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의 심리학 - 숨겨진 욕망을 자극하는 치명적인 유혹
크레이그 네켄 지음, 오혜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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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의 심리학

(숨겨진 욕망을 자극하는 치명적인 유혹) 

 

무엇이 가치 있고,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하는 우리의 인생관은 우리가 힘, 쾌락, 의미와 연결되고 싶어 하는 욕구를 어떤 순서로 배열하는가에따라서 비롯된다.  힘의 욕구가 가장 중요한 추진력이라고 삶의 중심에 둔다면 어떤 사람이 얼만큼의 힘을 가졌는가라는 기준에 따라서 사람을 판단할 것이고 고민을 힘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줄기차게 노력할 것이다. 또한 삶의 동기가 주로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쾌락을 만들어 내고 주고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자신을 정의할 것이다. 그리고 삶의 주된 초점이 의미와 향상에 맞춰진다면 영적인 원리와 자신이 맺는 관계에 따라서 자신이 누구인지 규정할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힘, 쾌락, 의미와 연결되고 싶은 욕구에 따라 움직이며 살아가고 있지만 살면서 여러 가지 고민에 마주칠 때면 안내와 위안을 받고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그중 한 가지 특별한 욕구를 붙잡는 경향을 나타낸다. 힘만을 추구하면 두려움을 느끼고 쾌락만을 추구하면 상심으로 가게 된다.

우리는 의미를 잠시 상실했다가 되찾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삶에서 의미의 중요성을 배우고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기술을 개발한다. 이렇게 변화하면서 우리는 삶의 중요성과 의미를 찾게 된다.

 

불행히도 중독에 취약한 많은 사람들은 의미를 제외한 다른 것들만 추구하는 상태에 갇혀 버려 언제나 기분이 좋아지고 고통을 누그러뜨리는 순간적이고 환각적인 황홀감만을 찾고 힘과 쾌락을 추구함으로써, 의미를 구하고 싶은 욕구를 잘라버리게 되고 합선되어 타버리고 만다.

 

중독은 우리에게 치명적이다. 중독자는 두려움, 자기혐오, 수치심, 자기 증오의 느낌도 만들어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중독자는 실행을 통해서 자신이 통제한다는 착각을 한다. 중독은 삶에서 정서적인 의미를 찾아내려는 시도로 자리 잡아 정서적인 차원에서 중독자는 자신이 충족된다고 믿는다. 중독자들은 실행을 해서 황홀감에 빠지는 순간, 자신이 살아있으며 완전하다고 느낀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이것은 중독 과정의 초기 단계에 해당된다.

 

중독자가 대상이나 행위와 맺는 중독 관계가 그토록 매혹적인 이유는 그것이 기분을 변화시켜주기 때문이다.

중독은 환상과 고통을 안겨준다. 그리고 그것은 점점 파멸로 몰아간다.

중독자는 강렬함과 친밀함을 정서적으로 혼동한다. 중독 행동을 실행하는 것은 자신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에 중독자에게는 아주 강렬한 체험이 되는데 중독자는 강렬한 체험을 하면서 그것이 친밀함의 순간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강렬함은 친밀함이 아니다. 사춘기는 강렬함과 친밀함의 차이를 배우는 시기이다. 그래서 그 시기의 청소년들은 평생 변치 않을 우정을 기약하고 그 우정에 기초하여 미래의 계획을 거창하게 세우지만 결국 시들해지고 만다. 그렇듯 친밀함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쌓아가는 것이지만 사춘기 아이들은 그 너머까지 보지 못한다. 중독자의 경우가 붙잡고 씨름하는 많은 문제들이 사춘기 아이들이 대하는 문제들과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중독자는 질환이 진행되는 한 언제까지나 사춘기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중독의 과정은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중독 성격이 그다지 무섭게 느껴지지 않고 친근하게 보여 중독과정의 즐거운 면만 기억하고 고통은 부정하거나 잊어버리게 만드는, 소위 행복한 기억의 기초를 이룬다. 그것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변화가 시작되어 다른 많은 질병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리는 단계에 이르기 훨씬 전부터 내면에서 자라고 발달한다. 중독자가 될 수 있는 기초는 누구에게나 깔려 있어 고통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즐거움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싶다는 정상적인 욕구 안에 바로 중독자의 기초가 들어 있다.

