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게 하는 힘
앤디 앤드루스 지음, 김미진 옮김 / 36.5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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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시련을 대하는 자세’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시련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시 시작하든지 포기하든지 양극단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존스라는 노인은 베이커, 포터 부부, 크리스티 등 여러 사람들에게 나타나 다양한 비유로 이런 ‘가르침’을 주고 있다. 시련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직접적으로 교훈을 주는 것보다 오히려 일련의 사례,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이 더 가슴에 와 닿았다.

 

존스의 가르침을 내 인생에도 대입해볼까? 최근 내가 즐겨하는 ‘지뢰찾기’ 게임도 이 가르침에 대입할 수 있다. 처음엔 지뢰를 완벽하게 찾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데 남편과 경쟁이 붙었다. 얼마나 단시간에 지뢰를 모두 찾는지가 과제로 주어진 것. 처음엔 지뢰를 찾는데 속도를 줄이는 것이 가능했지만 갈수록 한계를 느꼈다. 오죽했으면 운동선수들이 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바뀌는 것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지 알겠다는 말까지 나왔을까. 이 한계는 바로 시련이자 장애물인 것이다. 하지만 노력했다. 남편이 일군 도저히 깰 수 없다고 생각했던 시간대에 묵묵히 도전한 것이다. 그러자 또 새로운 시간대를 기록했다. 별 것 아닌 경험 같지만 진지하게 게임을 대하며 시련 앞에서 노력하면 새로운 경지에 다다를 수 있음을 배웠다.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보다 기록을 경신하며 내가 배운 시간 단축 노하우는 훨씬 많아졌다.

 

‘배움 앞에 시련이 있다’는 말은 정말 공감이 가는 표현이었다. 시련을 대할 때 우린 그 뒤에 배움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시련이 그저 장애물로 느껴진다면 거부감이 들 것이다. 하지만 시련을 헤쳐나가는 과정 뒤에 커다란 배움, 승리가 있다고 생각하면 기꺼이 시련을 겪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다시 시작하게 하는 힘’인 것이다. 특히 우리는 ‘선택’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 시련이 왔을 때 그저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면 우리가 맞는 것은 ‘그냥 일어나는 미래’다. 하지만 특별한 선택을 한다면 ‘내가 선택한 미래’를 맞을 수 있다.

 

