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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기행 - 사막과 홍해를 건너 에티오피아에서 터키까지
박종만 지음 / 효형출판 / 2007년 11월
평점 :
예전부터 커피에대한 관심이 유난히 컸다.
커피를 처음 알게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쯤으로 기억되는데, 아버지를 따라 갔던 터미널 근처의 다방에서였다. 다방안은 담배연기가 자욱했고, 군데 군데 나이든 할아버지 쯤으로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서 아가씨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간혹 아가씨들이 지나다니면 엉덩이를 쓰다듬으시는 아버지와 다른 할아버지들.. 그럴때마다 나는 깜짝깜짝 놀랐었다....
잠시 후 왠 아가씨가 콜라처럼 보이는 시크믄 물을 담아왔고, 아버지께서 마셔보라고 하시기에 마셨다가 왝....(그다음엔 상상이...)
설탕과 허연 가루 잔뜩넣어 퍽퍽해진 커피였는데도 무진장 썼다...
그로부터 삼십년 가까이 지난 지금.. 난 커피를 즐겨 마시게 되었다. 물론 인스턴트 커피지만..
몇해전 중고등학생들에게 설교 준비를 하면서 커피의 제조 과정과 재배지, 커피의 기원등을 인터넷을 통해 주마간산 식으로 얕게 알아본 후로 원두커피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이 책을 보면서, 그동안 나의 커피 상식을 재정립하게 된다.
부족한 것은 채우고, 잘못된 정보는 수정하고...
커피에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커피가 세계인의 기호품이 될 수 있도록, 이동되었던 이동경로를 따라 일종의 커피 탐험대를 결성하여 따라 다니며, 일어나는 에피소드와 각 지방의 커피를 소개한다.
말그대로 커피의 입문서라고 보면 좋겠다.
약간 부족한 점이 있다면, 현장조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의욕만으로 출발한 커피 탐험대가 현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수들을 고려하지 않고, 여행 경비에 맞추어 세운 일정때문에 글 곳곳에서 비약되는 곳이 있었다.
조금더 읽으면 무언가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거기서 끝을 맺고, 일정에 쫏긴 탓인지 조금은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들이..
하지만, 커피의 오지와 다름없는 인스턴스 커피 시장이 대세인 한국에 커피의 본질을 알리고 한포기의 커피나무라도 한국에서 키워보려고 안간힘을 쓰시는 필자님의 투지와 의지가 사뭇 경의스럽기까지 하다.
힘든 일정과 힘든 여정을 무사히 소화해내기 위해, 자신의 아픔을 돌아보지 않고 모든 것을 이루어낸 탐험대에게 찬사를 보낸다.
어렴풋이 나마 재대로 된 커피에 입문을 시켜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당장에 드리퍼와 원두 분쇄기를 이곳 알라딘을 통해 구입하고, 전광수 커피도 한봉시켰다. 드립커피에 도전을 해보려고 말이다.
원두분쇄기와 드리퍼, 드리포트 등은 다 왔는데, 커피가 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로스팅하는데 시간이 걸리나 보다.. 아님 이 책의 필자가 그토록 마시고 싶어했다가 마시지 못한 탄자니아 AA의 물량이 딸리는 것일까?
암튼, 이 책은 원두커피를 마시기를 즐겨하거나, 마시고 싶어하는 사람은 꼭 한번 읽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