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지평선 - 우리가 우주에 관해 아는 것들, 그리고 영원히 알 수 없는 것들
아메데오 발비 지음, 김현주 옮김, 황호성 감수 / 북인어박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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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지평선』 의미심장한 제목이다. 인류는 늘 지평선 너머를 보고 싶어 했고 대륙과 대항을 넘나들며 탐험을 멈추지 않았다. 제목인 마지막 지평선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마지막 탐험지에 대한 열망이자 도전의 역사를 담은 제목이다.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딛은지 50여 년이 지나고 화성 탐사와 정착을 꿈꾸는 지금도 우주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인류는 오래전부터 하늘을 바라보며 별의 위치를 찾았고 우주의 신비를 파헤쳤다. 생각해 보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우주탐사는 대륙의 탐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지식과 기술, 비용과 인내가 필요한 분야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우주에 대한 관심이 전문가의 영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왜냐면 우리 모두 별의 일부분이고 우주는 우리 삶의 시작이자 터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너무 많이 회자되어 진부하다고 말하면서도 우리는 별이 남긴 먼지임을 강조한다. 끝도 없이 광활한 우주의 잔재가 모여 나를 만들었다고 하면 존재 자체가 대단하게 느껴지고 그럴수록 우주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진다. 책은 그런 일반인들도 우주에 대한 궁금증을 채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빅뱅, 허블상수, 우주상수, 일반상대성이론, 특수상대성이론 등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이론들을 설명하며 우주에 관해 갖는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설명한다.




137억년의 역사에서 겨우 백년을 사는 인간이 우주의 신비를 다 알 수는 없지만 관심을 가지고 하늘을 쳐다보는 한, 언젠가는 인류의 마지막 지평선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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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
강형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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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를 만든 근원이자 총합인 문화유산. 우리나라에도 기념비적이고 뛰어난 예술성으로 후대에 남겨야 할 문화유산들이 많다. 그러나 문화유산의 중요성은 알지만 현실에서는 늘 경제논리에 밀리곤 한다. 문화재 고도제한을 어기고 아파트를 건설하고 비전문가들이 세계 최대로 알려진 경남 김해 구산동 지석묘(고인돌·경남도 기념물) 훼손했다는 등의 뉴스를 접할 때면 당장의 이익에만 급급해 긴 안목으로 문화의 가치를 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과거가 없다면 현재도 존재할 수 없고 미래도 기약할 수 없는 법. 경제논리를 넘어 문화재의 가치를 낡은 옛날 것이 아닌 '문화'그 자체로 바라봐야하지 않을까.



『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은 Visual History of Korea 프로젝트의 60여 개 문화유산 가운데 25개를 엄선하여 ‘세계가 기억할 빛나는 한국의 유산(유네스코 등재 유산)’과 ‘한국의 찬란한 역사를 품은 유산’, ‘한국의 고유함을 오롯이 새긴 유산’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흔히 문화유산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유형의 유산을 물론. 자연물과 인물, 천연기념물까지 포함하고 있어 문화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다.

40여 년 넘게 미국에서 살아온 저자의 눈에 비친 한국의 역사와 문화는 외부인과 내부인의 시선을 모두 간직하고 있어 익숙하지만 우리가 이전에 보지 못한 여러 시선들을 사진에 담아낸다.

전곡리 주먹 도끼를 보자. 누구나 한 번씩은 역사 교과서를 통해 봤을 테지만 사진 속 돌도끼는 마치 예술작품같이 아름답다. 그리고 역사적 가치는 더 놀랍다.


1978년 연천 전곡리에서 주먹 도끼가 발견되기 전까지 돌도끼는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만 발견되었던 터라 당시의 발견이 가지는 역사적 가치가 컸고 우리의 구석기 문화가 얼마나 발전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임을 알게 됐다. 현대인의 시선으로 보면 단순한 돌도끼처럼 보이겠지만 도구의 개념을 습득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발전임을 간과하면 안 된다.



