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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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당기지 않았다.

"먹고사는 것의 안쪽을 들여다보는 비애"라는 띠지의 문구만 들여다봐도 나로 치환되어지는 처지의 설움이 한번에 밀려오는 것이 영 탐탁지 않았다.

더군다나 기자출신이며, 베스트셀러작가인 그가 라면을 끓인다니 작정한 서민코스프레도 아니고 무엇이던가!

엘리트계층으로 호사는 모르겠지만 불편함이 없이 살아왔을것으로 예상되는바 차라리 '한우를 구우며'라거나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고급 레스토랑의 현란한 요리를 탐방하며 관찰하는 것이 작가의 삶과 궤적이 맞지 않았을까?

이번글은 굉장히 불편하다.

이념의 냄새가 많이 배어난다. 어쩔수 없었다고 항변한다.

독립운동으로 자식을 돌보지 않고 지식인의 삶을 쓸쓸하게 태워갔던 아버지와, 가난했지만 곧았던 어머님 밑에서 바르게 자라났지만 유신과 독재라는 맹수의 우리와도 같은 시대에 던져진 죄로 단지 감내하며 삶을 살아내었다는 듯한 메시지들이 중첩된다.

차라리 고개숙여 사죄를 해라! 시대의 미명에 어쩔수 없다는 얄팍함을 보이지 말고, 이제라도 변하겠다고!

개인적인 인생사를 모르려해도 이처럼 굵게 삶을 그려간 남자의 글치곤 너무 비겁하다!

라면이 안땡겨 잔치국수로 허기한 후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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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6-04-21 0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글 전체에 100% 공감과 동감을 표할 순 없지만, 솔직한 감상은 존중합니다!^^

알레프 2016-04-21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편한 리뷰가 될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중 한분이기 때문에요! 개인적 의견으로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김훈작가의 글 자체는 굉장히 좋아합니다.

cyrus 2016-04-21 1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의 평점을 후하게 줬어요. 그렇지만 ‘라면을 끊이며’라는 글이 이전에 썼던 산문과 비교하면 평이했어요.

알레프 2016-04-21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알고있습니다! 안읽으려다 사이러스님의 리뷰를 읽고 리뷰내용 중 수박의 시원함에 책에대한 갈증이 생겨 바로 구매하고 말았습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