결국 1단계에서 실행해서 기분의 변화를 체험하고 즐거움, 흥분, 새로운 아이디어, 자극이 생겨나지만 2단계로 이르면 실행에 따르는 매혹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로 인한 즐거움보다 실행이 그저 현상유지적인 성격을 띠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중독논리는 하나의 신념체계로 발전하여 삶의 방향을 이끌어가는 기만체계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점점 중독자는 자신 안에 자신을 스스로 가두게 되고 늘 외롭고 초점이 내부로 집중되어 중독 세계에서 빠져나오려 하면 중독적인 기만 체계에 부딪혀 중독된 사람이 "이 짓이 언제나 멈출까?"라고 자문하면 내면의 중독자로부터 "그렇게 나쁘지 않잖아"라며 무의미한 전망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이렇듯 중독은 중독자가 특정한 물질이나 행동을 통해서 기분이 변화되어 도취를 체험하면서 시작되어 특정방향으로 움직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중독은 고정되어 있기보다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을 계속 거치게 된다.

3단계로 가는 중독자의 삶은 절망, 자포자기, 끊임없는 괴로움, 끔찍한 외로움 속으로 곤두박질치는 악순환되는 과정을 거치며 무기력해지고 철저히 중독 중심으로 지내며 약물, 술, 폭식 등 무엇이든 황홀감과 행복하다는 순간적인 착각을 줄 수 있는 것에 점점 탐닉하게 된다.

중독에 빠진 사람은 자아에 집중하지 않고 내면에서 자아와 중독자 간의 싸움을 지속한다. 그 둘은 언제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싸우는데 예외 없이 내면의 중독자가 이긴다.

 

그렇다면 중독자는 어떻게 해야 회복할 수 있을까?

그것은 중독 성격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책임을 지면서부터 중독된 사람은 비로소 회복과정에 들어가고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관계를 선택하기 시작할 수 있다. 중독 성격의 존재와 위력을 진정으로 받아들여야 중독자는 자신이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도움을 찾고 가까운 주변인들의 사랑과 진실된 마음에서 중독자는 재생을 향해서 갈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상태를 정직하게 받아들이고 조처를 취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고통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고통이 자신을 변모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재료가 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회복의 첫 단계는 중독으로부터 발달된 이중성격을 수용하고 자아와 내면의 중독자 모두에 대해서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즉 중독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이 회복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회복이 기회와 영적인 발달을 끌어안음으로써 중독자는 잃어버렸던 자아를 다시 발견하고 회복과 절제의 충실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성경에 '내가 생명과 사망을 네 앞에 두었은즉 생명을 택하라'라는 말씀이 있다.

결국 핵심은 생명을 선택하는 것이 중독으로부터 회복된다는 것이다.

 
인상깊은 구절
너 자신에게 진실하라 -윌리엄 셰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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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애의 기술 - 아이디어로 상대를 끌어당기는 설득의 힘
리처드 셸.마리오 무사 지음, 안진환 옮김 / 북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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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구애의 기술 The art of woo』의 목차를 들여다 보자.




1장 성공의 열쇠는 아이디어 판매 능력

구애 1단계

2장 구애의 시작은 바로 나

3장 디딤돌 전략으로 아이디어를 판매하라

구애 2단계

4장 인간관계와 신용을 구축하라
5장 상대의 언어와 신념을 존중하라


6장 ‘예스’라고 대답할 동기를 제공하라

구애 3단계

7장 당신의 주장을 표현하라

8장 기억에 각인시켜라

구애 4단계

9장 정치력을 발휘하여 판매를 완료하라

10장 진실성을 갖춘 구애




이 목차를 유심히 살펴보면 공통점이 보인다. 바로 책의 제목을 읽고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남녀 간의 이성 관계에서의 구애방법과 본문에서 이야기하는 비즈니스 상에서의 상대방에 대한 설득과정이 비슷하다는 것을.

남자 또는 여자가 이성을 꼬실 때에 서로간의 호감이 있어야 남녀 간의 관계의 진도도 나갈 수 있다. 상대가 나에게 아무런 호감을 갖고 있지 않으면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결과는 참담할 것이다. 그것은 자신 만의 독특한 개성이나 또는 매력이 상대방에게는 호감으로 비쳐지는 경우인데 ‘구애 1단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책의 첫 장에서 말하고 있는 ‘성공의 열쇠는 아이디어 판매 능력’, ‘디딤돌 전략으로 아이디어를 판매하라’ 라는 대목을 이성간의 구애작전과도 비교해 보면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둘 사이의 관계가 진전되기 전엔 무엇보다 믿음과 신뢰가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며, 상대에 대한 존중감과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얼마나 아느냐에 따라 아는 만큼 상대가 보이며 상대를 설득시킬 힘과 관계에 대한 실패의 위험도를 조금 더 줄일 수 있고 자신의 생각의 의견을 상대방과 잘 맞출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나름대로의 남녀관계와 비즈니스 만남에서의 관계를 접목시켜 책을 읽는 방법으로 처음엔 좀 어렵고 진도가 나가지 않았던 『구애의 기술』을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설득은 일방적일 수 없다. 무엇보다 독불장군 같은 사고방식으로 사는 사람이라면 성공적인 구애를 절대 할 수 없는데 그것은 바로 구애의 기술이란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드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즉 관계에 기반을 둔 설득인 동시에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내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득력 있게 제안하며 계획이나 안건에 대해 승낙을 얻어내기 위한 전략적 과정이므로 구애는 강제와 강압보다는 감화와 설득에 의존해야 하는 기업가나 피고용인 또는 전문 경영인에게 꼭 필요한 기술 중의 하나인 것이다.




