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당신의 브랜드를 외면하는 이유 - 2014년을 지배할 20대 트렌드 F.A.C.E.T
대학내일20대연구소 지음 / 하다(HadA)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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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당신의 브랜드를 외면하는 이유

 

요즘 핫한 광고 중 하나가 현대차의 ‘융합이란 무엇일까요?’다.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던 숙녀에게 ‘융합이란 뭘까요’하고 물으니 그녀가 답한다. ‘퓨전?’ 각기 다른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융합의 정의를 내리게 한다. 융합이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음을 일깨워준다. 쉬운 ‘비유’를 사용한 셈이다. 20대 브랜드가 상징하는 의미로 이 ‘융합’이라는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20대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기제인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우리는 알 수 있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동시에 융합해 처리하고 있는지 말이다.

 

20대는 복잡한 세대이기에 그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시장도 ‘융합’을 승부수로 띄웠다. 20대를 사로잡은 브랜드로 소개된 이니스프리, 유니클로, 핫식스, 나이키, 지산 월드 록페스티벌 등을 보면 그들이 사용하는 마케팅은 융합이라는 수단을 쓰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단순한 화장품이 아니다. 그린이라는 키워드를 넣어 청정섬 제주의 친환경적인 재료들을 이용한다. 유니클로는 다양한 주체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며 핫식스는 청년과 멘붕을 합쳐 청년 트렌드를 이끄는 광고를 만들었다. 나이키도 마찬가지다. 달리기는 이제 다이어트 수단을 넘어 문화가 됐다. 그 문화를 즐기는데 달리기 행사나 앱을 통해 톡톡한 동기부여 수단을 창출해내고 있다.

 

20대들이 사용하는 브랜드, IT기기, SNS 등을 살펴보면 그들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그들은 관계보다 ‘정보’를 먹고 사는 존재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도 쓰인다. 예를 들어 다른 세대보다 20대들이 압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페이스북’을 보자. 페이스북은 굳이 자기 입으로 자신의 활동을 말하지 않아도 태그 한번으로 자신의 취미, 관심사 등을 입증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태그들이 모이면 자신의 이미지를 의도대로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말 그대로 제 멋에 사는 세대, 남의 눈을 많이 의식하는 세대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몰두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점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관심사는 다양하고 넓지만 깊이 있는 정보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매일 먹는 학교식당 반찬보다 어쩌다 한 번 가는 고급 레스토랑의 메뉴를 페이스북에 올린다. 어쩌다 한 번 향유하는 그런 수단들을 마치 매일 그것들을 누리는 것처럼 꾸미는 것이다. 그러니 대부분은 깊이 있고 정통한 정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무한경쟁 시대를 살고 있는 20대들은 페이스북도 하나의 스펙쌓기 연습용처럼 이용하는 것이 아닌지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진짜 내가 아니더라도 그렇게 보이면 자기위안이 되는 심리랄까. 개중에는 ‘진짜 자신’을 표현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 긍정적 기제로 페이스북을 활용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만약 20대들이 ‘융합’이라는 단어를 잘 활용해 긍정적인 시너지를 이끌 수 있다면 분명 20대가 이끄는 미래는 예상을 뛰어넘는 창조적인 미래로 다가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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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근대 일생의례 이야기 - 도란도란 민속학자가 들려주는
서종원 외 지음 / 채륜서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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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근대 일생의례 이야기

 

인생을 살다보면 곰곰이 과거를 유추해봐야 할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인생을 살다보면 큰 방점을 찍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일생의례’다. 출생, 혼인, 상례, 제례 정도가 현대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방점이 된다. 여기에 성년, 환갑까지 합쳐 개화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우리 문화를 설명해놓은 것이 <우리의 근대 일생의례 이야기>다.

