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외국인과 스몰토크 - 상대의 마음을 여는 4단계 대화법
Mr.Sun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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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을 만나면 가장 많이 하는 게 스몰토크다. 예를 들어 공항이나 병원 로비에 앉아서 차례를 기다릴 때. 자연스럽게 날씨 이야기나 방문 이유를 묻곤 한다. 얼마 전에는 공연장 로비에서 옆자리에 앉은 관객과 극장시설에 대한 열띤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스몰토크. 공통의 관심사와 일상에 대해 소소하게 나누는 대화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긴장을 풀어준다. 그런데 외국인과도 그런 스몰토크가 가능할까?


사실 이 질문은 바램을 담은 말이기도 하다. 외국인과도 자연스럽게 스몰토크를 나눌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영어회화학원에 다닐 때, 짝을 이뤄 대화를 시작하는데 대부분 교재에 나온 주제들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주말에 뭐 했어요? 오늘 뭐 할 예정이냐는 식의 뻔한 내용들이다. 대부분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내국인끼리도 외국어로 대화가 이럴진대 외국인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려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책은 무작정 말을 걸기보다는 상대의 상태를 먼저 살피고, 상황에 맞는 질문을 미리 발견하며 대화에 맞기며 공통의 관심사를 발견할 것을 제안한다. 버스정류장, 지하철, 식당, 카페, 마트. 공항과 비행기 등 장소별로 스몰 토크를 시작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각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외국인은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과도 어떻게 대화를 시작하면 좋을지 배울 수 있는 탑들이 소개된다.


물론 외국어인 영어라 배우고 익혀야 하는 표현들은 많지만 그간 그 많은 공부를 하면서도 대화다운 대화를 시작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면서 표현들을 배워나갔다.

상대방을 살피고, 배려하여 대화를 해야 시작하는 대화의 기본과 다양한 영어 표현까지 한 번에 배울 수 있고 귀여운 일러스트레이션과 카툰 방식이라 부담스럽지 않게 영어 표현들을 배울 수 있다. 학생들과 영어 초보자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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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은 노래한다
엘리 라킨 지음, 김현수 옮김 / 문학사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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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리틀 리버에 사는 열여섯 에이프릴 사위키. 엄마는 그녀가 어릴 때 가족을 떠났고 아빠는 애인 아이린과 함께 살며 애인의 아빠에게 최고의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정작 친딸 에이프릴은 도박으로 딴 캠핑카에서 홀로 지낸다. 아직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지만 그녀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아빠의 전 여자친구인 마고 아줌마뿐이다. 하지만 음악이 있기에 외롭지는 않다.

독립을 위해 고분분투하던 에이프릴은 운 좋게 클럽에서 노래할 기회를 얻지만 생일 선물로 받은 기타를 아빠가 부숴버리자 아이린의 차를 훔쳐 무작정 집을 나온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까. 목적지가 없던 에이프릴은 이타카에 잠시 멈추고 캠핑장에서 지내며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추운 차 안에서 히터에 의존해 잠을 자며 생존을 위해 고분분투하고 '데카당스'란 카페에 취직해 조금씩 숨을 쉬기 시작한다.


그곳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느끼기 시작하지만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소속감에 불안감이 앞선다. 카페 손님으로 만난 애덤은 자신의 과거 경험이 떠올라 에이프릴에게 친절을 베풀지만 부모의 영향 때문인지 좀처럼 마음을 주지 못한다. 하기야 엄마의 이름을 전화번호부에서 찾아야 하는 소녀가 누군가에게 쉽게 마음을 줄 수 있을까. 그렇게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에이프릴을 방황을 계속한다.

보통의 해피엔딩을 다룬 작품이라면 그녀의 재능을 발견한 의인이나 백마 탄 왕자님이 등장하겠지만 소설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녀의 인생을 한 번에 바꿔줄 누군가는 나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하고 회피가 아닌 직시를 통해서만 해결되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이프릴은 자신들의 부모와는 다른 선택을 한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방치됐지만 에이프릴은 방황의 끝에서 자신만의 경험과 판단으로 가족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 선택이 옳고 그르다의 판단은 누구의 몫도 아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에이프릴은 무책임한 부모들과는 분명 다른 가족을 만들 용기를 냈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녀가 부르는 삶의 노래에는 어떤 선율로 채워질지 그녀의 성장을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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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와 오류의 세계사 - 딱딱한 뇌를 말랑말랑하게 풀어주는 역사 기행
소피 스털링 외 지음 / 탐나는책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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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한다. 지금 인류가 누리는 편안함은 모두 누군가의 실패로부터 시작했다. 『실수와 오류의 세계사』는 엉뚱하고 지금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과거의 도전과 실수를 들려준다.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상의 모든 것들이 당연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도전과 실패, 유레카가 있었을까. 상상이 되지 않지만 이들의 무모한 도전이 없었다면 현대인의 일상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 형태가 됐을지도 모른다.


