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
강형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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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를 만든 근원이자 총합인 문화유산. 우리나라에도 기념비적이고 뛰어난 예술성으로 후대에 남겨야 할 문화유산들이 많다. 그러나 문화유산의 중요성은 알지만 현실에서는 늘 경제논리에 밀리곤 한다. 문화재 고도제한을 어기고 아파트를 건설하고 비전문가들이 세계 최대로 알려진 경남 김해 구산동 지석묘(고인돌·경남도 기념물) 훼손했다는 등의 뉴스를 접할 때면 당장의 이익에만 급급해 긴 안목으로 문화의 가치를 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과거가 없다면 현재도 존재할 수 없고 미래도 기약할 수 없는 법. 경제논리를 넘어 문화재의 가치를 낡은 옛날 것이 아닌 '문화'그 자체로 바라봐야하지 않을까.



『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은 Visual History of Korea 프로젝트의 60여 개 문화유산 가운데 25개를 엄선하여 ‘세계가 기억할 빛나는 한국의 유산(유네스코 등재 유산)’과 ‘한국의 찬란한 역사를 품은 유산’, ‘한국의 고유함을 오롯이 새긴 유산’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흔히 문화유산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유형의 유산을 물론. 자연물과 인물, 천연기념물까지 포함하고 있어 문화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다.

40여 년 넘게 미국에서 살아온 저자의 눈에 비친 한국의 역사와 문화는 외부인과 내부인의 시선을 모두 간직하고 있어 익숙하지만 우리가 이전에 보지 못한 여러 시선들을 사진에 담아낸다.

전곡리 주먹 도끼를 보자. 누구나 한 번씩은 역사 교과서를 통해 봤을 테지만 사진 속 돌도끼는 마치 예술작품같이 아름답다. 그리고 역사적 가치는 더 놀랍다.


1978년 연천 전곡리에서 주먹 도끼가 발견되기 전까지 돌도끼는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만 발견되었던 터라 당시의 발견이 가지는 역사적 가치가 컸고 우리의 구석기 문화가 얼마나 발전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임을 알게 됐다. 현대인의 시선으로 보면 단순한 돌도끼처럼 보이겠지만 도구의 개념을 습득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발전임을 간과하면 안 된다.



강렬한 사진이 시선을 사로잡는 책이다. 문화재들은 늘 정면에서 찍은 전체 사진으로만 접해왔는데 부분을 강조한 사진을 통해 우리 문화의 섬세함과 정교함에 감탄이 터진다.


자연과 풍속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다. 이건 오랜 외국 생활을 해온 작가의 관점이 더해져 그런 것 같다. 너무 익숙해 그 의미를 잊고 있었음을 깨닫는 시간을 되었다.


생생하고 아름다운 책이다. 우리 안에 내재된 뛰어난 예술성과 지식의 결정체를 만나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시선으로 먼저 놀라고 그 의미를 곱씹어 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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