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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제국 - 몸과 마음을 지배하는 감각의 모든 과학
문동현.이재구.안지은 지음 / 생각의길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각(感覺) : 눈, 코, 귀, 혀, 살갗을 통하여 바깥의 어떤 자극을 알아차림. (네이버국어사전)

감각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물론 고통을 느끼는 것은 그리 즐거운 일이 아니지만, 아침에 눈을 떠 잠자리에 드는 시간(잠을 자는 순간까지도)까지...우리의 몸은 모든 기관들을 통해 세상을 느끼고 경험한다. 어릴 적에는 놀다가 넘어지거나 다치는 일들이 많아 고통을 느끼지 못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있기도 했는 데, 책을 통해 그것이 축복보다는 고통이라는 것을 알고나니 감각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스러울 정도다.

총 3부로 구성된 책은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맡고, 혀로 맛보고, 피부로 느끼는 촉각과 같은 생물학적인 감각을 포함해 인간만이 느끼는 공감각까지 포함한 모든 감각을 다룬다. 

1부에서는 선천적으로 감각이 예민한 사람들에 대한 사례들로 감각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일상의 많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무통각증 환자를 포함해 모든 감각이 고통인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무한증과 같은 사례들을 통해 감각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게되면 삶 자체가 불편하게 되는지를 통해 감각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2부 감각의 우주에서는 감각의 중추인 뇌의 기능에 대해 알려준다. 1장에서 언급한 비정상적인 감각과 2부의 뇌의 기능을 통해 감각이란 몸과 정신이 균형을 이루어야만 온전히 느끼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그때부터 질병의 형태가 되버리기 때문이다. 

3부에서는 호모 사피엔스만이 느끼는 감각과 공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의 뇌는 용량과 에너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공감 능력이 필요한 쪽으로 진화했다고 한다. 혼자가 아닌 집단을 이루어 살기 떄문에 가능한 능력이라고 본다. 나무가 생존하기 위해 숲은 이루며 사는 것처럼 말이다. 책에는 사람의 눈을 보면서 그 사람의 정서상태를 맞추어보라는 예시가 있다. 생각보다 감정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은데. 책은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공감하는 능력은 생존을 결정짓는 도구라고까지 말한다. 사회생활을 잘하려면 어느 정도의 포커페이스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공감능력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장이다. 
분명한 것은 앞서 언급한 신체적인 감각처럼 정서적 감각 또한 어느 정도의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 범죄자가 많다는 것은 그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산소가 없으면 살 수 없지만, 평소에는 산소의 중요성을 모르고 살 듯, 감각도 마찬가지다. 작은 자극에도 불평을 하고 하는 데,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평소에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감각의 중요성과 기능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매 순간 외부로부터 받는 자극을 느끼고 경험하는 것. 바로 건강한 삶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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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마더스
도리스 레싱 지음, 강수정 옮김 / 예담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단편집의 첫번 째 이야기인 <그랜드 마더스>는 몇년 전 파격적인 내용으로 화제가 된 앤 폰테인 감독의 영화<투 마더스>의 원작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매처럼 늘 함께였던 릴과 로즈가 상대방의 아들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은 과연 사랑이라는 미명아래 과연 도덕적인 잣대는 어디까지 허용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화제가 되었다. 그래서 원작에서는 어떤 사랑을 그려내는 지 궁금했다. 

원작은 소설과는 조금은 다른 관계를 담아낸다. 우선 릴과 로즈의 관계다. 두 사람은 단짝친구를 넘어 오직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다. 그녀들의 관계는 릴의 남편의 죽음과 로즈의 남편이 집을 떠나면서 변화가 생긴다. 남편의 부재를 그녀들의 아들인 이안과 톰이 채운 것이다. 문제는 그들의 관계가 친한 관계를 넘어 연인이라는 것이다. 친구의 아들과 친구의 엄마에서 연인이 된 이안과 로즈, 릴과 톰. 세상의 관점에서는 쉽게 용인되기 어려운 관계다. 단지 나이차 때문이 아니다. 친구의 엄마나 아빠에게 사랑을 느끼는 설정은 다른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종종 접하는 소재다. 이들의 관계가 특이한 것은 사랑하는 관계를 넘어 서로의 엄마를, 서로의 아들을 나눈다는 것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안에서 말이다. 그렇기에 이안과 톰이 서로의 가정을 가지면서 관계는 일단락된다. 하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 결국 네 사람의 관계는 새로운 

두 번째 이야기인 '빅토리아와 스테이브니가'는 흑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던 시절, 흑인인 빅토리아는 스테이브니 가에서 일을 시작함녀서 난생 처음 백인의 생활을 경험한다. 이모의 손에서 방임하다시피 키워져 체구도 또래 아이들보다 작은 아이였지만, 사회적 편견에 맞서 살아온 빅토리아. 하지만 엄마가 된 그녀는 아이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딸 메리를 아빠에게 보낸다. 흑인과 백인의 혼열인 메리가 과연 빅토리가 겪어온 차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첫번째 이야기인 '그랜드 마더스'에 이어 사회적 편견에 도전(?)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맥락을 가진다. 