 

인생을 많이 산 사람일수록 느낀다. 의례라는 것이 얼마나 정교하게 짜여진 문화인지 말이다. 출생, 성년, 혼인의례까지 치러본 나로서는 아직 남아있는 관문이 몇가지 있지만 조상들이 각 의례마다 얼마나 깊은 의미를 두고 행동을 했는지 느끼게 된다. 말 그대로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태어나서 살다보니 인생을 사는 것은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의례를 치르다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기쁠 때는 기쁜 것을 서로 축하하며 의미를 두고 슬플 때는 위로하며 슬픔을 나눈다.

 

개화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문화가 줄거리라서 생소한 내용도 많았다. 전차가 다니는 경성이라든지 풀각시놀이 같은 것은 책에서나 읽었던 생소한 내용이다. 과거 신문기사, 사진 등을 통해 접한 서울은 똑같은 땅 위에 살고 있는 지금 이곳이 맞는 것인지 눈을 의심케 했다. 아마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도 지금의 모습을 예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떤 시대에 태어났느냐에 따라 참으로 다른 환경을 마주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현대 들어 서양 문물이 들어온 지 오래됐고 그래서 삼신할머니 같은 이야기는 할머니들에게나 들어볼 수 있는 얘기가 됐다. 하지만 각 의례마다 무사함을 기원했던 조상들의 마음 씀씀이와 정성이 느껴져 읽는 내내 친근함을 느꼈다. 물질과 성공을 지향하는 시대에 작은 것에도 정성을 다하는 조상들의 모습이 당연하지만 존경스러웠다. 원치않는 아이를 낳고 아이를 버리는 사람도 많은데 아이를 가지면 몸가짐을 조심하고 좋은 생각만 하며 태어난 후 금줄을 엮어 표시하는 풍습을 보니 정겨운 생각마저 들었다.

 

성년이 되면 관(모자)을 씌워 주거나 들돌을 들어 시험을 보기도 했다는데 그리 오래 전 얘기도 아니건만 세상이 참으로 많이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이 정해준대로 결혼해야 했던 얘기, 환갑을 맞으면 크게 잔치상을 차렸던 얘기 등은 지금과는 다른 내용이지만 우리 청소년들이 읽어본다면 과거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좋은 소스를 얻게 될 것이란 생각이다. 우리가 지금 존재하는 것은 과거 조상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그들의 생각이 담긴 문화라는 것은 우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과거 문화를 설명하고 현세대에게 이해시키는 것은 좋은 교육의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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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작가 유인경
김하인 지음 / 다산책방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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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작가 유인경

 

<국화꽃향기>로 유명한 김하인 작가의 멜로소설이다. 처음엔 전작의 멜로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했다.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회색빛 짙은 이 시대에 그만의 감수성 어린 문체를 통해 오랜만에 마음의 정화를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신예 작가 유인경>은 꽤나 작가 자전적인 소설이었다.

 

그가 <국화꽃향기>로 스타작가로 거듭난 후 작품을 쓰며 얼마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는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이 소설의 기본적인 뼈대는 이러하다. 작가의 정신은 유인경이라는 젊은 처자가 소유하고 작가는 유인경이라는 젊은이의 몸을 소유한다. 말 그대로 작가 김기하는 유인경의 소설을 대필해주고 그 대신 유인경의 몸을 탐할 수 있게 된다. 멜로물을 쓰는 작가 김기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김하인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순수문학이 아닌 장르물, 그것도 멜로소설만 쓰는 김기하 작가는 문학이라는 것도 결국 밥벌이 수단 이상이 될 수 없음을 깨닫고 지극히 독자 중심의 글을 쓴다. 문학의 순수성을 외면하게 되고 결국 작가라는 직업을 직장인 쯤으로 치부하게 되는 순간, 그에게 글을 쓰는 행위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일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없게 된다. 그 순간을 비집고 들어온 것이 바로 유인경. 그녀는 순수문학과 돈·인기의 탐욕 사이에서 방황하는 김기하의 약점을 파고 들어온다.