여기서 『구애의 기술』은 어떠한 상황에서 아이디어를 판매하느냐와 상관없이 구애의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실제적 방법인 ‘구애 프로세스 4단계’를 제시하고 있는데 해당 조직의 핵심주자가 되고, 고객이나 공급업체와의 관계에서 성공적인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면, 관계지향적인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상대가 납득하도록 구애를 펼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 밖에 이 책에선 설득의 비법을 각 유명인사의 일화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무명 비행사였던 린드버그가 대서양 무착륙 비행으로 유명인사가 된 이야기, 만델라의 긴 옥중 감옥생활 속에서의 그가 개개선했던 옥중문화, 에이브러햄 링컨, 임금삭감의 필연성을 설득하며 갈등을 막은 앤드류 카네기, 전 인텔 CEO 앤디 그로브 등 당대의 최고 리더들의 목표를 위한 그들만의 독특한 구애의 기술을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한 내용도 구체적인 일화를 통해 이야기 하고 있어 그들의 노하우를 알게 되고 자신에게 맞는 설득의 비법도 맛볼 수 있게 제공하고 있다.

구애를 기초로 한 설득이란 이해관계와 가치 및 관계를 적절히 조절하도록 노력하고 설득 상대가 관심을 보이는 경로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인데 이 책에선 구애에 대한 자기진단으로 설문지조사도 제공되는데 항목 1에선 내가 속한 조직에서 유능한 사람이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항목 2는 내가 선택했을 경우 보다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설문조사와 결과해석도 있고 진단평가도 있어 구애에 대한 구체적인 자기 진단과 자신의 설득스타일을 알아볼 수 있게 하였다.




이 같이 370p가 넘는 방대한 내용으로 상대를 패배시키는 것보다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한 성공적인 설득으로 가기 위한 방법을 저술한 『구애의 기술』은 점점 나이가 들면서 대인관계의 폭이 점점 줄어들어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정립을 새롭게 하고 싶다거나 일로선 유능한 사람인데 늘 설득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면 타인에게 자신의 기회를 빼앗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들, 즉 아이디어는 좋은데 설득력이 부족한 사람들, 성공의 단계로 점점 자신의 플랜을 가지고 있지만 좀 더 확실한 성공의 로드맵을 그릴 수 있는 성공지침서를 읽고 싶은 사람 등이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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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미래를 말하다 -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사회 이야기
이노우에 히로치카 외 지음, 박정희 옮김 / 전자신문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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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띠링~!!

"주인님 일어나세요".

"오늘은 어떤 요리를 할까요?"

"무얼 드시고 싶으세요?"

 

가끔 이렇게 내 시중을 들어주는 로봇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며 혼자서 소설쓰며 엉뚱한 상상을 하고 혼자서 히죽거리며 웃을 때가 종종 있다. 그 상상을 하고 있는 그 시간만큼은 그 이상 좋을 때가 없는데 매일 출근 시간에 쫓겨 허둥지둥 출근하는 지각대장인 나에겐 아침 일찍 일어나 나를 깨워주는 친절한 로봇이 있으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물론 사람이 그 대상체가 될 수도 있지만 로봇은 잔소리도 짜증도 내지 않는 일관성있는 친절한 존재로 느껴져 사람보다는 편할 것이라는 이기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나에겐 로봇이란 존재는 아직까지는 친근하게 다가오는 대상체인 것이다.

