍼즐이 완성되지 못한다.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다’ 퍼즐을 맞추다보면 그림의 중요부분도 있지만 그저 큰 면을 색으로 채운 부분들도 있다. 그림의 중요부분이 아무리 중요한들 작은 조각 하나가 없다면 전체 그림은 쓸모없는 것이 된다. 우리는 우주의 구성부분으로서 작지만 이 세상에 불필요한 존재는 없다는 것을 잘 비유한 말이다.

 

이외수, 김태원 멘토의 이야기를 보면서 한 가지 느낀 것이 있다. 그들은 누군가에게 말로써 힘을 주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런 그들에게 큰 힘을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사모님들. 이외수 씨는 부인이 머리를 감겨주는 것을 비롯해 말 한마디면 고장 난 노트북을 바로 교체해주는 등 글만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한다. 김태원 씨도 젊은 시절 방황할 때 감옥에 갔었는데 20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부인이 한결같이 자기 곁을 지켜줬다고 한다. 사랑을 많이 받아본 사람들이기에 누군가에게 사랑이 듬뿍 담긴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을 보면 사모님들이 더 대단한 사람들일지도. 나는 누군가를 용서하고 사랑할 준비가 돼 있을까. 생각에 잠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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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밥상 - 평범한 한 끼가 선물한 살아갈 이유
염창환.송진선 지음 / 예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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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밥상

따뜻한 쌀밥에 매콤한 김치 한 조각. 꼭 진수성찬이 아니더라도, 작은 밥상이라도 인간은 먹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인간에게 식욕이라는 것은 욕구이자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수단이 된다. 오늘 잠을 자면서 ‘내일 이런 식욕이 없으면 어쩌지’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건강한 사람이라면 식욕이 줄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호스피스 병동에 있는 사람들은 다르다. 온갖 치료를 해봐도 소용없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기에 평범한 한 끼를 제대로 먹는 것이 소원인 사람도 있다. 그들을 통해 우리가 먹는 것에 얼마나 감사함을 가져야 하는지 곱씹어보게 됐다.

 

며느리의 열무국수, 엄마표 김밥 등 다양한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음식들이 얼마나 소중한 추억들을 담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평소 열무국수를 좋아하는 시어머니는 죽는 순간까지 열무국수 이야기면 눈을 크게 뜨고 집중할 정도로 먹는 것에 열의를 보인다. 먹는 즐거움을 누린다는 것은 진짜 살아있다는 증거가 된다. 평범한 김밥도 먹을 수 없는 환자들은 엄마가 손수 만든 소화 잘 되는 김밥을 가지고 소풍을 떠난다.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만 봐도 각 가정마다 다른 이야기가 담겨있다. 먹는 것이 각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재료가 되는 것이다.

 

늦은 밤이면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는 때가 많다.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이런 식욕은 바로 채워주면 묘한 쾌감을 준다. 그런데 아픈 사람들에게는 그런 쾌감을 가질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 각자의 사연을 듣고 보니 ‘후회 없이 오늘을 살자’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KBS ‘개그콘서트’에서 ‘누려’라는 유행어가 나오고 있던데, 말 그대로 건강한 사람들이 누려야 하는 것은 이런 평범하지만 위대한 음식들이다. 그렇다고 폭음이나 폭식을 하자는 말은 아니다. 음식을 먹을 때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아플 때는 계획해도 하지 못하는 운동이나 여행 같은 것들도 미루지 말고 하자는 생각을 했다.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에 하루를 가치 있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호스피스 병동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사나 가족들을 보며 든 생각이 있다. 힘든 길이지만 그들은 마음껏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상황은 힘들지만 아픈 환자를 위해 헌신하고 밝은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는 가족들을 보며 역설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마더 테레사는 말했다.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없다고 느낄 때 오는 고독감은 가난 중의 가난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마음이 부자인 사람들이다. 나는 누구에게 필요한 사람일까.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고 있는가. 내 주변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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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리더의 생각 - 착한 리더가 착한 세상을 만든다
박희도 지음 / 북씽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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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리더의 생각

