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인간의 법칙 - 64괘에서 배우는 인간과 자연의 지혜
이창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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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주역 인간의 법칙


 세상에 똑똑한 사람들이 참 많다. 따고난 지능지수가 아닌 삶의 각자의 분야에서 한 길을 내어 공부하고 연구하여 경지에 이른 사람들 말이다.

어제는 겨우내 적립된 뱃살좀 빼러 집앞 천변으로 런닝하러 나가던 중 심심하여 팟캐스트를 다운받았었고, 지대넓얕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방송의 칸트와 실존주의 편을 청취했었다.

기독교인이라는 자연과학 전공의 '독실이', 동양철학을 전공한 '김도인', 사회자 겸 편집자역할의 '채사장' 그리고 닉이 생각이 나지 않는 철학 전공자 한분...

 철학적 사유와 체계, 종교와 철학, 윤리와 철학으로 풀어내는 담론 들.. 칸트의 성취와 그 한계점, 실존주의의 도래 등등 이 4명이 풀어내는 지식의 깊이에 혀를 내두르며 두시간 동안 방송에 심취해 있었다.

저자 이철승선생님도 마찬가지의 범주에 들어있는 느낌이으로, 어쩌면 이 4명의 방송 진행자보다 훨씬 학문적 깊이와 성취가 높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생각보다 재미있다.

오주석 선생님께서 주역의 태극을 통해 정선의 '금강전도'를 해석하여 세상에 드러내면서 '주역'이야 말로 우리나라 문화의 숨겨진 코드를 읽어내는 해결책이다라는 말씀에 감명을 받아 '정이천'의 주역을 구입해봤으나, 도상과 기호를 기대했던 나의 바램과는 달리 64괘에 대한 철학적인 해설집이 도착했었으니, 이책으로 말미암아 알게된것은 주역은 의리역과 상수역이 있다는 것이다.

즉 주자의 성리학에서 파생된 철학인 역학으로서의 주역인 의리역과, 
    도상과 기호에서 파생된 점법인 역술로서의 주역인 상수역에 있다는 것이다.

주역은 음양 -> 사상 -> 팔괘 -> 육십사괘로 이어지는 이진법적인 규칙속에
하늘과 땅부터 우주의 변화를 이어나간다.

저자는 공자, 장자, 주자, 라이프니츠, 칼융 등 실제 주역에 영향을 받은 동 서양의 철학자(사상가 또는 학자)들의 해석을 통해 대자연과 우주를 융합해 나간다.

중력, 약한핵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 등 모든것의 힘에 대한 역학관계를 설명하려는 모든것의 이론에 도전하듯, 거시세계의 물리법칙에 위배되는 미시세계의 양자역학을 설명함에 있어 초물리적인 초 현상계를 주역의 세계로 품고자 한다.  

실례로 동양의 우주관과 철학관을 포용하여 양자역학시대의 새로운 과학이론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있으니 영 틀린말을 아닐것이다.

주역이 무엇이고, 어떤 논리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그리고 그 해석은 어떻게 되는지에 관해 다산 정약용의 해석에 의한 것을 원 줄기삼아 기존 주역의 해석법과 통합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우리문화를 이해하고자 주역을 들여다봤지만, 아직은 이 것으로 어떻게 우리 문화를 읽는 눈으로 적용할지는 잘 모르겠으나 누가 주역점을 봐달라고 하면 봐줄 수 있을정도로의 진전은 있었다는게 의외의 소득이라고 할 수 있겠다.

50개의 시초를 사용한 점법은 누구에게 사사받지 않는 이상은 힘들것 같으나 3개의 동전과 6개의 동전으로 획과 변효를 구하여 괘를 얻고 단사, 효사, 효괘, 형태를 읽고 괘를 해설할 수 있을 정도는 된 것 같다.

다만 乾 兌 離 震 巽 坎 艮 坤 8괘의 변화에 따른 64괘의 산출까지는 가능하지만 왜 1괘가 중천건이고 2괘는 중천곤이고 3괘는 수뢰준인지는 아무리 봐도 어떤 법칙인줄은 설명해주질 않는다. 다만 서로 맞물리는 (ex : 3, 4번 괘) 괘를 물구나무 시키면 홀수의 괘가 짝수의 괘가 된다는 정도만 이해가 되는 수준이다.   

책을 읽고 변화된 점은 이것이다. 나이 40에 벗꽃의 핌에 처음으로 설렜다. 추운 겨울을 굳세게 이겨내고 꽃을 피운 벗나무들이 너무 대견스러움이리라~

대자연과 우주가 나와 통하고 교감되어 순리되로 흘러 가는것...

이것이 주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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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오타 아니 오괘가 너무 많다! 주역은 괘상을 보고 해석하는 법일터인데 출판사의 편집진이 주역의 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잔실수를 거듭 되풀이함이 틀림없다. 덕분에 충분히 헷갈렸다. 개정판은 필히 나와야함이 옳다.

아니면 저자가 직접 인터넷을 통해 오기를 바로잡던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실은 짝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심화시켜서 심오한 철학을 만들어낸 것이 주역이며, 한자문화권의 거의 모든 생각이 이것을 공통근거로 가지고 있다. 한자문화권의 ‘영원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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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4-01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박사님의 글을 오랜만에 보는군요.

몇 년 전에 공공도서관에서 무료로 주역 강의가 열린 적이 있었어요. 단순한 호기심에 기초편 강의 하루만 신청했습니다. 막상 강의를 접해보니 어려웠습니다. ^^

알레프 2016-04-01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쉽지않은 책이라 20일을 붙들고 씨름했습니다. 관심도 없던 한자까지 외워가면서 ㅡㅡ 덕분에 독서계획에 차질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