 

어릴 때 즐겨 보았던 '로보트 태권 브이, 깡통로봇, 마징가z, 우주소년 아톰 등 나의 어릴 때 알고 있었던  로봇이라는 존재는 정의롭고 재미있고, 힘도 쎄고 단순하지만 똑똑하고 안심할 수 있는 신뢰의 대상체로 여겨져 미래에 로봇이 다양한 존재로 부각될 것이라는 말에도 그리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하긴 정의로운 로봇캐릭터는 그랬지만 악당으로 나오는 로봇캐릭터는 인간에게 느끼는 존재의 위험성만큼 위협의 존재로 느껴저 그런 나쁜 로봇은 제발 생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렇게 일반인들은 로봇이라는 것에 대해 사람과 같은 모습과 형태를 가지고 있고, 사람과 같이 행동하는 기계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 이와 같이 행동하는 로봇은 많은 SF소설에서 소개되었고 우리에게 많은 꿈과 희망을 용기를 준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데 로봇에 관한 아주 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전자신문사에서 발간한 『로봇, 미래를 말하다』!

 

전자신문사에서 발간한 『로봇, 미래를 말하다』를 보면 '로봇 Robot'이라는 말은 체코어로 '강제노동'을 의미하는 '로보타 Robota'에서 생겨난 것으로 카렐 차펙의 희곡 '로섬의 유니버설 로봇 R.U.Rl, 1921에 처음 등장했고, 이 희곡은 성공을 거두어 바로 전세계 각국에서 상연되고 이와 함께 로봇이라는 말도 급속하게 퍼졌다고 한다.

 

이렇게 로봇이라는 말이 세상에 등장한 이후 로봇이란 존재는 단순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로봇에서 점점 고도화된 능력을 가진 첨단 로봇인 지능화된 로봇으로 발전되어 PC와 같은 모듈화된 제품으로 발전되고 30년 뒤 쯤에는 생물학 기술과의 융합으로도 연결되어 진다니 이제 앞으로는 움직이는 모든 산업에서 로봇이 없어서는 안될 필연적인 존재로 나아가 지능화된 청소기, 자동차, 헬스기계, 군사로봇까지 인간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기능과 성능을 갖춘 로봇의 등장으로 인간보다 더 고도화된 생산력과 영향력을 가진 막대한 경쟁자로 등장할 듯 하며 고령화 시대로 흘러가는 시대적 상황과 함께 고령자, 장애자 등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많아지는 만큼 로봇의 활약도 더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듯 지능형 로봇이 21세기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또한 지난 2003년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중의 하나로 지능형로봇산업을 선정했으며, 그 후로도 지속적인 로봇산업의 연구개발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가까운 미래'가 조만간 다가온다!

2003년 4월 7일 그 날은 아톰의 공식적인 탄생일이었다. 그 날 일본 매스컴에서는 아톰을 인용해 '아톰에 그려진 미래가 이제 곧 올 것'이라고 떠들썩하게 광고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날은 그 기사말고 다른 긴박한 뉴스거리도 많았다.

세계 각국이 신종 폐렴인 사스의 경계를 강화하는 기사내용과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이 긴박해져 많은 사람이 TV뉴스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었고 또한 아사히 신문에서는 바그다드에서 민간인을 포함해 천여명의 사상자가 나왔다는 보도가 있었고, 그 기사 바로 옆에 신문사 주도의 아톰 기념광고가 게재되어 있어 그것을 보고 이 책의 공동저자 세나 히데아키씨는 이 세계는 하나가 아니라 병렬하여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다소 철학적인 말을 하고 있다.

이 세계에 존재하는 세계관은 결코 하나가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이 모두 아톰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과 다른 곳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음을....

'현실은 무수한 세계관이 혼재되어 있고, 그것이 병행하지만 소설은 전세계가 마치 하나의 세계관에 의해 구축되고 있는 것처럼 우리들을 착각하게 만든다'는 것을... 그것이 소설과 현실의 큰 차이점이라는 것을 세나 히데아키씨는 깨달은 것이다.

 

미래를 그리는 것은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한다는 의미에서 소설을 쓰는 것과 유사하다.

로봇사회와 휴머니티에 대해 생각하기.

미래를 생각하기 전에 미래를 생각하는 것 그 자체를 생각하기.

 

'과연 로봇사회는 정말로 필연일까?'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우리들은 로봇과 접함으로써 좋든 싫든 '다른 세상'과 관련을 맺게 된다. 바꾸어 말하면 앞으로 사회 속에 들어오는 로봇들은 그러한 효과를 보일 것이란 기대 속에 생산되는 것이다.

 

앞으로의 로봇은 아마 사람과 사람의 갭, 또는 사람과 기계의 갭을 중재하는 '대사大使'로서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들의 로봇과 마주할 때 거기에는 우리들만이 존재하지 않는 우리들은 동시에 자신의 세상은 물론 로봇의 상대편에 존재하는 다른 인간의 세상과도 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21세기에 들어서는 로봇과 고용문제를 굳이 논의하려고 하는 움직임은 거의 없다고 한다. 또한 지금 매스컴에 등장하는 로봇들은 거의 비판을 받지 않는 슈퍼아이돌로 비판적인 로봇기사를 미디어에 쓰는 기사도 없고, 의뢰하는 매체도 적다고 한다. 이렇듯 직장 분위기도 크게 바뀌어 고객의 욕구가 바뀐 것도 로봇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자는 말하고 있다. 로봇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은 어쩌면 휴머니티가 아닐까? 라고.