 

이 책을 읽으며 장르문학을 하는 사람의 비애를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히트를 치는 소설을 쓰는 게 여러면에서 힘든 일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위안이 되지 않는다. 주인공 김기하 작가를 통해 김하인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쳇바퀴 돌 듯 이어지는 ‘독자맞춤 연애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던 현실의 서글픔이었을 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그런 서글픔을 간직하고 연애소설을 써도 세상이 알아주지 않게 됐다는 것. 세상이 각박해지며 그가 쓰는 멜로물도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막장이 판을 치고 좀 더 자극적인 소재가 부각되는 시기이니 그의 순수하고 맑은 문체며 순애보적인 사랑 이야기가 먹히기 어렵다는 자조석인 고백이다.

 

김기하 작가를 통해 김하인이 말했듯이 진정한 사랑 이야기가 통하는 시대를 기다려야 한다. 어린이 유괴 범죄를 김기하, 유인경이 정반대로 풀어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유인경이 대박을 터뜨렸다. 김기하가 이야기했듯이 똑같은 이야기를 김기하가 냈다면 그렇게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자극적인 것들이 주를 이룬다. 젊고 아름다운 몸매를 소유한 유인경이 쓴 자극적인 소설이 소위 말해 먹히는 소설이다. 하지만 장르소설이라도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정제된 소설만 쓰는 김기하는 차마 양심을 팔면서까지 쓰고 싶지 않은 소설. 성공의 지름길을 알지만 차마 그렇게 할 수 없는 지금 작가의 마음을 그대로 대변해놓은 소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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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사람에게 끌리는가
미셸 레더먼 지음, 김광수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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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사람에게 끌리는가

 

호감을 주는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그런데 왜 그 사람한테 호감을 느끼는 것인지 이유를 분석해내기는 어렵다.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주는 호감의 원인을 알더라도 그대로 재현하기도 어렵다. 사람마다 자신이 가진 자원이 다르고 표현방식과 결과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감을 주는 사람을 싫어할 사람은 단 1명도 없기에 우리는 그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세상에 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어보고 내 상황에 대입해본 것은 유익했다.

 

저자는 ‘진심의 힘, 대화의 힘, 관계의 힘’ 3파트로 나눠 호감의 이유를 분석했다. 끌리는 사람의 공통점을 분석해보면 ‘~법칙’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인상 깊었던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해본다. 호감을 주는 사람들은 가식이 없다. 계획도 계산도 없이 아이처럼 단순한 사람들이 많다. 인간관계를 통해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티가 난다. 하지만 ‘반드시 무엇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인위적인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서는 진실함이 느껴진다. 마음속 계산이 없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의 벽이 허물어진다. 따라서 누군가를 만났을 때 우리는 계산하지 말아야 한다. 그게 서로를 위해 좋은 일이다. 또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형성할 때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관계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경쟁사회에서 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좀 더 있어보이는 집단을 선택해 사귀어봤자 서로 불편할 뿐이다. ‘의도’는 선한 것, 긍정적인 것 이외에는 다 불편함을 초래한다.

 

이 책을 읽으며 호감을 주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으로 ‘긍정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부정적인 느낌을 주거나 부정적 단어를 쓰는 사람에게서 호감이 느껴질 리가 없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호감을 주려면 매사 긍정적일 필요가 있다. 그냥 긍정적이려고 노력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상황을 상상하고 긍정적인 단어를 써야 한다. 이것은 여러모로 좋은데 고객과의 미팅에서 자신의 미천한 경력이 신경쓰인다고 치자. 그렇다고 지나치게 겸손하거나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이 분야에서 내 경력이 오래됐다면 어떤 말을 하게 될까’ 오히려 이런 적극적인 사고는 행동과 동기를 극대화시켜준다. 사기를 치라는 말은 아니다. 자신이 노력한 것에 대한 최대한의 실력발휘를 위해서라도 이런 긍정적인 기분전환은 좋은 결과를 이루도록 해준다.