2014년에는 그 어느때 보다도 스포츠 축제가 많이 열리는 해다. 특히 소치 동계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이 기대되는데 이런 영향으로 스포츠 채널을 많이 보게 된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선수들의 옷이나 전광판에서 LG, 삼성 같은 한국 대기업들의 이름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이름만 낯익었을텐데 신기한 일이다. 그만큼 한국 기업들은 전세계에 진출해 활약상을 돋보이고 있다. 물고기에 비유하자면 작은 물에서 놀던 물고기들이 큰 물에서도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며 활약하고 있다는 것. 자연히 세계적으로 노는 리더들은 자산도 어마어마하게 늘고 있다.

 

진격의 물고기들에게 태클을 거는 존재가 있었으니 ‘착한 물고기’를 바라는 사회구조다. 성장 못지않게 복지, 분배 같은 요소들도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 어느정도 먹고 살 만하니 이제는 빈부격차를 줄이고 복지체계를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착한 리더’. 경제를 이끄는 앞줄에 있다고 착한 리더라고 칭하던 시대는 지났다. 버는 만큼 사회에 기부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리더가 우리 사회에 간절히 필요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착한 리더들을 소개하며 그런 리더들이 착한 세상을 만들도록 독려하고 있다.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의 사례를 보며 ‘한국 기업가들도 그들 같은 착한 리더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돈은 축적만 하고 있을 때보다 아래로 흐를 때 효용성이 올라간다. 이제는 스포츠 선수나 스타들도 CF 찍고 자신의 재능으로 돈 많이 번다고 해서 인기있던 시대는 지났다. 그들도 돈 좀 벌면 기부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 됐고 그래야 인기도 오래간다. 이런 기부의 일상화를 이끄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빌 게이츠, 워렌 버핏 같은 부자들이다. 그들이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언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돈을 번 무대가 다른 데도 아닌 바로 그들이 몸담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돈은 우주 공간에서 창출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통해 타인과 경쟁도 하고 협조도 하며 이룬 결과다. 한국에서는 유독 자신의 기업을 자식에게 쉽게 물려주려는 기업가들이 많다. 자신이 노력해서 번 돈을 어떻게 쓰든지 터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착한 리더들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게 된다. 자신의 막대한 부를 사회가 아닌 자식들에게 물려주면 그 부를 손쉽게 얻은 자식들은 후손에게 어떤 것을 물려줄 것인가. 오히려 부보다 건강한 기부문화를 물려준다면 후손들이 더 건강한 소비를 하게 되지는 않을까.

 

법정 스님은 ‘무소유’를 설파했다. 무소유는 단순히 가지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것을 가지지 말라는 것이다. 누군가에게서 선물받은 식물을 집에 놨다고 치자. 이런 물질들은 자신의 행동에 제약을 준다. 긴 여행을 가려해도 식물이 걱정돼서 집에 다시 가게 된다. 어차피 인생을 하직하게 되는 날 인간이 들고 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생을 장기적으로 본다면 물질보다는 나눔에 집중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혁신적인 리더로 손꼽힌다. 그의 리더십에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그는 벼랑 끝에서 진짜 자신을 찾았다. ‘곧 죽게 된다는 생각은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큰 도움이 된다.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무언가를 잃을 게 있다는 생각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이 말을 법정 스님의 ‘무소유’와 연결지어 생각해봤다. 인간은 살면서 더 가지려고 할 때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하지만 물질이 부질없음을 깨닫게 되면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 물질로부터 오는 기쁨은 오래가지 못한다. 하지만 나눔의 기쁨은 오래간다. 나눔은 어떻게 시작될 수 있는가. 불필요한 것을 가지지 않을 때, 단기적인 자신의 삶이 아닌 장기적인 자신의 삶을 보게 될 때 나눔이 시작될 수 있다. 보통 큰 병을 앓고 나면 인생의 가치관이 달라지게 된다. 그러나 그런 경험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에게는 타인의 삶을 통해 지혜를 얻을 기회를 얻는다. 바로 이 책을 통해 인생 선배들의 경험을 본받을 수 있다. 이렇듯 그들처럼 인생을 멀리 내다보고 가치있는 삶을 계획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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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우울증 - 나는 이런 결혼을 꿈꾸지 않았다
김병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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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우울증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힐링’이라는 단어만큼 사랑받는 단어가 있을까. 작년 한해 방송계, 출판계 등에서는 ‘힐링’과 관련된 수많은 창작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SBS '힐링캠프'를 즐겨보는데 화려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스타들이 허심탄회하게 굴곡진 인생과 마음을 털어놓는 것을 보면 시청자도 저절로 힐링됨을 느끼곤 한다.

