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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잘 보일 필요는 없다 - 좋은 사람과 만만한 사람 사이에서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관계 심리학
함광성 지음 / 웨일북 / 2022년 8월
평점 :
" 남에게 맞추는 삶을 벗어나기 위한 심리 연습"
함광성의 <모두에게 잘 보일 필요는 없다>를 읽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908/pimg_7526911563551979.jpg)
"처음 보는 사람의 눈치는 보면서
왜 내 눈치는 보지 않나요?"
-강박적 배려, 타인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관계를 맺는 법-
우리는 지금까지 '배려는 미덕'이라고 배워왔고,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이 성숙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해왔다. 타인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챙기면 '자신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비난을 받곤 했다. 그런데 정말 항상 나보다는 타인을 배려하면서 살아야 할까. 자신을 먼저 챙기고, 자신을 먼저 생각하면 비난받아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죄책감과 수치심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오히려 타인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 미덕이 아닌 강박이 된 것은 아닐까.
요즘 인간 관계로 인해 쉽게 지치고 힘들어하는 것 같다. 아이들과의 관계,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등 내가 맺고 있는 인간 관계들이 때론 버겁게 느껴진다. 나 또한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교육받아온 세대라 나를 먼저 챙기고 생각하는 것이 왠지 잘못된 행동같이 느껴진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유교 사상에 젖어 있어서 더욱더 그런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는 강박적으로, 습관적으로 타인을 배려하다 보면 정작 나를 배려하는 방법을 점점 잊어버리게 된다고 이 책 『모두에게 잘 보일 필요는 없다』의 저자이자 상담 심리 전문가 함광성씨는 말한다. 이 책은 저자의 말대로 남 탓보다는 내 탓이 자연스럽고 습관적인 자책으로 자신을 스스로 괴롭히는 사람들, 즉 타인에게는 따뜻하고 관대하지만 나에게는 차갑고 엄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저자의 이 말을 듣고 가슴이 뜨끔했다. 마치 저자가 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했다. 나도 또한 그런 타입인 것 같고, 그래서 남에게는 관대하고 친절하지만, 나 자신에게는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나를 스스로 괴롭히고 있다. 그래서 저자가 하는 이야기가 공감이 가고 그가 제시하는 솔루션이 마음에 와닿았다.
저자는 남에게 맞추는 삶, 내 탓만 하는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죄책감과 수치심에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아마 누구나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떤 문제 상황이 발생했는데 마치 그 문제 발생의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것 같고, 내 잘못인 것 같이 느껴질 때는 없는가. 그리고 우리는 지나치게 모든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하고 있지 않나.정작 나 자신은 미워하고 예쁘게 봐주지 못하면서 말이다.
“나 역시도 늘 남에게는 관대하지만 나에게는 엄격했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자꾸 내 탓을 하느라 바빴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는 죄송하다는 말을 밥 먹듯이 하고 살았다. 무엇보다 내가 나를 잘 봐주지는 않으면서,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쓰고 살았다.”
-저자의 말-
저자 또한 남에게 맞추는 삶을 살아왔고, 자신의 탓을 하기에 바빴고, 죄책감에 많이 시달렸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프롤로그에서 밝힌 저자의 솔직한 고백을 통해 나 또한 그렇게 살아왔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지금까지 인식하지 못하고, 어쩌면 당연한듯이 여겨왔던 남에게 맞추었던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타인을 배려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교육받고 사회화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그런 사람을 미덕이 있고 성숙한 사람이라고 칭송해왔고, 그런 사람이 되라고 강요해왔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1장에서는 죄책감과 수치심이 우리 삶을 얼마나 괴롭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2장을 통해 이러한 죄책감과 수치심이 어디서부터 비롯되는지 말해준다.
이러한 죄책감과 수치심을 줄이기 위해서 어떤 마음 가짐을 가져야하는지에 대해 3장에서 말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5가지 방법들 중에서 첫 번째 방법인 '문제로부터 나를 분리하는 방법'이 지금 내 상황 속에서 가장 필요한 것 같다. 보통 우리는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마치 나의 문제, 나의 책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가 심각하면 마치 내가 잘못해서 그렇게 된 것 같이 느껴진다. 이에 대해 저자는 자신을 '이상한 나'로 스스로 정의해버리는 것은 본인을 셀프로 문제아로 낙인찍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내가 뭔가를 잘못하면 자신을 더 심하게 자책하고 비난하게 된다. 무엇보다 나의 실수나 잘못에 대해 '그럴 수도 있지' 라며 스스로 위로를 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와 나를 분리해보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다. 나의 노력으로 가능한 일도 있지만, 나의 노력과 상관없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내 능력 밖의 일도 있을 수 있는 법이다.
저자는 수년 간 다정하고 세심한 상담가로 내담자들과 상담하면서 그들의 마음을 살펴보고 치유해주는 일을 담당해왔다. 저자는 저자의 내담 경험과 심리학 이론들이 잘 결합하여 효과적인 심리 솔류션을 제시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죄책감과 수치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를 존중하는 마음, 나를 있는 그대로 보고 사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관심의 초점을 남이 아닌 나에게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알아차림은 내 마음 속 내비게이션을 작동시킨다.
죄책감과 수치심은 우리를 자꾸만 미루게 한다.
이 책을 통해서 남이 아닌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저자가 제시하는 효과적인 심리 솔루션을 당신의 문제 상황에도 적용해보면서 남에게 맞추고, 지나치게 남을 배려하는 삶에서 벗어나 보면 어떨까.
"Fake it till you make it!"
이라는 말처럼 자존감이 높아질 때까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인 척 해보면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진정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면서 당신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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