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근대 일생의례 이야기 - 도란도란 민속학자가 들려주는
서종원 외 지음 / 채륜서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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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근대 일생의례 이야기

 

인생을 살다보면 곰곰이 과거를 유추해봐야 할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인생을 살다보면 큰 방점을 찍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일생의례’다. 출생, 혼인, 상례, 제례 정도가 현대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방점이 된다. 여기에 성년, 환갑까지 합쳐 개화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우리 문화를 설명해놓은 것이 <우리의 근대 일생의례 이야기>다.

 

인생을 많이 산 사람일수록 느낀다. 의례라는 것이 얼마나 정교하게 짜여진 문화인지 말이다. 출생, 성년, 혼인의례까지 치러본 나로서는 아직 남아있는 관문이 몇가지 있지만 조상들이 각 의례마다 얼마나 깊은 의미를 두고 행동을 했는지 느끼게 된다. 말 그대로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태어나서 살다보니 인생을 사는 것은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의례를 치르다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기쁠 때는 기쁜 것을 서로 축하하며 의미를 두고 슬플 때는 위로하며 슬픔을 나눈다.

 

개화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문화가 줄거리라서 생소한 내용도 많았다. 전차가 다니는 경성이라든지 풀각시놀이 같은 것은 책에서나 읽었던 생소한 내용이다. 과거 신문기사, 사진 등을 통해 접한 서울은 똑같은 땅 위에 살고 있는 지금 이곳이 맞는 것인지 눈을 의심케 했다. 아마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도 지금의 모습을 예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떤 시대에 태어났느냐에 따라 참으로 다른 환경을 마주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현대 들어 서양 문물이 들어온 지 오래됐고 그래서 삼신할머니 같은 이야기는 할머니들에게나 들어볼 수 있는 얘기가 됐다. 하지만 각 의례마다 무사함을 기원했던 조상들의 마음 씀씀이와 정성이 느껴져 읽는 내내 친근함을 느꼈다. 물질과 성공을 지향하는 시대에 작은 것에도 정성을 다하는 조상들의 모습이 당연하지만 존경스러웠다. 원치않는 아이를 낳고 아이를 버리는 사람도 많은데 아이를 가지면 몸가짐을 조심하고 좋은 생각만 하며 태어난 후 금줄을 엮어 표시하는 풍습을 보니 정겨운 생각마저 들었다.

 

성년이 되면 관(모자)을 씌워 주거나 들돌을 들어 시험을 보기도 했다는데 그리 오래 전 얘기도 아니건만 세상이 참으로 많이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이 정해준대로 결혼해야 했던 얘기, 환갑을 맞으면 크게 잔치상을 차렸던 얘기 등은 지금과는 다른 내용이지만 우리 청소년들이 읽어본다면 과거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좋은 소스를 얻게 될 것이란 생각이다. 우리가 지금 존재하는 것은 과거 조상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그들의 생각이 담긴 문화라는 것은 우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과거 문화를 설명하고 현세대에게 이해시키는 것은 좋은 교육의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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