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오늘
송준호.최주혁 지음 / 도트북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인정 -송준호-

 

만족이라는 별을 보려 고개를 들지만

때때로

눈이 감긴 건지,

구름이 가린 건지,

어느 별 하나 보지 못할 때

하늘을 탓하기도

자신을 탓하기도 합니다.

 

눈이 감겼다면 뜨면 되고,

구름이 가렸다면 기다리면 그만인데 말이죠.

눈이 감겨있음을 인지하고

구름이 가렸음을 이해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건

겸허히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때를 기다리는 것._

 

 

누군가는 코로나 시기에 절망을 했고,

누군가는 적응하고

누군가는 견뎌내며 희망을 보았다.

 

여기 두 친구, #송준호 와 #최주혁 은 고립된 시간 속에서 각자의 일상을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까지와는 달라진 일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색과 순간을 담은 사진들을 2년 동안 쌓았고 이 기록들이 책으로 나온 것이 #오늘의오늘 이다.

 

눈이 감기는 흑백사진들 속에 이들의 감정과 시간들은 있는 그대로 녹아 있었다. 타인의 글과 시선을 통해서 우리는 내 자신을 발견해 나가기도 한다. 당시의 나를 떠올리며 나를 견디게 했었던 힘을 공감하면서 보았다.

 

흑백의 #포토에세이 로 담아낸 시 같은 단상들이 기록이 될 때, 우리네 삶이 완성되어 가는 것 같다.

 

 

_허기가 진다 -최주혁-

 

운 좋게 한자리 차지한 퇴근 지하철에서

잠시 사색에 잠긴다.

 

요즘 하루를 돌이켜보면

분명 온종일 바쁘게 뭔가를 했는데,

정확히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퇴근 후에는 항상 허기가 진다.

육체적 허기와

정신적 허기가

동시에 밀려온다.

 

오늘은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겠다.

음식과 함께 잔잔한 음악이나

도란도란 들리는 사람들의 소음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누군가의 포옹도.

 

허기가 진다._p2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부라는 세계 -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 것인가
켄 베인 지음, 오수원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티아는 음악적 재능은 잠재의식에 스며들 때 더욱 강력해진다고 주장했다. 그 수준에 도달하면 구조를 세우게 되고, 그렇게 세운 구조가 반사신경에도 영구적으로 각인된다는 것이다. 티아는 하루에도 예닐곱 시간씩 색소폰을 연습했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_p101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는 공부를 왜 하는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했었고 어떤 학습자로 지금 남았을까?

어느 시대든지 죽을 때 까지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공부해야 하는 것이지만, 지금처럼 더 강조된 시대는 없었을 것 같다. 하지만 공부 자체 보다는 출세의 수단으로 여겨지면서 공부라고 하면 목적을 가지고 도전해야하는 점수로만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교수법 전문가이자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 #켄베인 저자는 배움을 통해서 어떻게 내 삶에 연결지어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창의적인 이들, #심층적학습자 들을 인터뷰하며 30년간 연구한 내용을 이 책을 통해 알려주고 있었다.

 

공부가 수단이 된 분위기에서,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알아가는 것 자체를 즐기고, 내가 순수하게 집중할 수 있고 지속할 수 있는 공부가 무엇인지를 찾고 연결하며 이룬 것들을 보면서 내 인생과 나의 공부도 점검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여정에는, 어느 순간에는 선택의 실수가 있었고, 한번 잘못된 선택으로 접어든 길은 쉽게 그만둘 수가 없었던 망설임이 많았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참 아쉬움이 많이 남는 나의 과거였다.

 

그렇다고, 여기 언급된 이들이 실패를 겪지 않았던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 내용은 어떻게 실패할 것인가챕터가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는데, 책 속에서 다룬 이들도 실패한 경험들이 있었는데 이것을 다루는 법에 있어서 남들과 달랐던 것 같다.

 

_“저는 1학년 때 낙제했어요.”

우리와 인터뷰했던 사람 중 두 사람이나 대화 첫머리에 이렇게 털어놓았다. 단점을 모조리 피해야 창의적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패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달린 듯했다. .... 창의설과 생산성이 높은 사람들은 실패를 인정하고 포용함으로써 무언가 배우고 탐색하는 법을 습득한다. 말은 쉬워 보이지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_p156

 

 

가족의 죽음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아시아계 일라이자 노,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많았던 셰릴, 무고한 사람의 누명을 벗어나게 한 후 인생의 큰 변화를 경험하고 인생의 방향을 바꾸게 된 숀 등, 다양한 이들이 계속 등장하고, 기대 이상으로 다양한 사례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결국,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당신은 무엇을, 어떻게 왜 공부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일 것이다. 아마도 평생 찾아가야 할 지도 모르지만, 8장을 통해 공부법에 관한 조언도 담고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공부를 수단이 아니라 공부 그 자체로 즐기면서 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삶의 방향을 잡아갈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이였다. 아래의 책의 마지막 문장은 내 공부의 방향으로 자리할 것 같다.