 

우울증은 생각하기에 따라 심각한 병일 수도 있지만 고치지 못할 병도 아니다. 이 책에 나온 다양한 주부 우울증 사례와 처방들을 보며 ‘힐링캠프’를 보듯 힐링의 감정을 느꼈다. 단순히 언어적 처방을 넘어 멋진 그림과 함께 훌륭한 해석을 듣고나면 고리타분한 방법론이 아닌 마음을 어루만지는 평안함을 느끼게 된다. 미술, 음악 등 예술분야가 인생에 꼭 필요한 분야는 아니다. 하지만 인간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향유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다. 이 책에서 우울증 처방을 위해 곁들여진 그림 및 해석들을 보며 든 생각이다.

 

‘이중구속’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의견을 똑바로 얘기하지 않고 진의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게 말하는 태도를 이른다. 내가 아는 분 중에서도 ‘이중구속’ 화법을 즐기는 분이 있다. 이런 화법의 장점은 말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좋은 구조라는 것. 어떤 질문에 Yes라고 대답해놓고 정작 그대로 하면 No의 불평을 늘어놓는다. 말은 Yes인데 표정은 No인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저자가 소개한 그림처럼 팔이 나무로 변신해 도망갈 수 없는 여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상대의 말에 신뢰를 할 수 없기에 그의 말은 가시처럼 나를 찌른다. 아이들과 달리 거짓말이 때론 배려라는 이름으로 둔갑하는 어른들의 세계에서 쉽게 나오는 현상이다.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할까. 한 사람의 의사소통 방식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바꾸기는 더 어렵다. 그냥 이중구속 어법을 사용하는 사람이 말할 때는 진짜 하고 싶은 말이 숨겨져 있다고 전제하는 편이 낫다. 상대의 진의를 너무 신경쓰는 것은 좋지 않다. 나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야 갈등이 덜할 수 있다.

 

이 책을 쭉 읽어보며 우울증 해법의 공통점을 찾았다. 그냥 내버려두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 상대방의 감정이든 내 감정이든 내버려두자. 자신은 상대방을 배려해서 직언을 해줘도 상대방은 달가워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배려있는 행동에도 상대방은 “너무 예민한거 아냐?”라고 말하며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렇듯 상대방에게 과도한 애정을 쏟아봤자 자신만 상처받을 뿐이다. 보통 주부들은 누군가를 돌보고 배려해야 하는 입장인 경우가 많다. 헌신이 곧 생활이 돼 누구보다도 우울증에 노출되기 쉬운게 주부들이다. 남편, 아이들의 경우 가정주부의 돌봄을 받지만 가정주부들은 누가 배려해주는가.

 

이 세상에서 최고의 앎은 무엇인가. 바로 내가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타인을 전부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자. 타인에 대해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어도 그 사람의 몫으로 남겨두자. 설령 올바른 해결책이 보이더라도 조언은 삼가자. 때론 상대방도 나도 침묵이라는 방법을 통해 힐링받는 경우가 있다. 해결책을 준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란 소리다. 그렇게 거리를 두고 서로 상처받지 않는다면 나를 위해 투자할 에너지가 생긴다. 이것이 우울증에 대한 최고의 해법이 아닐까 싶다. 인생을 살면 살수록 ‘내가 다 이해할 수 없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 얼마나 큰 지혜인지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이런 지혜를 더 공고히 가슴에 새기게 해준 좋은 ‘힐링 교과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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