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리더의 생각 - 착한 리더가 착한 세상을 만든다
박희도 지음 / 북씽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착한 리더의 생각

2014년에는 그 어느때 보다도 스포츠 축제가 많이 열리는 해다. 특히 소치 동계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이 기대되는데 이런 영향으로 스포츠 채널을 많이 보게 된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선수들의 옷이나 전광판에서 LG, 삼성 같은 한국 대기업들의 이름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이름만 낯익었을텐데 신기한 일이다. 그만큼 한국 기업들은 전세계에 진출해 활약상을 돋보이고 있다. 물고기에 비유하자면 작은 물에서 놀던 물고기들이 큰 물에서도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며 활약하고 있다는 것. 자연히 세계적으로 노는 리더들은 자산도 어마어마하게 늘고 있다.

 

진격의 물고기들에게 태클을 거는 존재가 있었으니 ‘착한 물고기’를 바라는 사회구조다. 성장 못지않게 복지, 분배 같은 요소들도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 어느정도 먹고 살 만하니 이제는 빈부격차를 줄이고 복지체계를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착한 리더’. 경제를 이끄는 앞줄에 있다고 착한 리더라고 칭하던 시대는 지났다. 버는 만큼 사회에 기부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리더가 우리 사회에 간절히 필요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착한 리더들을 소개하며 그런 리더들이 착한 세상을 만들도록 독려하고 있다.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의 사례를 보며 ‘한국 기업가들도 그들 같은 착한 리더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돈은 축적만 하고 있을 때보다 아래로 흐를 때 효용성이 올라간다. 이제는 스포츠 선수나 스타들도 CF 찍고 자신의 재능으로 돈 많이 번다고 해서 인기있던 시대는 지났다. 그들도 돈 좀 벌면 기부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 됐고 그래야 인기도 오래간다. 이런 기부의 일상화를 이끄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빌 게이츠, 워렌 버핏 같은 부자들이다. 그들이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언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돈을 번 무대가 다른 데도 아닌 바로 그들이 몸담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돈은 우주 공간에서 창출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통해 타인과 경쟁도 하고 협조도 하며 이룬 결과다. 한국에서는 유독 자신의 기업을 자식에게 쉽게 물려주려는 기업가들이 많다. 자신이 노력해서 번 돈을 어떻게 쓰든지 터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착한 리더들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게 된다. 자신의 막대한 부를 사회가 아닌 자식들에게 물려주면 그 부를 손쉽게 얻은 자식들은 후손에게 어떤 것을 물려줄 것인가. 오히려 부보다 건강한 기부문화를 물려준다면 후손들이 더 건강한 소비를 하게 되지는 않을까.

 

법정 스님은 ‘무소유’를 설파했다. 무소유는 단순히 가지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것을 가지지 말라는 것이다. 누군가에게서 선물받은 식물을 집에 놨다고 치자. 이런 물질들은 자신의 행동에 제약을 준다. 긴 여행을 가려해도 식물이 걱정돼서 집에 다시 가게 된다. 어차피 인생을 하직하게 되는 날 인간이 들고 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생을 장기적으로 본다면 물질보다는 나눔에 집중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혁신적인 리더로 손꼽힌다. 그의 리더십에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그는 벼랑 끝에서 진짜 자신을 찾았다. ‘곧 죽게 된다는 생각은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큰 도움이 된다.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무언가를 잃을 게 있다는 생각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이 말을 법정 스님의 ‘무소유’와 연결지어 생각해봤다. 인간은 살면서 더 가지려고 할 때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하지만 물질이 부질없음을 깨닫게 되면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 물질로부터 오는 기쁨은 오래가지 못한다. 하지만 나눔의 기쁨은 오래간다. 나눔은 어떻게 시작될 수 있는가. 불필요한 것을 가지지 않을 때, 단기적인 자신의 삶이 아닌 장기적인 자신의 삶을 보게 될 때 나눔이 시작될 수 있다. 보통 큰 병을 앓고 나면 인생의 가치관이 달라지게 된다. 그러나 그런 경험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에게는 타인의 삶을 통해 지혜를 얻을 기회를 얻는다. 바로 이 책을 통해 인생 선배들의 경험을 본받을 수 있다. 이렇듯 그들처럼 인생을 멀리 내다보고 가치있는 삶을 계획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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