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너스에이드
치넨 미키토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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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간호조무사와 천재 외과의사의 
논스톱 의료 서스펜스"

치넨 미키토의< 이웃집 너스에이드 읽고



"롤러코스터처럼 휘몰아치는 전개와 뇌를 강타하는 충격적인 반전"



-믿고 보는 작가 치넨 미키토의 신작
출간 전 드라마화 확정-

 

  
전작인 『가면병동』, 『유리탑의 살인』으로 많은 독자들을 미스터리 스릴러 세계로 초대한 치넨 마키토가 이번에는 작가의 의료관과 의료 지식이 가득 담긴 신작으로 우리 곁으로 왔다. "과연 진정한 의료는 무엇인가? "의료의 궁귻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작가는 이번 신작인  『이웃집 너스에이드』에서 의료인으로서 자신의 소신을 반영하였다. 

“인간은 기계가 아닙니다. 감정이, 마음이 있습니다. 그렇게 마치 고장난 시계를 수리하는 듯한 의료는 잘못된 겁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병을 이겨 내기 위한, 살아가기 위한 원동력이 되어 줄 겁니다. 마음을 무시한 의료야말로 환자의 생명을 위험에 노출합니다.” 라고 주장하며 환자와 가까운 곳에서 마음까지 치료하기 다가가는 신입 간호조무사 사쿠라바 미오!

“깊은 지식과 갈고닸은 기술, 그리고 데이터에 근거한 합리적인 판단, 그것들이 환자의 생명을 구하지. 감정이 끼어들 여지는 없어." 라고 주장하며 뛰어난 외과 수술 실력을 자랑하는 통합외과 에이스이자 괴짜 천재 의사 류자키 타이가!

과연 누구의 의료관이 진정 환자를 위한 것일까? 이렇게 동전의 앞 뒷면처럼 상반된 의료관을 가진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휴먼 드라마 의료 서스펜스가 여름의 무더위로 잊게 만들 정도로 너무나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세이료 대학 부속병원의 신입 간호조무사 사쿠라바 미오는 PTSD로 인해 주시기조차 잡지 못하지만, 그녀는 환자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환자의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치유하려고 노력한다. 환자의 마음을 중요시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진정한 의료라는 의료관을 가지고 그녀는 오늘도 환자 곁에서 간호조무사로서 열심히 일한다. 

한편 환자의 감정을 고려하여 마음까지도 치료하려는 미오와 달리, 괴짜 천재의사 류자키 타이가는 환자의 감정은 불순물에 불과하며 지식과 기술, 합리적인 판단을 통한 의료가 진정으로 환자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최고의 수술 실력을 자랑하며 에이스 의사로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들은 간호조무사와 의사 그리고 감정 치료와 기술 치료라는 상반된 의료관으로 대립하기도 하지만 환자를 삻리고자 하는 점에서는 둘다 진심이다. 또한 PTSD에 시달리는 미오의 과거와 류자키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그들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게 된다. 특히 미오의 언니를 둘러싼 음모와 진실이 밝히는 과정 속에서 그들은 한 팀이 되어 협력하고 감정과 기술이 융합된 진정한 의료를 하게 된다. 감정이 중요하냐, 기술이 중요하냐는 문제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절대절명의 과제 앞에서는 어쩌면 무의미한 것인지도 모른다. 

함께 환자를 살리려고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류자키는 미오의 환자에 대한 미오의 진심을 알게 된다. 또한 미오의 PTSD의 원인을 알게 된 후, 그는 그녀가 PTSD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녀가 다시 '외과의사'로서 다시 설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류자키의 출신 배경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왜 그가 지나치게 기술과 의료적인 지식과 데이터에만 치중하게 되었는지 비로소 깨닫게 된다. 어머니를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자신의 보육원 동생을 살리고자 하는 간절함으로 바뀌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는 비로소 '가족'을 살림으로써 그 죄책감에서 벗어나게 된다. 자신의 명성과 사회적 지위를 잃게 되더라도 그 '가족'을 살리고자 한 류자키의 진심이 전해져서 그 감동으로 뭉클해졌다.

