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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하나로 가슴 뛰는 세계를 만나다 - 세계 최고 교육기관을 만든 서른 살 청년의 열정을 현실로 만드는 법
애덤 브라운 지음, 이은선 옮김 / 북하우스 / 2014년 8월
평점 :
[연필 하나로 가슴 뛰는 세계를 만나다] 위대한 첫걸음이 보여주는 세상
TV를 보다보면 세계 빈곤국의 아이들을 후원해달라는 광고들이 나온다. 일부 선행에 앞장서는 연예인들은 후원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를 하기도 한다. 사실 그들을 보며 일반인으로서 드는 생각은? 나와는 먼 나라에 사는 사람 같은 느낌이랄까. 뭔가 돈을 많이 벌어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는 행동으로 치부하곤 했던 게 사실이다. 아프리카 등에 직접 가서 가난한 아이들의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에 그들의 아픔이 더 가슴에 와닿지 않았을 수도 있다. 행동을 하려면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움직여야 한다는 말이 이런 경우에 들어맞는 말인 듯하다.
저자는 ‘약속의 연필’이란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는 개발도상국 내 빈곤지역에 초등교육시설을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5년내 지역 주민들이 자립, 존속하는 것도 목표로 한다. 사실 이 책과 함께 연필 한 자루가 왔는데 이 ‘연필’의 의미가 궁금했다. 알고 보니 저자가 선상 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를 방문했을 때 한 아이가 가장 가지고 싶어 했던 것이 ‘연필’이었던 것. 저자는 여행을 즐기는 탐험가다. 근데 좀 특이한 탐험가다. 당시 선상 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10개국을 돌아다니면서 기념품을 사는 대신 각국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질문 한 가지를 던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너는 무엇을 제일 가지고 싶니?’라는 질문 말이다.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시각에서 다양한 답이 돌아왔는데 인도 빈민가에서 구걸하던 아이는 가장 가지고 싶은 것으로 ‘연필’을 말했다. 세상에는 최소한의 교육조차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
진정한 탐험은 새로운 풍경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계발하는데서 이뤄진다고 한다.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항상 유명한 건물이나 풍경을 보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었다. 그런데 저자의 인생 스토리를 읽으며 나의 여행 방식이 부끄러워졌다. 여행지의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새로운 시각을 계발하려는 노력은 조금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적은 돈을 가지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조차 생각지 못했다. 마음만 있다면 내 재능을 봉사로 기부할 수도 있고 적은 돈으로 후원도 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저자와 나의 시각 차이는 아마 경제적으로 고통 받아 교육조차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직접 봤느냐 못 봤느냐의 차이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의 울림을 바로 행동으로 실천할 용기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저자는 ‘약속의 연필’을 만들며 25달러로 선행을 시작했는데 이러한 실천이 바로 ‘위대한 첫걸음’이었다.
몇 달 전 중국 여행을 마치고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냉장고 문에 붙어있는 만리장성이 그려진 자석을 보며 생각했다. 이젠 여행의 방식을 좀 바꿔보자고. 그저 중국의 현상, 풍경만 보고 온다면 엽서에 그려진 풍경을 보는 것이나 여행이나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과 동시에 작은 기부라도 시작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결혼기념일마다 봉사단체에 기부를 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한 적이 있다. 요즘 들어서는 미자립교회에 봉사할 것이 있으면 지방에 내려가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이런 생각들이 그저 생각에만 그치지 않도록 저자와 같이 ‘위대한 첫걸음’을 당장 내디디자는 다짐을 했다. 첫걸음이 힘들어 보이지만 일단 걸어보면 가슴 뛰는 세상이 보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