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말을 거는 여행의 장소
우지연 지음 / 행복우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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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나와 뭔가 통하는 듯한 말을 건네오는 여행의 장소란

내가 살아온 곳에선 이제껏 이해받지 못했던 내 모습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문화를 가진 곳일지 모른다.

 

내가 자라 온 곳에선 남과 좀 다른 나와

비슷하게 걷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땅인지 모른다.

내게 무심한 시선만 있던 곳에선 경험할 수 없었던

관심과 추앙의 언어를 가끔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일지 모른다._

 

이 문단에 나는 이미 이 책에 빠져들었다, #내게말을거는여행의장소 . 나에게 다가오는 낯선 나라에서의 머뭄은 바로 이런 의미로 안심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갈한 문체와 사진들로 가득찬 #우지연 작가의 에세이는 참 고급스러웠다. 내용이 아무리 평범해도, 또는 아무리 처절해도 여행지에 푹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었다. 너무 신기하고 풍성한 경험이었다.

 

저자는 많은 장소에서 를 찾는 질문을 던져주고 있었다. 독자와 대화하며 이어가는 여정에는 카쿤으로 가려다가 다른 파라다이스를 발견하게 된 뜻밖의 변수, 흥미로웠던 아랍의 매병원, 화려한 파리의 그녀, 산토리니의 작은 고양이, 스위스 산골짝 멋진 건축물, 그리고 아프리카 등, 많은 곳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_공간이 물리적인 환경이라면, 장소는 이 공간에 사람의 정신, 관계, 기억과 경험들이 깊숙이 배어있는 곳, 마음의 풍경이 담긴 곳이다. .... 얀을 보면서 나는 여행에도 경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 나는 이런 깊이 있는 여행자들의 글을 여행지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읽는 걸 좋아한다. 여행에 대한 자세와 마음이 준비되는 느낌이다. ... 그중에 내 영혼의 멘토인 헨리 나우웬이 있다._

 

내게 말을 거는 여행의 장소를 알아가는 법, 나와 누군가를 발견하게 되는 법... 이 책을 통해 경험해봐도 좋을 것 같다. 적극 추천하고픈 여행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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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주부의 일기
수 코프먼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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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여성을 미치게 하는가!”.. 이 질문은 1970년대나 지금이나 계속 되는 화두.... 이 화두를 초창기에 다룬 <미친 주부의 일기>, 미드 위기의 주부들의 모태가 된 소설이라고 해서 얼른 뛰어든 책이다.

 

이 소설은 가정주부 티나의 일기 형식의 글이다. 그녀는 다들 부러워하는 워너비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안감, 우룰 같은 증세에 티나는 자신이 미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그래서 이렇게 매일의 기록을 적어보기로 결심한다.

 

_그래, 여기에 기록하면 감정을 쏟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상황을 명확히 보는데 도움이 될성싶다. 일어나는 일들을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기록해놓고, 언젠가 이걸 다시 읽으면 반복되는 행동의 규칙을 발견하고 지금 내 상태의 원인을 설명할 만한 힌트를 찾을지도 모른다._p14

 

 

티나도 한때 자신의 꿈을 쫓아서 노력했었으나, 좌절을 겪고 자신은 평범한 여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서,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 행복한 가정을 가지기로 결심하게 되었었다. 당시 주변의 조언들도 온통 주부로서의 삶을 추구하라는 것 뿐이였다. 그래서 비서일을 하며 남편감을 찾아 나섰었고 조너선을 만나서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

 

하지만 야심가 남편 조너선은 갈수록 티나에게 요구사항들이 많아진다. 시사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하지만 티나는 신문을 읽으면 우울해진다고 답한다. 조너선은 가부장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로 아내의 겉모습도 통제하려고 한다.

 

_내가 조너선과 이혼하고 싶거나 조너선에게 이혼당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그가 뛰라면 나는 뛰는 거다._p145

 

 

섬세한 주인공의 심리표현과 주변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스릴러 장르가 아님에도, 금방 터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가득하다. 마치 빵빵하게 공기가 들어차서 터지기 일보직전의 풍선이 떠올랐다. 주인공이 해소법으로 외도를 하기도 하지만 그 남자 역시나 너무 자기중심적이다. 결국 이것은 해결법이 아니였던....

 

결말도 시원하지 않았지만 무척이나 현실적이였다. 그래서 더 명작이라 생각되는 소설이었다.

 

나는 솔직히 종종 이런 삶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그러다 이런 소설을 읽으면 이런 나의 부러움이 그 근본에는 사회적인 통념과 그물망, 안전지대, 복지와도 관련이 참 많겠구나 하는 생각에 정신이 바짝 차려진다... 아직도 진행 중인 페미니즘으로 치부되는 이런 상황들이 답답하다.. 하지만 소설은 술술 읽힌다. 재미있다. 이 보이지 않는 긴장감에 모두 빠져보시기를, 그리고 서로 얘기 나눠보시기를!