물론 모든 실수와 오류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건 아니다. 과거부터 가짜 뉴스와 오보는 사람들을 혼란에 빠지게 했다. 가장 최악의 해양 사고인 타이타닉이 침몰했을 때, 신문들은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전했다. 최고의 배라 선전한 타이타닉이 첫 항해에서 침몰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웠을 당시의 시대상도 오보에 한몫했겠지만 이 사건으로부터 무려 한 세시가 지난 대한민국에서 이 같은 실수가 또 벌어진 것을 보면 인류의 역사는 여전히 많은 실수와 오류투성이인 것 같아 다른 의미로 씁쓸하다. 가볍게 웃고 넘길 사건들이 많지만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우지 않으면 언제든지 같은 실수를 저지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책의 내용들이 다 무거운 소재는 아니다. 상식으로 알고 있지만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 많다. 예를 들어 칼슘의 보고로 알려진 시금치를 보자. 내가 어릴 때도 시금치를 많이 먹어야 뼈가 튼튼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시금치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영양 효과가 단순한 실수 표기로 시작됐다고 하니 조금은 허탈해진다. 소수점을 잘못 기입해 열 배나 많은 철분이 향유됐다고 알려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금치를 먹으면 뼈가 튼튼해진다고 생각하는 걸 보면 한번 잘못 알려진 정보를 수정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구나 싶다.

책에 실린 내용들을 보다 보면 심각해졌다가 폭소가 터졌다가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그만큼 인류의 욕망과 도전의식이 초래한 사건들이 다양하고 기상천외하고 기묘하다. 비교적 부담 없이 읽어나가는 세계사지만 중요한 건 지식과 지혜는 단번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 보편적이지만 가장 변하지 않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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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보이는 런던의 뮤지엄
윤상인 지음 / 트래블코드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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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조각을 좋아해 기회가 되면 미술관과 전시장을 찾는다. 해외여행을 가면 쇼핑몰보다 박물관과 미술관 관람 일정이 최일 순위다. 그때마다 늘 해외 박물관의 방대한 소장품에 놀라고 자유로운 관람 문화에 놀란다. 뉴욕 매트로 폴리탄 미술관에 가면 그림 앞에서 자유롭게 앉아 그림을 그리는 사람과 아이들을 보게 되는데 그 모습이 참 좋았다. 우리는 그림 앞에 둘러앉아 토론을 하거나 그림을 모작하는 게 불가능하다. 눈으로 보고 사진을 찍는 게 대부분이다. 전시장에 앉아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의자가 놓인 경우도 거의 없다. 그만큼 예술작품과 관람객과의 거리가 있다고 늘 느꼈다.



현대 미술의 대표적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런던. 런던은 어떻게 현대 미술의 중심지가 될 수 있었을까. 저자는 런던의 뮤지엄을 소개하며 그 이유들을 들려준다.

저자는 가장 먼저 내국인이나 외국인 모두 언제든지 자유롭게 뮤지엄을 방문할 수 있는 문화정책을 꼽는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은 특정한 계층의 점유물이라 생각하는 이유 중 가장 많이 꼽는게 접근성과 관람비다. 책을 읽으면서 요즘 인기 있는 전시를 검색해 보니 성인은 15,000~19,000선이 대부분이고 프라이빗 도슨트인 경우 4.5000원이나 된다. 두명이 함께 관람한다면 적지 않은 가격이다. 물론 세계적인 작품을 감상하는데 과하지 않은 비용이라고 할 수 있지만 원하면 언제든지 세계적인 예술작품들을 언제든지 자유롭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은 큰 행운이다.