"그러니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 가족을 살릴 수 있게 해줘. 그날 이후의 노력이, 그날 이후의 내 인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증명할 수 있게 해줘.!"
-p273


처음에는 간호조무사라고 무시하고 미오의 환자를 위한 감정 의료를 존중하지 않았던 류자키는 진정으로 환자를 위하는 미오의 진심을 보게 되면서 간호조무사로서 미오의 역할과 가치를 존중하고 그녀의 의료관도 받아들이게 된다. 간호조무사로서 환자를 위하는 마음과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하고 수술하는 능력 이 두 가지가 결합된 모습이야말로 의사가 가져야 할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간호조무사의 역할과 가치에 비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의 민낯을 보기도 한다. 더군다나 1년 이상의 교육과 실습을 통해 국가시험에 합격해서 자격을 얻을 수 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자격증이 없어도 간호조무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간호조무사의 위치가 낮고 그 가치도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의료적인 행위뿐만 아니라 환자의 간호 및 진료 관련 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것 또한 의료 현장에서 필수적인 역항이며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임은 분명하다. 


작가는 미오의 언니를 죽인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 속에서 간호조무사인 미오와 류자키가 보여주는 의료 휴먼 드라마 그리고 간호조무사의 현실과 진정한 의료에 대한 고찰은 서스펜스와 감동 그리고 의료 문제까지 담아놓았다. 
이 책 속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여러 유형의 의료인들의 모습과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를 포함한  의료 현장에서 일하는 다양한 유형의 의료인들의 모습, 환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이상적인 의료 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여서 인상적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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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 임정, 최후의 날
이중세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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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진정한 영웅들이었다"

이중세의< 상해 임정, 최후의 날 읽고




"오직 독립에 대한 열망으로

총과 수류탄을 쥐었던 독립투사들의 이야기"


-광복 80주년 

반드시 알아야 할 상해 임정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연한 실화 소설


 


2025년 8월 15일, 우리는 광복 80주년을 맞았다. 매년 돌아오는 광복절이었지만, 올해 광복 80주년은 나에게 너무나 특별하게 느껴졌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 속에서 마침내 독립과 해방을 맞이한 광복처럼, 우리 또한 내란과 탄핵이라는 혼란하고 불안에 흽싸인 대한민국 정세 속에서 국민주권의 힘으로 다시 민주주의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광복의 기쁨과 비할 수 는 없지만, 나에겐 마치 광복의 기쁨과도 같았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소중하고 나에게 의미가 깊은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주권을 행사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위대하고 소중한 나라인지, 조선의 독립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 흘리고 독립운동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했는지 다시 새삼 느끼게 되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그들의 희생과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로 영화 <독립군>을 시작으로 하여 <동주>, <박열>, <암살>, <하얼빈>을 보았다. 또한 『나는 홍범도』를 통해 홍범도 장군의 뜨거운 애국심, 충성 그리고 항일투쟁에 일생과 목숨을 바친 홍범도 장군의 삶에 대해 알 수 있었다. 
『하얼빈』을 통해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 가서 이토 히로부미를 죽이기까지 어떤 심정으로 그 거사를 준비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등 '인간 안중근'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코레아 우라』를 통해 '왜 우리가 안중근을 기억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홍범도 장군과 안중근 의사의 업적과 독립에 대한 그들의 투쟁도 훌륭하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오직 독립에 대한 열망으로 총과 수류탄을 쥐었던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있었음을...그들의 피와 희생으로 지금 우리가 존재할 수 있음을...


