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 연습 -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는 순간
니콜라 노바 지음, 성귀수 옮김 / 책사람집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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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관찰은 무언가를 자세히 보는 일 그 이상이다.

사람들이 걷고, 기다리고,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물건을 고쳐 쓰고,

도시와 자연에 흔적을 남기는 모습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일은 곧

우리가 어떤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통찰의 수단이다._

 

관찰의 중요성을 알게 한 계기는 ‘그림을 물성 있는 재료로 그려볼까?’ 하며 시작하게 되었을 때입니다. 불과 몇 달 전이에요. 여기에서 관찰이라는 것이 단순히 피사체를 자세히 관찰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관찰의 중요성’은 매일 똑같은 길을 걷고, 같은 방에서 자고 깨어나고, 하는 와중에도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관찰 일기를 적기도 하는데요. 관련 책들도 몇 개 봤던 것 같습니다. 주로 탐조나 자연관찰에 관한 내용이었지만 보고만 있어도 힐링 타임이었어요.

 

그동안 만났던 관찰관련 책들은 이미지 위주였다면, #관찰연습 은 깊은 사유를 동반하는 텍스트 위주의 도서였습니다.

 

인류학자이자 디자인 연구자인 #니콜라노바 가 작가와 예술가, 인류학자와 자연과학자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법에서 영감을 얻어서 19가지 관찰 연습을 제안합니다. 디지털 생활에 익숙해져서 손끝, 발끝으로 직접 체험하는 법을 잃어가고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내용이었습니다.

 

자료 생성 -> 상호 작용 -> 편집 작업 순으로 큰 맥락을 잡고, 각각 실천방법들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주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주위에 벌어지는 일을 체계적인 목록으로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하게 합니다. 당장 눈앞에 있는 것들과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을 관찰해서 종이에 적어보는 거죠. 시작이 어렵지 않지요?

 

그렇게 관찰을 하나씩 넓혀 갑니다.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을 봐보고, 내 몸의 움직임도 관찰해 봅니다. 심지어 근처의 휴지통 탐사도 해보라고 권하고 있었어요. 그렇다고 어느 것 하나에만 주의력을 집중하지는 말고 유연하게 보라고 하는 조언을 하고 있었는데, 이 점이 1장에서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자칫하면 관찰에도 편견이 개입할 수 있겠구나 싶었거든요.

 

이렇게 모은 자료들을 분류하고 분해, 취합 등을 하는 과정을 거쳐서 나만의 관찰법을 찾아가도록 안내해주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관찰한 것들을 적거나 스케치하고 아이디어로 연결하는 과정만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조금 더 사유적이고 논리적인 관찰법을 더하게 된 듯합니다. 물론 옆에 두고 계속 연습을 해야 하지만요.

 

단순한 관찰 일기를 넘어, 다음 단계를 위한 관찰 연습, 창작으로 가는 길을 위하여 꼭 필요한 안내서입니다.

 

 

-자료 생성: 보이지 않던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

 

+연습 1: 망라하기

_페렉이 강조했듯이, 철저한 묘사라는 것은 환상이다. 실제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술하기란 불가능하다.

... 그럼에도 무언가를 꼼꼼하게 기록하는 일엔 본질적인 목표 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그것은 잡다한 삶의 조각들을 촘촘히 이어 붙여 일상의 시를 만들어내도록 우리를 부추기고, 사소한 것들의 홍수 속에서 고도의 주의력을 잃지 않도록 그것들의 특수성과 보편성, 그 관계에 주목하는 우리의 능력을 단련시킬 수 있다._p37

 

+연습 7: 구석구석

_이 작업에서 중요한 건, 호감에서(또는 거부감에서) 출발해, 되도록 지속성 있게 관찰을 심화해가며 특별한 ‘구석’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다. 집단심리에서 배제되어온 장소나 틈새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볼 것인가? 거기서 발견한 사람과 물건들은 어떤 상태인가? 그 전반적인 구조랄지 세상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어떤 사회적 관행들이 거기에 얽혀 있는가?_p81

 

-편집 작업: 나만의 관찰법을 찾아서-

 