 

 

_눈을 감고, 완벽한 주부로서의 나, 효율성의 여왕인 나를 상상하는 것이다. 내 가슴을 진정시켜 나를 꿈나라로 돌려보내주는 상상 속 내 모습은 조금 우습다._p94

 

_한동안 내가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이면(약발과 의지를 모두 끌어모아) 조너선의 감시에서 벗어나 숨 좀 돌리며 여전히 망가져 있는 정신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희망했다.

잘도._p143

 

 

_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로 했다. 조너선 말이 옳다. 봄이 오기 전에 무슨 일인들 안 일어나랴. 그래서 나는 그대로 입을 다물고 씻은 다음에 침대에 앉아 라흐만에서 산 렉스 스타우트의 소설을 두 시간 읽고 불을 껐다. 프루스트를 포함해 명작들은 전부 서재의 책장으로 돌려놓았다. 멀리, 멀리, 저 멀리.

 

 

_스스로에게 말했다. 지금만큼은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다고. 이렇게 생각하자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아져서 온갖 어리석고 우울한 고민들이 가뭇없이 사라졌다..._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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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 관한 오해
이소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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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옆에만 둬도 향기가 나는 책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도서들이 자연을 다룬 책들인데, 특히 아름다운 그림이나 사진이 함께하면 더할나위 없이 평생 소장각이 된다.

 

그래서 이런 면에서 이소영 원예학연구자/식물세밀화가의 도서들은 단연 1순위다.

 

이번 신간은 <식물에 관한 오해> 이다.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16년간 식물을 기록해오는 동안 일선에서 식물에 관한 오해와 편견을 많이 맞닥뜨려왔으며, 이 책을 통해 인간이 식물들에 대하여 오해하고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이라고 하고 있다. 모두 49가지 식물의 이야기이며, 이들을 제대로 이해하기를 바라는 이정표 역할을 이 도서가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하고 있다.

 

긴 세월, 애정을 가지고 쌓아온 기록이니 만큼, 각 식물들의 생물학적인 내용부터 이들에 대한 인간의 관점 및 배경들까지,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문제의식도 놓치지 않으면서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소영 저자 글은 그 시선이며 감성이 참 따뜻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그리고 세밀한 그림들은 그 터치도 부드러워서 내용이 첨예해도 그냥 있는 그대로 휴식이 되어주기에 충분했다. 이것도 이 책의 추천 포인트 중 하나일 것이다.

 

_물론 연구자도 동물이자 인간이기에 그에 따른 한계가 있고,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지배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의식적으로라도 작거나 어두운 색의 식물처럼 눈에 띄지 않는 존재를 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어떤 식물이 특별히 중요하고 인류의 복지에 도움이 될지는 우리가 연구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으니 말이다._p59

 

 

어떤 생명도 그 경중을 따질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은 이것을 말하고 싶어하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어떻게 다룰 것인가,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이것을 때로는 전문가의 관점에서 때로는 아름다움을 보는 시선에서 잘 전달해주고 있었다.

 

 

_식물 문화가 발달한 사회란 식물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사회 구성원들이 식물에 관해 기본 소양을 갖추고 있고, 보다 정확한 식물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사회가 아닐까 싶다. 정확한 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물명을 정확히 아는 것이 우선이다.-p29

 

 

_.... 이 식물들은 왜 어두운 밤에 꽃을 피우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수분을 도울 곤충이 야행성이기 때문이다. 굳이 야행성 곤충의 도움을 받는 이유는 낮에 활동하는 곤충의 선택을 받는 경쟁에 참여하기보다 밤에 활동하는 곤충의 선택을 받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_p143

 

_전라, 경상 지역에서는 개암나무를 깨금, 깨암, 깨묵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역시 고소한 맛이 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_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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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은 없다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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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어떤 권위도 인정하지 않는 아인슈타인의 성격은 학교 생활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켰고, 이후 그가 직업을 구할 때 나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_p22

 

<아인슈타인은 없다>, 바로 아인슈타인에 대하여 다각적인 면에서 알아볼 수 있었던 책이였다.

 

비교적 쉽게 쓰여져 있어서 이해하기 좋았고, 3장에서는 아인슈타인의 과학 이론에 대한 설명도 들어가 있어서 읽는 즐거움과 지적 만족감까지 가져가기에 충분한 내용이였다.