'인간다움이란 뭘까?'라는 본질적인 문제가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필연성을 생각한 후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로봇, 미래를 말하다』는 일본 로봇계를 대표하는 4명의 인물(이노우에 히로치카(井上博允), 카나데 다케오(金出武雄), 안자이 유이치로(安西祐一郞), 세나 히데아키(瀨名秀明) 등이 각자 바라보는 로봇산업의 비전과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들은 로봇과 미래의 밀접한 상관성을 예견하면서 로봇의 미래사회에 대해 로봇 제작자와 사용자의 윤리적 문제와 로봇을 통해 인간의 휴머니티에 대해 생각해 보며 사회와 휴머니티를 디자인하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고 기술자의 자부심만큼 윤리적인 측면도 간과하지 않는다. 또한 인류의 행복론까지...

 

미래사회의 열쇠는 인간을 잘 이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고려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라 강조하는 그들은 다양한 각도의 인간과 로봇과의 융화.공존사회로의 도래로 가기 위한 철학적인 내용까지 담아 '로봇학은 21세기를 대표하는 종합과학'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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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공부 - 장정일의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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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하다."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장정일 작가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이다. 난 이 책으로 장정일 작가를 처음 만났다. 물론 다른 매체로 간헐적으로 저자의 존재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저자가 쓴 책은 처음 만난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  '공부'라는 책 제목에서 난 얼마전에 읽었던 칼 비테의 '공부의 즐거움' 등의 공부에 관련된 비슷한 아류작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 책을 만난 순간 그것과는 확연히 틀린 독특한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고자 하는 욕망의 자발적인 공부'에 대한 책이라고 할까!. 사실 어떤 책을 읽어도 저자에 대해 굳이 일부러 찾아본다던가 호기심을 가진 적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이제껏 내가 읽었던 것들과는 좀 다른 느낌이어서 그런지 작가에 대해 강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작가에 관한 자료를 조금 찾아보니 그의 이력엔 '중졸' 이라는 단어가 꼭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여호와의 증인`, '「햄버거에 대한 명상」으로 최연소 김수영문학상 수상자가 됨' 등 별난 이력과 함께 천재적인 기질도.... '중졸'에 그친 학력에도 불구하고 시, 음악, 연극 등 문화 전반에 걸친 백과사전과도 같은 그의 해박한 지식은 세상 사람들의 지대한 관심거리인가 보다. 단지 '중졸'이라는 학력때문일까? 학력이 무에 그리 중요한 것이라고! 라고 말은 하지만... 규정짓기 좋아하는 인간의 습성이랄까? 나도 그 부류에 속한 속물인간임은 부인하지 않는다. 세상은 아니 사람들은 이율배반적인 부분이 많다는걸 증명이라도 하는 듯이. 아마도 정규 학력과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절차로 졸업한 사람이었으면 그렇게까지 관심을 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시 가져보지만 그의 독특한 기질은 어떤 상황이었어도 세인의 주목을 받았을 것이라 다시 생각을 고쳐 먹는다.

장정일 작가는 자신의 그런 점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지 않다는 점은, 튄다는 것은 세상 살아가는데 힘겨운 시간이 더 많을 것이고 실제로도 힘들었던 시간도 많았다고 읽었는데...작가는 자신의 기질을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또한 힘들었을 때 장정일 작가는 어떻게 극복할까? 라는 '인간 장정일'을 들여다 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드는 건 나만 그런 것일까?

하긴 난 장정일 작가에 대해 이제서야 새삼 알게 된 것이고, 이미 작가를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은 '인간 장정일'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정작 장정일의『공부』라는 책 속의 글을 담고 내 생각을 풀어야 하는데 난 '인간 장정일'을 알고 싶은 마음이 더 드니 뭔가 잘못된 것 같다. 또 엉뚱한 나의 인간탐구 호기심이 발동하려고 한다.

기왕 말이 나왔으니 잠깐 저자에 대한 소소한 것들을 소개하자면, 작가 장정일은 몇가지 ‘터부’(금기)를 가지고 있었다.