1919년 3.1 만세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상해에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그리고 국무령인 김구를 비롯한 임정의 독립투사들 안공근, 이봉창, 윤봉길, 이화림, 최흥식, 유상근, 이덕주, 유진만, 노종균 등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대한민국의 자랑스로운 이름들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애국심과 오직 독립에 열망으로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치며 촐과 수류탄을 들었던 그들을... 이 책을 통해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잊혀져가는 독립운동가들과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활약과 정통성을 환기시키고 그들의 희생과 애국심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대한민국이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투사들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약에 의해 이루어졌음 우리는 반드시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 광복 80주년 경축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말씀처럼 우리는 독립투쟁의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그리고 기록하고, 모두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이 책 『상해 임정, 최후의 날』은 상해에 자리잡고 독립운동을 펼쳐온 대한민국 임시 정부 활동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 당시 임시정부는 상해 내 프랑스 조계지에 자리를 잡았지만, 일본은 끊임없이 밀정을 보내고 자금줄을 말리며 독립투쟁에 대한 공작과 방해를 일삼았다. 그로 인해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대로 포기할 것인가? 하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하지만 포기란 없었다. 김구 곁에는 독립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겠다는 위대한 독립투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구는 대한민국 국무령의 이름으로 일 제국주의에 전쟁을 선포했다. 그리고 독립투사들은 일본의 심장 도쿄에서 일왕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상해에서 일본 군함 폭파 작전을 수행하고, 홍커우 공원에서 일본 군인들에게 폭탄을 투척했다. 아무리 일본 헌병대와 밀정들이 그들의 독립투쟁을 방해해도 독립을 향한 그들의 뜨거운 애국심과 열정은 사그라들게 할 수 없었다. 그럴수록 그들의 열정과 애국심은 더욱더 강해지기만 했다. 끝나지 않을 그 독립운동에서 그들은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것이다. '독립한 내 나라에 우리의 싸움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우리가 상해에서 이렇게 싸웠다는 걸 사람들이 과연 알아줄까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겨야만 하는 거라네. 독립한 내 나라에 우리의 싸움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특히 사면초가에 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국무령인 김구의 결단이 인상적이었고 가슴 뭉클했다. "그대들의 목숨을, 조국 광복을 위해 바쳐주게!" 라고 말하며 독립에 힘을 보태겠다며 찾아온 청년들에게 총과 수류탄을 쥐어주었던 국무령 김구의 결단과 고뇌가 느껴졌다. 의거에 성공해도 일본군에게 잡혀가 고문 당하고 죽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독립투사들을 사지로 내몰 수 밖에 없었던 심정과 죽음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기꺼이 독립투쟁을 전개했던 독립투사들의 의지가 책을 통해 생생하게 리얼하게 전해져 온다. 

일왕에게 폭탄을 투척한 이봉창 의사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 " 걱정 마시오. 내 영원한 기쁨을 누리러 가는 길이니!"
홍커우 공원에서 일본 군인들에게 폭탄을 던진 윤봉길 의사가 마지막으로 남간 말 "스스로의 정의감으로 감행했으니 구차하에 더 묻지 말라!"속에서 죽음에 초연한 독립에 대한 그들의 굳건한 마음과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결국 그들은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한 채,  먼 타국의 땅에 묻혀 있다. 그들이 어디에 묻혀 있는지도 모르는 채, 그들은 조국이 아닌 타국의 땅에 이름도 없이, 묘비도 없이 묻혀 있다. 지금까지 정부가 독립투사들의 유애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언제끔 그 날이 올까? 언제끔 그들은 고국의 품에서 영면에 들 수 있을까?


그리고 다시 한번 지금의 대한민국이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우리의 조국임을 잊지 말자고, 그들의 고귀한 희생과 투쟁을 기억하고, 그들의 역사와 투쟁을 제대로 기록해야 하겠다고 다짐하며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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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 소담 클래식 4
버지니아 울프 지음, 유혜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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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한 여인의 하루에서 찾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

버지니아 울프의<댈러웨이 부인 읽고



"한 개인의 하루는 얼마나 많은 감정과 기억

그리고 사유를 품고 있는가"



-버지니아 울프의 대표작
<댈러웨이 부인> 100주년 기념 출간

 

"세기를 관통한 문학적 걸작,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출간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한번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한 개인의 평범한 일상의 하루가 얼마나 많은 감정과 생각을 품고 있는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너무나 반복적이고 특별할 것 없어 보여 어제와 오늘이 똑같은 평범한 하루라고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전혀 똑같지도, 전혀 평범하지도 않다. 하루 동안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 말이다.

한 사람의 평범했던 하루가 얼마나 특별할 수 있는지, 얼마나 인생을 달라지게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하루가 될 수 있는지...
그 하루가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그 하루가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되는지 말이다.



이 책 『댈러웨이 부인』처럼 그 하루를 잘 표현한 작품이 있을까? 버지니아 울프는 한 여인의 하루를 소환한다. 그 하루가얼마나 많은 감정과, 생각과, 기억과, 사유를 품을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한 여성의 하루를 통해 작가는 삶과 죽음, 개인과 사회, 기억과 시간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탐색하고 있다. 마치 그 하루가 삶의 희노애락이 담긴 인생의 축소판 같이 보이기도 한다.