 

평소 머릿속에 담아두었던 생각들을 의식적으로 꺼내 당사자에게 얘기해주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단 내용은 주로 상대방을 칭찬하고 감사하는 말이어야 한다. 나도 호의를 받았을 때 감사함을 느꼈지만 그냥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고 넘어간 적이 많다. 굳이 이야기하는 것이 번거롭기도 하고 상대에게 아부를 떤다는 인상을 줄까 겁도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칭찬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내가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면 긍정적인 생각이 들 때 그 자리에서 표현하는 것이 좋다. 긍정적인 언어는 말을 듣는 사람 뿐만 아니라 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말 한마디로 상대방과 친밀감이 더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굳이 좋은 표현을 찾으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그냥 말하면 된다. 그게 내 진심을 더 잘 표현해 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호감을 주는 좋은 방법이다. 사람들은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인정도 칭찬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데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그 외에 인간관계를 성공적으로 이뤄나가는데 좋은 팁들이 소개돼 있다. 대화를 끝낼 때 좋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배려하는 말이 필요하다. 책에는 여러 말들이 소개돼 있는데 그중에 나는 ‘음료수를 가져다드릴까요?’란 말이 맘에 와닿다. 상대가 대화를 더 필요로 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내가 대화를 끊기 위해서는 ‘화장실이 어딘가요?’라는 말도 적절하다. 작은 행동이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겠다. 상대방에게 축하할 일이 있으면 그 재료가 무엇이든 연락을 취하는 것도 좋다. 축하는 칭찬과 비슷한 효과를 준다. 저자가 사람들의 기억에 남기 위해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했는데 공감이 됐다. 자신이 아는 사람들에게 서로 알아두면 좋을 사람들을 소개하기, 앞으로 있을 행사에 관심이 있을만한 사람들을 초대하거나 행사 정보를 알리기 등이다.

 

이 책을 통해 호감을 주는 것이 거창한 데서 비롯되지 않음을 깨닫게 됐다. 중요한 키워드는 ‘긍정, 배려’다. 무심코 부정적인 말이 나와도 그냥 뱉고 부정적인 생각도 그냥 내버려뒀었는데 나를 위해서, 나와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의도적인 긍정과 배려를 습관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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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성경책 - 역사 문화 인문지식이 업그레이드되는
나가오 다케시 지음, 전경아 옮김 / 카시오페아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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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성경책

 

성경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성경을 읽으면 지혜가 생기고 역사 문화적 지식도 가지게 된다. <유쾌한 성경책>의 저자는 이에 착안해 일반 사람들을 타깃으로 이 책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역사 문화 인문지식이 업그레이드된다는 말이 책 표지에 나온 것만 봐도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일반 사람들의 성경읽기를 얼마나 독려하고 싶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실은 이 책이 비기독교인들보다는 기독교인들에게 더 절실한 책이 아닐까 싶다. 물론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성경책을 몇 회독했고 주일에 목사님의 설교말씀의 내용이 다 이해되는 수준이라면 이 책이 필요 없다. 그러나 교회 출석만 하고 있지 내실이 없는 무늬만 기독교 신자들은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성경의 내용이 시간 순서, 사건별로 기술돼 있는데 정말 간략하고도 명쾌하다. 본격적으로 성경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읽어본다면 성경공부가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 싶다.

 