세 번째 이야기는 '그것의 이유'는 '성형공화국'이라 불리 울 만큼 외모지상주의에 물든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눈여겨보아야하는 이야기다. 존재하지 않았던 어느 나라. 현명하게 나라를 다스리던 데스트라가 죽자 후계자를 뽑아야 하는 12인 위원회는 차기 지도자로 데로드를 뽑는다. 그러나 데로드는 나라를 파국으로 이끌고 세월이 흘러 데로드가 지도자로 선택된 이유는 그가 현명하거나 지도자의 자질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그의 아름다운 외모때문이었다. 선거철인 요즘. 수 많은 정치신인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의 능력보다 먼저 관심을 끄는 것은 후보자들의 외모다. 후보의 입에서 나오는 공약이나 정치철학보다 외모에 초점을 두는 현실에서 12인의 위원회와 같은 바보같은 판단을 하지 않는다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마지막 이야기 '러브 차일드'는 군인인 제임스와 유부녀 대프니와의 열병과 같은 짧은 사랑을 다룬다. 여행지에서 만난 짧은 사랑처럼 잠시 스쳐간 사랑이었지만 그 강렬함은 제임스의 마음에 오랫동안 자리잡는다. 하지만 원한다고해서 모든 사랑이 이루어지지는 않는 법. 또한 지우개로 지우듯 마음 속에서 지워버릴 수도 없는 법이다. 평생을 마음 속에 간직한 사랑을 그리워하는 제임스와 그런 남편을 묵묵히 바라보는 아내. 
참 사랑이라는 것이 뭔지....이토록 여러 사람들의 삶을 뒤흔드는 것일까....조금은 안타깝고 답답하다. 

소설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랑과 가족의 모습을 담아낸다.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이야기들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러 형태의 사랑을 보며 과연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또한 사랑이라는 말로 모든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 각양각색이든 사랑의 형태도 다양하다는 것이다. 동화 속 사랑처럼 달콤하고 아름답지는 않아도. 그래 이런 사랑도 존재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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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뉴욕
E. B. 화이트 지음, 권상미 옮김 / 숲속여우비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뉴욕은 예술과 상업, 스포츠, 경제와 엔터테인먼트의 응축체로 인종의 용광로라 불리우는 도시다. 그만큼 다양성이 공존하는 도시라는 말이다. 가족이 뉴욕에 살기에 시간이 날 때마다 뉴욕을 방문하곤 하는 데, 갈 때마다 도시가 주는 느낌은 매번 새롭다. 가장 좋은 것은 지도 한장만으로 도시를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도 뉴욕을 여행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지하철만 보더라고 한글표지판이 있는 우리나라보다 뉴욕 지하철이 환승이나 출구 찾기가 더 쉽다. 복잡해보이지만 도시 곳곳에 미술관과 도서관, 작은 가게들이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뉴욕의 매력은 어떤 것일까, 현지인이 아닌 이방인의 눈에 비친 뉴욕이 궁금하다. 

이 책은 「샬롯의 거미줄」의 작가인 E. B. 화이트가 뉴욕에 가서 묵으면서 뉴욕에 대해 쓴 책이다. 책이 씌여진 때가 1948년이니 68년전이니 분명 지금의 뉴욕과는 많이 다른 모습일 때지만, 도시자체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뉴욕을 '속도와 속성'이 재능인 도시, 뉴욕(p68)이라고 정의한다. 속도와 속성에 재능을 가진 도시라. 도시 자체가 살아있다는 역동성이 느껴진다. 

뉴욕하면 도시가 가진 여러 모습과 함께 뉴요커가 떠오른다. 뉴욕을 다룬 여행서적을 보면 뉴요커 되기~라는 제목들을 많이 보는데. 파리지앵와 뉴요커~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를 가진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 아닌가. 저자는 뉴욕의 풍경을 만드는 사람들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뉴욕 토박이들, 타지에서 뉴욕으로 이주 한 정착민들, 그리고 뉴욕 근교에서 출되근하는 사람들이 그들로, 토박이들은 도시에 경고함과 연속성을 주고, 정착민들은 도시에 열정을 붙어넣는다고 한다. 

'다들 첫 사랑의 강렬한 흥분으로 뉴욕을 포용하고, 모험가의 생기있는 눈으로 뉴욕을 흡수하며, 컨솔러데이티드 에디슨이 작아 보일 만큼의 열과 빛을 발산한다.' (P29) 
마음에 드는 문장이다. 어느 건축가는 이런 말을 했다. 도시의 이미지는 이상한 건물 하나 지어놓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 사람들이 모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문화가 녹아들 때 비로서 완성되는 것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말은 어떤 건물이나 명소보다 뉴욕을 잘 정의하는 말이다. 

책은 얇은 분량에도 뉴욕에 대한 저자의 느낌이 잘 담겨져 있다. 저자가 밝고 온 도시의 풍경은 많이 달라졌겠지만, 뉴욕이 주는 '느낌' 그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토박이와 정착민, 여행자가 함께 어우려져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도시, 그 도시로 다시 떠나보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고, 어떤 추억을 쌓게 될까~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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