런던이 지금처럼 예술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고 접근성이 좋아진 데는 문화적으로 뒤처져있다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문화정책이 있어 가능했다. 산업혁명의 발상지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며 경제적 부를 이뤘지만 문화적 변방이라는 이미지가 여전하자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 무료로 박물관을 개방하고 세계 각국의 예술품을 복사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예술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알수록 더 많이 보이고 자주 접할수록 친숙해지는 건 예술도 마찬가지다. 예술가나 특권층을 위한 예술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이라는 정책은 많은 뮤지엄들을 탄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V&A 뮤지엄, 국립 미술관을 비롯해 런던에는 월레스 컬렉션 등을 포함해 개성 넘치는 뮤지엄들이 세워지고 대중들에게 개방되었다. 『이제서야 보이는 런던의 뮤지엄』에는 런던 여행 시 놓치지 말아야 할 11곳의 뮤지엄을 소개한다. 모든 뮤지엄이 무료는 아니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입장할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누구가 방문할 수 있다.



가보지 않았어도 이름은 들어봤을 런던과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데이트 브리튼과 테이트 모던, 데이트 브리튼은 교도소를, 데이트 모던은 폐발전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한 예로, 데이트 모던의 경우 쇠락한 공장지대를 문화의 중심지로 탈바꿈 시켰다. 많은 나라에서 도시재생을 위해 많은 비용과 노력을 쏟는데 미술관 하나가 바꾼 도시의 풍경이 주는 시사점이 크다.


개인이 살던 집을 뮤지엄으로 개방한 경우도 많다. 이런 뮤지엄은 예술을 향한 개인의 노력은 물론. 일상에서 친숙하게 예술작품을 접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아직 런던을 가보지 않아 책에 소개된 뮤지엄들을 글과 사진으로만 접하지만 런던을 가게 된다면 11군데 다 방문해 보고 싶다. 예술은 멀고 높은 그 어떤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개방된 모두의 것임을 경험하는 것. 예술의 진짜 목적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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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는 그림 - 숨겨진 명화부터 동시대 작품까지 나만의 시선으로 감상하는 법
BGA 백그라운드아트웍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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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감상하는 걸까. 이해하는 걸까. 비슷한 말 같지만 막상 그림 앞에 서게 되면 그 구분이 명확해진다. 그림을 좋아해 전시회에 자주 가는데 경험상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보는 것과 아무 정보 없이 보는 경우, 많게는 관람 시간이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면 그림에 대해 모르면 그림을 이해할 수 없냐는 질문을 할 수 있다. 당연히 아니다. 미술사조가 화가의 의도를 몰라도 내가 보고 느끼는 것으로 충분하다. 내 눈에 아름답고 의미 있어 보이면 된다. 그래서 책의 부제도 '타인이 아닌 나만의 시선으로 작품을 읽는 새로운 미술 감상법'이다.


책은 어려운 미술사조나 화가에 대한 설명 위주가 아닌 나만의 감상법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같은 장소의 건물을 그려도 시간에 따라 전혀 다른 빛이 담기고 같은 건물을 그려도 화가마다 다른 화풍으로 그리듯. 그림도 그렇게 바라보면 된다. 무엇을 그렸는지 잘 보이지 않으면 우선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바라보고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기. 이건 그림 감상뿐 아니라 그림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도 적극 추천하는 방식이다. 한 발작 물러나 보면 전체를 보고 더 객관적으로 그림을 볼 수 있어서다.

보통 전시장에 가면 정면에서 눈으로 한두 번 흘낏 보고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는 관람객이 대부분인데, 하나의 그림을 여러 방식으로 바라보기부터 시작해 보면 좋다. 전시장에 있는 그림을 꼭 다 볼 필요는 없다. 눈길을 사로잡는 그림 앞에서 다른 각도로 바라봐보자.


책은 유명 화가들의 숨겨진 명화부터 성수, 서촌, 을지로, 한남, 청담, 압구정 갤러리에서 가장 핫한 한국 작가들의 최신 작품들 121편을 수록해 고전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면서 그림에 친숙해질 수 있게 한다.

고전 명화들은 여러 매체에서 접해서 익숙한 반면 젊은 화가들의 작품은 상대적으로 접할 기회가 적어서 아주 반가웠다.

몇몇 아티스트들이 미술 콜렉터로 전시 정보를 쇼셜 미디어에 올리면서 요즘에는 예전보다 젊은이들이 많이 전시장을 찾는다. 그러나 인증샷을 찍기위한 전시장 방문이 아니라 역사의 기록이자 예술가들의 예술혼이 담긴 그림을 보는 나만의 시선을 만드는 것도 그림을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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