책에 서명하지 않기, 휴대폰 가지지 않기, 운전면허증 따지 않기, 늘 막걸리를 먹지만, 소주를 마실 때는 딴 소주병 뚜껑에 늘 첫잔을 따라 버리기 등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터부’라면 부끄러워 남 앞에 잘 서지 않는 것일 것인데 이것은 ‘터부’라기보다는 천성적인 부분이 더 클 것이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되어 고교 진학을 하지 않았고 19세 때 폭력사건으로 대구교도소 미결수방을 거쳐 소년원으로 보내져 1년 6개월 동안 생활하는 등 지극히 평탄하지 않았던 삶을 산 작가 장정일은 젊은 감각과 그 만의 특유의 도발로 90년대 신세대 문학의 선두가 되었고 그런 그가 놓지 않은 것은 ‘생각하기’였다.

이렇게라도 약간이나마 알고 나니 책을 읽는데 생경함이 덜 든다.

장정일의『공부』. 2006년 11월에 초판 발행.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이 책을 찾고 읽고 있다.

그 이유는 무얼까?

이 책의 머리말을 읽어보면 저자가 '중용의 사람'이 되고자 했던 노력은,

"우리 사회의 가치를 내면화하고자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무식하고 무지하기 때문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사안에서든 그저 중립이나 중용만 취하고 있으면 무지가 쉽게 드러나지 않을 뿐 더러, 원만한 인격의 소유자로까지 떠받들어지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나의 중용은 나의 무지였다." 고 털어놓는 작가 장정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마흔 넘어 새삼 공부를 하게 된 이유는 우선 자신의 무지를 밝히기 위해서이며 극단으로 가기 위해, 확실하게 편들기 위해. 진짜 중용을 찾기 위해서이다!" 라고 분명하게 말하며 '공부 가운데 최상의 공부는 무지를 참을 수 없는 자발적인 욕구와 앎의 필요를 느껴서 하는 공부' 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이렇게 초장부터 저자의 정곡을 콕 찌르는 솔직한 이 말들은 나 또한 나이가 들면서 학교에서 배운 단순한 학습이 아닌 진짜 공부를 해야겠다는 공부에 대한 절대적인 필요성과 갈증을 느끼고 있는 즈음 나의 생각과 저자의 생각이 어느 부분의 일치함과 '중용'에 대한 저자의 탁월한 정의는 나에게 또 다른 깨달음을 준 계기가 된다.

이것이 작가 장정일의 독특한 매력일까?

23개의 주제로 나뉘어진 『공부』에 실린 내용 중 '전복과  역설의 뻔뻔함과 음흉함'이라는 컬럼에서 이종오의 「난세를 평정하는 중국 통치학」에 대한 글이 있는데 「맹자」에 등장하는 고자의 이론에 착안한 인성의 무선무악설에 대해 재론한 '동쪽 둑이 무너지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 둑이 무너지면 서쪽으로 흐르는 물처럼, 인성이란  선한 쪽으로 이끌면 선하게 되고 악한 쪽으로 이끌면 악하게 된다.' 와 맹자가 성선설을 주장하기 위해 내세웠던 논리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우물로 들어가려는 아이'에 대한 비유인데  "어떤 사람이 막 우물로 들어가려는 어린아이를 문득 발견한다면 그에게는 당연히 두렵고도 측은한 마음이 일 것이다." 즉 우물로 들어가려는 아이를 본 낯선 사람의 마음에 '측은한 마음'이 드는 까닭은 사람의 마음마다 아이를 걱정하는 '착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이종오는 이 주장을 반박해 "출척측은"이라는 글자를 사용해 왜 "측은(가엾음)만을 말하고 출척(두려움)은 말하지 않을까라고 물으며 거기에는 '측은'한 마음이 있기 전에 먼저 '출척'이 있다는 것으로 이 두려움은 '어린아이'가 있기 전에 내가 먼저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고 하며 "우선 내가 있고나서야 비로소 아이가 있고, 내가 죽음을 두려워하니까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우물에 빠질 수도 있고 이를 대수롭게 여기지도 않을 터이니 두려운 마음이 생길 리가 없다. 내가 없으면 곧 어린아이도 없고, '출척'의 마음이 없으면 '측은'의 마음도 없다." 즉 어린아이는 '나'의 확대형이고 '측은'은 '출척'의 확대형으로 맹자가 사람들에게 '측은지심'을 확대하라고 가르친 것은 훌륭한 것이지만 "측은지심은 출척지심을 확대한 것이라는 말을 삼갔기 때문에 후세 사람들이 오해를 일으켜 그 결과로 송대 유학자들은 이 점을 세심히 살펴보지 못해 측은지심을 인성의 근본으로 삼았기 때문에 주자학은 봉건적 윤리만 남기고 인간의 욕망을 버리는 데 중점을 두게 되었다. 라고 한 이 내용들이 나에겐 많은 생각과 '사고 확장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금 고심하게 만든다.  