+연습 14: 구획 모니터링

_아니 에르노의 [바깥 일기]를 떠올려보자. 작가는 7년 동안 “파리 수도원 고속 전철을 타고 다니면서 마주친 여러 광경과 말소리, 쇼핑몰, 신도시 상업 지구”를 옮겨 적었다. 나로 말하자면 일터를 오가는 동안, 장 자크 루소의 작품에서 이름을 따온 거리들로 가득한 주네브의 어느 한 구역을 대상으로 수첩에 매일 메모한다._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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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나의 첫 번째 액션 1~2 세트 - 전2권 ㅣ 나의 첫 번째 액션
주성철 외 지음, 한국영화감독조합 외 기획 / 한겨레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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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름이 알려져서 자신의 분야에서 종횡무진 하고 있는 이들의 처음을 찾아가는 일은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다. 현재의 그들을 과거의 모습과 연결 지으며 의미를 찾아보기도 하고, 스스로 고백하는 그때와는 달라진 점들을 듣는 것도 흥미롭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과거를 한 발 떨어져 바라보다가도 어느 순간 스스로를 대입해보게 된다. 그래서 이들의 ‘처음’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 소속 31명 영화감독의 처음이 담긴 #나의첫번째액션 은 참 의미 있는 책이다.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아진 지금, 어려운 시기를 지나온 이들의 노력은 영화라는 장르를 지켜준 기둥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12년 전, 2014년에 한국영화감독조합 17인의 데뷔작을 만든 이야기를 엮어서 낸 <데뷔의 순간>을 두 배 분량으로 개정증보해서 1권과 2권으로 내게 되었다고 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꿈 하나로 돌진했었던 이들의 취준생이었던 시절의 이야기는 어떤 영화보다도 흥미로웠다. 시나리오는 퇴짜를 맞고 편의점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교통비도 없어서 걸어 다니고, 친구에게 쌀을 얻어올 수밖에 없었고, 간신히 출발선에 서는 듯 하다가도 순식간에 엎어지기도 하면서 꿈을 지켜나간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었다.

 

또한 봉준호, 박찬욱, 장항준, 강윤성, 최동훈, 윤단비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감독들도 솔직담백하게 고백하듯 풀어놓았는데, 특히 박찬욱 감독의 철학과 미술에 대한 관심, ‘진짜 이 길이 내 길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을 때 ‘이것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지속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이런 질문은 앞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는 길을 가고 있는 모든 이들이 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밖에 없다’.... 나에게도 새기고 싶은 답이다.

 

화려한 영화 뒤편에 있는 31명의 영화감독들의 처음에 관한 이 책은, 영화 한 편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재화, 노력이 필요한지 아주 잘 알 수 있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길을 시작하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 용기를 주는 시간을 선사해주기도 하였다.

 

영화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 불확실한 길을 버티며 자기만의 ‘첫세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오래 남았다.

 

 

_.. 다수가 좋아할 만한 안전한 영화보다는 그런 영화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한다. 영화를 꿈꾸는 모두의 ‘첫세계’를 응원하며._p199 윤단비 감독 (1권)

 

 

_‘진짜 이 길이 내 길인가’ 하는 불확실성과 마주하며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이것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다.

.... 머나먼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는 하나다. 영화로 먹고살기로 결심한 이상, 자기가 뭔가 대단한 일이라도 할 것 같은 착각이라도 하고 살아야 그 힘든 시기를 견딜 수 있다고._p57 박찬욱 감독 (2권)

 

 

_여전히 영화감독을 꿈꾸는 사람들, 더 넓게 힘든 빙하기를 겪고 있는 우리 영화인들 모두 행복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에게 남은 건 ‘이야기’뿐이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찾아다니고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지 못하면 녹슨 기계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죽지 않고 살아 있다!’ 하는 걸 보여주자._p240 장항준 감독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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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영화관에 갔어 - 가만한 어둠 속에서 우리를 통과한 장면들
김소미 지음 / 흐름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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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디테일하게 들여다보게 되는 매체는 참 다양합니다.

 

그 중에서도 시각적 청각적 자극, 때로는 공간의 느낌까지 제공하는 영화라는 매체는 다른 것들에 비해 훨씬 직접적으로 각자를 보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영화평론을 통해 이미 본 작품을 만날 때면 또다른 관점의 저와 타인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김소미 영화기자이자 평론가의 #혼자영화관에갔어 가 그랬습니다. 이미 보았던 영화들에서는 저자가 발견한 자아와 제가 느꼈던 바를 투영해보았고, 알고는 있었지만 미루고 있었던 작품들은 사전 답사를 찐하게 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알지 못했던 영화들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읽으면서는 세상은 넓고 볼 영화는 많다는 것을 느끼며 행복하게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를 새로 작성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애프터썬’ 영화 한 장면에 대한 설명이 이상하게 잔상이 길게 남았는데 제대로 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애프터썬은 열한 살 소피와 아버지 캘럼의 여름휴가를 따라가는 영화인데요. 만성적인 중증 우울증의 아버지 캘럼을 바라보는 회상 속의 열한 살의 소피와 캘럼의 자해의 흔적이 글 속에서 가슴 아프게 남습니다. 성인이 된 소피는 기억의 ‘재해석’으로 아버지와 다시 만나려는 화해의 윤리를 품는다고 설명해주고 있었는데 과연 가능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영화를 좋아하는 이라면 꼭 보았을 ‘추락의 해부’ 파트도 기억에 남습니다. 보면서 인간관계, 믿음, 왜곡, 심리 등 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했었던 영화인데, 저자의 체계적이면서도 공감 가는 글을 읽으면서 더 깊이 있게 다가왔습니다.

