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밥상 - 평범한 한 끼가 선물한 살아갈 이유
염창환.송진선 지음 / 예담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치유의 밥상

따뜻한 쌀밥에 매콤한 김치 한 조각. 꼭 진수성찬이 아니더라도, 작은 밥상이라도 인간은 먹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인간에게 식욕이라는 것은 욕구이자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수단이 된다. 오늘 잠을 자면서 ‘내일 이런 식욕이 없으면 어쩌지’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건강한 사람이라면 식욕이 줄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호스피스 병동에 있는 사람들은 다르다. 온갖 치료를 해봐도 소용없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기에 평범한 한 끼를 제대로 먹는 것이 소원인 사람도 있다. 그들을 통해 우리가 먹는 것에 얼마나 감사함을 가져야 하는지 곱씹어보게 됐다.

 

며느리의 열무국수, 엄마표 김밥 등 다양한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음식들이 얼마나 소중한 추억들을 담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평소 열무국수를 좋아하는 시어머니는 죽는 순간까지 열무국수 이야기면 눈을 크게 뜨고 집중할 정도로 먹는 것에 열의를 보인다. 먹는 즐거움을 누린다는 것은 진짜 살아있다는 증거가 된다. 평범한 김밥도 먹을 수 없는 환자들은 엄마가 손수 만든 소화 잘 되는 김밥을 가지고 소풍을 떠난다.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만 봐도 각 가정마다 다른 이야기가 담겨있다. 먹는 것이 각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재료가 되는 것이다.

 

늦은 밤이면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는 때가 많다.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이런 식욕은 바로 채워주면 묘한 쾌감을 준다. 그런데 아픈 사람들에게는 그런 쾌감을 가질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 각자의 사연을 듣고 보니 ‘후회 없이 오늘을 살자’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KBS ‘개그콘서트’에서 ‘누려’라는 유행어가 나오고 있던데, 말 그대로 건강한 사람들이 누려야 하는 것은 이런 평범하지만 위대한 음식들이다. 그렇다고 폭음이나 폭식을 하자는 말은 아니다. 음식을 먹을 때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아플 때는 계획해도 하지 못하는 운동이나 여행 같은 것들도 미루지 말고 하자는 생각을 했다.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에 하루를 가치 있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호스피스 병동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사나 가족들을 보며 든 생각이 있다. 힘든 길이지만 그들은 마음껏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상황은 힘들지만 아픈 환자를 위해 헌신하고 밝은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는 가족들을 보며 역설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마더 테레사는 말했다.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없다고 느낄 때 오는 고독감은 가난 중의 가난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마음이 부자인 사람들이다. 나는 누구에게 필요한 사람일까.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고 있는가. 내 주변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착한 리더의 생각 - 착한 리더가 착한 세상을 만든다
박희도 지음 / 북씽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착한 리더의 생각

2014년에는 그 어느때 보다도 스포츠 축제가 많이 열리는 해다. 특히 소치 동계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이 기대되는데 이런 영향으로 스포츠 채널을 많이 보게 된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선수들의 옷이나 전광판에서 LG, 삼성 같은 한국 대기업들의 이름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이름만 낯익었을텐데 신기한 일이다. 그만큼 한국 기업들은 전세계에 진출해 활약상을 돋보이고 있다. 물고기에 비유하자면 작은 물에서 놀던 물고기들이 큰 물에서도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며 활약하고 있다는 것. 자연히 세계적으로 노는 리더들은 자산도 어마어마하게 늘고 있다.

 

진격의 물고기들에게 태클을 거는 존재가 있었으니 ‘착한 물고기’를 바라는 사회구조다. 성장 못지않게 복지, 분배 같은 요소들도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 어느정도 먹고 살 만하니 이제는 빈부격차를 줄이고 복지체계를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착한 리더’. 경제를 이끄는 앞줄에 있다고 착한 리더라고 칭하던 시대는 지났다. 버는 만큼 사회에 기부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리더가 우리 사회에 간절히 필요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착한 리더들을 소개하며 그런 리더들이 착한 세상을 만들도록 독려하고 있다.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의 사례를 보며 ‘한국 기업가들도 그들 같은 착한 리더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돈은 축적만 하고 있을 때보다 아래로 흐를 때 효용성이 올라간다. 이제는 스포츠 선수나 스타들도 CF 찍고 자신의 재능으로 돈 많이 번다고 해서 인기있던 시대는 지났다. 그들도 돈 좀 벌면 기부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 됐고 그래야 인기도 오래간다. 이런 기부의 일상화를 이끄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빌 게이츠, 워렌 버핏 같은 부자들이다. 그들이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언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돈을 번 무대가 다른 데도 아닌 바로 그들이 몸담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돈은 우주 공간에서 창출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통해 타인과 경쟁도 하고 협조도 하며 이룬 결과다. 한국에서는 유독 자신의 기업을 자식에게 쉽게 물려주려는 기업가들이 많다. 자신이 노력해서 번 돈을 어떻게 쓰든지 터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착한 리더들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게 된다. 자신의 막대한 부를 사회가 아닌 자식들에게 물려주면 그 부를 손쉽게 얻은 자식들은 후손에게 어떤 것을 물려줄 것인가. 오히려 부보다 건강한 기부문화를 물려준다면 후손들이 더 건강한 소비를 하게 되지는 않을까.