저자의 '공부'는 단순한 욕망, 즉 '알고 싶어서 해온 공부다'. 자발적인 앎의 필요를 느껴서 하는 '공부'.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름대로 내린 나만의 결론을 내린다면,

'더 알고 싶다.'

'더 단순해 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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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공부 - 장정일의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까칠하다."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장정일 작가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이다.

난 이 책으로 장정일 작가를 처음 만났다. 물론 다른 매체로 간헐적으로 저자의 존재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저자가 쓴 책은 처음 만난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  '공부'라는 책 제목에서 난 얼마전에 읽었던 칼 비테의 '공부의 즐거움' 등의 공부에 관련된 비슷한 아류작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 책을 만난 순간 그것과는 확연히 틀린 독특한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고자 하는 욕망의 자발적인 공부'에 대한 책이라고 할까!.

사실 어떤 책을 읽어도 저자에 대해 굳이 일부러 찾아본다던가 호기심을 가진 적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이제껏 내가 읽었던 것들과는 좀 다른 느낌이어서 그런지 작가에 대해 강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작가에 관한 자료를 조금 찾아보니 그의 이력엔 '중졸' 이라는 단어가 꼭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여호와의 증인`, '「햄버거에 대한 명상」으로 최연소 김수영문학상 수상자가 됨' 등 별난 이력과 함께 천재적인 기질도....

'중졸'에 그친 학력에도 불구하고 시, 음악, 연극 등 문화 전반에 걸친 백과사전과도 같은 그의 해박한 지식은 세상 사람들의 지대한 관심거리인가 보다.

단지 '중졸'이라는 학력때문일까? 학력이 무에 그리 중요한 것이라고! 라고 말은 하지만... 규정짓기 좋아하는 인간의 습성이랄까? 나도 그 부류에 속한 속물인간임은 부인하지 않는다. 세상은 아니 사람들은 이율배반적인 부분이 많다는걸 증명이라도 하는 듯이. 아마도 정규 학력과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절차로 졸업한 사람이었으면 그렇게까지 관심을 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시 가져보지만 그의 독특한 기질은 어떤 상황이었어도 세인의 주목을 받았을 것이라 다시 생각을 고쳐 먹는다.

장정일 작가는 자신의 그런 점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지 않다는 점은, 튄다는 것은 세상 살아가는데 힘겨운 시간이 더 많을 것이고 실제로도 힘들었던 시간도 많았다고 읽었는데...작가는 자신의 기질을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또한 힘들었을 때 장정일 작가는 어떻게 극복할까? 라는 '인간 장정일'을 들여다 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드는 건 나만 그런 것일까?

하긴 난 장정일 작가에 대해 이제서야 새삼 알게 된 것이고, 이미 작가를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은 '인간 장정일'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정작 장정일의『공부』라는 책 속의 글을 담고 내 생각을 풀어야 하는데 난 '인간 장정일'을 알고 싶은 마음이 더 드니 뭔가 잘못된 것 같다. 또 엉뚱한 나의 인간탐구 호기심이 발동하려고 한다.

 

기왕 말이 나왔으니 잠깐 저자에 대한 소소한 것들을 소개하자면, 작가 장정일은 몇가지 ‘터부’(금기)를 가지고 있었다.

책에 서명하지 않기, 휴대폰 가지지 않기, 운전면허증 따지 않기, 늘 막걸리를 먹지만, 소주를 마실 때는 딴 소주병 뚜껑에 늘 첫잔을 따라 버리기 등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터부’라면 부끄러워 남 앞에 잘 서지 않는 것일 것인데 이것은 ‘터부’라기보다는 천성적인 부분이 더 클 것이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되어 고교 진학을 하지 않았고 19세 때 폭력사건으로 대구교도소 미결수방을 거쳐 소년원으로 보내져 1년 6개월 동안 생활하는 등 지극히 평탄하지 않았던 삶을 산 작가 장정일은 젊은 감각과 그 만의 특유의 도발로 90년대 신세대 문학의 선두가 되었고 그런 그가 놓지 않은 것은 ‘생각하기’였다.

이렇게라도 약간이나마 알고 나니 책을 읽는데 생경함이 덜 든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자!

 

장정일의『공부』. 2006년 11월에 초판 발행.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이 책을 찾고 읽고 있다.

그 이유는 무얼까?