 

_우리가 연구했던 사람들은 자기 자신보다 자신을 더 매료시킨 것을 세상에서 발견한 사람들이다. 성공과 창의성-때로는 명성-은 그저 그들이 당면한 문제나 과제에 완전히 몰입하며 만든 성과의 부산물이다. 무언가에 관심과 애정을 가져라. 그리고 그 열정이 당신의 삶을 앞으로 밀고 나가게 내버려 두어라._p371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 영원한 아이 - 2019 세종도서 교양부문 알비 문학 시리즈 1
에곤 실레 지음, 문유림.김선아 옮김 / 알비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곤 실레의 작품 플래너와 책과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실레의 시와 그림, 옮긴이의 단상들이 잘 어우려져 있었던 #나영원한아이 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그의 예술세계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는데요.

 

절망과 희망, 열정, 사랑... 그리고 자아성찰 같은 점들을 고루 만날 수 있었어요. 필사하며 4주동안 천천히 가진 이 시간들은 한 사람으로 다가오는 에곤 실레를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였답니다.

 

이 느낌 그대로 간직하고 싶네요. 책 자체로 소장각이여서 실레가 궁금하다면 적극 추천하고픈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을 되살리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120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데이비드 발다치의 #모든것을기억하는남자 데커가 7번째 이야기, #기억을되살리는남자 로 돌아왔다.

 

주인공 에이머스 데커는 한참 전에 프로 미식축구 선수였다. 경기를 하다가 머리를 다쳐서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고, 이 일을 계기로 뇌 구조가 바뀌면서 과잉 기억 증후군과 공감각력이 생겼다. 고향으로 돌아와 경찰을 거쳐서 형사가 되었다. '완벽한 기억력이란 형사에게는 신이 주신 선물이나 다름없었지만' 그는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각자의 삶을 따라 떠났고, 지금은 혼자 남은 데커에게 예전 파트너의 전화가 온다. 이렇게 이번 파트가 시작된다. 전화한 이는 메리였다. 자신의 머릿속이 정상이 아니라는.. 딸의 존재 자체를 순간 까맣게 잊었었다는 절망어린 목소리였다. 그리고 가지고 있었던 총으로 자살을 해버린다. 한때 데커도 자살 직전까지 갔었다. 이 기억까지 떠올리며 자책을 하고 있었는데, 시카고 인지연구소로부터 검사결과를 받는다. 바로 데커의 뇌에 새로운 이상 변화가 생긴 것 같다는 것이였다.

 

고민할 틈도 없이 바로 플로리다의 판사와 경호원 살인사건에 투입된다. 새로운 파트너 화이트와 함께 가게 되는데 한 공간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수수께끼가 많다. 초집중해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야 하는 데커는 새 파트너와의 호흡도 신경 써야 한다.

 

동료를 잃은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자신의 몸 이상을 경고 받고 파트너도 바뀐 상황에서 꼭 풀어야 하는 밀실 미스터리를 과연 데커는 잘 풀어낼 수 있을까?

 

유력한 증인들도 실종되고 피해자들의 사생활에 의문이 생기면서 예측이 벗어나는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과 오래된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도 흥미로웠지만, 새롭게 등장한 파트너를 흑인 싱글맘으로 설정하면서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서 사회적 문제까지 살짝 터치해 주는 점이 작가의 발전요소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새 파트너를 이해하고 서로 믿음을 쌓아가는 과정도 눈여겨볼만한 요소였다.

 

개인적으로는, '620분의 남자', 트레비스 디바인 캐릭터로 더 친숙한 #데이비드발다치 여서 읽으면서 저절로 두 캐릭터가 비교되었는데, 디바인이 강철같은 느낌이였다면, 데커는 훨씬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캐릭터들의 심리들이 적절하게 섞여있어서 미스터리물 이상의 감동포인트가 있었다.

 

데커의 행보가 궁금하다.

 

 

_"나에 관해 궁금한 거 없어요?"

......