인생은 지워지지 않는 물감으로 그리는 그림이다.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행위 하나하나가 모여 내가 선택한 미래가 된다. 그림이 틀려 수정을 했을지라도 그 선택은 덧칠로 도화지 위에 남는다. 하지만 특별한 선택을 하면 오히려 수정된 그림이 더 멋진 그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인생에서 시련을 만났을 때 선택 하나하나에 지혜를 구하고 그 시련 뒤에 새로운 경지의 승리가 펼쳐진다는 것을 깨닫자. 이런 과정으로 시련을 대한다면 새로운 차원의 삶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 책을 통해 특별히 인생에서 시련을 헤쳐나가는 힘, 다시 시작하게 하는 힘의 원동력을 배웠고 이것을 가슴 속에 새기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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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달러로 희망파트너가 되다
밥 해리스, 이종인 / 세종(세종서적)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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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약속의 연필’이라는 비영리단체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빈곤국 아이들이 최소한의 교육은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세계 빈곤 지역에 학교를 세우는 단체였다. ‘약속의 연필’을 만든 사람은 인도를 방문했는데 한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가지고 싶은 것’으로 연필을 꼽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교육은 가난을 끊을 수 있는 강력한 기제가 되는데 최소한의 교육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이 전 세계에 많다는 것을 알고 이 단체를 만든 것. 이 단체 이야기를 통해 세상엔 어려운 사람들이 많고 소액이라도 기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25달러로 희망파트너가 되다>라는 책은 기부의 또 다른 방식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 책에는 ‘키바’가 소개돼 있다. ‘키바’는 스와힐리어로 거래 또는 합의를 일컫는데 빈곤국 사람들에게 소액대출을 해줘 경제적 자립의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 굳이 타깃을 따지자면 아이들이라기보다는 ‘가난한 가정’이다. 경제적 빈곤에서 벗어나려면 뭔가 일을 해야 하는데 이때 자립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자금을 구하는 것이란다. 이에 착안해 돈이 필요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소액을 대출해주는 것이다. 키바의 시스템이 좀 특이한데 일반 소액 투자자들이 MFI를 통해 돈을 출원하면 MFI는 그 돈을 이자 없이 빌려준다. 키바 온라인 시스템에는 대출을 받기 원하는 사람들의 사진과 약력도 표시된다. 투명하게 자신의 돈이 어떻게 쓰일지 볼 수 있기에 더 많은 소액 투자자들을 찾을 수 있는 것. 여기서 포인트는 순수한 ‘기부’가 아닌 ‘대출’이란 것. 일반 대출처럼 대출고객이 상환 일정에 맞게 돈을 갚으면 기부자에게 돈이 다시 들어온다. 일반적으로 기부라고 하면 어려운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가지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키바는 돈을 다시 상환 받는 것이기에 기부자들을 ‘희망파트너’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기부의 방식으로는 가난한 사람들 대다수를 돕는데 한계가 있다. 사막에 물 몇 방울 뿌리는 격이란 표현이 와 닿았다. 좀 더 효과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려면 그들의 자립을 도와야 하는데 소액 대출 방식이 효과적이란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다양한 빈곤국을 여행하며 세상의 불공정함을 알게 됐다. 예를 들어 저자는 두바이 최고급 호텔에 투숙하며 비싼 술과 커피를 마셨는데 밖에 나가서는 빈곤한 노동자와 창녀들의 삶을 보고 괴리감을 느낀다. 술 한 잔 값이면 불쌍한 사람들의 자립을 돕는데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죽 했으면 ‘출생로또’라는 말을 썼을까. 자신은 열심히 일한 아버지의 노력으로 별 어려움 없이 교육받고 고급 호텔에 대한 기사를 써도 돈을 벌 수 있는 정도가 됐지만 어떤 사람은 마실 물도 없는 나라에 태어나 교육도 제대로 못 받고 평생 희망 없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기부 방식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세상은 하나로 연결돼가고 있고 질병이나 경제적 궁핍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실상도 적나라하게 공개되고 있다. 그 실상을 알게 된 사람들은 ‘약속의 연필’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학교를 세우기도 하고 ‘키바’ 같은 시스템으로 소액대출을 해주기도 한다. 일단 나같이 평범한 사람은 ‘기부’를 하긴 해야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좋은 선행의 한 방법을 알게 됐다. ‘소액대출’이라는 방식이 어떤 면에서 좋은지 알 수 있었고 한 번 실천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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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수업 - 최고의 뷰티 프로듀서가 가르쳐주는 뷰티 레슨
도요카와 쯔기노 지음, 김명선 옮김 / 이보라이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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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수업] 뷰티 프로듀서가 가르쳐주는 뷰티 레슨

 

사람들을 여럿 만나다보면 유독 기억에 오래 남는 사람들이 있다. 딱히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이유. 그건 바로 그들만의 ‘매력’이 아닐까. 외모가 아름다워 첫눈에 시선을 끌 수도 있고 눈빛이 아름다워 기억에 남을 수도 있다. 아무튼 인간이라면 누구나 타인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할 것이다. 여자의 경우 누구나 ‘미인’이 되고 싶어 한다. 흔히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타고난 미모보다는 얼마나 잘 가꾸느냐에 따라 미인 여부가 판가름난다는데 전적으로 동감하는 이야기다. 그만큼 어떤 생활습관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느냐에 따라 아름다운 미인이 될 수도 못 될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외모 뿐만 아니라 내면에서 우러나는 아름다움까지 갖추려면 어떤 것들을 실천해야 하는지 뷰티 프로듀서인 저자가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외적으로 아름다운 사람이 되려면 어떤 것들을 실천해야 할까.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의식적으로 ‘나는 이미 아름다운 사람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나를 꾸미는 것이었다. 자외선 차단 명목이라고 하지만 선글라스를 끼면 안 낄 때보다 뭔가 아우라가 생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주목받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외출 전에 전신거울을 통해 내 모습을 확인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나를 객관적인 눈으로 볼 수 있다. 항상 허리를 펴고 바르고 자신있는 자세로 다니면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 없다. 특히 눈빛에 관한 이야기가 공감이 갔다. 눈을 빤히 마주치고 이야기하는 것이 도발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선한 눈빛으로 마주하는 눈은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든다. 눈빛 연습은 거울을 보거나 자신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가며 연습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눈빛을 분명히 보고 말하는 사람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다.