 

법정 스님은 ‘무소유’를 설파했다. 무소유는 단순히 가지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것을 가지지 말라는 것이다. 누군가에게서 선물받은 식물을 집에 놨다고 치자. 이런 물질들은 자신의 행동에 제약을 준다. 긴 여행을 가려해도 식물이 걱정돼서 집에 다시 가게 된다. 어차피 인생을 하직하게 되는 날 인간이 들고 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생을 장기적으로 본다면 물질보다는 나눔에 집중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혁신적인 리더로 손꼽힌다. 그의 리더십에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그는 벼랑 끝에서 진짜 자신을 찾았다. ‘곧 죽게 된다는 생각은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큰 도움이 된다.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무언가를 잃을 게 있다는 생각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이 말을 법정 스님의 ‘무소유’와 연결지어 생각해봤다. 인간은 살면서 더 가지려고 할 때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하지만 물질이 부질없음을 깨닫게 되면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 물질로부터 오는 기쁨은 오래가지 못한다. 하지만 나눔의 기쁨은 오래간다. 나눔은 어떻게 시작될 수 있는가. 불필요한 것을 가지지 않을 때, 단기적인 자신의 삶이 아닌 장기적인 자신의 삶을 보게 될 때 나눔이 시작될 수 있다. 보통 큰 병을 앓고 나면 인생의 가치관이 달라지게 된다. 그러나 그런 경험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에게는 타인의 삶을 통해 지혜를 얻을 기회를 얻는다. 바로 이 책을 통해 인생 선배들의 경험을 본받을 수 있다. 이렇듯 그들처럼 인생을 멀리 내다보고 가치있는 삶을 계획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모님 우울증 - 나는 이런 결혼을 꿈꾸지 않았다
김병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사모님 우울증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힐링’이라는 단어만큼 사랑받는 단어가 있을까. 작년 한해 방송계, 출판계 등에서는 ‘힐링’과 관련된 수많은 창작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SBS '힐링캠프'를 즐겨보는데 화려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스타들이 허심탄회하게 굴곡진 인생과 마음을 털어놓는 것을 보면 시청자도 저절로 힐링됨을 느끼곤 한다.

 

우울증은 생각하기에 따라 심각한 병일 수도 있지만 고치지 못할 병도 아니다. 이 책에 나온 다양한 주부 우울증 사례와 처방들을 보며 ‘힐링캠프’를 보듯 힐링의 감정을 느꼈다. 단순히 언어적 처방을 넘어 멋진 그림과 함께 훌륭한 해석을 듣고나면 고리타분한 방법론이 아닌 마음을 어루만지는 평안함을 느끼게 된다. 미술, 음악 등 예술분야가 인생에 꼭 필요한 분야는 아니다. 하지만 인간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향유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다. 이 책에서 우울증 처방을 위해 곁들여진 그림 및 해석들을 보며 든 생각이다.

 

‘이중구속’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의견을 똑바로 얘기하지 않고 진의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게 말하는 태도를 이른다. 내가 아는 분 중에서도 ‘이중구속’ 화법을 즐기는 분이 있다. 이런 화법의 장점은 말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좋은 구조라는 것. 어떤 질문에 Yes라고 대답해놓고 정작 그대로 하면 No의 불평을 늘어놓는다. 말은 Yes인데 표정은 No인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저자가 소개한 그림처럼 팔이 나무로 변신해 도망갈 수 없는 여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상대의 말에 신뢰를 할 수 없기에 그의 말은 가시처럼 나를 찌른다. 아이들과 달리 거짓말이 때론 배려라는 이름으로 둔갑하는 어른들의 세계에서 쉽게 나오는 현상이다.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할까. 한 사람의 의사소통 방식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바꾸기는 더 어렵다. 그냥 이중구속 어법을 사용하는 사람이 말할 때는 진짜 하고 싶은 말이 숨겨져 있다고 전제하는 편이 낫다. 상대의 진의를 너무 신경쓰는 것은 좋지 않다. 나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야 갈등이 덜할 수 있다.

