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나리는 가운데
내친구 나무에
한 무더기 새들이
날아와 앉았다.
한눈에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다시 얼어 붙고 있는 근래 들어
드문 일이다
후다닥
내친구 몸을 뒤흔들어 대면서
새들 여럿이
되날아가 갔다.
꼭대기에 한마리만 바보스레
남아 있는가 했더니
날아 갔던 새들이
다시 와
나무 위에 무리를 이루었다.
이번에도 새들은 오래 머물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 날아 갔고
이제는 다른 한마리가
나무의 펑퍼짐한 엉덩이 근처에 머물렀으나
전처럼 다른 새들을 불러 들이지 못했다.
남아 있던 한마리 새가
떠나가는 무리를 향해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