 

내면에서 우러나는 아름다움까지 갖춘다면 진정한 미인이 될 수 있다. 이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내가 아닌 내 환경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고급 호텔에 가서 차를 마신다든지 명품 매장에 가서 옷을 입어보는 등의 체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싸다고 저렴한 커피숍만 찾고 저렴한 옷만 입으면 미적 감각이 좋아질 수 없다. 좋은 호텔에 가서 차를 마시면 값은 비싸지만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받는다. 좋은 호텔에 가면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갈 수 없기에 자연스레 옷을 차려입게 되고 그곳에 오는 사람들을 보며 자극을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매력적인 대화를 하려면 상대방을 배려하는 대화법을 배워야 한다. 상대가 어떤 이야기를 할 때 섣불리 ‘좋다, 나쁘다’는 가치판단적 이야기를 내뱉지 말자. 묵묵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가치관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상대방이 신이 나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덤이다.

 

이 책을 읽으며 평상시 느끼지 못했던 ‘미적 감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결혼을 하고는 평범하면서도 편한 옷만 입고 다니고 커피 값 아끼려고 저렴한 곳을 찾아다니곤 했는데 내가 누리지 못한 작은 사치들이 사실은 내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음을 상기시키게 됐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사실은 저마다 다른 목표가 있는데 그 목표들은 보통 지금의 나보다 더 발전된 것들이다. 더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옷을 갖추는 것은 물질적인 목표들이더라도 결국은 채우고 싶은 목록들이기도 하다. 이런 것들을 모두 충족시키지는 못해도 한달에 한 두 번이라도 내게 작은 선물을 준다면 삶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나를 보자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남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 무신경하게 살지 말고 항상 체크하자는 마음으로 꾸미고 다니자. 긍정적 피드백까지 받는다면 멋내는 수고가 즐거움으로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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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하나로 가슴 뛰는 세계를 만나다 - 세계 최고 교육기관을 만든 서른 살 청년의 열정을 현실로 만드는 법
애덤 브라운 지음, 이은선 옮김 / 북하우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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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하나로 가슴 뛰는 세계를 만나다] 위대한 첫걸음이 보여주는 세상

 

TV를 보다보면 세계 빈곤국의 아이들을 후원해달라는 광고들이 나온다. 일부 선행에 앞장서는 연예인들은 후원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를 하기도 한다. 사실 그들을 보며 일반인으로서 드는 생각은? 나와는 먼 나라에 사는 사람 같은 느낌이랄까. 뭔가 돈을 많이 벌어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는 행동으로 치부하곤 했던 게 사실이다. 아프리카 등에 직접 가서 가난한 아이들의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에 그들의 아픔이 더 가슴에 와닿지 않았을 수도 있다. 행동을 하려면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움직여야 한다는 말이 이런 경우에 들어맞는 말인 듯하다.

 

저자는 ‘약속의 연필’이란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는 개발도상국 내 빈곤지역에 초등교육시설을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5년내 지역 주민들이 자립, 존속하는 것도 목표로 한다. 사실 이 책과 함께 연필 한 자루가 왔는데 이 ‘연필’의 의미가 궁금했다. 알고 보니 저자가 선상 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를 방문했을 때 한 아이가 가장 가지고 싶어 했던 것이 ‘연필’이었던 것. 저자는 여행을 즐기는 탐험가다. 근데 좀 특이한 탐험가다. 당시 선상 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10개국을 돌아다니면서 기념품을 사는 대신 각국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질문 한 가지를 던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너는 무엇을 제일 가지고 싶니?’라는 질문 말이다.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시각에서 다양한 답이 돌아왔는데 인도 빈민가에서 구걸하던 아이는 가장 가지고 싶은 것으로 ‘연필’을 말했다. 세상에는 최소한의 교육조차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

 

진정한 탐험은 새로운 풍경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계발하는데서 이뤄진다고 한다.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항상 유명한 건물이나 풍경을 보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었다. 그런데 저자의 인생 스토리를 읽으며 나의 여행 방식이 부끄러워졌다. 여행지의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새로운 시각을 계발하려는 노력은 조금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적은 돈을 가지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조차 생각지 못했다. 마음만 있다면 내 재능을 봉사로 기부할 수도 있고 적은 돈으로 후원도 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저자와 나의 시각 차이는 아마 경제적으로 고통 받아 교육조차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직접 봤느냐 못 봤느냐의 차이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의 울림을 바로 행동으로 실천할 용기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저자는 ‘약속의 연필’을 만들며 25달러로 선행을 시작했는데 이러한 실천이 바로 ‘위대한 첫걸음’이었다.