 

이 책을 쭉 읽어보며 우울증 해법의 공통점을 찾았다. 그냥 내버려두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 상대방의 감정이든 내 감정이든 내버려두자. 자신은 상대방을 배려해서 직언을 해줘도 상대방은 달가워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배려있는 행동에도 상대방은 “너무 예민한거 아냐?”라고 말하며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렇듯 상대방에게 과도한 애정을 쏟아봤자 자신만 상처받을 뿐이다. 보통 주부들은 누군가를 돌보고 배려해야 하는 입장인 경우가 많다. 헌신이 곧 생활이 돼 누구보다도 우울증에 노출되기 쉬운게 주부들이다. 남편, 아이들의 경우 가정주부의 돌봄을 받지만 가정주부들은 누가 배려해주는가.

 

이 세상에서 최고의 앎은 무엇인가. 바로 내가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타인을 전부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자. 타인에 대해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어도 그 사람의 몫으로 남겨두자. 설령 올바른 해결책이 보이더라도 조언은 삼가자. 때론 상대방도 나도 침묵이라는 방법을 통해 힐링받는 경우가 있다. 해결책을 준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란 소리다. 그렇게 거리를 두고 서로 상처받지 않는다면 나를 위해 투자할 에너지가 생긴다. 이것이 우울증에 대한 최고의 해법이 아닐까 싶다. 인생을 살면 살수록 ‘내가 다 이해할 수 없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 얼마나 큰 지혜인지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이런 지혜를 더 공고히 가슴에 새기게 해준 좋은 ‘힐링 교과서’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빅 히스토리 15 : 세계는 어떻게 연결되었을까? - 글로벌 네트워크의 출현, 우주.생명.인류 문명, 그 모든 것의 역사 빅 히스토리 Big History 15
조지형 지음, 이우일 그림 / 와이스쿨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기사에서 해외 직구 사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내용을 봤다. 내수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 제품을 값싸게 사기 위해 직접구매를 선택하고 있다.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실현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나중에 세계 언어가 통일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를 하는데 경제영역의 벽도 허물어지는데 언어통일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렇게 세계는 긴밀히 연결돼 있고 평준화되고 있다.

 

과거 글로벌 네트워크는 어떤 식으로 이뤄졌을까. 언제 어떤 방법을 통해 세계가 하나로 통하게 됐을까. 이 책에는 아프로유라시아, 아메리카-대서양, 오스트레일리아-태평양 섬 등으로 나눠 글로벌 네트워크 성장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크게 무역, 종교, 역병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글로벌 네트워크를 분석적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아프로유라시아는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를 연결하는 거대한 그룹을 말하는데 이 커다란 땅덩어리를 연결하는 길이 바로 비단길이었다. 처음엔 중국에서 생산된 비단을 서역으로 수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길인데 오아시스길이라고도 한다. 비단 외에 옥, 향신료 등 각 나라, 지역마다 특산물이 있는데 이것들을 교환하기 위해서도 다양한 길이 열렸다. 인도양에 있는 계절풍을 이용해 홍해에서 인도를 가로질러 갈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바닷길도 열렸다. 이런 길들은 수많은 상인들을 통해 이미 확보됐고 널리 전파됐는데 이런 길의 출현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은의 글로벌 교환은 빅히스토리의 대전환점을 이뤘다. 페루에 은이 대거 매장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은의 거래가 이뤄졌는데 은은 전지구적인 이동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인삼이 인기있을 당시 일본에서는 조선의 인삼을 구입하기 위해 특별 제조한 은화를 보유했다고 하니 은의 글로벌 교환으로 세계는 경제적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은이 상품을 넘어 화폐로서의 기능도 했다는데 세계를 단일 경제권으로 묶었으니 대전환점으로 꼽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건만 교환을 한 것은 아니었다. 사람과 동물이 가는 곳에는 전염병도 돌게 된다. 안토니우스 역병, 유스티니아누스 역병 등 수많은 역병이 돌았고 흑사병, 천연두, 황열병 등 쥐, 모기를 매개체로 전염병이 창궐했다. 과거에는 병이 왜 창궐했는지 이유도 모르고 죽은 사람이 많았다. 병이 돌아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개중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면역력이 생기면 병은 사그라졌다. 에스파냐 사람들이 처음 인디언들에게 갔을 때도 처음엔 그들을 정복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유럽인들에게는 면역력이 있지만 인디언들에겐 면역력이 없는 전염병으로 그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인디언들은 전염병으로 홍역을 치르면서 죽지 않는 유럽인들을 ‘신이 선택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역사는 유럽인들 편이었다. 그 외에도 힌두교, 이슬람교의 출현 등 역사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다. 역사적 사실의 출현과 전파, 쇠퇴의 과정을 아는 것은 꽤 흥미로웠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시리즈들도 구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귀중한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 남자친구가 제일 문제다 - 세상에서 가장 심각하고 위험한 당신의 연애를 위한 과학적 충고
김성덕 지음 / 동아엠앤비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자는 나이를 먹어가며 이상형이 바뀐다. 어렸을 때에는 외모를 따지다가 나이가 들어서는 남자의 경제력을 본다. 남자들이 자손 번성에 신경쓰는 반면 여성들은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데 집중한다. 이성을 볼 때 남자들은 질보다는 양을 중시하지만, 여자들은 양보다는 질, 즉 남자의 경제력을 중요시한다. 이렇게 이 책의 저자는 남녀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풀어냈다. 그는 <롤러코스터>, <세친구> 등으로 유명한 김성덕 PD. 자칭 타칭 남녀공학박사로 통하는 김 PD는 남자와 여자가 왜 다른지 공학적으로 접근하며 독자들을 설득한다. 그는 남자의 약점을 스스로 고하며 여성들이 쇼핑에 공을 들이는 것 못지않게 남성을 꼼꼼히 공부하고 탐구하기를 권하고 있다.