성경은 크게 구약과 신약으로 나뉜다. 보통의 신자들은 성경을 읽고자 마음 먹으면 창세기를 편다. 창세기 출애굽기 등등을 읽으며 아담이니 선악과니 초반에는 아는 내용들이 많이 나와 쉽게 읽힌다. 그러다가 끈기도 부족하고 내용도 어려워지다 보니 중간에 성경읽기를 포기하게 된다. 사실 성경의 내용이 이스라엘인들을 중심으로 기술돼 있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동질감을 느끼기에는 어려운 구조로 돼 있다. 진짜 대한민국 조상들을 중심으로 기술돼 있다면 어땠을까. 아마 내용에 대한 몰입도가 달랐을 것이다. 소재 뿐만 아니라 내용도 어렵다. 기원전 얘기를 그것도 가보지도 못한 나라의 이야기, 문화가 소개되다 보니 성경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어려운 얘기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도자가 있다면 좋겠지만 있다고 해도 궁금한 것을 일일이 물어볼 수도 없다. 각각의 나무만 봐서는 큰 숲을 볼 수 없는 구조인데 큰 숲을 명쾌한 설명으로 듣기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종교라는 것은 알고 믿기보다 믿고 알게 되는 부분이 크다. 믿음이 어느 정도 있거나 믿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런 해설서들을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구약과 신약이 무슨 내용이며 유대교와 기독교의 관계가 어떤 것이지 명쾌한 설명이 있어서 좋았다. 유대교인들도 구약의 내용을 믿는다. 구약에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을 보호해주는 사건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 하나님을 인정하고 믿는다는 점에서 유대교와 기독교는 뿌리가 같다. 하지만 유대교는 신약을 인정하지 않는다. 신약은 예수가 등장하며 기적을 행하고 12사도들이 하나님과 예수님의 뜻을 받들어 포교활동을 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예수님이 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는가. 바로 유대인들이 유대교를 신봉할 당시 예수가 그들의 질서와 체계를 부정하고 안식일에도 일하고 죄지은 자들도 구원하는 권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믿었던 사람들이 타락하자 새로운 구세주 예수를 이 땅에 보낸 하나님은 십자가에 예수님을 못박혀 죽게 한 후 사흘만에 부활하게 한다. 그리고 예수님은 40일만에 하늘로 승천하시게 된다. 결국 유대교와 기독교는 하나님을 믿지만 역사적으로는 친하지 않은 관계다.

 

구약에는 재미있는 성경인물과 사건들이 등장한다. 이 책은 이것들을 그림과 표를 섞어가며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설명해준다. 아이야. 즉 아브라함, 이삭, 야곱에 이르는 인물들은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들은 신앙심이 깊은 사람들로서 하나님께 선택받은 자들이다. 이스라엘 민족을 하나님이 사랑해서 그들을 보호하고 애굽으로부터 탈출시키는 과정에서 이들과 후손들은 각자의 역할을 맡아했다. 기독교가 전세계적인 종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시련의 과정들이 믿지 않는 자들에게 큰 위로가 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시련 속에서 하나님은 신실한 자들을 도구로 써서 그 시련을 넘게하는 힘을 보여주셨고 그 권능이 하나님을 아버지로 인정하게 하는 것이다.

 

신기한 것은 이슬람교의 무함마드가 아브라함과 하갈이 낳은 이스마엘의 후손이라는 것이다. 그저 설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 책에는 그렇게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연결된다는 설명이 돼 있다.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종교들이 사실은 그 뿌리가 크게 다르지 않고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했다. 비기독교인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현재 사람들이 믿고 있는 종교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 기원을 역사적으로 아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노아를 통해 인류에 물로써 대재앙을 일으킨 하나님. 다시는 물로써 재앙을 내리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무지개를 주셨다. 그렇다면 타락한 인류를 다음에는 어떤 벌로써 처단하실까. 요한계시록과 베드로서 곳곳에는 인류의 멸망과정이 세세히 기록돼 있다. 하나님은 다시 시작된 인류 재건 계획으로 백일몽을 통해 요한에게 그 내용을 보여주셨다. 이번에는 물이 아니라 불이 중심이 되는데 미리 경고를 해주셨으니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싶다. 노아가 살던 시기의 재앙은 한치의 여지없이 몰살하는 재앙이었는데 이번에는 기회를 여러번 나눠서 주신다고 한다. 기회를 여러번 줘도 회개하지 않고 죽음에 이르게 되려면 인간이 얼마나 타락해야 하는 것일까. 섬뜩했다. 이 책을 통해 성경의 전체적인 틀을 잡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성경을 정독하며 하나님의 뜻을 곱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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