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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인문학적인 음악사 - 수천 년 역사가 단숨에 읽히는 교양 음악 수업 ㅣ 세상 인문학적인 역사
정은주 지음 / 날리지 / 2025년 12월
평점 :
세~~상 인문학적인 음악사를 세~~상 재미있게 읽었다.
소리로 인식되는 음악을 문화와 역사 속에서 읽어보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모든 예술 분야가 그럴 것 이다.
제목도 그 말 그대로 #세상인문학적인음악사 , 서양 음악사의 음악 외적 이야기 전파에 노력하고 있는 #정은주 음악 칼럼니스트의 신작이다.
음악사책이라고 하니, 누군가는 교과서로 배웠던 이 시대의 사조는 어떻고, 이 음악가는 어디에 속한 작곡가 이고.. 등의 암기위주의 나열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이런 표면적인 것들을 걷어내고 서양 음악사의 뒷이야기를 다뤄주고 있는 것이 이 책이다.
이 작곡가는 왜 그런 음악을 만들었는지,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쟁쟁한 음악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던 정치, 문화, 경제, 기술, 직업의 환경까지, 유기적으로 잘 풀어주고 있었다.
또한 어려서 수녀원으로 보내진 독일의 여성 작곡가 힐데가르트 같은 -후세들은 잘 모를 것 같은 - 인물에 대해서도 다뤄주고 있었는데, 문학가, 과학자, 작곡가, 카운슬러, 신학자, 화가, 요리자, 약초학자, 언어학자, 철학자, 의사,..등 재주많은 인물이였다는 것, 후에 성인 반열에 올랐고 힐데가르트 폰 빙엔이 작곡한 음악들은 아름다웠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교회에서 연주될 수 없었다는 것까지.. 음악사의 이면을 엿보는 기분이였다. (세~~상 재미있다!)
시대별 음악의 흐름, 즉 고대음악사, 중세, 이탈리아와 유럽 르네상스 음악, 바로크, 고전주의, 낭만주의, 20세기 음악, 오늘날의 클래식 음악, 이렇게 구성되어 클래식음악을 잘 모르는 이들도 역사를 따라서 이야기처럼 읽어갈 수 있다.
음악은 악기의 발명, 장인들, 악기 그 자체의 매력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바이올린 제작소 크레모나 공방, 예술가 스카우트를 위한 그랜드 투어가 영국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고전주의 시대의 악보 출판, 공공 음악회의 등장과 모습들, 굿즈로 남겨진 베토벤의 머리카락과 도둑맞은 하이든의 머리, 지휘봉의 등장배경, 등.. 정말 흥미진진한 시간이였다.
그렇다고 저자가 재미만을 쫓은 것은 아니다. 책의 흐름을 따라 오다보면 어느새 19세기, 20세기를 지나, 오늘날의 클래식 음악에 도달해있다. 그 과정에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진한 사랑과 함께 21세기 생존전략까지 음악관련 종사자로서의 저자의 생각도 짚어볼 수 있어서 깊이를 더해주고 있었다. 기술의 발달에 따른 예술의 정체성에 관한 고민은 AI시대에 그냥 지나쳐지지 않았다.....
_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이 예술가의 표현과 감정을 어떻게 보완하고 확장시키는가’일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기술이 음악가들과 관객의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줄지 기대해 봅니다._p332
인문학책으로도 음악사책으로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