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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의 책들과 함께 신간평가단 9기 활동 시작합니다!

이번달에는 과거냐 현재냐를 놓고 매우 고심했던 것 같습니다. 저의 관심도서는 대략 예술분야의 역사를 주제로 한 책들과 현대의 동향을 주제로한 책들로 나눌 수 있었는데, 최종 선정은 결국 현대쪽으로 마음이 쏠렸네요. 여기에 예술가 개개인의 색채와 정체성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은, '나는'으로 시작하는 두 권의 책을 나란히 놓아봅니다. 


<테마 현대미술 노트> 

현대미술, 현대미술, 하지만 사실 흔히 접하게 되는 현대미술은 최신 동향이라기 보다 현대미술의 태동에서부터 1990년대초반 포스트모더니즘까지의 미술을 위주로 한다는 점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특히 주요 업적을 가진 거장들을 위주로 소개하다 보니 그밖에 다양한 미술가들의 세계를 접할 기회도 드물었다. 이 책은 비록 서구중심이기는 하지만 바로 '지금' 미술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미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우선 고무적이다. 이에 더해 정체성, 몸, 시간, 장소, 언어, 과학, 영성이라는 테마를 통해 최신동향에 인문학적 해석을 시도하고 있는 점도 무척 기대된다.

 


<우리 시대의 미술가들>
  

전후의 상흔, 이어지는 독재, 군사정권과 같은 암울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화단을 지켜왔던 우리나라의 대표미술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서구의 추상에 동양적 사상을 반영시키고 동양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면서 든든한 우리 미술의 바탕이 되었던 이들 대표자들은 어쩌면 화려함과 재기 넘치는 현대미술의 꽃을 감상하기에 앞서 먼저 살펴봐야 할 뿌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플럭서스 예술혁명>

작년 유독 타계하신 백남준 선생에 관한 책이 2권이나 출간되었던 것이 기억났다. 그때 <백남준 : 말馬에서 크리스토까지>를 읽어보지 못해 아쉬웠었는데 이 책이 그 아쉬움을 그나마 달래줄 수 있을 것 같다. 백남준이 자신의 청춘을 고스란히 바친 플럭서스 예술혁명에 대해 읽다보면 백남준을 통해 바라본 플럭서스, 플럭서스를 통해 바라본 백남준이라는 상보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플럭서스 운동 자체만의 매력에도 보다 심도있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나는 누구인가> 

삶에 대한 열정, 아니 의지를 미술에 고스란히 쏟아부었던 프리다 칼로는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어쩌면 그녀는 렘브란트 만큼이나 많은 자화상을 그린 화가일지도 모르며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려 했던 한 인간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수많은 화가들의 자화상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돌이켜보고 이에 대한 답변을 찾아보는데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미지를 통해 '나'를 관찰할 수 있는 다른 어떤 분야의 예술보다도 가장 '나'를 빈번한 주제로 삼았던 분야가 미술인만큼 이번에는 거울보다는 그림을 통해 나를 생각해 보고 싶다. 

 

 
 
<나는 예술가다> 

'예술가, 밖을 보다', '예술가, 안을 보다'라는 단순한 목차와 각각 그 아래에 단정하게 나열된 다섯 작가의 작품,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많은 지식을 강요하기 보다는 조용히 생각을 수렴하게 해줄 것 같다. 난해한 철학, 미술 용어도, 무슨 무슨 사조나 시대구분도 없이 그저 예술가로서의 삶과 창작의 현장만을 오롯이 담은 이 책은 인터뷰를 통해 한 인간으로서의 예술가를 만나볼 수 있는 편안한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밖에도 관심이 있었던 책은 <시네리테르>, <그림 읽는 도서관>, <서양 사진사 32장면>, <건축의 욕망>, <벽화로 꿈꾸다>였는데, <시네리테르>는 문학과 영화의 접목을 통해 사유의 폭을 확대하는 평론집인듯 하다. 여기서 전혀 다른 색채를 가진 이창동 감독의 <시詩>와 박민규의 작품을 통해 한꼭지를 엮은 평론가 백지은의 글이 너무 궁금해 <우리 시대의 미술가들>과 교체할까 매우 고심했던 책. <그림읽는 도서관>은 사실 '그림읽기'류의 입문서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밖으로 고고학을 비롯한 다양한 지식이 담긴 흥미로운 책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술사에 빈번히 등장했던 '바로 그 그림들'이 아닌 새로운 그림들이 너무 아름다와 무척 유혹되기도 했다. <서양 사진사 32장면> 역시 수록된 흑백 사진들이 너무 아름다와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역사적 사건을 연대순으로 담은 책이라지만 너무 시(詩)적이라 매우 인상깊었던 책. <건축의 욕망>은 레이트 아방가르드를 다루고 있는 보기 드문 번역서이며 저자가 해외 건축잡지 <Assemblage>의 창간자로 다양한 근/현대 건축가들의 작품집을 출간했던 이력이 있어 섬세한 분석이 기대된다. <벽화로 꿈꾸다>는 벽화 하나만을 집중적으로 음미할 수 있는 좋은 책이고 만나기 힘든 주제라 탐이 났지만 역사분야에 속할 것 같아 추천은 못하겠고 페이퍼를 통해 기억해두기로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하,하, <보이지 않는 용>... 
이 책은 미국 미술평단의 ‘이단아’로 불리며 수잔 손택, 아서 단토에 버금가는 비평가로 주목받는 데이브 히키의 책이다.
로쟈님 서재를 기웃거리다 딱! 눈에 들어온 책인데, 대체 지난 달 나는 왜 이 책을 보지 못했을까? (이는 필시 제목때문?)
<보이지 않는 고릴라>에 의하면 이런 것을 '주의력 착각'이라고 부른다. 눈 앞에 뻔히 보고도 보이지 않는... 
'보이지 않는 고릴라 테스트'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했으니 고릴라건 용이건 보이지 않는 수 밖에...
게다가 나를 놀리듯 폴 오스터도 <보이지 않는>으로 한몫 거든다.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은가보다.
(그러고보니 색깔도 죽이 잘 맞네...이상은 책수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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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는 맨홀 2011-04-02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 구경 잘하고 갑니다.

탄하 2011-04-03 12:27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댄스는맨홀님의 추천도서는 어떤 것인지도 궁금하네요.