어느 날 한 여성이 파티에 쓸 꽃을 사기 위해 집을 나선다.  '댈러웨이 부인은 직접 꽃을 사야겠다고 말했다.' (p. 9)라고 시작하는 첫 문장은 단순히 꽃을 산다는 의미보다 더 심오하고 깊은 의미가 있다. 그녀에게 있어서 직접 꽃을 사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고, 그것은 그녀의 하루를 여는 하나의 중요한 행위이자, 이 행위로 인해 그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시키지 않고 댈러웨이 부인이 직접 꽃을 사는 행위는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것이며, 자신의 선택과 자유 의지에 따라 살고자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꽃을 사러 가면서 그녀는 휴 휘트브레드, 셉티머스 워렌 스미스 부부, 과거의 연인 피터 월셔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들을 만나는 과정은 필연적이 아니라, 우연적인 것이다. 의도하지 않고, 예상도 하지 않은 채 그녀는 그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작가는 우리의 일상이, 삶의 하루 하루가 그렇게 필연적이 아닌 우연적인 만남에서 시작하거나, 원인과 결과가 있는 사실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연적이나 관련 없는 사실들이 모여 필연적이거나 중요한 사실이 됨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인 서술 방식에서 탈피한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하여 우리의 하루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다소 이 내용, 저 내용이 산발적으로 나와서 내용을 하나로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생각해보면 우리는 실제로 그런 일상을 살고 있다. 길을 걷다가, 학교에 가다가, 직장에 출근하다가 온갖 잡다한 생각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스쳐 지나간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 또한 일관적이지 않고 항상 변하거나 달라지기도 한다. 그런 점을 생각해볼 때, 작가가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해서 그 하루를 서술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댈러웨이 부인이 꽃을 사러 가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 나름대로 작품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인물들의 시점으로 전개된 이아기를 통해 우리는 그 인물들의 삶을 알게 된다. 각각 따로 떨어져 있는 그들의 삶과 인연이 댈러웨이 부인이 개최한 그날의 파티에서 이어진다. 파티를 통해 그듫은 한 장소에 모이게 된다. 파티를 통해 그들은 그녀의 파티 초대를 통해 그녀와 친분이나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들의 인간 관계를 보면 그렇게 긴밀하거나 깊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 그들이 보여주는 행동을 보면 그들은 서로 형식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데면데면한 사이처럼 보인다.

 특히 휴 휘트브레드를 통해 전해진 셉티머스 워렌 스미스의 죽음에 대한 소식에 대해 사람들은 진심으로 슬퍼하거나 애도하지 않는다. 마치 우리가 뉴스에서 듣게 되는 비극적인 사건처럼 그렇게 취급되며 사람들은 왜 그가 죽음을 선택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등에 궁금해하거나 걱정하지 않는다. 그의 죽음은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기에...그의 가족이 아니면 그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지 않기에...

또는 어떤 사람은 그의 죽음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기도 한다. 죽음은 분명 비극적이고 슬프지만, 어쩌면 그것은 인생의 억압과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방의 길이요. 자유를 찾는 길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자신이 그 청년-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년-과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가 그 일을 했다는 것이, 사람들은 계속 살아가고 있는데 혼자 삶을 포기했다는 것이 그녀는 반가웠다. 시계가 치고 있었다. 소리가 그리는 원이 대기 중에 녹아내렸다. 
그 청년은 그녀에게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주었다. "
-p. 331



사람들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그 청년은 자신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비록 그 끝이 죽음일지라도 말이다. 더군다나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고통스럽고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그 청년에게 죽음은 그 모든 고통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인 것이다. 작가는 셉티머스를 통해 전쟁의 트라우마와 상흔 이로 인한 인간성 상실을 보여주며 결국 그 끝이 죽음일 수 밖에 없음을..전쟁이라는 국가와 사회의 억압과 폭력이 인간의 존엄성과 본질을 잃게 할 수 있는지 셉티머스의 삶과 죽음을 통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때론 살다 보면 인생에서 죽고 싶은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죽음을 생각하는 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죽지 못해 산다는 말처럼' 우리의 삶을 살아야 한다. 댈러웨이 부인이 파티에 돌아가고 사람들을 다시 모으는 것처럼 말이다. 