 

몇 달 전 중국 여행을 마치고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냉장고 문에 붙어있는 만리장성이 그려진 자석을 보며 생각했다. 이젠 여행의 방식을 좀 바꿔보자고. 그저 중국의 현상, 풍경만 보고 온다면 엽서에 그려진 풍경을 보는 것이나 여행이나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과 동시에 작은 기부라도 시작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결혼기념일마다 봉사단체에 기부를 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한 적이 있다. 요즘 들어서는 미자립교회에 봉사할 것이 있으면 지방에 내려가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이런 생각들이 그저 생각에만 그치지 않도록 저자와 같이 ‘위대한 첫걸음’을 당장 내디디자는 다짐을 했다. 첫걸음이 힘들어 보이지만 일단 걸어보면 가슴 뛰는 세상이 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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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리더십 - 세계가 존경하는 인권 지도자 청소년 멘토 시리즈
유한준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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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리더십 용서하고 화해하라] 정의란 무엇인가

 

며칠 전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 수학자 대회’에 가서 한 수학자의 강연을 들었다. 어떻게 하면 수학을 쉽게 보편화시킬 것인가, 어떻게 하면 교육의 평등을 실현할 것인가를 주제로 연사의 열정적인 강연을 들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강연 후 질문 시간에 있었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을 어떻게 분리해서 가르칠 것인가’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연사는 그런 문제보다 교육적 평등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그의 머릿 속에는 ‘세상에는 교육을 평등하게 받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에게도 똑같이 교육받을 기회를 줘야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한국이라는 우물 안에서 경쟁에만 치여살던 우리들이 보지 못하는 또 다른 부분이었다.

 

넬슨 롤리랄라 만델라도 사회 평등, 아파르트헤이트 폐지 같은 사회 정의 실현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흑인들이 받는 인종차별을 부당한 것으로 여겼다. 더 나아가 흑인들이 능력을 가질 기회조차 공평하게 가지지 못하는 현실에 반기를 들었다. 사실 흑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외적인 부분으로 차별을 받기가 쉽다. 태어난 아기도 자기가 피부색을 골라 태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차별받는다면? 정말 억울할 것이다. 일부 흑인들은 피부를 하얗게 바꾸는 시술을 받기도 한다는데 가만히 두어도 그들이 받는 외적인 스트레스가 심할 수 있다. 그런데 이에 더 나아가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삼아 백인들이 그들을 대놓고 인종차별했으니 지각 있는 흑인들이라면 들고 일어나기에 충분했던 시기였을 것이다.

 

아파르트헤이트는 아프리카말로 ‘격리’를 뜻한다. 백인들의 인종차별을 뜻하는데 만델라는 이를 철퇴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또 1인 1투표제를 실현해 흑인으로는 최초로 남아공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그의 인생 여정을 보며 참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부당함에 저항할 힘을 가지기 어렵다. 그런데 고학으로 법률사무소에 다니며 변호사가 될 생각까지 하고 실제로 변호사가 됐다. 아프리카는 영어, 아프리칸스어 외에도 부족들의 다양한 언어가 통용되는데 이 문제점을 간파하고 언어부터 통일시켜야겠다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폭력적인 저항보다는 비폭력적인 저항을 지향했고 법정에 출두할 당시 표범 가죽 옷을 입으며 아프리카의 항의정신을 표현하는 등 지혜롭게 저항했다.

 

27년의 감옥살이가 억울하기도 했을 텐데 그는 ‘용서하고 화해하라’고 외친다. 자신들을 괴롭힌 백인들을 용서하되 그들이 저지른 만행을 잊지는 말자고 말한다. 사실 피해자가 ‘용서’를 먼저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용서를 하면 피해자는 잊고 싶은 기억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만약 다시 한 번 살수 있다면 다시 같은 방식으로 살겠다.’ 넬슨 만델라가 한 말이다. 다시 태어나도 같은 방식으로 살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가. 또 그는 자신이 이룬 일이 대단한 것이 아니고 그 안의 열정이 모두 이룬 일이라고 한다. 사회 정의를 향한 그 열정이 참으로 부러웠다. 그의 삶을 통해 나는 국가, 타인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정의란 무엇이고 정의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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