강렬한 사진이 시선을 사로잡는 책이다. 문화재들은 늘 정면에서 찍은 전체 사진으로만 접해왔는데 부분을 강조한 사진을 통해 우리 문화의 섬세함과 정교함에 감탄이 터진다.


자연과 풍속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다. 이건 오랜 외국 생활을 해온 작가의 관점이 더해져 그런 것 같다. 너무 익숙해 그 의미를 잊고 있었음을 깨닫는 시간을 되었다.


생생하고 아름다운 책이다. 우리 안에 내재된 뛰어난 예술성과 지식의 결정체를 만나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시선으로 먼저 놀라고 그 의미를 곱씹어 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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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묻고 지혜가 답하다 - 내 안의 문제 해결을 위해 고전과 마주하는 시간 EBS CLASS ⓔ
전근룡 지음 / EBS BOOKS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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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묻고 지혜가 답하다』

제목이 좋다. 살다 보면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는데 똑똑한 사람은 많아도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때로는 지식을 지혜로 착각하곤 하는데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경험이 쌓이지 않은 지식은 그저 아는 것이 많은 것에 불과하다. 지식을 넘어 실생활에 도움이 되고 나를 더 성숙한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지혜. 어떻게 배우고 쌓을 수 있을까.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는 시대와 문화권에 국한되지 않고 삶의 지혜와 가르침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읽는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고전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그저 옛날이야기에 불과해 여러 번 읽어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지루하고 어려운 책이 되기 쉬운데 저자는 그 고전을 잃고 어떤 가르침을 받을 수 있을지를 알려준다.


현자들은 경청과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생각만큼 질문이 쉽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질문 자체가 어렵고 잘못된 질문을 하면 창피를 당하거나 질문자의 지식의 한계가 드러날까 두려워해 질문 자체를 꺼린다.


그러나 "질문은 답보다 중요하다"라는 말처럼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담고있기에 질문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용기와 태도가 필요하다. 유대인처럼 어릴 적부터 질문하는 '하브루타'(havruta)방식의 교육을 받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는 고전 속 인물들을 통해 질문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자신의 능력으로 조직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하수이고, 타인의 힘을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은 중수이며, 타인의 지혜를 이용하는 사람은 상수(上手)이다. - 한비자(24쪽)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혼자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음에도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고 과시하는 데만 열심인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진정한 능력을 갖춘 사람의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해 배우게 된다. 혼자가 아닌 함께.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자세를 낮추고 경청을 통해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지. 진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를 만나게 된다.

듣고 질문하라. 성공하는 삶을 위한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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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뮤지컬 - 전율의 기억, 명작 뮤지컬 속 명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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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코로나 여파에도 작년 뮤지컬계는 최대의 기록했다. 유명 배우와 가수들이 뮤지컬계로 진출하고 뮤지컬 배우들도 대중매체에 출연하는 빈도가 많아지면서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다. 반면 뮤지컬을 보고 싶어도 시간적, 경제적 제약이 커 원하는 만큼 보기란 쉽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개막 몇 달 전에 티켓팅을 시작하고 때로는 개막 전에 마지막 회차까지 티켓팅이 끝나는 경우도 있는 데다 캐스팅도 해외처럼 원 캐스팅이 아닌 더블, 트리플, 쿼트러블인 경우가 많아 선택이 쉽지 않다.

뮤지컬을 보러 간다고 하자. 어떤 기준으로 뮤지컬을 선택할까. 뮤지컬에 익숙한 관객들이라면 몰라도 낯선 스토리와 배우들이 출연하는 뮤지컬을 선뜻 예매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한 번쯤 들어본 제목 혹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접해본 이야기, 유명한 배우가 출연 여부 등이 선택 기준이 되곤 한다. 그러나 유명하다고 다 취향에 맞는지는 알 수 없는 법. 시간과 비용을 들여 모처럼 보러 간 공연이 취향에 맞지 않으면 뮤지컬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도 있기에 사전 공부가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런 관객들을 위한 책으로 뮤지컬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도 〈노트르담 드 파리〉, 〈맘마 미아〉, 〈빌리 엘리엇〉, 〈아이다〉,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 등. 널리 알려진 뮤지컬을 포함해 감동과 희열을 주는 뮤지컬 30편을 소개한다.