비록 작가는 댈러웨이 부인의 하루를 보여주었지만, 단순히 그 하루만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그 하루 속에 담긴 그 시대를 살았던 여성의 삶과 사유를, 개인이 사회 속에서 맺는 인간 관계,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 등을 보여주어서 깊은 감동을 주고 냉정한 성찰을 하게 한다. 

버지니아 울프가 100년 전 한 여인의 하루에서 찾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준다. 그렇기에 100주년 출간 기념으로 새로운 옷을 입고 나온 소담출판사의 『댈러웨이 부인』이 더욱 더 반갑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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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제주 올레를 만날 시간 - 제주 올레? 마흔에 올래?
안수진 지음 / 부크크(book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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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올레"

안수진 <마흔제주 올레를 만날 시간>을 읽고







"마흔, 나를 위해 올레를 걷다
"


-언어 프로듀서 안수진 작가의 나를 찾기 위한 동행의 시간, 
마흔, 제주 올레를 만날 시간-

 



인생에 있어서 마흔, 인생의 전반기를 지나 후반기에 이르는 나이이며 중년의 삶이 시작되는 나이 마흔!
어렸을 때 '마흔'이란 나이는 굉장히 멀게 느껴졌고, 마흔에 이르면 나는 무엇인가 엄청나게 달라질 줄 알았는데 
과연 지금 나는 어떤 모습일까?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이것이 과연 나의 모습인가? 그 속에서 진짜 나의 모습은 무엇일까? 그래도 이제는 진짜 나의 모습 중 한 가지를 찾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 읽고 쓰고 나누는 것에 진심인 사람 말이다. 그나마 책이 있기에 살아갈 힘이 되고 기쁨이 된다. 

하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문득 궁금해진다. '과연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라며 질문하게 된다. 



'마흔'의 나이는 이처럼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야 되는 시간인 것인가 보다. 이 책 『마흔, 제주 올레를 만날 시간』의 작가 또한 나와 같은 고민을 했었고, 자신을 찾기 위한 시간을 가졌다. 그녀는 자신을 찾기 위해, 자기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 제주 올레를 걸었다.

"나도 그랬다. 마흔에 다다르자 내 자신이 궁금해졌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싶다는 갈망이었다. 주체적으로 살고 싶은 욕망이 내 안에서 강하게 꿈틀거렸다.
그렇게 제주 올레를 걷기 시작했다."
-p. 8, <프롤로그>


그렇다. 작가님의 말대로 나 또한 나의 시선이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세상과의 타협으로 인생을 살아온 것 같다.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정한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그렇게 세상에 떠밀려 살아왔다는 사실을 느낀다. 그렇지만, 나는 과연 나를 찾기 위한 무슨 노력을 했던가? 과연 얼마나 나를 찾기 위한 시간을 가졌던가?  

항상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아이 키우랴, 일하랴, 살림하랴 등 갖가지 핑계를 대면서 그렇게 지금도 이렇게 아무 의미 없이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자신을 찾기 위해, 아이를 맡겨두고, 다니던 직장에도 휴가를 내고 제주 올레를 찾아 묵묵히 올레를 걸었을 그녀를 생각해본다. 과연 어떤 마음으로, 어떤 심정으로 그렇게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힘들게 올레를 걸었는지를 말이다.

처음에는 나를 찾기 위해 나 혼자 걷고, 그러다 친구와 함께 걸으며 함께 하는 기쁨과 우정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되며, 가족과 함께 걸으며 가족과 하나가 되는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을 찾기 위한 시간에서 확장해 나가 친구 더 나아가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찾게 되는 시간까지도 가지게 된다.

남편과 등산을 처음 할 때, 남편에게 물었다. "왜 산을 힘들게 오르는 거냐고?" 나의 그 말에 남편이 나에게 말했다. "그냥"  산에 오르고 싶으니깐."이라고...남편의 그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아마 그녀도 올레를 오르면서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처음에는 왜? 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지만 올레를 걸으면서 올레를 걸으면 좋으니깐..그 자체가 좋으니깐 그렇게 생각이 바뀌었던 것이다.
그것은 내가 책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책이 좋으니깐, 책을 읽고 싶으니깐 책을 읽는 것이다. 

오직 자신의 두 발과 몸을 믿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며 올레를 걸을 때,  오직 이 세상에 자기 자기 자신만 남게 된다. 그럴 때 비로소 홀로 존재하며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오롯이 자기 자신에 집중하며 자기 자신만 생각하게 된다. 비로소 자기 자신을 찾게 되는 것이다.