 

이 책의 머리말을 읽어보면 저자가 '중용의 사람'이 되고자 했던 노력은,

"우리 사회의 가치를 내면화하고자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무식하고 무지하기 때문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사안에서든 그저 중립이나 중용만 취하고 있으면 무지가 쉽게 드러나지 않을 뿐 더러, 원만한 인격의 소유자로까지 떠받들어지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나의 중용은 나의 무지였다." 고 털어놓는 작가 장정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마흔 넘어 새삼 공부를 하게 된 이유는 우선 자신의 무지를 밝히기 위해서이며 극단으로 가기 위해, 확실하게 편들기 위해. 진짜 중용을 찾기 위해서이다!" 라고 분명하게 말하며 '공부 가운데 최상의 공부는 무지를 참을 수 없는 자발적인 욕구와 앎의 필요를 느껴서 하는 공부' 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이렇게 초장부터 저자의 정곡을 콕 찌르는 솔직한 이 말들은 나 또한 나이가 들면서 학교에서 배운 단순한 학습이 아닌 진짜 공부를 해야겠다는 공부에 대한 절대적인 필요성과 갈증을 느끼고 있는 즈음 나의 생각과 저자의 생각이 어느 부분의 일치함과 '중용'에 대한 저자의 탁월한 정의는 나에게 또 다른 깨달음을 준 계기가 된다.

이것이 작가 장정일의 독특한 매력일까?

 


 

저자의 '공부'는 단순한 욕망, 즉 '알고 싶어서 해온 공부다'. 자발적인 앎의 필요를 느껴서 하는 '공부'.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름대로 내린 나만의 결론을 내린다면,

 

'더 알고 싶다.'

'더 단순해 지고 싶다.'

23개의 주제로 나뉘어진 『공부』에 실린 내용 중 '전복과  역설의 뻔뻔함과 음흉함'이라는 컬럼에서 이종오의 「난세를 평정하는 중국 통치학」에 대한 글이 있는데 「맹자」에 등장하는 고자의 이론에 착안한 인성의 무선무악설에 대해 재론한 '동쪽 둑이 무너지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 둑이 무너지면 서쪽으로 흐르는 물처럼, 인성이란  선한 쪽으로 이끌면 선하게 되고 악한 쪽으로 이끌면 악하게 된다.' 와 맹자가 성선설을 주장하기 위해 내세웠던 논리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우물로 들어가려는 아이'에 대한 비유인데  "어떤 사람이 막 우물로 들어가려는 어린아이를 문득 발견한다면 그에게는 당연히 두렵고도 측은한 마음이 일 것이다." 즉 우물로 들어가려는 아이를 본 낯선 사람의 마음에 '측은한 마음'이 드는 까닭은 사람의 마음마다 아이를 걱정하는 '착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이종오는 이 주장을 반박해 "출척측은"이라는 글자를 사용해 왜 "측은(가엾음)만을 말하고 출척(두려움)은 말하지 않을까라고 물으며 거기에는 '측은'한 마음이 있기 전에 먼저 '출척'이 있다는 것으로 이 두려움은 '어린아이'가 있기 전에 내가 먼저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고 하며 "우선 내가 있고나서야 비로소 아이가 있고, 내가 죽음을 두려워하니까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우물에 빠질 수도 있고 이를 대수롭게 여기지도 않을 터이니 두려운 마음이 생길 리가 없다. 내가 없으면 곧 어린아이도 없고, '출척'의 마음이 없으면 '측은'의 마음도 없다." 즉 어린아이는 '나'의 확대형이고 '측은'은 '출척'의 확대형으로 맹자가 사람들에게 '측은지심'을 확대하라고 가르친 것은 훌륭한 것이지만 "측은지심은 출척지심을 확대한 것이라는 말을 삼갔기 때문에 후세 사람들이 오해를 일으켜 그 결과로 송대 유학자들은 이 점을 세심히 살펴보지 못해 측은지심을 인성의 근본으로 삼았기 때문에 주자학은 봉건적 윤리만 남기고 인간의 욕망을 버리는 데 중점을 두게 되었다. 라고 한 이 내용들이 나에겐 많은 생각과 '사고 확장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금 고심하게 만든다.

 

『공부』에는 많은 종류의 다양한 책들이 저자의 생각과 함께 실려 있어 중세에서 현대까지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미국 등의 역사와 정치, 사회, 철학 등 다각적인 내용들이 담겨져 있어 세상의 무지와 맞서고자 썼다는 저자의 '공부'에 담긴 지식은 넘쳐나는 지식과 이념의 대립에 쏠리지 않고 스스로 책을 찾아 세상의 질서를 따져보는 과정이 장정일이 생각하는 '공부'라는 말을 뒷받침 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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