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당기지 않았다. "먹고사는 것의 안쪽을 들여다보는 비애"라는 띠지의 문구만 들여다봐도 나로 치환되어지는 처지의 설움이 한번에 밀려오는 것이 영 탐탁지 않았다.더군다나 기자출신이며, 베스트셀러작가인 그가 라면을 끓인다니 작정한 서민코스프레도 아니고 무엇이던가!엘리트계층으로 호사는 모르겠지만 불편함이 없이 살아왔을것으로 예상되는바 차라리 '한우를 구우며'라거나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고급 레스토랑의 현란한 요리를 탐방하며 관찰하는 것이 작가의 삶과 궤적이 맞지 않았을까?이번글은 굉장히 불편하다.이념의 냄새가 많이 배어난다. 어쩔수 없었다고 항변한다. 독립운동으로 자식을 돌보지 않고 지식인의 삶을 쓸쓸하게 태워갔던 아버지와, 가난했지만 곧았던 어머님 밑에서 바르게 자라났지만 유신과 독재라는 맹수의 우리와도 같은 시대에 던져진 죄로 단지 감내하며 삶을 살아내었다는 듯한 메시지들이 중첩된다.차라리 고개숙여 사죄를 해라! 시대의 미명에 어쩔수 없다는 얄팍함을 보이지 말고, 이제라도 변하겠다고! 개인적인 인생사를 모르려해도 이처럼 굵게 삶을 그려간 남자의 글치곤 너무 비겁하다! 라면이 안땡겨 잔치국수로 허기한 후 리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