"내 짐은 내가 짊어지고 갈 뿐이다. 오롯이 스스로 책임지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인류가 혼자서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아이에게 이 시간이 분명 큰 자양분이 될 거라 믿는다.
-p. 96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좋은 날도 있으면 흐린 날도 있고 따뜻한 날도 있으면 추운 날도 있다.
하루에도 날씨가 몇 번씩 바뀌는 제주처럼, 우리 삶도 늘 평탄할 수만은 없다. 그래서 제주가, 올레길이 우리의 인생과 닮아 있다,
-p. 97


점점 더 세상의 속도에 맞추어 정신없이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나의 속도가 아닌 세상의 속도에 맞춰 자꾸만 빨리 가라고, 빨리 가야 한다고 채근하고 서두르는 나를 보게 된다. 


하지만, 인생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오직 완주만 있을 뿐이다. 그녀가 올레길 26코스를 완주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인생에는 이정표가 필요하다.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고 바른 길로 향하도록 도와주는 이정표 말이다(p. 122) 라는 말처럼 나에게도 이정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녀처럼 나를 찾아갈 시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기가 없어서 갖가지 핑계를 대며 미루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용기를 내 본다. 다시 '나를 찾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다짐해본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나도 그녀처럼 나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녀처럼, 우선 혼자서, 다음으로 친구와 함께,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말이다. 

이 자리를 빌어 자신을 찾기 위해 올레를 묵묵히 걸으며 그 힘든 시간을 견디며 결국 완주라는 목표를 이룬 그녀의 용기와 행동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서평단 자격으로 저자 안수진 ( @mind_dribook )님께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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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소담 클래식 3
제인 오스틴 지음, 임병윤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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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로맨스 고전의 정석"

제인 오스틴의<오만과 편견 읽고



"남의 눈을 가리는 오만

내 눈을 가리는 편견"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 기념 출간
간결하고 정확한 번역의 소담클래식으로 보는 <오만과 편견>-



"누구나 사랑은 자연스럽게 시작할 수 있지.

아주 조그만 감정만으로도 충분한 거야"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수 없게 만든다."

한 사람에 대한 편견과 남에게 보이는 오만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
그 편견이 자신의 눈을 가리고, 내가 남에게 보이는 오만이 남의 눈을 가리는지

아마 이 책 『오만과 편견』처럼 잘 표현한 작품이 있을까? 한 사람에 대한 편견과 한 사람이 보이는 오만한 모습이 사랑조차 방해하고 진실된 마음과 사랑을 왜곡 시키는지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느끼게 된다. 특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과 편견이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잘못된 판단을 이끄는지 일상에서 많이 목격하게 된다.


이 책은 제인 오스틴의 명작이고 현대까지 이어지는 로맨스 고전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처음에 이 책은 나에게 결코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이었다. 사랑과 결혼이라는 주제를 다룬 다른 로맨스 소설과는 달리 사랑보다는 편견과 오만이 얼마나 한 사람에 대한 인식과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 주었다. 작가는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화들을 다루면서 그들의 심리와 생각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었다.


"상당한 재력을 갖춘 미혼의 남자라면 틀림없이 결혼을 원할 것이라는 사실에는 누구나 다 고개를 끄덕거릴 것이다."
라고 말하며 이 책은 시작한다. 이 첫 문장을 통해 작가는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방향과 사회적 인식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로맨스 소설과 달리 이 책의 중심 주제는 사랑이 아닌 결혼이다. 그 당시 결혼에 대한 인식이 어떠했는지, 결혼하기 위해, 결혼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과 과정이 필요했는지 등 그 당시 사회적, 역사적 상황과 맞물려 다루고 있다.


"결혼은 교양은 있지만 재산은 없는 젊은 여성에게는 품위를 잃지 않고 할 수 있는 유명한 생계준비고 그 행복은 장담할 수 없다 하더라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상의 대비책이었다."


