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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죽음을 입는다
올든 위커 지음, 김은령 옮김 / 부키 / 2024년 2월
평점 :
최근 몇 년 내에 읽은 도서들 중 이렇게 충격적인 내용이 또 있었을까 싶다. 환경과 건강에 관한 내용들을 나름 다양하게 읽어보았다고 생각해 왔지만, 옷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적은 많이 없었다. 원래 조이거나 공기가 통하지 않는 소재는 좋아하지 않는지라 나름 몸을 학대하고 있다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었다.
헌데 아이러니 하게도 작년 5월에 시작한 요가로, 동작이 다양해지면서 몸에 딱 맞는 레깅스를 몇 개월 전부터 입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기능성 운동복의 세계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러다가 접한 최근 나이키, 아디다스 등 유명 브랜드의 기능성 의류에서 검출된 환경 호르몬 물질에 대한 뉴스.....
바로 그 연장선에 이 책, <우리는 매일 죽음을 입는다>가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런 환경호르몬을 비롯해서, 쨍한 색상들을 위한 독성 염료들, 인공향, 의류에 쓰이는 각종 재질과 성분들에 대한 분석과 고발, 미세 플라스틱 범벅의 청바지, 중금속...., 정말 온갖 것들이 내 몸이 닿는 섬유에 포함되어 있음을 자세히 짚어주고 있었다.
그럼 도대체 뭘 입어야 하는 걸까? 입을 수 있는 것이 있기는 하는 건가?....
이 절망감이 밀려올 때쯤에 저자는 다행히 친환경 인증을 검증하는 법부터 독성 없는 옷을 고르고 관리하는 법, 그리고 함께 노력할 수 있는 사회적인 액션까지 제시해 주고 있었다. 앞의 내용은 다 잊어버리더라도 이 챕터는 필독!
물론 독성 없는 옷을 고르는 방법들이 쉽지는 않고, 내 앞가림도 힘든데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야하나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유니폼 등으로 자가면역질환 같은 진단을 받는 이들이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다면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한 걸음 닿아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갈수록 챙겨야할 것이 많아지는 듯한 기술의 시대, 꼭 알아야하는 내용이였다. 추천하고 싶다.
_하지만 아조 분산염료가 집 먼지에 존재한다면 우리는 옷을 먹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_p72
_내분비교란물질의 두 번째 무서운 점은 ‘사용량에 따라 독성이 결정된다’는 오래된 믿음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
떠오르는 이론에 따르면 내분비교란물질은 흡수량과 독성의 상관관계가 U자 곡선을 그린다. 고용량에서는 끔찍한 결과를 내고, 중간 용량에서는 이보다 독성이 좀 떨어졌다가, 소량에서는 다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연구자가 내분비교란물질에 ‘안전한’ 사용량은 없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_p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