작품들을 주제별로 나눠 큰 줄거리를 소개하고 중요 넘버들을 소개하고 마지막 장에는 QR코드를 통해 글로 접한 내용들이 어떻게 노래로 표현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뮤지컬에 익숙하지 않으면 뮤지컬 넘버가 잘 들리지 않는다. 특히 합창은 가사를 알아듣기가 더 어렵다. 그럴 때는 미리 가사를 숙지하고 가면 좋다.

줄거리를 몰라도 일단 귀에 익은 넘버가 나오면 반갑고 집중도 잘 되기 때문에, 가능한 어떤 작품을 보는지, 줄거리는 어떤지, 어떤 넘버들이 유명한지. 대략적으로 알고 가면 아는 만큼 더 많이 볼 수 있기에 꼭 영상을 꼭 확인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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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식물 상자 - 수많은 식물과 인간의 열망을 싣고 세계를 횡단한 워디언 케이스 이야기
루크 키오 지음, 정지호 옮김 / 푸른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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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드 브리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멸망 그 이후(Life After People)〉는 어느 날 갑자기 인류가 문명의 흔적만 남겨놓은 채 다 사라져버리면, 인류가 이룩한 문명은 어떻게 되는지를 담고 있다. 인간이 사라진 지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생물이 번창하여 문명의 모든 흔적을 덮어버린다. 다큐 속 식물의 강한 생명력을 보며 식물은 '세상의 은밀한 지배자'라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게 됐다.


사실 식물이 없었다면 인류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존재한다 한들, 지구는 생존조차 어려운 환경이었을 것이다. 많은 학자들이 인류 위기의 해법을 식물의 생존전략에서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래뿐 아니라 과거부터 인류는 식물을 통해 많은 지식과 경험을 습득했다. 신대륙을 찾아 나선 서구 열강들은 새로운 땅에 서식하는 식물에 관심을 가지지 시작했지만 본국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의사이자 아마추어 박물학자인 워드는 밀페된 유리상자에서 물 없이도 장기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직접 이를 입증하기 위해 양치류와 이끼, 풀을 담은 상자를 런던에서 호주 시드니로 보내고, 다시 시드니에 자생하는 식물을 담아 런던으로 보내는 실험을 시작한다.


놀랍게도 물 한 방울 없이도 몇 달 동안 생생하게 유리상자 속 생물은 죽지 않고 살아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이른바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식물 상자'인 워디언 케이스를 발명하게 된다. 이 케이스의 발명은 전 세계 환경 작동 방식의 큰 변화의 시작이었고, 이전에는 옮기지 못했던 수많은 식물종들이 대륙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게 된다.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식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습득하고 해외의 다양한 식물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던 워드는 우연히 밀폐된 유리상자에서 식물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보통 위대한 발견이나 발명자를 보면 전공분야가 아닌 경우들이 있는데 워드도 그런 경우였다. 다른 분야에 대한 결과가 의도치 않은 결과를 가져오고 세계사에까지 영향을 준 것을 보면 역사의 흥미롭다.


식물에 관심이 많아 식물의 이동에 대한 책들도 여러 권 읽었는데 사람의 노력이 개입된 경우는 워디언케이스가 처음이라 더 흥미롭게 읽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눈여겨볼 것은 워디언 케이스의 밀폐 기술뿐 아니라 단순한 상자가 아니라 식물과 식물 이외의 부산물까지 함께 운반한 상자라는 점이다. 식물이 원래 뿌리를 내린 땅의 흙까지 함께 운반한다는 것에서 식물을 바라보는 워드의 관점까지 엿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 좋았다.


물론 모든 식물들이 성공적으로 새로운 땅에 정착한 건 아니었고 워디온 케이스도 박물관의 한구석에서 잊혔지만 작은 관심이 이렇게 우리가 다시 워디언 케이스를 만나게 된 것처럼, 작은 관심이 부른 큰 변화를 눈여겨보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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