결혼이란 무엇일까? 사랑의 결말이 과연 결혼인 것일까? 지금은 연애 결혼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그 당시 제인 오스틴이 살았던 그 당시에는 결혼에 대한 인식은 어땠을까? 이 책은 리전시 시대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조지 3세 말년  병든 아버지를 대신해 조지 4세가 섭정을 하던 시기, 미국에서는 독립전쟁이 일어나고 프랑스에는 나폴레옹이 등장해 영국에 선전포고를 하던 혼란했던 시기에 영국 교외에 거주하는 베넷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베넷가는 상류층은 아닌 젠트리 계급이어서 생계 걱정을 하지 않고 여유롭게 생활하며 넉넉한 재산을 지닌 가문이었다. 하지만 아들이 없는 관계로 베넷 씨가 사망하면 모든 재산은 가까운 남자 친척인 사촌 콜린스에게 넘어가게 되고 딸들은 살 곳을 잃게 된다. 그렇기에 베넷 부인은 다섯 명의 딸들의 불투명한 미래를 보장 받기 위해 결혼에 더욱 매달리게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섯 딸은 각기 다양한 성격과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흥미로웠다. 맏딸인 다정하고 착하고 온화한 성품을 가진 제인, 둘째인 총명하지만 다소 솔직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엘리자베스, 게으르고 허영심이 강한 리디아, 아무 생각없이 리디아 행동만 따라하고 리디아와 나쁜 행동을 배우는 키티, 사교 생활보다 책을 읽으며 혼자 사색에 빠지는 것을 좋아하는 메리 , 이 다섯 명의 딸 중에서 나에게 가장 돋보이고 인상적인 인물은 둘째인 엘리자베스였다. 


처음에는 너무 솔직해서 돌직구를 날리고 깐깐한 엘리자베스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고 비호감의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의 오만하고 거만한 모습에 편견을 가져서 그를 잘못 판단한 것처럼, 나 역시 예민하고 도도한 엘리자베스의 모습에 편견을 가지고 그녀를 잘못 판단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언니인 제인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그녀 주변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에서 그녀의 진정한 매력과 다정다감한 그녀의 진심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다아시에 대한 첫 인상 또한 엘리자베스의 시각에 따라 정해져서 나 또한 다아시를 무뚝뚝하고 냉정하고 오만한 남자로 생각하게 되었다. 이야기의 화자가 주로 엘리자베스였기에 그녀의 시선과 생각에 좌우되고 판단할 수 밖에 없었다.

오만이 다른 사람의 눈을 가리고, 편견이 내 눈을 가리는지를 작가는 엘리자베스의 편견이 다아시의 사랑에 대한 거부와 진심을 오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세상 사람들은 그의 재력과 지위에 눈이 멀었거나 아니면 그의 도도하고 고압적인 태도에 압도되어, 결국 그가 원하는 대로 그를 평가할 뿐이니까요."
-p. 121



재력과 지위에 눈이 멀고 도도하고 오만한 모습에 압도되면, 우리는 편견을 가지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 사실은 사랑과 결혼에 있어서도 통하는 진리인 것이다.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사랑과 결혼을 통해 우리는 사랑 또한 오만에 의해, 편견에 의해 사랑을 왜곡 시키고 변질 시키며 사랑하는 마음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게 한다.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의 편지를 받고 그 편지 속에 담긴 다아시의 진심을 보고 깨닫게 된다. 자신이 다아시를 편견에 가득한 눈으로 보고 있음을, 그 편견에 의해 다아시를 오만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말이다. 또한 다아시도 엘리자베스의 거절에 오만했으며 자신의 재력과 신분이 그런 오만을 부추기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오만한 남자, 그 남자를 보며 편견에 사로잡힌 여자가 그 모든 장애물이 없어지자. 드디어 서로가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서로의 단점이자 약점이 사라진 후, 그들은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행복한 결말에 이르게 된다.


오만과 편견에서 존중과 사랑에 이르기까지 그 긴 과정이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 속에서 펼쳐진다. 비록 분량이 많긴 하지만,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와 사건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또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빙리와 제인이 결혼하게 될 지 등 다양한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쉴새없이 책장을 넘기게 된다.


어떻게 이렇게 남녀의 심리를 잘 파악했는지, 어떻게 이런 섬세한 심리묘사가 가능했는지. 대화와 편지들을 통해 전해지는 인물들의 감정과 그 변화도 너무 인상적이다.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소담클래식 『오만과 편견』이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로맨스 고전이라고 명명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이 책 덕분에 다시금 제인 오스틴과 그 명작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다시 읽고 그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너무나 뜻 깊었던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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