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쓸 것, 뭐라도 쓸 것 - 마치 세상이 나를 좋아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금정연 지음 / 북트리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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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솔직할 수가! 그것도 일기라서.... ...

 

시작부터 격공감하면서 페이지를 넘긴 금정연 작가의 일기, <매일 쓸 것 뭐라도 쓸 것>.

 

_우리는 책과 음악과 영화가 요구하는 시간을 정확히 우리의 인생에서 내어 준 다음에야 그것들을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책, 음악, 영화에 빠지는 것은 쇼핑 중독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나아가 거기엔 죽음에 대한 어떤 종류의 매혹이 있는데, 프로이트라면 죽음충동이라고 불렀을 그것은...._p19

 

내가 탐닉하는 거의 모든 것들에 대한 언급으로 고개를 끄덕 거리다가 어느새 겨울 파트가 끝났다.

 

 

겨울, , 여름, 가을, 그리고 한 번 더 계절들이 돈 후에 마무리되는 이 일기 모음집, 저자는 일기를 아이와 함께 살게 된 후에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연재로 제안을 받아 한 달에 한 번 일기를 공개하게 되었고 매달 다른 작가들의 일기를 인용하게도 되고, 이렇게 엮어서 책으로도 나오게 된 것이다.

 

아이가 등장하는 날들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와 취향이 맞아서 공감하게 되고 생각이 확장되는 부분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무엇보다도 꾸밈없이 날 것으로 느껴지는 작가의 목소리와 인용된 다른 작가들의 일기 속 글들과 그들에 대한 내용들은 어김없이 인덱스로 표시를 해놓고 나중에 또 펼쳐보리라 결심하게 되었다.

 

심심하지 않은 이런 일기모음, 추천하고 싶다.

 

 

_작년에 300, 재작년에 700권은 대체 어떻게 처분했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 지금도 그때 처분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땅을 치며 후회하는 책이 족히 스무 권은 된다. 물론 나머지 980권은 제목도 기억나지 않지만..._p98

 

_"한여름이 지나고 나면 우리 모두 게으름뱅이로 지낸 듯한 뒤늦은 후회에 휩싸인다. 마치 중년에 인생의 마지막을 내다보듯이 말이다.“: 소로의 일기_p110

 

_"일기는 강박증의 형식이 맞는 것 같다. 애초에 몇 월 며칠이라는 구분 자체가 문명의 강박을 보여 주는 것이다.“: 텔레파시_p192

 

 

_"아니, 전에도 말했지만 여러분은 잘 쓰기라도 해야 된다니까요. 생각해 봐요, 못 쓰면 어떡할 건데요?“

그러게, 못 쓰면 어쩌지.... 우리가 글까지 못 쓰면 정말 답이 없는 거 아닌가... 듣고 보니 그 말도 맞는 것 같아서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늘 그런 것처럼, 했어야 했던 말은 뒤늦게 떠올랐다._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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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라는 말에 예민한 당신에게
조정훈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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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타인의 인생을 보면서 영감을 얻거나 용기를 얻는 경우들이 있다.

 

여기 그런 목적이 분명한 #시작이라는말에예민한당신에게 보내는 책을 읽었다.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를 두려워하는 이들을 위한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에세이이다.

 

#조정훈 저자는 상고를 졸업해서 외판원, 신문 배달업을 거쳐서 은행에 입사를 하고, 시험을 준비해서 9급 검찰 수사관이 된다. 그리고 야간 대학을 마치고, 중국으로 국비 유학을 가게 된다. 다녀온 후에 검찰 사무관으로 승진해서 검사직무대리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퇴직 후에는 중국어 통번역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도전을 멈추지 않고 계속 하고 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망설임 없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탄성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보면, 바로 두려움을 이겨내는 도전이고 결과를 보는 성실함과 근성에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인생으로 증명해 보고 있는 그의 인생을 보며, 망설임에 주저함이 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기에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나에게도 먼 훗날의 도전을 위해서 오늘을 준비하는 작은 무엇인가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_“열정은 불 속의 온기이며 모든 살아있는 존재의 숨결과 같은 것이다.”: 주타번_p54

 

_"꿈을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목표를 세우고, 모든 것을 집중하는 거야. 그렇게 하면 단지 희망 사항이었던 것이 꿈의 목록으로 바뀌고, 다시 그것이 해야만 하는 일의 목록으로 바뀌고, 마침내 이루어 낸 목록으로 바뀐단다.: 존 고다드_p131

 

 

_죽을 만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솟았다.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수험생을 통틀어 가장 열심히 하자고 다시 마음먹었다._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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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발칙한 사생활 - 우리 곁 식물들의 영리한 생존전략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장은주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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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병원균 습격을 받은 잎에 간혹 세포가 사멸한 반점이 보이는데, 실제로는 병의 증상이 아닌 세포가 자멸하여 병원균을 봉쇄한 흔적일 때도 적지 않다._p21

 

우리 곁 식물들의 영리한 생존전략, #식물의발칙한사생활 .

맛깔나게 식물의 비밀들을 알려주고 있는 이나가키 히데히로 식물학자가 이번에는 한층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돌아왔다.

 

일부러 세포를 죽이며 병원균을 봉쇄하는 식물, 활성산소 제거를 위해 생산하는 다양한 항산화물질, 곤충에게 먹히지 않기 위한 SOS 휘발성 물질, 애증의 관계처럼 보이는 진딧물과 식물, 개미와의 관계, 기생충 때문에 새에게 스스로 먹히는 달팽이와 식물을 감염시켜서 독성을 발휘하게 하는 기생충...

