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후의 또다른 삶 - 영매와 인도령들에게서 듣는
리사 윌리엄스 지음, 자야리 옮김 / 정신세계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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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아귀가 너무 딱 맞는 방식으로 살이 붙어 있어서 본인이 경험하지 못한 여백 부분을 벽지 무늬처럼 각색된 맥락으로 채워 넣었다는 혐의를 강하게 느낀다. 사람이 겪는 이 모든 passion들이 사후세계까지 이어지는 교양과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라는 식으로 퉁치니까 부정성의 파열과 순수한 우연과 악의 능동성이 끼어들 틈이 없다.

 
삶의 둔중한 손실을 수용하지 않으며 대가리를 꽃장식하고 예정조화의 텔레토비 동산 안에서만 노는 뉴에이지 클리셰에서 어떤 악취를 맡기는 하는데, 독자인 나로서도 초월적 세계에 대한 확실한 기준을 가진 게 아니므로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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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리라이팅 클래식 3
고병권 지음 / 그린비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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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발랄한 직관과 석연치 않게 무딘 휴머니즘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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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풀어 쓴 하이데거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그 영향
이기상 지음 / 누멘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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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의 생각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꼼꼼하게 정리 하셨는데, 그걸 토대로 류영모와 김지하를 끼얹어 한글 철학을 시도한 부분은 논리적인 아귀가 맞지 않고 거칠게 이어붙인 흔적에 국뽕식 선입견을 뜬구름처럼 몰고 와 중구난방 엮어넣은 느낌이다.
후기 몇 페이지의 허심탄회하고 간결한 소회가 가장 마음에 드는 대목인데, 물론 저자의 본의와는 다르겠지만 가장 힘이 실려있는 느낌이다. 거의 사제적인 사명감이 없이는 해낼 수 없었던 그간의 충실한 번역 작업들에 대해서는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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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철학 - 모든 위대한 가르침의 핵심
올더스 헉슬리 지음, 조옥경 옮김, 오강남 / 김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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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보석 같은 기독교 영성가, 신비가들을 이 책을 통해 많이 알게 된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수확이다. (인용된 글 조각 샘플만 봐도 눈이 부시다.)

뭉뚱그려서 몇 개의 감동적인 정념과 직관으로 퉁치며 지나가지 않는다. 굳이 나누고 분류하면서 축적한 팩터와 속성들을 결합하는 스콜라적인 문체에서 간을 보자면, 이 저자는 사고의 한 호흡 도움닫기에서 도달하는 평균적인 너비가 상당한 것도 알 수 있다. 다만 문장이 난삽하여 아름다운 단순성과는 거리가 있다.

작가 연보를 보면 영적인 고요와는 거리가 있는 시절에 쓰여졌다는 점도 아이러니컬하다. 그래서 챕터가 바뀔 때마다 원점회귀해서 다시 쏘는 말의 비산 분말을 구경할 수 있지만 정작 이 책의 이념이 지향하는 '그 자리'에 젖어들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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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2
제인 오스틴 지음, 윤지관 옮김 / 민음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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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충실한 관찰력과 드라마의 역동성, 경쾌한 필치와 설득력 있으면서도 선 굵은 캐릭터들이 생글거리고 탄탄하긴 한데 처녀작 다운 무리수가 보이고, 번역 문장에서도 경우에 맞지 않은 한자성어들이 쓰인 게 흠이긴 하다. 진한 조선 된장 냄새를 풍기는 K 현지화가 판타지 몰입을 다소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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