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은 노래한다
엘리 라킨 지음, 김현수 옮김 / 문학사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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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리틀 리버에 사는 열여섯 에이프릴 사위키. 엄마는 그녀가 어릴 때 가족을 떠났고 아빠는 애인 아이린과 함께 살며 애인의 아빠에게 최고의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정작 친딸 에이프릴은 도박으로 딴 캠핑카에서 홀로 지낸다. 아직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지만 그녀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아빠의 전 여자친구인 마고 아줌마뿐이다. 하지만 음악이 있기에 외롭지는 않다.

독립을 위해 고분분투하던 에이프릴은 운 좋게 클럽에서 노래할 기회를 얻지만 생일 선물로 받은 기타를 아빠가 부숴버리자 아이린의 차를 훔쳐 무작정 집을 나온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까. 목적지가 없던 에이프릴은 이타카에 잠시 멈추고 캠핑장에서 지내며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추운 차 안에서 히터에 의존해 잠을 자며 생존을 위해 고분분투하고 '데카당스'란 카페에 취직해 조금씩 숨을 쉬기 시작한다.


그곳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느끼기 시작하지만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소속감에 불안감이 앞선다. 카페 손님으로 만난 애덤은 자신의 과거 경험이 떠올라 에이프릴에게 친절을 베풀지만 부모의 영향 때문인지 좀처럼 마음을 주지 못한다. 하기야 엄마의 이름을 전화번호부에서 찾아야 하는 소녀가 누군가에게 쉽게 마음을 줄 수 있을까. 그렇게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에이프릴을 방황을 계속한다.

보통의 해피엔딩을 다룬 작품이라면 그녀의 재능을 발견한 의인이나 백마 탄 왕자님이 등장하겠지만 소설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녀의 인생을 한 번에 바꿔줄 누군가는 나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하고 회피가 아닌 직시를 통해서만 해결되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이프릴은 자신들의 부모와는 다른 선택을 한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방치됐지만 에이프릴은 방황의 끝에서 자신만의 경험과 판단으로 가족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 선택이 옳고 그르다의 판단은 누구의 몫도 아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에이프릴은 무책임한 부모들과는 분명 다른 가족을 만들 용기를 냈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녀가 부르는 삶의 노래에는 어떤 선율로 채워질지 그녀의 성장을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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