 

그리고 공생관계인 듯 처절한 생존전략이 눈을 끌었던 콩과 식물과 뿌리혹박테리아의 내용,

식물은 뿌리혹박테리아에게 살 곳과 영양분을 제공하고, 뿌리혹박테이라는 공기 중 질소를 고정하여 식물에게 준다.”,

 

갖고 태어난 영양분이 없어서 곰팡이의 균사를 소화흡수해서 발아를 하는 씨앗, 놀라운 반전은 바로 난이 그렇다는 것!

 

 

마치 이야기책을 읽듯이 보다가도 생태 메카니즘도 상세히 다뤄주고 있어서 분야전문적인 지식도 얻어갈 수 있어서 유용하다. 마지막 챕터는 지구와 식물과의 역사를 통해 지금 현재 인류가 직면해 있는 환경문제까지 연결지어 우리 모두는 무관하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나가키 히데히로 식물학자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이다.

 

조용해 보이는 식물들의 세계를 전쟁 같은 공생의 관점에서 흥미있게 알아갈 수 있는 책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_사실 식물 체내에서는 엔토파이트라는 균이 숨어서 부지런히 독소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독보리는 이 엔도파이트에 감염되어 무서운 식물로 자라난다._p54

 

 

_만일 맞이한 뿌리혹박테리아를 맞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 뿌리의 통로를 막았다가 필요해지면 다시 통로를 열어 필요한 만큼 뿌리혹박테리아를 받아들인다. 즉 유능한 뿌리혹박테리아는 대부분 콩과 식물의 연약한 뿌리털 속에서 사육 상태에 있다._p74

 

 

_식물에게 곤충이나 병원균은 큰 적이다. 그래서 식물은 곤충이나 병원균이 다가오지 못하게 다양한 독성물질을 대기 중에 방출하는데 그것이 피톤치드다._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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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 번은 살려드립니다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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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남자를죽여드립니다 에서 초라한 싱글맘이였던 핀레이가 #이번한번은살려드립니다 로 돌아왔다. 훨씬 자신감 넘치고 능력있는 캐릭터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어쩌다킬러 가 되었지만, 아직 한 명도 죽인적은 없는 핀레이, 어느날 한 게시판에서 누군가 전남편의 암살을 킬러에게 의뢰한다는 내용을 발견한다. 이 인간은 또 무엇을 잘못 했을까? 비록 죽이고 싶게 싫었던 남자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아빠이기도 하고 한때 사랑했었던 사람이였기 때문에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뢰인은 바로 진저리라는 닉네임, 그리고 이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프로 킬러 싹쓸이’... 전남편 스티븐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 두 사람을 먼저 찾아야 한다. 그 과정에 악연으로 엮였던 러시아 마피아와도 다시 맞닥뜨리게 된다....

 

과연 진저리와 싹쓸이를 찾아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들은 누구일까?

 

이 와중에 핀레이의 삶은 어떤 변화를 가지게 될까?

 

핀레이와 베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전개였다.

 

미스터릭 하지만 유머를 잃지 않는 엘 코시마노 특유의 문체와 이야기가 푹 빠지게 만든다. 전작이 신선했다면 이번 편은 더 치밀해진 느낌이였다. 캐릭터들의 인간적인 면모도 빼먹지 않은 것이 또 이 작가의 매력이다.

 

핀레이를 응원하며, 3편이 기다려진다.

 

 

_“익명2: @진저리: 진짜 전문가와 이야기하셔야죠. 저는 여성들을 위해 원치 않는 골칫거리를 제거해드린 경험이 있어요. 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50가지 이유가 없어도 대화를 시작하실 수 있어요. 일단 DM 주세요. 저희가 처리해드리죠.”_p76

 

 

_시체들, 한 남자의 목숨의 무게, 달빛 아래서 끝없이 삽질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지난번에 한 것은 내가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것이었다._p77

 

_마커 뚜껑을 닫고, 내 앞에 어떤 줄거리가 펼쳐질지 생각했다.

세 가지 동기.

이야기가 나아갈 수 있는 세 방향.

전부를 아우르는 장소는 딱 한 군데였다.

종이를 말아놓고 몸을 일으켰다. “옷 입어요. 농장으로 가게.”_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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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의 단어 - 당신의 삶을 떠받치고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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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불편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삶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 되곤 한다.

 

가장 커다란 고통을 주는 사람과 사건이 결과적으로 내게 가장 커다란 통찰력과 분별력을 안겨주는 경우도 있다. 물론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야 이를 깨닫게 되지만 말이다._p259

 

바로 이런 지점에 읽고 싶고 타인에게도 권하고 싶은 #이기주 작가의 #보편의단어 ...

 

삶이 흔들리는 순간 우리를 지탱해 주는 것은 일상의 평범한 것들이라는 것을 보편이라는 단어로 풀어놓았다. 그동안 언어, 말에 대한 글을 꾸준히 써 온 저자의 내공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한 말랑한 에세이가 아니여서 쭈삣거리며 집중할 수 있었고, 그러다 슬쩍 풀어주는 감성에 내 생활 속까지 단어들이 슬쩍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단순하고 평범한 내용도 잔잔하면서도 날이 서있게 다가와서 모든 글들이 기억에 남는다.

 

금년 누구에게나 적극 추천 하고픈 책들 중 하나이다.

 

 

_오히려 나는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즉 모르는 걸 모른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_p152

 

_마음을 비우라는 조언이 늘 보탬이 되는 것도 아니다. 마음에 들어차 있는 걸 덜어내 텅 빈 백지상태로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오히려 마음에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_p223


_불행의 반대는 행복이 아니라 일상에 가깝다._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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