 

몰랐던 사생활도 언급되었던 인간으로서의 아인슈타인, 과학자로서의 아인슈타인에 대한 여러 가지 풍문에 대한 진위여부를 가리고 진짜 아인슈타인에 대하여 독자들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그 질문들이 무척 흥미로웠는데, 다음과 같다: 천재일까 바보일까?, 정말 게으른 개였을까?, 아인슈타인의 뇌는 특별했을까?, 아인슈타인과 음악, 신을 믿었을까? 상대론은 아인슈타인이 만들었을까? 아인슈타인은 양자 역학을 이해하지 못했을까? 등등 이다.

 

이 책으로 아인슈타인과 그의 상대성 이론에 입문하고 더 깊이 알아보고 싶은 부분은 관련 내용에 대해 한단계 수준 높은 도서 등으로 접하면 참 좋지 않을까 싶다.

 

어릴 때 읽었던 아인슈타인 전기를 업그레이드한 기분이였다. 천재성으로만 치부하는 아인슈타인 인데, 그 바탕에는 순순한 호기심과 정신에 있다는 점은 무척 시사하는 바가 크다.

 

 

_.... 10,000시간 10년의 법칙은 아인슈타인에게도 예외일 수 없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피눈물 나는 노력 없이 발견의 기쁨을 맛볼 수는 없습니다._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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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창의성에 대하여 - 퀸시 존스의 12가지 조언
퀸시 존스 지음, 류희성 옮김 / 이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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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우리가 하는 모든 것은 우리 앞에서부터 이어져 온 역사의 확장이다. 그걸 인식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모순을 반복하는 위험에 빠질 것이다. 거부하고 반복하는 것보단 반영해서 배우는 것이 훨씬 아름답다._p69

 

 

가난한 동네 트럼펫 연주자에서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재즈 뮤지션에 도달한 퀸시 존스, 그리고 그의 에세이 #삶과창의성에대하여 .

 

어떤 분야에 경지에 다다른 이의 자전적 에세이를 읽는 다는 것은 참 의미 있는 경험이다. 특히 예술이나 학문 쪽은 더 그렇다, 그들의 깊은 삶에 대한 통찰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퀸시 존스가 아흔에 가까운 나이에 출간한 것으로 삶에 대한 조언뿐만 아니라, 그의 현재 진행 중인 창의성에 대한 내용들을 담고 있었다.

 

부족함이 많았던 환경에서 자란 만큼, 인생의 우여곡절도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 첫 번째는 고통을 목적으로 승화하라에서 시작된다. 첨예한 갈등의 시대에 갈등을 해소하고 연대하는 방법으로 퀸시 존스는 음악을 선택했고, 좁게는 자신의 현실 고통을 극복하는 법으로 트럼펫을 불게 되었다고 한다.

 

_나는 음악이 삶의 맥박이라고 믿는다. 음악은 피부색이나 출신지와 상관없이 다양한 유형의 사람을 대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_p68

 

 

이어지는 챕터는, 볼 수 있다면 이룰 수 있다, 도전해야 알 수 있다, 이정표를 그려라, 중대한 기회를 위해 언제나 준비되어 있어라, 좌뇌를 연마하라, 분석에 마비되지 마라, 저평가 당하는 데서 나오는 힘,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걸 하라, 관계의 가치를 이해하라, 아는 것을 나누어라, 삶의 가치를 인식하라, 이렇게 12 조언들이었다.

 

각각의 내용들을 저자 개인이 음악을 하면서 깨달은 것들을 예로 들어서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유사한 것들과 차이점 있게 읽게 되었다. 특히 창의성이 어떻게 단련되고 완성품으로 가는지에 대한 조언들은 참 현실적 이였다.

 

특히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것은 그는 재즈음악가임에도 힙합 등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며 그 왜곡된 문화나 사회적 인식 개선에도 발 벗고 나섰다는 점이였다. 단순히 뮤지션으로만 알고 있었던 인물이라서 그의 문제의식이며 도덕성, 일생에 거친 행보들이 무척 인상 깊었다.

 

 

결론적으로, 모든 인생에는 나름의 스토리가 있듯이, 감정과 경험을 창의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표현 방식들도 다양할 것이다. 퀸시 존스는 음악이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모두 각자의 방식들을 찾아볼 용기가 생길 것 같다. 포기하기 쉬운 섬세한 부분까지 챙기게 될 것 같다.

 

_사실, 나의 가장 큰 두려움은 중대한 기회에 준비되어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였다. 손을 쓸 수 없다는 측면에서 두려움은 내 사전에 나쁜 단어다._p94

 

_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개인적으로, 그리고 직업적으로 더 나아갈 방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당신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이것이다. 항상 디테일에 대해 세세하게 파고들 준비를 해라. 그것이 당신의 분야에서 최고에 이르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_p106

 

 

_존재하는 것과 모든 순간에 감사함을 느끼는 방향으로 사고방식을 바꿈으로써 내 삶과 작품의 질이 큰 폭으로 향상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_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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