 

 

채널예스에 연재해 온 글들, 씨네21에 실은 저자의 리뷰와 연재 칼럼 일부에 새로운 글을 더해서 이 책으로 나왔다고 하는데요. 영화를 통해서 우리의 삶을 제대로 보는 법을 연습한다는 저자의 인생도 엿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데요, 나를 발견하고 너를 알아가는 매체로 영화가 얼마나 훌륭한 선물인지를 잘 알 수 있었고, 이 매체를 통해 우리 삶을 어떻게 발견할 수 있는지도 배울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_영화의 한 장면. 소피의 호텔 방 침대에 하릴없이 앉아 있고, 캘럼은 아무렇지 않은 듯 벽 너머 소피에게 말 걸지만 만성적인 중증 우울증에 시달리는 남자의 형상은 공기인형이 곧 사그라들 것처럼 위태롭다._p34 [애프터썬]

 

_진실을 궁금해하는 동안 사람들은 추락이 충격이 몹시 큰 고통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산드라는 이제 그에 맞서 다시 소설을 쓸 것이다. 우리가 끝내 모르게 된 추락의 해부는, 소설이 완성되는 순간에 이루어지리라._p112 [추락의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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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나이 드는 식사법 - 노화를 늦추는 식탁 ㅣ Stylish Cooking 43
현대그린푸드 지음 / 싸이프레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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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이 바로 자기자신 이라고 한다. 그 시작점이 될 것 같아서 더 기대되는 건강 안내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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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적 인간 - 잘 알지 못해도 괜찮은 국내 미술관 여행
문하연 지음 / 동아엠앤비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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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그림은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툭툭 튀어나온다. 마음속으로부터. 그러기 위해서는 밝은 거울이나 맑은 바다처럼 순순하게 비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의 마음속엔 잡다한 얼룩과 찌꺼기들이 많다. 기쁨 슬픔 욕심 짐념들이 엉겨서 열병처럼 끓고 있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짚어간다. 다 지워내고 나면 조그만 마음만 남는다. 어린아이처럼 조그만. 이런 텅 비워진 마음에는 모든 사물이 순순하게 비친다. 그런 마음이 돼야 붓을 든다.”

 

그의 그림은 유독 작은 것이 특징인데, 그것에 대해 작가는 화면에 대한 지배력을 완벽하게 가져가기 위함이라고 했다._p135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어쩌면 우리가 예술작품을 찾아보는 이유는 위의 장욱진 작가의 말에서 찾아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온전히 어린아이가 되어 순수하게 감상하고 즐기는 것이요. 물론 감상에는 깊은 공감도 함께 이구요.

 

이렇듯 미술을 잘 알아야 감상할 수 있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작품과 공간, 화가의 삶을 자신의 경험과 연결해서 풀어주는 국내 미술관 여행책이 바로, #문하연 의 #미술적인간 입니다.

 

국내 9개 전시공간과 진시중인 작품들을, 저자의 글과 사진을 따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특히 기억에 남는 공간은, 한지에 먹과 유화로 작업하며 시대상을 반영한 <시간과 공간> 시리즈가 있는 이상원미술관, 개인 소장품으로 데이비드 호크니 등의 유명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구하우스 미술관, 그림들 뿐만 아니라 작가 스토리와 인터뷰 내용이 인상적이었던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등 이었습니다.

 

책을 통해 다양한 분위기의 미술관들을 돌아다니다보니, 이 공간이 단순히 그림만을 전시하는 곳만이 아님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미술관이 만들어진 배경과 스토리를 통해서는 개인의 미술 사랑과 공공을 위하는 신념, 화가들의 삶을 통해서 작품을 더 잘 알아가는 재미도 느낄 수 있는 곳, 화가의 생각과 말을 통해 인생까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하는 곳이었습니다.

 

전시 소식이 많은 요즘, ‘미술적 인간’으로 만나보기를 추천합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람회의 그림들>

구하우스미술관 소장

_재미있는 점은 그림 속 의자와 '같은 의자'를 작품 앞에 비치해두어 저 의자에 앉아 그림을 보면 마치 그림 안으로 들어간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림 속 사람들 사이 호크니도 있으니 찾아보시라._p47

 

_미술 종합선물 세트를 받고 싶다면 구하우스미술관으로 달려가 작품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아름다운 정원도 걸어보시길. 정원은 공놀이를 무척 좋아하는 ‘융’이라는 잘생긴 강아지가 있으니 융을 만나거든, 잊지 말고 공도 한번 던져주시라._p52


_작품명인 ‘리미널’은 “생각지도 못한 무엇인가가 출현할 수 있는 과도기적인 상태”를 뜻한다. 이 과도기적인 상태에서는 어떤 생명체도 나타날 수 있고,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무수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니 긴장감이 높을 수밖에....게다가 하필 그런 생명체가 얼굴이 텅 빈 여자의 형상이라니, 충격적이다._p206 리움미술관 ‘피에르 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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