"오빠 하나는 다른 갱단이랑 총격전 와중에 총에 맞아 죽었고 하나는 감옥에 있는데 다 늙어서야 나올 거예요. 제일 맏오빠는 보스턴에서 국선 변호사로 일해요. 언니는 테크 사업을 운영하면서 팰로앨토에서 내가 평생 벌어도 못 살 비싼 집에서 살죠."

 

"모르는 사람한테 늘 이렇게 개방적이에요?"

 

"당신은 내 파트너니까요. 당신은 내 뒤를 맡고 난 당신 뒤를 맡죠. ...."_p29

 

 

_'지금은 내 뇌가 기묘한 감정의 대장정을 펼칠 때가 아니야.'

앞좌석에서는 앤드루스가 FBI의 동료들과 통화하면서 ..... 서류 작업을 처리하고 있었다.

 

데커는 이 짓거리를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데커의 일부분은 이번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지 어떨지에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메리의 자살 때문인가? 샌디의 절박한 애원 때문인가? 아내를 안은 지도, 몰리의 뺨에 입을 맞춘 지도 너무 오래돼서인가?_p1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드라, 떠나보니 살겠드라 - 65살, 여자, 혼자, 세계 여행자 쨍쨍으로부터
쨍쨍 지음 / 달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멋 훗날의 바람이 있다면, 어느 날 나는 배낭 하나만 메고 홀연히 길을 떠나고 쨍쨍랜드는 여행자의 집으로 남겨지는 것이다. 언젠가의 그날을 기대한다._p187

 

 

분홍색 운동화, 분홍색 숄, 분홍색 트렁크...

오십에 은퇴를 하고 여행자 쨍쨍으로 20년째 세계여행 중이라는 65살 여자, 쨍쨍의 에세이 #야드라떠나보니살겠드라 , 제주가 #쨍쨍랜드 가 집이라고 한다.

 

안팎으로 답답한 소식만 가득한 때에, 보기만 해도 눈이 쨍해지는 분홍분홍한 여행자 책 덕분에 잠시나마 숨이 트이는 듯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6년간의 교직생활을 끝내고 불쑥 사직서를 던지고 용기내어 떠난 세계 여행 속 저자는 하나같이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의 버킷 리스트에 들어있을 것 같은 #세계여행 ,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선뜻 나서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것을 실천에 옮긴 이의 글을 읽는 다는 것은 묘한 대리만족의 쾌감이 있다. 특히나 이렇게 극 E일 것 같은 60대 여행자를 따라가다보니 나까지 저절로 엉덩이가 들썩 거리는 듯 했다.

 

물론 여행 중에 생길 수 있는 많은 사건사고들도 있었지만 유명한 곳을 찾아다니는 흔한 관광지 여정이 아니라 두 발로 배낭을 짊어지고 우즈베키스탄, 중남미, 인도, 아프리카 국가들 등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글을 쓰고, 에피소드를 쌓는 모습이, 인생을 어떻게 채워가는가는 나이나 처한 상황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넉넉한 여유로운 마음이 있어서 참 좋았던 책은 쨍쨍”, 이 한 마디를 내게 남겼다. 모두에게 쨍쨍한 날들이 오기를... 삶 속의 여행을 마음껏 할 수 있기를...!

 

 

_이 글을 읽는 여러분 가운데 돈이 얼마나 많으면 저런 글을 쓸까? 돈 자랑하냐?” 하실 분이 있다면 주위를 둘러보시라. 돈이 있다고 모두가 다 세계 여행을 떠나던가? 아니다. 그러니 벌어둔 돈, 무덤에 가져갈 수 없으니 살아 있을 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 쓰자는 취지의 글이다. 내 경우에는 그것이 여행이었으니, 여행 이야기가 가득 담긴 책을 낸 것일 뿐이다._p13

 

 

_내 나라에선 머리에 꽃 달았다고 미친년 취급을 받는데.... 이곳에서는 꽃을 선물로 받았다!

날마다 적어도 한 명의 천사를 만나는 곳이 산티아고 순례길이었다. 못 만났다면 당신이 천사가 되면 그만인 곳이다._p66

 

 

_요가는 명상으로 직결된다. 요가 아사나동작 하나하나에 명상이 아닌 것이 있던가.

........

 

내게는 요가를 배운다는 말보다 요가한다’ ‘요가를 즐긴다는 말이 적합하다. 사실 언제부터인가는, 더 이상 요가를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않겠다고 내 맘에 선언했다! 그래서 나는 그저 요가를 한다. 요가를 사랑한다._p2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