 

우리의 행동 중 이해되지 않는 부분의 대부분은 ‘본능’이 이유인 경우가 많다. 여성들이 왜 백화점에서 사지도 않을 옷, 구두들을 돌아보며 시간낭비를 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게 바로 여성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옛날 남성은 사냥을 하러 나가 있었고 여성은 아이들과 집을 지켰다. 혹시 모를 위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여성은 자신의 집과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했다. 그래서 항상 주변을 살피고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일’이 됐다. 다급한 상황에 대비해 물건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파악하는 것은 본능이 됐다. 사지도 않을 물건이지만 가격은 어떻고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여성이 잘하는 일에 해당한다. 즉 여성에게는 즐겁고 당연한 일이란 것이다. 남자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여성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가. 이런 내막을 안다면 남성들과 쇼핑을 할 때 어느 쪽이든 타협할 수 있는 실마리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주구장창 외치는 말 중에 ‘여성들이여! 결혼 전에 남자의 경제력, 성격, 본성 등에 대해 철저히 따지고 공부하라’가 있다. 물건 살 때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따지며 시간을 들이지만 결혼 전 남자를 고를 때는 환상 속에 대충 남자를 골라 결혼을 한다. 그는 말한다. ‘환상 속에 그대는 없다.’ 금은 황홀한 황금빛을 띄고 있지만 나노 단위로 쪼개면 붉은색을 띈다고 한다. 세심하게 관찰해보면 황금빛 환상이 깨지게 되는데 저자는 금과 남자도 비슷하다고 말한다. 결혼 전 남자들은 대부분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숨기려는 본능이 있는데 결혼 후 체험하게 되는 남자의 모습은 나노 단위로 쪼갠 금과 같다. 그러니 남자를 제대로 아는 것이 힘이라는 것.

 

세계적으로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하고 머리가 좋다고 알려진 유대인이 제일 잘하는 것이 뭔 줄 아는가. 바로 ‘따지는 것.’ 소개팅 자리에서 웃긴 것이 남자는 쉴 새 없이 여자를 웃기려고 하고 여자는 그에게 잘 보이려고 얌전히 내숭 떨며 미소 짓는다. 여자는 더 이상 얌전할 필요가 없다. 여성이 잘 나가는 시대다. 예전처럼 얼굴도 모르는데 부모님이 짝지어준 사람과 결혼하는 시대도 아니다. 만나는 남자를 대충 운명이라고 믿고 결혼해서는 안 된다. 그의 집안부터 경제력, 주사 등 적극적으로 따져볼 것이 많다. 경제력을 직접 알아보기 뭣하다면 주변 남자친구를 이용해도 좋다. 수동적으로 대처하다가는 큰 후회만 남긴다.

 

여자가 30세에 결혼한다치면 남자와 70년을 같이 살아야 한다. 결혼은 사랑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음식에 유통기한이 있는 것처럼 사랑도 유통기한이 있다. 어차피 쓸 수 있는 기한이 정해져 있는 사랑만 믿고 덜컥 결혼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남성의 본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기술돼 있는 이 책이 많은 여성들에게 고민의 실마리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왜 남자들은 바람기가 있는지, 왜 여자 입장에서 남자들이 어리게 보이는지, 결혼 전에 남자에게서 꼭 확인해 봐야할 것은 뭔지 등 연애를 하고 있거나 결혼을 앞둔 여성들 모두 읽어보면 공감가는 내용이 많을 것이다. 내 남친이, 내 남편이 뭐가 잘못된 것인지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이 책을 읽어보자. 감성 이전에 머리로 이해하면 생각보다 답이 빨리 나올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